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항공 세계 최고의 일반석 캠페인 론칭

캐세이퍼시픽항공 세계 최고의 일반석 캠페인 론칭

캐세이퍼시픽항공 세계 최고의 일반석 캠페인 론칭

태안 두웅습지 사구를 지키는 습지의 힘

하늘 위 최고의 일반석을 경험하세요!

인체공학적 좌석부터 최첨단 기내 엔터테인먼트까지 차별화된 경험

오는 3월 16일까지 전 노선 일반석 최대 15% 할인 혜택 제공

캐세이퍼시픽항공(Cathay Pacific Airways)이 오는 3월 16일까지 전 노선 일반석 최대 15% 할인을 제공하는 ‘세계 최고의 일반석’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 2024년 스카이트랙스(Skytrax) ‘세계 최고의 일반석(World’s Best Economy Class)’으로 선정된 캐세이퍼시픽의

일반석은 인체공학적 좌석, 업그레이드된 기내식, 수준 높은 서비스, 최신 기내 엔터테인먼트로 차별화된다.

향상된 쿠션과 조절 가능한 헤드레스트를 갖춘 좌석은 장시간 비행에도 편안함을 제공하며, 일부 기종(보잉 777-300ER)에는 새로운 좌석 커버가 적용됐다.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 2024년 스카이트랙스 ‘최고의 객실 승무원’ 5위에 선정된 바 있다.

체크인부터 기내 서비스, 착륙까지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서비스로 승객들이 편안한 비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장거리 비행 시에는 어린이 승객을 위한 장난감도 제공되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더욱 향상된 경험을 제공한다.

기내식은 세계 각국의 메뉴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홍콩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얏통힌(Yat Tung Heen)’과 협업한 메뉴를 제공해 미쉐린 스타 셰프의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2025년부터는 프리미엄 와인과 캐세이퍼시픽만의 수제 맥주 ‘벳시 비어(Betsy Beer)’도 제공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캐세이퍼시픽의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디즈니+,

HBO, 라이브 스포츠 채널과 한국 영화 및 드라마 등 다양한 K-콘텐츠를 제공한다.

지난 2023년 스카이트랙스 ‘최고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1위, 2024년 2위에 선정됐으며, 전 항공기에 좌석별 개인 모니터를 탑재한 유일한 5성급 항공사다.

일부 기종(보잉 777-300ER, A321neo)에서는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과 4K HDR 디스플레이도 지원된다.

한편, 캠페인 기간 동안 캐세이퍼시픽은 전 노선 일반석 항공권에 대해 최대 1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3월 16일까지 캐세이퍼시픽 공식 홈페이지에서 항공권 예약 시 적용 가능하며, 여행 기간은 2025년 9월 30일까지다.

양석호 캐세이 서울지점 영업총괄 상무는 “캐세이퍼시픽은 최상의 좌석, 기내식, 서비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일반석 포함 모든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더욱 많은 분들이

캐세이퍼시픽 일반석의 특별함을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캐세이퍼시픽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안 두웅습지 사구를 지키는 습지의 힘

태안 두웅습지 사구를 지키는 습지의 힘

태안 두웅습지 사구를 지키는 습지의 힘

양양 낙산사 화마 이겨낸 해수관음의 성지

두웅습지는 우리나라에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 가운데 강화 매화마름군락지 다음으로 규모가 작다.

전체 면적 6만 5000㎡(약 2만 평) 가운데 물에 잠긴 부분은 훨씬 좁아서 초등학교 운동장만 하다.

데크와 흙길로 된 습지 산책로를 한 바퀴 도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이라는 정보에 순천만이나 우포늪 같은 곳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하기 십상이다.

두웅습지는 ‘사구 배후습지’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구 지대 뒤에는 평지나 산지가 있고, 사구 지대와 산지 경계부에는 담수가 고이는 배후습지가 형성된다.

두웅습지는 신두리해안사구의 배후습지라는 지형적인 의미와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1년 태안신두리해안사구와 함께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됐고, 2002년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2007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겉모습만 보고 실망해서 돌아가지 말고 안내소 문을 두드려보자.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해설사가 상주한다.

30~60분 동안 두웅습지의 형성 과정과 의미, 습지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에 대해 들려준다.

두웅습지는 자그마한 규모에 비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멸종 위기 야생생물 금개구리다.

배 쪽이 황금처럼 누런빛을 띠는 금개구리는 참개구리보다 약간 작고, 밝은 녹색 등에는 줄무늬가 2개 있다.

