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충남 당진으로 떠나는 종주 여행. 아미산을 중심으로 근방의 몽산과 다불산을 엮었다.
해발 349.5m의 아미산, 298.4m의 몽산, 321m의 다불산 등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만만하지 않다. 출발지의 고도가 해수면과 그리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산은 어떤 코스로 경험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당진의 진산이 선사할 감흥이 어떨지 기대가 크다.
해를 등지며 걷는 것이 좋겠다 싶어 몽산에서 북쪽으로 출발.
면천면사무소~몽산~아미산~다불산~죽동리, 약 6km 거리로 천천히 사진 찍으며 걷다 보면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된다.
면천면사무소 앞 풍락루, 1852년 당시 면천 군수였던 이관영이 중수, 백성과 더불어 평안하고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락루’라는 이름을 지어 현판을 달았다.
풍락루의 서쪽 방향으로 몽산성 마룻길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이 등산로는 아미산과 이어지니 눈여겨 봐두면 좋겠다.
면사무소를 지나 몽산으로 진입하기 전까지 꽤 넓은 논밭이 형성돼 있다. 면천은 ‘내에 물이 가득 흐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은 산이 여럿이고 그 골짜기에서 시작된 물길 또한 여럿이다. 면천면을 포함해 충청남도는 특유의 완만한 땅에 풍락이 길었으리라.
또한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에 따라 동쪽보다 편리한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몽산에는 테뫼식 산성이 쌓여있었다.
삼국사기에선 백제에 의해 활발히 축조된 성곽이라 전하며, 그 형태는 산의 7~8부 등고선을 따라 산을 한 바퀴 두른 산성의 모습을 한다.
등산을 하다보면 안내판에 적힌 몽산성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또 성의 방어, 감시, 통신, 지휘 등을 위해 설치한 누각인 ‘망루’의 추정지마다 번호가 매겨져 그 지점에서 보이는 풍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몽산의 중심부를 지나면 갈림길에서 아미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안내돼 있다.
산에서 내리막길을 타면 고즈넉한 분위기가 조금씩 옅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더 고요해지고 산안개까지 끼니 분위기가 기묘하게 흐르는 듯하다.
여기에 시가 적힌 팻말이 곳곳에 마련돼 운치가 색다르다.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몽산과 아미산이 자연스럽게 이어짐을 느낄 수 있다.
아미산은 조선시대에 소이산이라 불렸다. 당시 ‘여지도서’에서는 소이산이 몽산에서 뻗어 나온다고 기록돼 있는데, 그 뻗음이 바로 이 길이리라.
아미산은 당진, 보령, 군위, 부산, 홍천 등에 여러 곳에 있다.
이런 연유에는 천연두가 유행했던 시절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아미산은 중국의 명산 중 하나로, 아미산신이 천연두를 고쳐 생명을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다.
이태백의 시 중 아미산이 위 전설과 함께 국내로 전해지면서 천연두 피해가 컸던 시절 당시 사람들이 바람을 담아 주변의 산 이름을 아미산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당진 아미산은 다른 의미도 지니는데, 산세가 마치 여인의 눈썹 같다 해서 ‘아미(峨嵋)’를 붙였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아미산 정상에 누각이 세워져 있다. 당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지만 시선은 다소 아쉬움이 생길 정도로 멀리 뻗질 못한다.
아쉬움도 잠시뿐, 내려다보이는 당진의 모습이 아미산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싶다.
남쪽을 유심히 살펴보면 멀리 가야산에서 뻗은 산맥이 여기까지 정직하게 이어진 형국이다.
그 주변으로 구릉성 평야의 풍경이 펼쳐진다. 어느 하나 뾰족함 없이 낮잠 자는 고양이의 등처럼 나른하다. 면천의 이름처럼 하천이 많은 동네의 면모가 확실히 전해지는 풍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