유람선 타고 단양팔경 유랑
유람선 타고 단양팔경 유랑
강원도에서 발원해 북한강과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남한강은 단양군 중앙을 가로지르고, 단양의 남한강 주변으로는 단양팔경의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이 있다. 절벽 사이사이 깃든 전설 따라 여행하기에 좋은 이곳에서 유랑을 시작해보자.
도담삼봉은 남한강 상류 한가운데 기암 세 개로 된 작은 섬이다. 가운데 봉우리가 가장 높은데
조선 시대 정도전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세 봉우리를 본떠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정도로 이곳을 아꼈다고.
그 후 이곳을 ‘물 위의 세 봉우리 섬’이라는 뜻으로 도담삼봉(嶋潭三峰)이라 불렀다.
정도전과 삼봉에 관한 다른 이야기도 있다. 조선 시대에 이 지역 백성은 세 봉우리 때문에 정선군에 세금을 냈다.
정선군에 있는 삼봉산 바위가 떠내려온 것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정도전이 이곳으로 왔을 때 기이한 세금 징수를 보고 더는 세금을 낼 수 없으니 봉우리를 도로 가져가라고 했다.
그 뒤 세금이 징수되지 않았다는 일화다.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봉우리의 별칭도 재미있다.
중앙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장군봉, 양옆의 작은 봉우리는 딸봉과 아들봉이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남편봉과 첩봉, 처봉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국 산야와 계곡에 속속 등장하는 마고할미 전설이 있다.
마고할미는 신성한 여성 거인인데, 한강 주변에 특히 많은 이야기로 구전된다.
단양은 마고할미의 고향으로 알려졌다.
하늘에 살던 마고할미는 도담삼봉이 있는 남한강으로 물을 길으러 내려왔다가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부근에 머물렀다고 한다.
도담삼봉에서 배를 타고 200m 정도 상류로 향하면 작은 석문이 있다. 석문은 석회암 지대가 변형되어 생긴 구멍인데
마고할미 전설에서는 이 석문으로 마고할미가 드나들었다고 한다. 석문 아래 작은 동굴이 마고할미가 살던 곳이라고.
마고할미는 부근에서 여생을 보내다 죽어서 바위가 되었는데, 석문 옆으로 긴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든 마고할미바위가 그것이다.
작은 봉우리 섬 세 개와 정자 그리고 남한강의 풍경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갖가지 전설로 이어지니
자연과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풀어가는 삶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도담삼봉과 석문을 관람할 때는 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도담삼봉은 해변 공원에서 내려다보이지만
석문은 접근할 방도가 없다. 도담삼봉관광지 안 강변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유람선은 도담삼봉을 지나 석문, 동굴, 자라바위 등을 관람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겨울철 유람선은 단체 예약이 있을 때만 운항하므로, 가족 단위 이용객은 운항 계획을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유람선 소요 시간은 한 시간, 비용은 어른 7000원이다.
남한강은 충주댐 건설 이후 충주호를 지난다. 단양군 충주호는 단양팔경 중 구담봉과 옥순봉을 품고 있다.
구담봉은 봉우리 형상이 거북 암컷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고, 옥순봉은 대나무 모양으로 치솟은 바위 풍경을 뜻하는 이름이다.
조선 시대 이곳의 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이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겨 단양의 관문임을 공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