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1시간 거리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서울에서 1시간 거리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서울에서 1시간 거리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파주와 연천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곳

전통문화와 옛것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서일까, 이제는 한옥 숙소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곳들이 전주 한옥마을, 서울 종로구 서촌이나 은평구에 있는 한옥마을이다.

이 곳들도 물론 한옥의 색다른 멋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으나, 길거리를 가득 메우는 관광객 인파에

한옥의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이미지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피곤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짧은 주말 동안 먼 지방에 있는 한옥을 다녀오는 것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게다가 어린 자녀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도 필요하다.

이런 고민에 맞는 한옥 숙소를 찾고 있다면 이 글을 주의 깊게 읽어보자.

예직한옥펜션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데, 고층 빌딩이 빽빽한 서울에서 얼마 달리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산과 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도시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하다. 숙소에 도착하면 주변 풍경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양옥 건물들 사이에 덩그러니 한옥이 있는 게 아니라 뒤에 산을 지고 기와지붕 집 몇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당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적합하다.

예직한옥펜션의 가장 큰 특징은 객실 대부분이 독채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내도 매우 넓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아도 다른 투숙객에게 피해를 줄 염려가 적다.

그리고 덕인전 특실을 제외한 객실에 개별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에서는 바비큐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별도로 바비큐실이 있어서 테라스가 없는 덕인전 특실 숙박객들도 얼마든지 바비큐를 할 수 있다.

가족끼리 또는 친구 여럿이서 여유로운 하룻밤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편안한 숙박만이 예직한옥펜션의 장점인 것은 아니다.

예직한옥펜션은 용인시의 주요 관광지와 접근성이 좋아, 관광하러 왔던 사람들이 묵는 숙소로도 좋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가 인접해 있어서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지친 몸을 쉬러 오기에도 좋다.

또한, 민속촌과 MBC 사극 세트장인 대장금 파크도 같은 용인시 안에 있어서 하루쯤 한옥 여행을 테마로 잡고

민속촌과 세트장에서 시간 여행을 하다가 예직한옥펜션에서 한옥 무드를 완성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숙소에서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동네 곳곳에 예쁜 한옥이나 주택이 많고, 길이 넓고 한적해서 산책하기에도 좋다.

시끌벅적한 서울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특히 아파트에서만 자란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자극도 될 것 같다.

바쁜 일상에 잠시 틈을 내어 색다른 경험도 하고 편히 휴식하고 싶다면 예직한옥펜션에 가보는 걸 권한다.

파주와 연천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곳

파주와 연천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곳

파주와 연천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곳

한국관광의 별 화담숲

우리나라의 최북단으로 북한과 휴전선을 맞댄 파주와 연천은 변두리 중 변두리이고 관광의 관심도도 여타 지역보다 떨어지지만,

의외로 세계인들의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파주에는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쉽게 북한땅을 바라볼 수 있는 임진각이라는 탐방지가 있어 남북한 분단의 현실을 체감하는 탐방지로 관심을 받아왔다.

또한 연천에는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슐리안형 석기가 발견되어 유럽에 뒤지지 않는

석기시대 문화가 한반도에 존재했음을 전세계에 알린 전곡리 선사유적지가 있다.

이렇듯 세계적인 탐방지를 중심으로 내륙 깊숙한 곳에서 화산 활동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절경의 폭포와

해외 여행지에 가야 즐길 수 있었던 와이너리 체험투어까지 더해져 파주와 연천 여행은 기대 이상의 풍성함을 선사할 것이다.

경기도 파주에는 남북 분단으로 인한 유명 탐방지가 두 곳 있다.

평소 TV 뉴스나 영화의 한 장면으로 우리에게 낯익지만 실제 탐방하기는 쉽지 않은 판문점과 북한

특히 황해도나 평안도를 고향으로 둔 실향민들이 명절마다 찾아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유명한 임진각이 바로 그곳이다.

