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특별해지는 도시 수원
일상이 특별해지는 도시 수원
수원의 매력을 물으면 제일 먼저 수원화성을 꼽겠다.
수원화성은 수원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교복을 입고 재잘거리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화홍문 앞을 지나고,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어르신들이 억새가 하늘거리는 용연을 거닌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옛 이발소 일상이 간판과 추억의 문방구가 세월을 머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곽의 곁을 지킨다.
여느 동네와 다름없는 수원의 골목엔 왕이 걷던 길목에서부터 벽화거리, 통닭거리까지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살아 있고,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앞으로 용머리를 단 화성어차가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정조대왕이 건립한 화성행궁 앞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오롯이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수원, 이보다 매력적인 여행지가 또 있을까.
수원화성이 둘러싼 아늑한 자리에 화성행궁이 있다. 행궁은 왕이 지방에 행차할 일이 있을 때 임시로 머무는 궁을 말한다.
왕이 휴양을 할 때 머문 행궁으로는 온천이 좋은 온양행궁이 있고, 전시에 마련한 행궁으로는 강화행궁이나 의주행궁이 있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아버지의 능을 참배하면서 머물던 행궁이다.
약 600칸에 이르는 규모의 커다란 행궁으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행궁이다.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는 당파싸움에 밀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현륭원으로 이장하면서 수원 신도시를 건설하고 성곽을 축조했다.
정조는 아버지의 무덤을 이 지역으로 옮긴 후에 매년 참배를 하러 왔다.
그래서 서울에서 수원에 이르는 중요 경유지에 과천행궁, 안양행궁, 안산행궁 등을 설치했는데,
그중에서도 화성행궁은 규모가 제일 커서 경복궁의 부궁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화성행궁은 평소에는 관청으로 사용하다가 왕이 수원에 내려오면 이곳에 머물렀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이 봉수당에서 열렸고, 때로 과거시험도 치러졌다.
각 건물이 간직한 이야기들을 찾아 한 바퀴 둘러보자.
화성행궁에는 정조가 행차했을 때 혜경궁 홍씨가 침전으로 사용하던 장락당과 정조가 머물던 복내당,
정조가 신하들을 접견하던 유여택 등 주요 건물이 잘 복원되어 있다.
스탬프 체험, 사도세자가 갇혔던 뒤주에 들어가 보는 이색적인 체험이 눈길을 끈다.
화성행궁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대장금, 해를 품은 달, 왕의 남자 같은 드라마와 영화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대장금의 주인공들이 서 있는 포토존은 여전히 인기가 있다. 화성행궁에서 무예24기의 상설공연을 볼 수 있다.
무예24기는 정조가 무예교범을 24기로 정리한 것으로, 당시 화성에 주둔했던 최정예부대가 익힌 무예다.
방역지침에 따라 공연시간이 변동되니, 공연을 보고 싶다면 미리 문의하고 시간에 맞춰 방문해 보자.
수원화성박물관의 2층 전시실을 방문하면 무예24기를 재현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수원화성을 지은 방법과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 성곽 내부의 군사시설들을 재현해 볼거리가 쏠쏠하다.
1층으로 입장하면 수원 화성을 축조하던 당시 수원의 모습이 커다란 디오라마로 만들어져 있다.
수원화성의 규모와 행궁의 위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옆에는 조선 최대의 국왕행렬이었던 1795년 정조대왕의 수원행차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영상이 흐른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행렬을 묘사한 영상이 볼만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양 편에 화성축성실과 화성문화실, 두 곳의 전시실이 있다.
화성축성실에 들어서면 황금갑옷을 입고 말을 탄 정조가 제일 먼저 반겨준다.
화성축성실에는 정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화성을 축성한 방법, 조선시대 건축보고서의 진수인 <화성성역의궤>를 살펴볼 수 있다.
축성 공사 과정을 보여주는 디오라마, 화성축성이 끝난 뒤 벌인 잔치인 낙성연의 디오라마, 시장통을 재현한 디오라마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