개체 수가 적고 잘 움직이지 않아 찾기 힘들다.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번식기라서 울음소리를 듣거나 모습을 관찰할 확률이 높다.

습지 내 초록색 울타리를 친 곳이 금개구리 서식지다.

멸종 위기 야생생물 표범장지뱀과 맹꽁이도 두웅습지에 있다.

이밖에 유혈목이와 도롱뇽 같은 양서·파충류, 노랑부리백로와 왜가리, 알락꼬리마도요, 쇠기러기, 종다리, 흰물떼새 등 조류도 이곳을 둥지 삼아 살아간다.

시간대와 계절에 따라 관찰할 수 있는 생명체가 다른데, 개미귀신은 아무 때나 쉽게 보인다.

명주잠자리 애벌레로, 모래에 깔때기 모양 함정을 만들고 거기 빠진 개미나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솔숲 아래 모래땅에 개미지옥이 많다.

두웅습지 해설 중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인기 있는 부분이 개미귀신을 보여줄 때라고.

습지에서 살아가는 식물도 특색 있다.

자주 눈에 띄는 갈대나 억새, 부들, 해당화 외에 쉽싸리, 매자기, 부처꽃, 이삭사초, 창포, 애기마름, 참통발 등 설명을 듣고 보면 하나같이 소중한 습지식물이다.

두웅습지는 바닥이 신두리해안사구의 지하수와 연결돼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덕분에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동식물에게 안정적인 생태 환경을 제공한다.

두웅습지가 오염되거나 파괴되면 신두리해안사구까지 영향이 미친다.

신두리해안사구를 지금 모습 그대로 지켜주는 게 두웅습지인 셈이다.

두웅습지에서 신두리해안사구 주차장까지 차로 3분, 걸어서 20분 걸린다.

사구 안내도에 두웅습지가 표시되었고, 신두리사구센터 전시 중에 두웅습지가 한 코너를 장식한다.

습지 모형에 금개구리와 맹꽁이가 귀여운 얼굴로 맞이하고, 금개구리 울음소리도 나온다.

신두리사구센터는 신두리해안사구를 보호하고 방문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설로, 사구를 둘러보기 전에 전시물을 관람하는 게 좋다.

사구 탐방할 때 모래언덕과 순비기언덕까지 가는 A코스(1.2km, 30분 소요)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구의 속살을 두루 살피기 좋은 B코스(모래언덕-초종용군락지-고라니동산-염랑게달랑게-순비기언덕, 2km, 1시간 소요)를 추천한다.

시간이 넉넉하면 곰솔생태숲, 작은별똥재, 해당화동산이 더해진 C코스(4km, 2시간 소요)도 좋다.

6월에는 해당화가 만발해 매혹적인 향기를 풍기고, 통보리사초와 갯그령, 갯방풍 등 사구식물의 왕성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양양 낙산사 화마 이겨낸 해수관음의 성지

양양 낙산사 화마 이겨낸 해수관음의 성지

양양 낙산사 화마 이겨낸 해수관음의 성지

상춘객의 마음을 흠뻑 적시는 매화비 양산 순매원

신선이 노닐고 구름이 쉬어가는 곳, 강원도.

지난겨울 막바지에 너무 많은 눈구름이 쉬어갔다.

끝없이 내리는 눈은 자연재해가 되어 강원도에 큰 피해를 입혔다.

지난 2005년, 강풍을 타고 넘어온 산불이 낙산사를 덮쳤다.

아이러니하게도 4월 5일 식목일이었다.

산불로 인해 낙산사는 전소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원통보전이 불타고, 보물로 지정된 조선시대 동종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며 차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불심으로 다시 일어난 낙산사는 해수관음의 성지로서 면모가 여전하다.

통일신라 위기 때 나타난 관음보살

낙산사 창건 전, 당나라 유학을 중단하고 신라로 돌아온 의상대사는 걱정이 많았다.

그는 당나라의 침입을 예감하고 있었고, 삼국통일에 반감을 품은 귀족의 반란 징후가 곳곳에 나타났으며, 문무왕은 불안해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내부적 단합이 중요하던 그때, 의상대사는 강원도 양양에 관음보살이 머물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관음보살은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보살이기에 의상대사는 바로 양양으로 향했다.

홍련암 아래 관음굴에서 21일 동안 기도한 그는 마침내 관음보살을 만날 수 있었다.

관음보살은 대나무가 쌍으로 돋아날 것이니, 그곳에 불전을 짓는 것이 마땅하리라고 전했다.