판문점은 한국전 휴전 협정이 장기간 진행되었던 장소로 지금도 UN군과 북한군이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남북 정상의 대화 장소로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곳이다.

하지만 판문점은 사전 방문 신청을 통한 극소수의 탐방만 허락되고 있어서 탐방 신청이 쉽지 않다.

그에 비해 판문점에서 동남쪽으로 10여㎞ 떨어져 있는 임진각은 남북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임진강 남쪽에 자리잡아, 북한쪽 산지를 바라보며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을 품는 탐방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6년에 시공된 임진각 독개다리에서는 전쟁으로 무너진 임진강 철교에 남아있는 총탄 자국을 볼 수 있다.

2020년에 처음 선을 보인 평화곤돌라에 탑승하여 임진강과 임진각 일대를 한 눈에 바라보며 강을 건너가 민간인통제선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탐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는 남북 분단으로 인한 유명 탐방지가 두 곳 있다.

봄, 가을의 날씨 좋은 날에는 너른 잔디밭과 조형물들 사이에서 여유와 휴식을 찾을 수 있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도 시간여유를 갖고 산책하기에 좋다.

평화곤돌라 탑승장 1층에 있는 파주 특산물 홍보 판매장은 민통선 청정자연에서 재배하여 유명한 장단콩 등

파주의 여러 농산품과 가공품들이 그득해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자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쇼핑하기 좋은 곳이다.

한국관광의 별 화담숲

한국관광의 별 화담숲

한국관광의 별 화담숲

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화담숲은 LG상록재단이 자연 생태 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으로 조성한 수목원이다.

경기도 광주시 135만 5372㎡(41만 평) 부지에 20여 개 테마원을 갖췄다. 화담(和談)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뜻이다.

화담숲에서 가족, 연인, 친구와 정겹게 이야기 나누며 숲의 청정한 공기를 호흡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산책하도록 설계되었다.

2014년 22만명, 2015년 51만명, 2016년 87만명으로 해마다 화담숲을 찾는 이가 급증한다.

화담숲은 우리 숲의 식생을 최대한 보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누구나 편히 찾을 수 있도록 조성한 친환경 생태 수목원이다.

서울에서 40분, 수도권 전역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하며, 국내 최대 규모 소나무원과 이끼원, 수국원, 반딧불이원 등 특색 있고 신비로운 20여 개의 테마원을 갖췄다.

생태계 보호를 위한 겨울 휴장기간을 제외하고 계절별 형형색색으로 우리 숲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테마원들이 돋보인다.

봄에는 왕벚나무 등 150여종의 벚나무류가 분홍빛으로 온 산을 물들이고

붉은 진달래와 다양한 철쭉 등 210여종의 꽃들이 가득한 진달래원이 아름다운 봄을 맞이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을 따라 산수국 등 7만여그루의 수국꽃들이 풍성하게 피는 수국원과 비비추

노루오줌 등 연못 위에 잎을 띄운 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려한 수련이 어우러져 시원한 여름을 반긴다.

가을에는 내장 단풍, 산겨릅나무, 고로쇠 등 다양한 빛깔과 수종의 단풍나무들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깔을 더한다.

이 밖에도 화담숲은 우리나라 산야에 사라져 가는 동물들인 천연기념물 원앙과 도롱뇽, 고슴도치 등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토종 민물고기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인 ‘민물고기생태관’과 곤충들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곤충생태관’이 마련되어 있어, 자연과 생태보호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화담숲은 온 가족이 편안히 숲길을 산책할 수 있는 명소다.

화담숲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5.2km 구간의 숲 속 산책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과 호흡할 수 있도록 전 구간을 경사가 완만하고 폭이 넓은 데크로 조성했다.

평소 자연을 즐기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 숲을 찾기 어려운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도 휠체어나 유모차를 타고 편안히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데크는 유모차나 휠체어 두 대가 지나갈 수 있는 너비로, 가족과 동행이 가능하다.

