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부대찌개 추억의 맛 그속에 담긴 이야기
의정부 부대찌개 추억의 맛 그속에 담긴 이야기
경기도 의정부시 호국로와 태평로 지역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에 김치와 채소, 고추장 양념을 넣어 끓인 부대찌개로 유명합니다.
육수를 듬뿍 붓고 푸짐하게 끓인 부대찌개는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최고의 음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처음 보는 햄과 소시지를 미군 부대에서 나왔다고 하여 ‘부대고기’라고 불렀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부대찌개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김치와 고추장 양념의 조화로 새로운 맛이 탄생했고, 이는 김치찌개와는 다른 매력을 더했습니다.
전국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외식 메뉴지만, 의정부가 특히 부대찌개로 유명한 이유는 미군 부대의 집결지였던 이곳에서 부대찌개가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식 명칭도 의정부 부대찌개입니다.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에서 내리면 부대찌개거리로 연결됩니다.
이곳 100미터 남짓한 거리에는 20~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부대찌개 식당 10여 곳이 모여 있습니다.
이러한 곳들은 원조 부대찌개의 맛을 찾는 외지인들로 늘 붐빕니다.
거초입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허기숙 할머니는 50년 전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부대찌개의 시작을 설명합니다.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묵을 팔았어요.
어느 날 누군가가 부대고기를 주면서 반찬으로 해달라고 해서 찌개를 끓였죠.”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맛을 간직한 곳입니다.
시어머니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아 며느리의 손맛을 더한 가게부터, 자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작해
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재미로 이어가는 가게까지 다양한 사연이 있는 이곳에서만 세월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대찌개의 맛은 가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햄과 소시지, 다진 쇠고기를 기본으로 묵은 김치와 채소, 두부와 당면이 들어가는데, 고추장 양념과 육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김치 또한 국물 맛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직접 담근 묵은지를 1년 정도 숙성시켜 사용합니다.
어떤 집은 국물이 걸쭉하고 진한 맛을 내고, 어떤 집은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선사해 그 미묘한 차이가 단골손님을 만들어냅니다.
조리 과정은 특별할 것 없지만, 각종 재료를 큰 냄비에 담아 테이블 버너 위에 올려 끓입니다.
취향에 따라 추가 재료를 넣는 것도 재미입니다.
햄과 소시지를 더하거나 라면, 당면, 떡 등을 추가할 수 있으며 치즈를 넣어 먹기도 합니다.
보글보글 끓는 냄비에서 햄과 소시지, 당면 등의 재료를 골라먹고 걸쭉한 국물을 밥에 얹어 먹으면 추운 날씨도 잊게 만듭니다.
반찬은 김치와 콩나물, 깍두기 등 다양하지만 빠지지 않는 것이 짠지입니다.
동치미와는 다른 방법으로 담근 물김치로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주로 먹습니다.
짠지는 무와 소금을 버무려 1년간 숙성한 뒤 물을 섞어 먹으며 부대찌개의 얼얼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