대나무가 돋아난 곳에 의상대사는 원통보전을 세웠다.

낙산사 전각 중 원통보전과 홍련암을 대표적 전각으로 꼽는 이유다.

낙산사 복원에는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원통보전의 복원에는 양양에서 자란 소나무를 사용했다.

조선 초기 다포식 양식인 원통보전은 팔작지붕에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중앙 법당다운 안정감과 장엄한 기운을 지녔다.

원통보전에 다가설수록 색감은 생생해지고 단청의 화려함은 섬세해지는데,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다.

서까래만 봐도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원통보전 가까이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1362호), 칠층석탑(보물 제499호), 담장(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4호) 등 문화재가 모여 있다.

건칠관음보살좌상은 원통보전 내부에 있다.

고려 후반 전통 양식을 띤 이 불상은 조선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지금까지도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온화한 표정, 가냘픈 손가락, 섬세한 옷 주름 등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원통보전 정면으로 칠층석탑이 있다.

이 탑은 창건 당시 3층이던 것을 세조 13년(1467)에 이르러 7층으로 높였다.

부분적으로 손상됐으나 탑 꼭대기에 있는 쇠붙이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으며, 기단부에서 투박한 겹연꽃 무늬를 볼 수 있다.

원통보전 담장은 조선시대 세조가 낙산사를 중창할 때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와와 흙을 차례로 쌓고 곳곳에 원형 단면의 화강암을 넣었다.

조선시대 사찰의 대표적인 담장으로 평가받는다.

담장 주위엔 창건 설화에 등장하는 대나무가 자란다.

홍예문에서 원통보전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여느 고찰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마치 세조가 다녀간 뒤 중수 직후의 모습이 지금 같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선명함과 생생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원통보전에서 해수관음상으로 향하면 낙산사의 또 다른 매력이 기다린다.

상춘객의 마음을 흠뻑 적시는 매화비 양산 순매원

상춘객의 마음을 흠뻑 적시는 매화비 양산 순매원

상춘객의 마음을 흠뻑 적시는 매화비 양산 순매원

창원시 진해구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해동천이라!

산정에 이는 바람은 아직 차고 시리지만, 봄 햇살 가득 머금은 하늘은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장강의 앞물이 뒷물에 밀려 바다로 흘러가는 게 자연의 순리.

겨울 위로 봄이 성큼 다가온다.

봄은 멀리 남쪽에서 시작된다던 어른들의 말처럼, 남녘땅 양산에는 이미 봄기운이 충만하다.

화사한 꽃을 피운 매화가 그 주인공이다.

낙동강에 봄이 오면 양산 원동마을에 매화바람이 분다.

이파리도 피우기 전 메마르고 가녀린 나뭇가지를 뚫고 버선목처럼 희게 피어나는 매화.

육지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매화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3월 중순 무렵.

강변에서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매화가 산등성이까지 흰 구름 두른 백색 꽃대궐을 차린다.

영랑 시인의 시처럼 “오메, 매화물 들것네”라는 탄성이 절로 터진다.

봄을 시각이 아니라 심장으로 느끼려면 가슴에 매화를 담아야 한다.

부산역을 목전에 둔 경부선 원동역.

무궁화호가 정차한 조용한 시골역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카메라를 든 사람, 등산복 차림의 산행객 등등 저마다 복장은 달라도 원동마을에 온 목적은 한 가지다.

순매원의 매화를 보기 위해서다.

전망대 아래로 순매원이 펼쳐진다.

농원 옆으로 기찻길과 낙동강이 나란히 달린다.

그제야 사진작가들이 왜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는지 알게 된다.

매화, 강, 기차가 어우러진 특별한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낙동강 유장한 물길과 하얗게 핀 매화, 그리고 그 사이를 질주하는 기차의 역동적인 모습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있는 곳은 순매원밖에 없다.

기찻길 옆에서 봄을 피우는 매화는 훨씬 서정적이다.

낙동강과 붙어 있어 강의 서정성이 더욱 강하게 와 닿고, 철로를 따라 기차가 지날 때마다 봄소식을 전해주는 듯하다.

전망대에서 농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그렇지만 순매원 정문은 아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려면 도로를 따라 더 걸어야 한다.

매화를 보며 걷는 길이기에 힘들지 않다.

천천히 걸으며 매화, 철길, 강물이 펼쳐내는 그림을 가슴에 담는다.

순매원은 양산에서 규모가 꽤 큰 매실농원이다.