5.2km 숲 속 산책로를 걷는 데 2시간이면 족하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화담숲을 순환하는 모노레일을 이용하자. 승하차 시 높낮이 차가 없어 휠체어와 유모차의 접근성이 좋다.

친환경 모노레일을 통해 발아래 펼쳐진 숲의 아름다운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은 안보와 역사, 그리고 생태에 이르는 모든 여행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다. 여행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까.

북한과 접한 지역이니 안보관광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구석기 유적과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능까지 있으니 역사여행지로도 매력적이다.

천혜의 비경인 임진강 주상절리와 바람소리마저 예쁜 임진강 평화습지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또 어떤가.

가을빛 따라 떠나는 연천여행은 그래서 더욱 풍성하고 여유롭다.

고랑포 맑은 물 바라보며 망국의 한을 달래다, 연천 경순왕릉

신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조를 이어온 나라다.

박혁거세가 나라를 세운 기원전 57년부터 고려에 항복해 국권을 넘긴 935년까지, 그 역사가 무려 992년에 이른다.

천년왕국 신라의 마지막을 함께한 경순왕은 왕건에게 나라를 넘긴 지 43년 만인 978년에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연천 경순왕릉(사적 제244호)은 임진강 변 고랑포가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다.

경순왕은 죽어서도 고향 땅에 묻힐 수 없었다.

경순왕의 운구 행렬이 경주로 가려고 임진강 고랑포에 이르렀을 때 경주지역 민심 동요를 우려한

고려 왕실에서 ‘왕릉은 개경 100리 밖에 쓸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환향을 막았기 때문.

경순왕릉이 신라의 많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경주가 아닌 지역에 남게 된 사연이다.

800여 년간,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경순왕릉은 조선 영조 때 다시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호 경순왕을 왕의 예우로 장단 옛 고을 남쪽 8리에 장사지내다(諡敬順以王禮葬于長湍古府南八里)’라는 내용의 비를 발견한 것이다.

경순왕릉이 여느 신라 왕릉과 달리 능침에 병풍석을 두르고, 장명등 좌우로 망주석과 석양

한 쌍씩을 배치하는 등 그 형식에서 조선 왕릉을 많이 닮아 있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능침 아래 비각에는 세월에 쓸리고 깎여 더 이상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큼직한 비석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섰다.

승전OP는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 자리한 승전OP는 육군 제25보병사단 72연대에서 관할한다.

OP는 옵저베이션 포스트(Observation Post·관측소)의 머리글자로 승전OP는 승전전망대로도 불린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군부대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보니 승전OP로 가는 길은 여전히 까다롭다.

절차는 이렇다. 민통초소에 도착하면 일단 신분증을 제출한다.

신원이 확인되면 파란색 천이 달린 인식표와 출입증을 나눠주는데, 인식표는 차량 운전석 창문에 부착하고,

‘안보관광’이라 적힌 출입증은 대시보드 위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승전OP를 돌아보는 내내 함께할 안내 사병이 탑승한 뒤에야 비로소 출발 준비가 끝난다.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가을이다. 옷장 속 반소매티, 반바지 등 얇은 옷은 서랍으로 가고, 서랍 속에 접어둔 코트, 니트 등 두꺼운 옷은 옷장에 걸린다.

겨울 준비를 마쳤지만, 마음은 왠지 싱숭생숭하다.

걷다 보면 쌀쌀한 바람이 마음을 관통하는 듯하다. 몸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따뜻하게 데워줄 필요가 있다.

가을이 왔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 억새꽃의 하얀 솜이 그렇게 따뜻하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명성산의 억새밭으로 가보자.

지도 상, 서울에서 1시 방향 약 70㎞ 거리에 솟음이 여럿 모였다.

등고선이 오밀조밀 겹쳐 북동쪽으로 산맥처럼 연결됐다.

이곳에 광주산맥의 한 솟음 ‘명성산’이 있다.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솟았다.

