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인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남한산성

세계유산인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남한산성

세계유산인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남한산성

세계유산인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남한산성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은 야경 또한 탐스럽다.

산성 주변에 흩어진 유적 사이를 걸으며 숲과 성곽 둘레길이 선사하는 한낮의 여유를 만끽했다면,

해 질 무렵에는 산성에서 바라보는 야경에 취해본다.

남한산성 서문 위에서 바라보는 서울을 아우른 야경은 시대를 넘어서는 아득한 추억을 만들어낸다.

남한산성의 야경 감상은 선선한 바람과 고독이 함께한다.

한낮에 성곽을 채우던 산행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산성 안은 오붓함이 동행하는 시간이다.

북문에서 서문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탐방 코스 역시 주말 낮이면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해가 내려앉을 때쯤이면 가로등만 듬성듬성 켜진 한적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야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포인트는 서문 성곽 위다.

행락객이 하산길에 나설 무렵, 북문을 거슬러 서문으로 오른다.

서문에서 조우하는 야경의 묘미는 옛 도읍이던 서울의 건물과 한강 변에 불이 하나씩 켜지고

옅은 어둠에서 벗어난 도시가 은은한 조명으로 뒤덮이는 시간을 알현하는 것이다.

청량산을 거슬러 오른 선선한 바람은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역사의 흔적이 담긴 남한산성에서 만나는 서울 야경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남한산성은 백제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국방의 보루 역할을 한 요충지였다.

조선 인조 때는 청나라가 침략하자, 왕이 이곳으로 피신해 47일 동안 항전한 곳이기도 하다.

성곽 위에 서면 마치 성루를 지키는 옛 병사가 된 듯 애틋한 마음이 든다.

남한산성은 광주, 하남, 성남시와 접한 공간에 있다.

서문에서는 서울 송파구를 중심으로 강남 일대와 멀리 하남시가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서문 성곽 아래 전망대가 마련되었는데, 야경 감상은 성곽 위쪽이 한결 운치 있다.

다른 산에서 조망하는 야경과 달리 서문까지 큰길이 닦여 가족이 함께 산책하며 오붓하게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남한산성(사적 제 57호)은 국내 11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의 현장이다.

야간에는 일부 유적에만 조명이 들어오기 때문에, 남한산성의 의미를 제대로 되새기려면 야경 감상 전 산성을 둘러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10여 년 복원 과정을 거쳐 문을 연 행궁(사적 제 480호)은 남한산성의 새로운 상징이다.

행궁은 임금이 도성 밖으로 거동할 때 임시로 머물던 곳이다.

조선 인조 때 만들어졌으며, 이후에도 숙종과 영조, 정조 등이 능행 길에 머물렀다.

남한산성 행궁은 유일하게 종묘와 사직을 갖춘 행궁으로, 유사시에는 남한산성이 임시 수도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행궁 안에는 정문이자 ‘한강 남쪽 제일의 누각’이라는 의미가 있는 한남루 외에 내행전, 외행전, 이위정 등이 복원되었다.

행전에서는 무료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주말이면 아이들을 위한 책 만들기와 부채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행전을 둘러봤으면 본격적인 남한산성 낮 투어에 나설 차례다.

남한산성은 해발 500m 험준한 자연 지형을 따라 둘레 11.76km 성곽에 200여 개 문화재가 자연경관과 함께 흩어져 있다.

산성 탐방 코스 중 가장 수월하고 가족 여행객이 접근하기 쉬운 코스는 북문~서문~수어장대~남문을 둘러보는 코스다.

이곳에서는 성곽 안팎을 넘나들며 성곽 둘레길을 걸어보면 좋다.

성문 밖으로 잠시 나서면 솔숲이 상쾌한 휴식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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