광양 매화마을이나 해남 보해매실농원을 가 본 이들에게는 무척 작게 느껴질 테지만.

넓지 않으니 가벼운 걸음으로 둘러보기에 적당하다.

아기자기한 맛도 훨씬 좋다.

입구에 발을 들이니 매화나무 아래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줄맞춰 서 있다.

장을 담가놓은 항아리는 아니다.

여행객을 위한 관상용이다.

장을 담가둔 항아리는 별도로 보관한다.

그래도 시각적인 효과도 좋다.

매화나무로 부족한 부분을 항아리가 채워 멋진 조화를 이룬다.

농원의 중요한 소득원인 매실을 따서 원액을 만드는 탓에 항아리는 매실농원과 뗄 수 없는 단짝친구다.

농원으로 들어가 매화나무 아래로 걸음을 옮긴다.

백매화, 홍매화가 천상의 화원인 양 아름답다.

창원시 진해구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창원시 진해구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창원시 진해구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

영동 황간으로 떠나는 풍경 여행

온 도시를 들썩이던 벚꽃이 지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로 향하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5월, 북적이는 사람과 벚꽃에 가렸던 구도심의 다양한 매력이 드러난다.

100년 전 진해로 떠나는 여행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진해 바다와 숲.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창원시 진해구 여행을 계획해보자.

100년 전 진해로 떠나는 여행은 중원로터리(진해8거리)에서 시작한다.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사방으로 이어지는 8거리에 서면 여행자는 길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자.

8거리이기 때문에 조금만 이동하면 원하는 장소를 만날 수 있다.

근대 역사 여행은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서 시작한다.

국가기록원의 기록사랑마을로 선정되어 만들어진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는 주민들이 기증한 역사 기록물과 옛 사진이 가득하다.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1920년대 진해 모습이다.

1912년에 설계된 8거리가 고스란히 유지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도심 전체를 새로 설계했기 때문.

일본식 가옥이 있던 자리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 것이 다를 뿐, 중원로터리에서 이어지는 8거리 도로 모두 100년 전 설계한 그대로다.

일본 사람들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살던 조선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역사관 곳곳에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의 기록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경화동으로 옮겨 새로운 터를 잡아야 했다.

바둑판처럼 난 길을 따라 오래된 집이 규칙적으로 자리한 지금의 경화동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화동에서 만든 과자도 역사관에서 판매한다.

사진 속 진해의 모습만큼이나 오래된 진해의 명물 ‘콩과자’다.

콩가루 15%가 섞인 반죽을 콩 모양으로 떼어 불에 구운 뒤, 설탕 시럽을 입혀 만든다.

완성된 과자가 콩처럼 생겼다고 콩과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과자를 처음 만든 사람은 ‘경화당제과’ 이정제 대표의 아버지다.

일본에서 제과 기술을 배워 1915년부터 만들었다니 과자의 나이도 어느덧 100살이 넘었다.

100년 넘게 한 가지 과자를 옛 방식대로 만드는 진해 사람의 뚝심이 느껴진다.

진해 사람의 뚝심이 담긴 다른 명물은 ‘진해제과’의 벚꽃빵이다.

진해의 대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 벚꽃 추출물을 수입·개발한 빵이라고 한다.

빵에 든 소에서 벚꽃 빛과 향이 난다.

벚꽃이 진 지금,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먹거리다.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의 사진 속 건물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한다.

중원로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창원 진해우체국(사적 제 291호)은 1912년에 지어졌다.

러시아식 건물로 2000년까지 우체국 건물로 사용했다.

진해의 문화 명소로 지금껏 자리매김하는 ‘흑백’은 진해우체국보다 1년 늦게 지어졌다.

피아니스트 유경아 씨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이 공간을 처음 만든 사람은 유경아 씨의 아버지 고 유택렬 화백.

공간 곳곳에 유 화백이 만든 테이블과 책장, 그림이 있다.

아버지 때부터 같은 맛을 유지하는 모카커피도 이곳의 명물이다.

당시를 기억하고 찾아오는 여행자의 추억 속 그 맛을 낸다고.

옛 건물에 자리한 음식점도 있다.

구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 193호)을 사용하는 ‘선학곰탕’이다.

영동 황간으로 떠나는 풍경 여행

영동 황간으로 떠나는 풍경 여행

영동 황간으로 떠나는 풍경 여행

월영교 일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유교문화길 달빛여행

충북 영동군 서쪽에 자리 잡은 황간면은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다.