정상에서 보일 풍경을 떠올려 본다. 북동쪽 조망이 보통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스친다.

오전 8시 서울에서 출발,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의정부를 지나기까지 정체가 계속된다.

출근시간 의정부와 서울 사이의 43번 국도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의정부시청을 지나자 조금씩 도로상황이 좋아진다.

가는 길 왼편으로 야트막한 산세가 이어지고 어느 순간 오른편으로 험준한 산세가 나타나면 명성산이 가까움이다.

산정호수를 중심으로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제일 높아 보이는 북쪽의 산이 명성산이다.

그 외에 서쪽의 망무봉, 남쪽의 관음산과 망봉산, 동쪽의 여우봉 등이 호수를 보호하기라도 하는 듯 두터운 외벽역할을 한다.

이 천혜의 요지에는 약 천 년 전의 전설이 내려오는데…, 울“명(鳴)”자, 소리“성(聲)”자가 모여 명성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산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때는 바야흐로 후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로 넘어가는 찰나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왕이 왕건의 정변으로 피신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당시 궁예왕은 망국의 슬픔이 커, 온 산이 떠나가도록 통곡해 명성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남서쪽 기슭은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한데 모였다.

조각공원, 호수 산책로가 운치 있게 조성됐으며 주차장, 매점, 숙박업소 등 편의시설도 부족함 없이 들어섰다.

이제 명성산으로 들어가자. 전문 산악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난이도별 코스구성이 가능하다.

자인사를 거쳐 오르는 코스와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군락지로 가는 코스 중 하나를 정하자.

자인사보다 등룡폭포 경유코스가 완만한 편이다.

억새군락지로 향하는 등산객 대부분은 등룡폭포를 경유해 억새군락지로 간다.

평일임에도 수도권과 가까운 덕에 명성산을 찾은 등산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등산로 초입부터 가을 정취가 흠뻑 풍긴다. 오른편으로 계곡물이 흐른다.

수량이 줄어 물소리의 시원함은 덜하지만 졸졸거리는 소리가 간지럽다.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지압로가 약 100m에 걸쳐 만들어졌다.

해발 900m 정도의 산을 오르고 내려오면 발에 불나기 마련. 내려오는 길, 지압로에서 발바닥 좀 식혀주자.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유난히도 더운 여름’ 이라는 말은 매년 나오는 말이라 하지만, 역시 올해도 ‘이번 여름’은 가장 덥다.

연일 30도가 넘는 더위에 지쳐갈 때쯤, 머릿속에는 바다, 숲, 바람… 이들에 대한 열망이 떠나질 않게 된다.

더위를 피해서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겠다싶을 때, 강원도 삼척은 말만 들어도 왠지 시원한 산 속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동안 산골 중에서도 산골로만 여겨졌던 강원도 삼척은 아직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보석 같은 여행지이다.

태백산맥의 험산준령과 맑고 푸른 동해바다를 모두 아우르고 있을 뿐 아니라 너와집, 굴피집 등의 민속유물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말 그대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니, 발길 닿는 곳곳마다 절경이다.

그러니 삼척 땅의 역사유적을 더듬는 답사 길은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으로의 여행이라 할 수 있다.

푸른 동해바다와 향긋한 솔 숲, 그 속에 숨어있던 깊은 산골마을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들으러 삼척으로 떠나보자.

삼척의 문화유적을 찾아가는 길이라면 으레 삼척시의 서편을 흐르는 오십천(五十川)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자리 잡고 있는 죽서루(보물 제213호)를 맨 먼저 둘러보게 된다.

삼척의 대표적인 문화재일 뿐만 아니라 관동 제1경으로 꼽힐 정도로 정취가 그윽한 죽서루는 그 규모와 역사에서도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다.

죽서루는 아름다운 외관과 그곳에 서서 보이는 탁월한 조망 덕분에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봄날에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이 만발하여 누각 주변이 온통 화사한 꽃밭을 이룬다.

