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의 멜로디 고양 원당목장 산책
풀빛의 멜로디 고양 원당목장 산책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이라는 이해인 수녀의 시구가 포착하는 5월의 초록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목장이다.
목장이 대개 먼 자연 속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서울 인근에서도 그런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근교의 원당목장(원당종마목장)이다.
현대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말이 뛰노는 풍경이 있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수도권 전철 3호선 원흥역에서 자동차로 약 6분 거리, 걸어서 약 35분 거리에 있는 원당목장은 특히 이색적이다.
역을 지나 목장으로 가는 동안, 빌딩 숲을 지나 주택가가 나타나다가 갑자기 푸르고 시골스러운 길로 이어진다.
도시의 회색빛에서 초록빛으로 ‘순간 이동’하는 듯한 느낌이다. 나무가 울창한 길을 지나 도달한 목장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목장 입구는 고양 서삼릉(사적)과 나란히 있다. 들어서자마자 줄지어 늘어선 가로수 길이 반겨준다.
이 길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따라 좌우를 살피며 걸어야 할 듯 싶다.
오른쪽으로 펼쳐진 초원과 하얀 목책, 왼쪽의 소나무로 덮인 서삼릉은 죽은 왕과 왕비의 능과 생기 넘치는 목장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조금 걸어가면 나타나는 경마용 출발대는 흥미로운 볼거리다.
이곳에 전시된 출발대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작된 모델로, 1998년에 개발되어 경마공원에서 쓰였다가 현재는 교육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원당목장은 1984년 한국마사회에 의해 경주마 육성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1997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이 방문했고, 다양한 드라마에도 등장했을 만큼 인기가 많다.
이곳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책이나 피크닉을 하며 여유를 만끽하는 것이다.
피크닉존과 포토존, 벤치가 잘 갖춰져 있으며, 음식물 및 돗자리 반입이 가능해 어디서든 자유롭게 피크닉이 가능하다.
특히, 파라솔이 딸린 테이블 자리는 최고의 명당이다. 다만, 음식은 각자 준비해야 하며, 취사나 음주는 금지다.
사진 찍기 좋은 풍경도 놓칠 수 없다. 초록 초원과 구릉 위의 하얀 목책, 그리고 풀을 뜯는 말들이 만든 장면은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알록달록한 벤치와 파라솔은 감성을 더해준다.
다만 말과의 인증 사진은 쉽지 않으니, 말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남겨보자.
목장에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낸 후에는 서삼릉을 산책할 것을 추천한다.
장경왕후와 철종의 능 등이 자리한 이곳은 목장과 가까워 두 곳 모두 탐방하기에 수월하다.
고양에는 서오릉(사적)도 있는데, 서쪽에 자리한 다섯 개의 능과 여러 원과 묘를 만나볼 수 있다.
서오릉역사문화관부터 방문한다면 보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방문도 좋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가와지볍씨와 발굴 유적, 농경문화 관련 전시품이 잘 마련되어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배다골테마파크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많아 아이들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계절별 운영 시설은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