서쪽으로 더 가면 영남 지방을 이어주던 추풍령과 백두대간의 굵직한 산세, 금강의 지류인 초강천과 석천의 물줄기가 어울리며 수려한 풍경을 선사한다.

한천팔경인 월류봉, 석천과 백화산이 품고 있는 반야사, 한국전쟁의 상흔이 짙은 노근리평화공원을 둘러보고, 경부선 황간역과 추풍령역을 차례로 돌아본다.

가슴 아픈 비극의 현장, 노근리평화공원

노근리평화공원은 미군이 저지른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안타까운 노근리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는 과정과 잊힌 과거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평화기념관, 실제 사건이 벌어진 쌍굴다리를 비롯해 위령탑과 조각공원, 전망대 등의 시설을 갖췄다.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로 불리는 개근철교 주변에서 벌어진 비극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은 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영동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당시 임계리 일대에 모인 피란민들을 남쪽으로 피란시키는 과정에서 미군은 방어선을 넘는 자들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무차별 기관총 난사로 무고한 민간인 몇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평화기념관에는 사건의 개요와 함께 1960년대에 시작된 노근리 사건의 진상 규명 요구부터 1999년 9월 AP통신 보도로 노근리 사건이 알려지게 된 경위, 이후 진상조사와 2001년 당시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유감 표명, 2004년 ‘노근리 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까지 50년의 길고 길었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근리평화공원 길 건너편에는 비극적인 사건의 현장인 개근철교가 있다.

‘이곳은 노근리 사건의 현장입니다’라고 쓰인 커다란 안내판이 마치 절규하는 듯하다.

철교에는 당시 총탄의 흔적이 흰 페인트 속에 갇혀 있다.

이 좁은 터널에서 몇백 명의 무고한 생명이 이유도 모른 채 목숨을 잃었다.

죽음을 맞이했던 몇백 명의 안타까운 비명은 사라진 지 오래고, 지금은 열차만이 무심히 철교 위를 지난다.

황간역은 황간면 소재지에서 초강천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어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들지만, 경부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어 1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석탄 수송용 화물열차가 정차한 큰 역에서 지금은 하루에 무궁화호 15대만 정차하는 한적한 역이 되었다.

과거를 돌아보면 ‘퇴락’이지만, 현재의 황간역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변화무쌍함’을 보여준다.

작은 역 광장에는 고향을 주제로 한 시와 그림이 새겨진 전통옹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어렸을 적 한 번쯤 해봤을 땅따먹기, 돈가스, 사방치기 등 전통놀이판이 그려져 있다.

주말이면 시낭송회나 음악회도 열려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황간역을 알음알음 찾는다.

‘지역주민과 함께 가꾸는 아름다운 문화영토’라는 슬로건이 잘 어울린다.

황간역에 비치된 노랑자전거는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 타볼 만하다.

황간역에서 예약자에 한해 무료로 대여해준다.

황간역에서 가까운 월류봉(2.5km)이나 반야사(7.8km) 등을 다녀올 수 있다.

황간역에서 4번 국도를 타고 김천 방면으로 내려가 보자.

영동군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추풍령면이다.

추풍령은 문경새재, 죽령과 함께 충청과 영남 지방을 이어주던 고갯길이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것을 두려워해 넘기를 꺼렸다는 그 고개다.

추풍령 고개를 넘기 전 추풍령역이 있다.

1905년에 개통된 경부선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역이다.

2003년에 역사를 새로 지어 예스러움은 사라졌지만, 옛 경부선의 흔적인 급수탑이 역사 건너편에 남아 있다.

월영교 일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유교문화길 달빛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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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안동은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을거리를 고루 갖춘 고장이다.

특히 여름밤의 풍경은 월영교가 으뜸이다.

당신의 생각보다 아름다운,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들이 펼쳐진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불린다.

우리나라의 유교 전통이 가장 짙게 묻어나는 까닭이다.

곳곳에 즐비한 종택과 고택이 그 상징처럼 자리한다.

다른 지역이라면 희귀한 흔적이겠지만 안동에서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유교문화라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고리타분한 옛것으로 여길 이유도 없다.

그 또한 오랜 삶의 자취다.

월영교는 안동의 동쪽 낙동강을 가로지른다.

안동댐에서 멀지 않다.

주변으로는 안동민속박물관, 선성현객사, 전통문화체험장, 안동물문화관 등 볼거리가 많다.

헛제사밥과 간고등어를 맛볼 수 있는 맛집도 지척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같은 전통 공연과 각종 체험도 이뤄진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동네다.