죽서루는 창건자와 연대는 미상이나, <동안거사집>에 의하면 1266년(고려 원종 7년)에 이승휴가 안집사

진자후와 같이 서루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것을 근거로 1266년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수차례에 걸쳐서 중건을 거듭했다고 하니, 면면히 이어 온 역사가 자그마치 900여 년에 이른다.

정면 7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누각인 죽서루의 특징은 1층과 2층에 세워진 기둥의 수와 길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기둥이 세워질 자리에 솟은 자연석을 굳이 깨뜨리거나 다듬지 않은 채 초석으로 삼았기 때문인데,

자연과의 조화미를 중요시했던 조선 건축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2층의 누마루는 벽체나 창호 하나 없이 시원스레 트였다.

덕분에 누마루가 더욱 넓어 보일 뿐만 아니라, 난간에 걸터앉으면 사방의 풍광이 거침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천변(川邊)인데도 해안절벽 위에 올라앉은 어느 누정 못지않게 조망이 활달하다.

죽서루에서 자동차로 20~30분 거리의 두타산 기슭에는 이승휴가 은거했던 천은사 (天恩寺)가 있다.

높고 험준한 두타산의 동쪽자락에 자리 잡은 천은사는 신라 경덕왕 17년(738)에 두타의 세 신선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백련대라는 작은 암자였으나, 고려 충렬왕 때에 이승휴가 절을 중수하고 이름은 간장암으로 바꿨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서산대사에 의해 흑악사로 바뀌었다가 다시 1899년에 미로면 활기리에 준경묘(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이양무 장군의 묘)를 만들면서

이곳을 원찰(願刹)로 삼고 천은사로 고쳐 불렀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에 모든 건물이 소실되어 명맥만 유지해오다가 지난 1984년부터 건물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런 내력 때문에 오늘날의 천은사에서는 사실, 고찰다운 면모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아담한 계곡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절주변의 풍광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려시대 문신 이승휴가 오랫동안 은둔하며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으로서의 역사적인 의의가 있어 옛 선조의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되새겨볼 수 있다.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남한산성은 5학년 2학기 3단원에 소개된 ‘유교가 발달한 조선’에서 병자호란 중 청과 대항하던 장소인 남한산성을 소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남한산성에서는 지금은 송파구인 삼전도와 유유히 흐르는 한강, 우뚝 서있는 남산 등 서울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문득,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여행을 떠날 때는 늘 다른 나라, 다른 도시로 갔다.

평생 살아 온 이 도시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면서. 서울의 역사가 궁금해진 날, 동남쪽 방향으로 떠나보자.

그 곳에는 삼국시대부터 한강이 흐르는 이 땅을 지켜주었던 4대 요새 중 하나인 남한산성이 있다.

굳건한 돌담처럼 늘 백성을 지켜 주리라 믿었던 이 성에는 임금이 백성을 버린 치욕스러운 역사가 남아있다.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남한산성에 올라 성벽길을 천천히 따라 걸으며 이 땅의 긴 역사, 그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되새겨보자.

남한산성은 인조 대에 완성되긴 했지만 이미 삼국시대부터 요충지로 여겨진 곳이다.

안쪽은 평평하고 얕은 반면 바깥쪽은 높고 험해서 외부에서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고, 야간습격도 어려운 지형덕분이었다.

그러니 한양 근처에서는 가장 안전한 피신처라 할 수 있었다.

왕이 임시로 지낼 수 있는 행궁까지 있어 마치 작은 수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선 인조 14년(1637) 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10만 대군에 밀린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조선 왕실은 남한산성의 군사적 요충지로서 유리한 지형을 이용하여 치열하게 청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냥 산성 안에서 버티다가 40여일 만에 항복한다.

인조는 삼전도에서 청과 굴욕적인 화친을 맺었고, 화친의 조건으로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포함한 주전파

군신들을 비롯해 50만 명의 부녀자가 볼모로 잡혀가 훗날 그 일부만이 되돌아왔다.

