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의 3대 맛을 아시나요? 색다른 삼시세끼
예천의 3대 맛을 아시나요? 색다른 삼시세끼
경북 예천은 인근 문경이나 안동에 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그리 잦은 곳은 아니다.
예천 하면 언뜻 떠오르는 관광지는 낙동강 지류가 휘돌아 나가는 회룡포. 하지만 이마저도 안동 하회마을에 가려 덜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예천에 한 번이라도 다녀간 이라면 인근 도시를 지나면서 예천을 그냥 지나쳐 가기가 서운하다. 왜일까? 바로 예천의 맛 때문이다.
당당히 예천의 3대 맛이라 불러도 좋을 맛깔스런 음식들이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첫째는 용궁면의 용궁순대와 그 단짝 오징어불고기, 둘째는 삼강주막의 막걸리, 마지막으로 예천한우다.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예천의 3대 맛을 소개한다.
점심 : 막창의 진수 용궁순대와 불맛 살린 오징어불고기
요즘에야 서민음식이 됐지만 본래 순대는 서민음식이 아니었다.
순대를 만들려면 돼지의 창자와 피가 필요했던 탓에 순대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요즘은 돼지 창자나 피도 흔할뿐더러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일명 ‘공장순대’가 판을 치고 있어서 순대를 먹으러 어디 멀리까지 간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순대 한 접시 제대로 먹어보기 위해 먼길 마다않고 떠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바로 예천의 용궁순대가 당길 때다.
도톰하게 썬 순대를 한입 맛보는 순간, 그 누구라도 눈을 동그랗고 뜨고 감탄사를 토해낼 만큼 용궁순대는 풍부하고 깊은 맛을 낸다.
천안의 병천순대나 용인의 백암순대와 함께 3대 순대로도 불리는 예천 용궁순대는 예천군 용궁면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용궁순대가 됐다.
여느 순대들과 비교해 용궁순대가 특별한 것은 두툼한 돼지 막창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돼지의 소창이나 대창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순대와 달리 막창으로 순대피를 만드는 용궁순대는 그 식감이 더 풍부하고 깊다.
구워 먹을 때는 쫄깃하던 막창이 순대피로 다시 태어나면서 한결 부드러워진다. 적당히 쫀득한 맛도 살아난다. 굽지 않고 쪄내기 때문이다.
다소 질긴 소창이나 대창과는 달리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막창 안에 당면과 찹쌀, 갖은
야채를 넣어 만든 용궁순대는 그 식감이 남다르다. 순대가 품고 있는 육즙도 더 촉촉하다.
막창순대가 아닌 일반 순대를 넣은 순대국밥은 추운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사골을 푹 고아 만든 육수가 구수하고 담백하다.
용궁순대는 전국에 체인점이 있는 병천순대나 백암순대와는 달리 체인점이 따로 없어 꼭 경북 예천에 가야만 맛볼 수 있다.
용궁면에서 순대를 파는 식당에는 용궁순대와 함께 명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오징어불고기다.
예천의 오징어불고기는 평범한 듯 색다르다. 일단 오징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고추장 양념을 한 후 살짝 볶는다.
여기서 끝이라면 여느 오징어볶음과 다를 바 없겠지만 예천 오징어불고기가 특별한 것은 바로 불맛이다.
초벌구이한 오징어를 석쇠에 옮겨 연탄불에 다시 한 번 익힌다. 덕분에 불맛이 제대로 살아 있다.
매콤달콤하면서도 약간 탄 듯한 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다. 한 접시 먹고 나서 그냥 가기 아쉬워 꼭 포장을 부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