이 모든 공간을 걸어서 오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안동문화관광단지를 출발점 삼길 권한다.

단지 내 유교랜드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해질 무렵에 월영교 쪽으로 내려오는 여정이다.

월영교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안동문화관광단지다.

약 2.5km 거리다.

도보로 이동해도 30분이면 된다.

호텔 등 숙박시설과 공원을 갖춘 이곳의 중심은 유교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한 테마파크 유교랜드다.

타임터널을 지나 16세기 안동 대동마을로 거슬러 올라간 후, 여섯 곳의 선비체험관을 돌아보는 순으로 관람한다.

단순히 보는 전시에 머무는 게 아니라 놀이 형식의 체험을 통해 느끼고 배운다.

단지 내에는 전망대도 있다.

유교랜드는 물론, 안동댐과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이다.

유교랜드에서는 도로를 따라 민속박물관 쪽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권태호기념음악관을 지나 오른쪽 샛길도 추천할 만하다.

KBS 드라마 촬영장과 계남고택, 칠곡고택 등 1975년 안동댐 건설 당시 이전한 7채의 한옥으로 이뤄진 전통 리조트 ‘구름에’도 지난다.

그 아래쪽은 전통문화체험장을 지나 월영교로 이어진다.

초반부 오르막을 지나서는 줄곧 한옥들이 들고나는 산중이다.

전통문화체험장에 다다를 때 즈음이 해질녘이어도 좋다.

체험장의 초가와 기와집은 경사로에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그 너머로 낙동강이 흐르고, 맞은편 영남산 너머로 해지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사위를 붉게 물들이는 화려한 노을은 아니지만, 고택이 어우러진 언덕에서 하루를 갈무리하는 느낌이 색다르다.

전통문화체험장을 내려와서는 곧장 안동민속박물관 방면 개목나루터로 향한다.

저녁 7시에 시작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기 위함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하회마을 상설공연장에서 상설 공연(12월은 토·일요일 오후 2시, 312월은 수·금·토·일요일 오후 2시)으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안동 시내에서는 적잖이 먼 거리다.

다행히 7~9월 사이 매주 토요일에는 개목나루, 일요일에는 낙동강변 음악분수 옆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열린다(오후 4시까지 우천 시 취소).

무료로 진행된다고 만만하게 봐서는 곤란하다.

‘800년 동안 민중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하회별신굿탈놀이’라는 수식이 괜스럽지 않다.

익히 알고 있는 하회탈의 주인공들이 안동 지역의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내는 신명과 환희의 한마당이다.

풍자와 해학에 속이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

어슴푸레한 초저녁 강변의 남색 하늘이 배경처럼 어우러져 한층 운치 있다.

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봄날의 파란 하늘과 맞닿은 초록의 풀밭, 그 너른 풀밭 위에서 소떼와 양떼가 한가롭게 노니는 풍경.

상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수 윤형주가 불렀던가, “목장길 따라…”로 시작되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봄날 꽃바람에 실려 충남 당진의 아고라랜드 태신목장을 찾아가본다.

가족들은 트랙터를 타고 목장을 한 바퀴 돌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다진다.

송아지에게 우유나 건초 먹이기, 어미 소 젖 짜기와 치즈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도 두고두고 남을 추억이 된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이름이 좀 길다. 여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1968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발한 ‘평택목장’이 태신목장의 전신이다.

1978년 충남으로 목장을 이전하면서 이름도 태신목장으로 변경됐다.

젖소를 많이 키우던 이 목장은 1997년부터 한육우도 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대변신을 단행했다. 낙농 체험 목장으로 탈바꿈하고 일반인들에게 목장 문을 활짝 열어 언제든지 방문해서 나들이를 즐기게 했다.

국내 최초의 낙농 체험 목장이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목장 이름도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으로 고쳤다.

아그로랜드(agroland)는 농업(agriculture)과 땅, 육지(land)의 합성어다.

목장은 우유를 생산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새로운 국내 여행 테마를 갈망하는 도시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때부터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한우, 젖소, 양, 말 등을 키우면서 주말여행에 나선 가족 단위 체험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목장 관람은 기본이고 승마 체험이나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낙농 체험이 속속 등장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부지 99ha 중 초지가 13ha에 이르며 축사 규모가 1만 6,528㎡에 이른다.

현재 한우 2,000여 마리와 젖소 외에 말, 염소, 양, 토끼, 돼지, 오리, 거위, 기러기, 낙타 등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작은 규모의 동물농장인 셈이다.