9km에 이르는 성채의 정상에는 왕실수호의 의지를 담은 수어장대(守御將臺)를 세우고, 성안에는 행궁과 관청은 물론 연무관(演武館)과 각종

무기고를 설치하고, 비상시 용수로 사용할 3개의 연못까지 파놓았다.

그 밖에 성안에는 1천 여호에 달하는 도읍을 형성해 산성의 일상적인 관리를 하며 서울 동부지역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면모는 일제가 성안의 기구를 광주와 하남으로 분리해 이주시키기까지 3백년 가깝게 이어져 왔다.

따라서 남한산성은 북쪽의 개성(開城)과 서쪽의 강화성(江華城), 남쪽의 수원성(水原城)과 더불어 서울 동쪽을 담당한 요새로

전형적인 조선시대 산성 중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25 전란 등으로 다소 훼손되기도 했지만

제5공화국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일찍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거의 완벽한 모습을 되찾고 있다.

성벽에 올라서면 가파른 산 아래로 치욕적인 화친을 맺은 송파구 삼전동 일대와 유유히 흐르는 탄천이 손바닥처럼 내려다보이고

멀리 굽이쳐 흐르는 한강을 따라 남산과 63빌딩 사이로 한강하구가 아득하게 이어지며 서울 전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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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과 미국마을,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와 전통을 만나는 이국적인 마을이라는 점이다.

특히 가평에는 유럽 여행을 하면 몇 손가락 안에 꼽는 유럽의 풍경을 간직한 곳들이 있다.

프랑스를 떠올리는 쁘띠프랑스가 대표적이지만, 지난해 청평호 건너편에 또 하나의 유럽 마을이 생겼다.

알프스의 고장 스위스를 테마로 한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베른베어, 유럽의 지붕이라 부르는 마터호른 등 스위스의 정취를 함께 즐겨보자.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는 스위스를 주제로 한 전문 테마파크다.

입구에 들어서면 스위스의 고성을 닮은 스위스테마관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파스텔 톤의 밝은 원색을 입힌 건물 외관에 스위스의 다양한 문장과 그림을 넣고 창문도 예쁘게 꾸며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하다.

에델바이스 스위스마을은 스위스테마관, 러브 프로포즈관, 스위스 스토리, 산타빌리지, 베른베어 등 테마관을 비롯해 커피박물관

치즈박물관, 초콜릿박물관 등 아담한 전시 공간, 더츠커피와 마테호른 레스토랑 등 먹고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매표소 건물 2층에 위치한 스위스테마관이다.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눈 덮인 산과 푸른 초원 위에 펼쳐진 그림 같은 마을, 마터호른, 알프스 구조견인 세인트 버나드, 스위스의 나팔인 알펜호른 등을 만날 수 있다.

아담하고 소소하지만 스위스를 한번 둘러보고 스위스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융프라우의 설산과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스위스의 아름다운 마을을 디오라마로 꾸몄다.

융프라우 기차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스위스의 모습을 눈여겨보자. 인터라켄과 융프라우의 야경을 보여주는 디오라마도 인상적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형색색의 집들에 조명이 비춰지면서 화려한 색감을 선보인다.

스위스마을에 있는 23채의 집 가운데 10채는 박물관과 테마 공간으로 꾸며졌다.

그중 박물관은 세 곳으로 각각 커피와 치즈, 초콜릿을 주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전시물을 보여주는 데서 벗어나 입체적인 디오라마로 구성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커피박물관은 스위스테마관에서 가장 가깝다.

1층은 마테호른 레스토랑, 2층은 더츠커피다.

더츠커피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여러 개의 커피자루를 이고 있는 힘센 노동자의 모습이 벽에 그려져 있다.

