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남한강 유유히 흐르는 여주에는 생각보다 즐길거리가 많다.
흔히 여주 하면 여주도자기와 여주쌀밥을 먼저 떠올리지만 강변을 낀 놀거리도 다양하다.
남한강 따라 이어지는 걷기길과 자전거도로는 물론, 남한강변 무료캠핑장과 여주도서관, 거기에 여주오일장까지 더해 하루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여주는 서울에서도 멀지 않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여를 달리면 여주에 닿으니 아무 계획 없이도 소풍 삼아 다녀오기 좋다.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도 편하다.
여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작되는 여강길은 남한강을 따라 총 57km 4코스로 나뉘는데, 그중 원하는 코스를 돌면서 자연스럽게 여주의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라 수월하고, 강변의 운치와 더불어 여주의 다양한 관광지를 거쳐 가기 때문에 여주를 여행하는 재미도 있다.
여강길 따라 터미널에서 5분만 걸으면 여주장에 닿는다. 조선시대 남한강을 따라 번성했던 여주장은 여전히 닷새마다 문전성시다.
5, 10일마다 열리는 여주오일장의 규모와 재미는 그동안의 무명에 비하면 상당하다.
사실 외지인에게나 무명의 시장이었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활 패턴까지 좌지우지하는 큰 장이었다.
여주와 원주, 충주가 만나는 지점이자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가 접하는 경계인 데다 남한강과 닿아 있는 지리적 요지였던 덕에 여주오일장에는 예부터 갖은 산물이 모여들었다.
한강을 이용한 상선들은 농산물과 임산물 등을 실어가는 한편, 타지에서는 생선과 새우젓, 소금 등을 들여왔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삼국시대부터 여주 신륵사 앞 조포나루와 이포나루는 서울 마포나루, 광나루와 함께 한강 4대 나루로 불리며 충주에서 한양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던 중간 기착지였다.
여주시에서 가장 번화한 여주시청 인근의 중앙통 거리부터 여주장이 시작된다.
평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일 날 없는 중앙통이 장날에는 차 없는 거리로 변신한다.
무시로 늘어서는 난전들을 좌우로 두고 온갖 신선하고 신기한 물건들이 펼쳐진다.
여주오일장은 여주 주변 양평이나 이천 등의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물자도 다양해서 산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갖은 잡화를 구경할 수 있는 시장이다.
역사도 오래됐다. 이미 조선 초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고, 갖은 국란과 시대 변화에도 여전히 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주장은 꼭 물건을 사기 위한 장만은 아니다. 시큼한 홍어회무침 한 점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도넛과 뜨끈한 만두 따위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는 소풍의 장이다.
시장 입구에 어릴 적 동네에서나 보던 먹거리들이 먼저 펼쳐진다.
통닭 한 마리가 유리 진열장 안에 통째로 들어앉아 있다. 한 마리에 만 원을 넘지 않는 시장통의 옛날 통닭이다.
시장을 구경하다 문득 출출해지면 여주장에서 이름난 꽈배기와 만두를 먹어봐도 좋다.
장날에만 서는 가게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막걸리 한 사발에 술 욕심을 가득 담아 번잡한 장거리에 서서 마른 목을 후딱 축이고는 서비스 안주로 내놓은 홍어도 한두 점 입안에 얼른 넣는다.
다양한 전을 안주 삼아 앉아서 막걸리를 마시는 집도 서너 집 늘어서 있다.
현지인에게 꽤 유명한 3,000원짜리 칼국수집도 놓치기 아쉽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에서 직접 면을 뽑아 국수도 만들고 수제비도 만든다.
반죽한 밀가루피로 김치만두를 빚어 만두칼국수도 내놓는다. 옆집은 국밥집이다. 모두 동네 사람들 장사다. 값은 싸고 맛은 알차다.
시장 보는 재미, 여행하는 재미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런 먹는 재미다. 주전부리 없는 장구경이란 얼마나 심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