“와, 치즈 맛이 정말 고소하네!” 목장에서 즐기는 낙농 체험 중에서 단연 인기 1위는 치즈 만들기이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그 자리에서 먹어보는 치즈 맛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치즈 만들기 체험객들에게는 시간 절약을 위해 완성품 바로 전 단계의 ‘커드’라는 것을 나눠준다.

커드란 무엇일까? 지금부터 치즈 공부 시작.

치즈를 만들려면 우선 우유가 필요하다.

우유를 살균하고 유산균을 넣은 다음 1시간 동안 발효시킨다. 그리고 우유 응고 효소를 넣고 약 40분이 지나면 연두부처럼 굳는다.

이것에서 노란색 액체인 유청을 빼주면 우유가 응고된 상태인 커드가 분리된다.

유청은 탄수화물과 약간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수분이 주성분이다.

커드는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주성분이고 칼슘 농도는 우유에 비해 높다.

치즈 만들기 체험객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각자가 받은 커드를 동그란 체에 잘게 뜯어 넣는 것이다.

그 체를 뜨거운 물(섭씨 70∼80도)에 5초 정도 담갔다가 건지면 커드가 피자 치즈처럼 흐물흐물하게 녹는다.

이것을 밀가루 반죽하듯 손으로 반죽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스트링 치즈나 모차렐라 치즈가 완성된다.

이렇게 탄생한 치즈는 숙성 치즈가 아니라 신선 치즈라고 부른다.

완성된 치즈를 소금물에 잠깐 담가서 간이 배게 하면 치즈 만들기 체험 끝! 이제 맛을 봐야 할 차례다.

숙성시키지 않아 맛이 정말 신선하고 고소하다.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광주의 전통시장 남도 음식의 비법

충남 당진으로 떠나는 종주 여행. 아미산을 중심으로 근방의 몽산과 다불산을 엮었다.

해발 349.5m의 아미산, 298.4m의 몽산, 321m의 다불산 등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만만하지 않다. 출발지의 고도가 해수면과 그리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산은 어떤 코스로 경험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당진의 진산이 선사할 감흥이 어떨지 기대가 크다.

해를 등지며 걷는 것이 좋겠다 싶어 몽산에서 북쪽으로 출발.

면천면사무소~몽산~아미산~다불산~죽동리, 약 6km 거리로 천천히 사진 찍으며 걷다 보면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된다.

면천면사무소 앞 풍락루, 1852년 당시 면천 군수였던 이관영이 중수, 백성과 더불어 평안하고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락루’라는 이름을 지어 현판을 달았다.

풍락루의 서쪽 방향으로 몽산성 마룻길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이 등산로는 아미산과 이어지니 눈여겨 봐두면 좋겠다.

면사무소를 지나 몽산으로 진입하기 전까지 꽤 넓은 논밭이 형성돼 있다. 면천은 ‘내에 물이 가득 흐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은 산이 여럿이고 그 골짜기에서 시작된 물길 또한 여럿이다. 면천면을 포함해 충청남도는 특유의 완만한 땅에 풍락이 길었으리라.

또한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에 따라 동쪽보다 편리한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몽산에는 테뫼식 산성이 쌓여있었다.

삼국사기에선 백제에 의해 활발히 축조된 성곽이라 전하며, 그 형태는 산의 7~8부 등고선을 따라 산을 한 바퀴 두른 산성의 모습을 한다.

등산을 하다보면 안내판에 적힌 몽산성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또 성의 방어, 감시, 통신, 지휘 등을 위해 설치한 누각인 ‘망루’의 추정지마다 번호가 매겨져 그 지점에서 보이는 풍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몽산의 중심부를 지나면 갈림길에서 아미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안내돼 있다.

산에서 내리막길을 타면 고즈넉한 분위기가 조금씩 옅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더 고요해지고 산안개까지 끼니 분위기가 기묘하게 흐르는 듯하다.

여기에 시가 적힌 팻말이 곳곳에 마련돼 운치가 색다르다.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몽산과 아미산이 자연스럽게 이어짐을 느낄 수 있다.

아미산은 조선시대에 소이산이라 불렸다. 당시 ‘여지도서’에서는 소이산이 몽산에서 뻗어 나온다고 기록돼 있는데, 그 뻗음이 바로 이 길이리라.

아미산은 당진, 보령, 군위, 부산, 홍천 등에 여러 곳에 있다.

이런 연유에는 천연두가 유행했던 시절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아미산은 중국의 명산 중 하나로, 아미산신이 천연두를 고쳐 생명을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다.