세계전도를 통해 커피가 아프리카에서 중동과 유럽, 바다 건너 중남미 대륙으로 전파되는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니 커피의 역사와 이동 경로가 머릿속에 쉽게 그려진다.

반대편은 검은색 배경에 다양한 커피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분나 마프라트’라 부르는 커피 세리모니도 인상적이다.

귀한 손님에게 커피를 석 잔 대접하는데, 첫 잔은 맛, 두 번째 잔은 행운, 세 번째 잔은 축복을 뜻한다고 한다.

18세기 유럽은 그야말로 커피의 대유행시대였다.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작곡한 <칸타타 BWV 211>은 일명 ‘커피 칸타타’로 불리는데, 커피하우스에서 주로 연주된 곡이라 한다.

“수천 번의 키스보다도 더 달콤하고, 맛 좋은 포도주보다도 더 부드럽지”라고 한 칸타타 속

여주인공 리스헨의 아리아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커피 맛에 반했는지 알 수 있다.

더츠커피의 야외 테라스로 나가면 산 아래 너른 분지와 곡달산의 우람한 산세가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대전, 청주, 천안을 비롯한 충청 지역에 생활 및 공업 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80년 대청댐과 함께 조성된 대청호.

‘대청호 오백리길’은 이 대청호를 한 바퀴 원점 회귀하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장거리 하이킹 코스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총 거리 약 500리(200km)로 대전광역시 동구와 대덕구, 충청북도 옥천군, 보은군, 청주시를 경유하며 산길, 임도

마을길, 둑길 등 다양한 형태의 길을 걷는 동안 내륙의 바다 대청호가 선사하는 비경을 시시각각 마주할 수 있다.

과거 마을이 수몰된 데에 대한 실향의 아픈 기억도 있지만 현재 대청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 치유와 회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모두 21개 구간으로 이어져 있으며 그중 대전 구간에 해당하는 1구간~5구간, 21구간은 대전광역시가 추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 관광지에 올랐다.

무려 21개 구간에 달하는 대청호 오백리길 중 대전 구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1구간 두메마을길은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이현동억새밭까지 이어지며 거리는 12.4km다.

산 능선을 넘고 호수 둘레를 지나는 동안 대청호의 유려함에 서서히 빠져든다.

2구간 찬샘마을길은 10km로 이현동억새밭에서 냉천버스종점까지 이어진다.

14개의 작은 산봉을 넘나들어야 하기에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다.

걷는 도중 만나는 성치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전투가 벌어진 대표적인 곳이다.

냉천버스종점에서 윗말뫼까지 이어지는 3구간 호반열녀길 위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마산동산성,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미륵원, 조선시대 열부로 정려 받은 쌍철당 송유의 어머니 유씨 부인의 관동묘려를 만날 수 있다. 거리는 9.1km다.

4구간 호반낭만길은 대천 최초의 브라질 전통요리 레스토랑인 더리스가 위치한 윗말뫼에서 신상교까지 13.4km에 거쳐 연결된다.

이 길의 아름다움은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 더욱 빛을 발하니 참고하자.

중간에 지나는 대청호반자연생태공원은 매해 가을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인근에 대청호 오백리길 탐방지원센터가 있으니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은 신상교에서 와정삼거리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13km다.

백골산성에 올라 바라보는 대청호가 저절로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1구간의 시작 지점인 대청댐물문화관으로 골인하는 마지막 구간 21구간은 문의대교에서 출발한다.

삿갓봉, 장승공원, 진장골, 성마루, 용호동 구석기 유적지 등 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인 만큼 갖가지 볼거리와 함께 걷는 재미가 크다.

