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멋 흥 예 전주의 유네스코 보물찾기
맛 멋 흥 예 전주의 유네스코 보물찾기
우리 문화유산에 관해 전주만큼 이야기가 많은 도시도 드물다.
전주는 한민족 의식주의 전통을 고루 대변한다. 한복과 한식, 한옥의 삼박자다.
전주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건 여기에서 뻗어 나온 전통문화의 스펙트럼 때문이다.
생존의 풍요가 아니라 생활의 풍요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대상이다. 유네스코는 이를 집약한다.
전주는 유독 유네스코와 인연이 많다.
판소리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무형유산이고, 전주는 세계소리축제를 개최하는 판소리의 본고장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조선왕조실록》도 빼놓을 수 없다.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이 유일하게 보존돼 오늘에 전한다.
전주한지 문화는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뽑혔다.
한정식, 비빔밥, 막걸리 등 전주 먹거리의 잠재력이다.
전주시는 이를 ‘유네스코 전주 여행’으로 엮었다. ‘얼쑤! 신명 나는 소릿길 여행’ ‘멋·흥·예 선비에게 길을 묻다’
‘게미(손맛)가 있는 음식 맛길 여행’ ‘《조선왕조실록》을 따라 걷는 기록 문화 여행길’ 등 네 가지 테마다.
유네스코 유산에 전주의 색을 녹였다. 한복을 입고 사진 찍고 공연을 보며, 전주 별미도 맛본다.
중간중간 판소리를 비롯해 전주가 간직한 전통문화를 배우는 기회도 있다. 여행 상품으로 짜였지만 개인 자유 여행도 가능하다.
유네스코 전주 여행이 반드시 지나가는 명소는 국립무형유산원이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삼삼오오 떠날 때 제격이다. 공간은 크게 열린마루(상설전시실), 전승마루(교육 공간), 얼쑤마루(공연장) 등으로 나뉜다.
열린마루 상설전시실 1층은 무형 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파노라마 영상이 압도한다. 짧은 시간에 전통 무형 유산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다.
2층은 국가무형문화재의 면면과 장인의 솜씨를 확인하는 공간이다.
눈으로 감상한 뒤에는 전승마루로 향한다. 매주 토요일에 무형유산체험교실’토요일 토요일은 모두 전승자’가 열린다.
무형문화재 장인에게 전통 공예를 배우는 시간이다.
매듭장에게 전통 매듭을 배우고, 침선장과 함께 귀주머니를 만든다.
더구나 무료 강습(재료비 별도)이다. 전통 춤사위도 마찬가지다.
은율탈춤이나 태평무, 관노가면극 등을 무형문화재가 직접 선보이며 가르친다.
얼쑤마루는 토요상설공연이 탐스럽다.
4월 30일 개막특별공연 <전통의 美, 미래로의 희망>을 시작으로 매달 기획을 달리해 관객의 흥을 돋운다.
5월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진주검무보존회 등이 <판판판!>을 공연한다. 6월에는 명인들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꾸밀 예정이다.
10월에는 국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초청 공연이 기다린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지난 2014년 개원해서 아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전주를 가장 알차고 경제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명소다.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전주천을 거너면 전주전통문화관이다. ‘얼쑤! 신명 나는 소릿길 여행’이라 하겠다.
전주전통문화관은 공예나 한식 조리 체험을 진행한다. 근래에는 마당창극 <천하 맹인이 눈을 뜬다> 공연이 좋은 반응을 얻는다.
뷔페식 잔치 음식을 먹고 공연을 관람하는 야간 상설 공연으로, 전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심청전>에 현대적인 뮤지컬 요소를 도입해 남녀노소 모두 공감한다. 한옥 마당이라는 공연장도 매력이다.
전주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판소리의 도시답게 소리 공연이 많다.
전주소리문화관에서는 비보잉을 결합한 <한옥 스캔들>을 공연한다.
비빔밥을 먹고 공연을 감상하는 기회다. 전라북도예술회관에서는 뮤지컬 <춘향>이 심금을 울린다.
전주전통문화관의 야간 공연까지 시간이 남으면 전주향교와 전주한옥마을을 걷는다.
전주향교는 ‘멋·흥·예 선비에게 길을 묻다’의 첫 번째 코스다. 여느 향교와 마찬가지로 제례와 교육의 기능을 겸한다.
만화루를 지나 대성전이 있고, 그 너머가 명륜당이다. 전주 선비 정신의 본향이지만 가벼운 산책의 걸음도 알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