이태백의 시 중 아미산이 위 전설과 함께 국내로 전해지면서 천연두 피해가 컸던 시절 당시 사람들이 바람을 담아 주변의 산 이름을 아미산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당진 아미산은 다른 의미도 지니는데, 산세가 마치 여인의 눈썹 같다 해서 ‘아미(峨嵋)’를 붙였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아미산 정상에 누각이 세워져 있다. 당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지만 시선은 다소 아쉬움이 생길 정도로 멀리 뻗질 못한다.

아쉬움도 잠시뿐, 내려다보이는 당진의 모습이 아미산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싶다.

남쪽을 유심히 살펴보면 멀리 가야산에서 뻗은 산맥이 여기까지 정직하게 이어진 형국이다.

그 주변으로 구릉성 평야의 풍경이 펼쳐진다. 어느 하나 뾰족함 없이 낮잠 자는 고양이의 등처럼 나른하다. 면천의 이름처럼 하천이 많은 동네의 면모가 확실히 전해지는 풍경이기도 하다.

광주의 전통시장 남도 음식의 비법

광주의 전통시장 남도 음식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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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함공원과 동일루 약초원까지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말바우시장은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끝자리 2, 4, 7, 9일에 장이 선다. 대형 마트에 밀려 전통시장이 죽어간다는데, 이곳은 갈수록 사람이 많아진다.

장날에는 평균 2만 명이 찾을 정도다. 마트에서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가격과 신선함, 재미를 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설 시장에 등록된 점포 500여 개, 장날 문을 여는 노점이 800개가 넘어 장날이면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말바우시장은 신선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다.

구례와 순창, 곡성과 담양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와 직접 키운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이 많다.

기름진 땅에서 난 잡곡이 넘치고, 남도 잔칫상에 올라가는 홍어도 쉽게 볼 수 있다.

말바우시장의 명물은 ‘할머니 골목’이다.

시멘트 벽 사이 좁은 골목에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 채소와 나물을 판다.

소박하게 차려놓은 채소를 보면 이 정도 팔아서 차비나 될까 싶지만, 할머니들은 장에 나오는 자체가 큰 의미다.

나물을 팔아 미장원에 가야 한다는 할머니, 건강을 위해 나온다는 할머니,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며 놀러 나온다는 할머니까지 길지 않은 골목에 가래떡처럼 긴 이야기가 담겼다.

‘말바우’라는 정감 넘치는 이름에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

아이들이 말타기하던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 조선 시대 김덕령 장군의 용맹한 말 발자국이 새겨진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바우는 바위의 전라도 사투리다. 도로를 넓히면서 바위는 사라졌지만, 말바우시장은 광주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광주송정역에 KTX가 서면서 인기가 높아진 시장이 광산구 송정동에 위치한 송정5일시장이다.

끝자리 3, 8일에 열리는 송정5일시장은 영광 굴비를 비롯해 목포 낙지, 벌교 꼬막 등 질 좋은 해산물이 풍성하다.

목포, 나주, 영광 등 전남 서남부 지역에서 올라온 신선한 채소도 수북이 쌓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에도 카트를 끌고 이곳을 찾는다.

송정5일시장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대장간도 있다.

40년째 쇠를 달구는 우진대장간에서는 낫을 비롯해 각종 농기구를 주문·제작한다. 대장간은 장날에 문을 연다.

양동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대인시장은 5·18민주화운동 때 대동 정신을 보여준 곳이다.

광주를 대표하던 대인시장은 시청과 도청, 터미널이 이전하면서 점포가 반 이상 문을 닫아 위기를 맞았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 ‘복덕방프로젝트’를 통해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대인시장에 관심이 되살아났다.

이후 한평갤러리, 메이커스 스튜디오 등 시장에 문화 공간이 생겼다.

이와 함께 ‘별장’이라는 야시장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광주의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대인시장은 상설 시장이라 언제나 장을 볼 수 있지만, 그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야시장이 열리는 날짜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송정5일시장은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평동산업단지가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있어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 온 여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장 근처에 자리 잡은 캄보디아와 태국, 중국 음식점에서 팟타이나 양꼬치, 톰얌쿵 같은 이색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는 국밥집 거리가 유명한 역전매일시장도 있다.

과거 기차에서 내린 이들이 출출한 속을 달랜 곳으로, 지금도 푸짐한 순대국밥을 판다.

송정역시장 상인회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역전매일시장의 이름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꾸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5년 11월 ‘개미네방앗간’과 ‘매일청과’를 시범 점포로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