대청호가 가진 모든 얼굴을 동서남북 다양한 각도와 구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자연과 마을이 교차하는 장소인 만큼 대청호 오백리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견과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길이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길인 셈이다. 벚꽂길, 버드나무 군락지, 산 전망대, 제방길, 갈대 및

억새 숲길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길을 걷는 특권은 동물도 누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대청호 오백리길은 가마우지, 수달, 원앙, 박새, 참개구리

도롱뇽, 왜가리,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꿩, 모래무지, 쇠딱따구리, 붕어, 갈겨니, 동자개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기에 반려견에게도 동물 감수성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한탄강 절경을 누리는 시간 한탄강관광지와 오토캠핑장

따사로운 가을 햇살의 유혹 아래 나뭇잎은 때로는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띠고 때로는 새침하게 노란빛을 띤다. 찬란한 가을 하늘 아래 풍경은 요동치고 있다.

가을이 한바탕 신명난 단풍놀이판을 벌인다. 이 한판이 끝나면 풍경은 이내 차분하게 잦아들 것이다. 화려한 놀이판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굳이 단풍 명산까지 가기 힘든 가을날, 조금은 편하고 느리게 걸어도 좋을 화담숲으로 떠나본다.

천년단풍이 맞아주는 화려한 가을 산책

화담숲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스키장으로 유명한 곤지암리조트에 위치한다.

화담숲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요즈음 같은 단풍철에는 금세 차로 가득 찬다. 화담숲 주차장까지 올라가지 못하면 리조트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리조트 순환열차나 버스, 리프트를 타고 화담숲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물론, 천천히 걸어도 된다. 리조트 주차장에서 화담숲으로 가는 산책길은 ‘꽃따라 물길따라’라는 예쁜 이름을 지녔다.

이름처럼 졸졸졸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가을 산책길의 시작이다.

화담숲은 규모가 약 1,355,372㎡에 이르며 43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나무가 천년단풍이다. 나무 둘레가 250cm, 높이가 12m에 이르며 수령은 2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령이 오래된 커다란 은행나무는 간혹 볼 수 있지만, 오래된 단풍나무는 매우 희귀하다.

붉은빛을 가득 머금은 위풍당당한 단풍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하니, 화담숲 단풍놀이는 시작부터 실로 거창하다.

천년단풍을 뒤로하고 민물고기생태관으로 올라가는 길,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자.

연못과 한옥, 단풍이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풍광과 마주한다. 원앙이 산다는 연못 한쪽으로 들어앉은 한옥이 운치 있다.

한옥 건물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한옥주막’과 각종 차와 커피를 제공하는 ‘그 찻집’이 있다.

산책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옥주막이나 찻집으로 향하고 싶은 유혹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산책을 끝낸 후 제대로 휴식을 누리기 위해 아껴두기로 한다.

이곳에서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까지 도보로 40분가량 소요된다. 이 길이 숲속산책길 1코스로 불린다.

모노레일을 타면 5분 정도면 올라간다. 모노레일은 노약자나 유모차 이용 방문객에게 도움이 된다.

화담숲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데크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굳이 모노레일을 이용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이동 가능하다.

중간 중간 빠른 계단길과 완만한 산책길로 나뉘는 구간도 있다.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하트 모양 조형물로 꾸며놓은 약속의다리는 인기 포토존 중 하나. 하트 조형물을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다리에는 연인들이 채워놓은 사랑의 자물쇠가 빽빽이 달려 있다. 다리 끝에는 열쇠를 넣어두는 보관함이 있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물레방아도 보고, 자작나무숲도 지나고 돌탑도 구경한다.

그러다 발그레 고운 빛을 띤 단풍 구경에 젖어들곤 한다. 신비한 빛을 뿜는 억새의 살랑거림도 마주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어떤 코스로 산책을 이어갈지 결정할 시간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는 방법이 있고, 테마원을 따라 걸어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또한, 테마원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숲속산책길 2코스나 힐링 코스, 등산 코스를 거쳐 테마원으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테마원으로 바로 내려오는 길이다.

테마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 중 하나는 미완성소나무정원이다. 미완성소나무정원에는 웅장하고 희귀한 소나무가 가득하다.

한 그루도 똑같지 않고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한 소나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알록달록한 가을에 짙은 초록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