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풍미 탐험 한국의 맛이라면, 역시 전주
10여 년 전, 전라선 KTX가 개통됐다. 그쯤부터 수도권에서 전주로 여행을 하기가 쉬워졌다. 본격적인 전주 먹방여행의 출발이다.
동문 사거리에서 출발해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길은 좁아지고 위장은 넓어진다.
칼국수, 도넛, 회오리감자, 지팡이 아이스크림, 비빔밥 크로켓(고로게) 등 주전부리가 널려 있다.
초여름을 맞아 졸졸 흐르는 전주천 개울 옆에는 ‘한벽루’가 있다.
평상에 올라타 칼칼한 ‘오모가리’를 앞에 두고 소주를 마시는 이들로 가득하다.
오모가리는 원래 뚝배기란 뜻의 전주 방언인데 민물고기 매운탕으로 통한다. 도심 한복판에 개천변 평상 술판이라니. 한상 차려 걸터앉아만 있어도 절로 흥이 난다.
어둑해질 무렵. 어느새 나도 우리가 됐다.
한벽루는 50년째 한옥마을 전주천변에서 오모가리탕을 줄곧 해온 노포다.
화려한 상차림에 더불어 각종 민물고기 매운탕과 민물새우탕을 끓여 내온다. 부드러운 시래기도 넉넉히 들었고 따로 밑국물을 잡아 국물의 풍미가 좋다.
서늘한 강바람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매콤시원한 탕 한 그릇에 식사를 겸해 한 잔 걸치기 딱 좋다.
한정식, 비빔밥은 물론이며, 콩나물국밥(운암콩나물국밥), 피순대(조점례피순대) 등 전주를 대표하는 메뉴부터, 칼국수와 콩국수(베테랑분식)에 물짜장(영흥관), 석갈비(교동석갈비) 등 단품 메뉴도 한가득이다.
삼천동, 평화동, 서신동, 효자동 등에는 전주식 막걸릿집들이 몰려 있다.
서신동 ‘옛촌막걸리’는 내공이 보통 아니다.
바깥에 어디 방송프로에 소개된 집이라 붙여 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집은 뉴욕타임스, NHK, 중국CCTV 등에 나온 집이다.
체험 상차림을 고를 수 있어 막걸리를 많이 마시지 않아도 음식을 착착 내온다. 고기나 생선, 해물, 반찬 등을 상이 떡 벌어지게 차린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 ‘다정집’은 그날 장을 봐온 찬거리로 맛있는 안주를 내는 집이다. 관광객보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맛의 풍미 탐험 존득한 족발 맛집
효자동 ‘권씨네족발’은 전주 족발 맛집으로 소문난 집. 국내산 생족을 특제 간장에 부들부들 삶아 내 족발 특유의 야들한 식감을 최대한 끌어낸 맛으로 유명하다.
취향에 따라 앞다리와 뒷다리를 고를 수 있으며 집에서 담은 깻잎지에 싸 먹으면 궁합이 좋다.
커다란 족발에 비빔막국수와 신동진흑미주먹밥을 곁들인 파티메뉴도 있어 숙소에 가져가서 먹기에도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