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중심 충주에 서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땅
우리나라의 중심 충주에 서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땅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은 것이 중(中)이다. 땅도 그러하다.
나라의 중앙에 자리한 도시 충주는 동서남북 어디로도 치우치지 않는 국토 한가운데 자리한 도시이다.
당대 가장 힘 있는 나라가 이 땅을 차지하였고, 다양한 문화가 켜켜이 쌓여 중원문화를 이루었다.
장수왕이 세웠다는 고구려비, 나라의 중앙에 세운 중앙탑, 물살을 가르는 탄금호 유람선, 야경이 빛나는 탄금호무지개길까지
눈부신 낙동강 풍경과 흥미롭고 아름다운 스토리가 가득한 도시다. 이 도시에 머무는 동안 과함도 모자람도 없이 오롯이 평화로운 시간만이 마음을 채운다.
우리나라 중심부에 위치한 충주는 예로부터 중요한 지역이었다.
삼국시대에는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부강한 나라가 이 땅을 차지했다.
백제 다루왕 36년에는 미을성으로 불리던 백제의 땅이었고, 그 후 장수왕의 남하정책으로 고구려가 차지하여 국원성이라 했다.
진흥왕 때는 신라가 장악하게 되고 경덕왕까지 약 200년 동안 국원경이라 불린다.
통일신라 때는 9주5소경을 두었는데, 5소경의 중심이라는 의미로 충주를 중원경이라 하였다.
그렇게 부강하고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서 독특한 중원문화를 이루었다.
중원의 충주를 대표하는 유적이 중앙탑이다. 중앙탑의 공식 명칭은「충주탑평리칠층석탑」으로 신라 원성왕 12년에 건립된 것으로 몇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에 탑을 세웠다는 전설이다.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이 어디인지 알아보기 위해 영토의 남과 북 끝에서 보폭이 같은 건각을 한날한시에 출발시켰더니, 이곳 탑평리에서 만났다 한다.
그 자리에 국토의 중앙임을 알리는 거대한 탑을 세웠다.
또 다른 전설은 한 승려가 이곳을 지나다가 보라색 안개가 피어오르는 걸 보았다.
보라색은 왕가를 상징하는 색이라 이곳의 왕기를 누르기 위해 탑을 세웠다고 한다.
국토 정중앙에 하늘을 찌르는 왕권을 상징하는 탑을 세워 새로이 편입된 백제와 고구려의 백성을 포용하고, 흩어진 민심을 모으려는 의미가 담긴 탑이다.
우리나라 탑은 대부분 절에 세워졌는데 중앙탑은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너른 평지에 홀로 우뚝 솟아 있다.
높이가 무려 12.9m나 되며, 현존하는 신라 석탑 중에 가장 높다. 기단을 2층으로 쌓고 그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렸다.
좁고 높게 쌓아 올린 모습이 하늘을 찌를 듯 날렵하게 느껴진다.
중앙탑 주변에 조성된 중앙탑사적공원은 충주 관광의 핵심
충북 최초의 야외조각공원이 있다. ‘풀밭에 누워’,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사과 2개’ 등 국내 유명 조각가의 작품 25점이 전시 중이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중앙탑과 현대의 예술작품을 함께 감상하는 공간이다. 드넓은 잔디밭 피크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잔디밭 옆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유난히 반짝이고, 강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상쾌하다.
사랑의 불시착과 빈센조 등 드라마에 나온 장소는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중앙탑사적공원 안에는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 공원 내에 있는 중앙탑의상실은 ‘입고 놀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웅장한 한옥 건물로 들어서면 예쁜 한복은 물론 개화기 의상과 다양한 소품들이 가득하다.
옛날 교복, 영화 속 캐릭터 의상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 전통 의상까지 갖췄다.
옷을 빌려 입고 의상실을 나서면 훌륭한 포토존이 넘쳐난다. 공원 안 어디서나 셔터만 누르면 인생샷이다.
탄금호무지개길은 최근 SNS를 타고 명소로 떠올랐다. 중앙탑사적공원 옆으로 흐르는 남한강은 조정지댐에 막혀 공원과 탄금호 사이에 호를 이룬다.
이곳을 탄금호라 부른다. 탄금호무지개길은 물 위에 놓인 1.4km의 부유식 다리다.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당시 방송중계를 위해 만든 중계 도로였는데, 탄금호무지개길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개방되었다.
탄금호의 고즈넉한 풍경을 끼고 이어진 멋진 산책로다.
우륵대교와 나지막한 산들이 어우러진 풍경과 물살을 가르며 연습하는 조정선수들이 종종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