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물 80%는 바다에 산다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지구 생물 80%는 바다에 산다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바다와 삼면을 공유하는 우리나라는 해양생물 산업화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잠재력이
무한한 해양생물 자원의 효율적인 지구 생물 보전과 국가 자산화를 목표로 2015년 개관했다.
조사와 연구, 교육 시설은 물론 7500점이 넘는 표본으로 해양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씨큐리움도 갖췄다.
씨큐리움은 국내 유일한 해양생물 전문 박물관으로, 바다(Sea)와 질문(Question), 공간(Rium)을 뜻하는 단어를 조합해 지은 이름이다.
씨큐리움으로 들어서면 로비 중앙에 우뚝 선 원통 모양 유리 구조물이 여행자를 맞는다.
천장까지 미끈하게 솟은 ‘생명의탑(Seed Bank)’이다. 높이 24.7m 거대한 탑에는 우리나라 해양생물 자원의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표본 4200여 점이 빼곡하다.
제1전시실이 있는 4층에서 본격적인 씨큐리움 관람이 시작된다.
‘해양생물의 다양성’을 테마로 꾸민 제1전시실은 해양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생물의 생태를 다양한 표본으로 소개한다.
어류의 산란장이자 최고의 먹잇감인 해조류부터 물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플랑크톤,
바다에 적응한 생물 가운데 종이 가장 많은 무척추동물까지 다양한 실물 표본이 연이어 등장한다.
백상아리와 귀상어 등 10마리 상어 박제 표본이 유영하듯 천장에 매달린 어류 존은 바닷속을 연상케 하는 원형 공간으로 꾸몄다.
어류 존을 지나 만나는 인터랙티브미디어월은 다중 동작 인식 기술로 해양생물과 교감하는 가상 수족관이다.
벽 앞에 서서 움직이면 머리 위에 상어가 나타나거나 손이 가재의 집게발로 변한다. 쥐가오리와 개복치, 백새치, 잔점박이바리 표본도 볼만하다.
뼈가 약한 어류는 골격표본을 제작하기 쉽지 않지만, 생물 조직을 합성수지로 교체하는 플라스티네이션 기법을
사용하면 단단한 척추뿐 아니라 아가미, 지느러미같이 연한 조직도 손상 없이 보존할 수 있다.
고래 실물 골격표본을 만나는 포유류 존의 ‘바다로 돌아온 생물들’ 코너는 제1전시실, 아니 씨큐리움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2020년 12월에 일반에 공개된 참고래를 포함해 보리고래, 밍크고래, 혹등고래, 범고래 등 5마리 실물 골격표본이 전시된다.
참고래 실물 골격표본이 귀한 까닭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돼 연구 목적으로도 포획이 금지되기 때문.
씨큐리움에 실물 골격표본으로 전시된 참고래는 2014년 5월 군산에서 혼획된 것으로, 6년이 넘는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참고래는 세계적으로 약 14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지 생물이던 고래는 5000만 년 전 바다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덩치가 커지고 몸의 털과 다리가 사라졌으며, 몸은 유선형으로 진화했다.
덩치가 커진 것은 수온이 고래의 체온보다 낮았기 때문이며, 털과 다리가 사라지고 몸이 유선형으로 진화한 것은 헤엄치기 위해서다.
고래와 돌고래는 몸길이 4m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기획전시실로 운영하는 3층 제2전시실에서 6월 6일까지 개관 4주년 기념 특별전 〈No Plastic―11일간의 메뉴〉가 열린다.
바다거북의 방류와 죽음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2층에는 제3전시실인 바다극장과 해양정보홀, 카페테리아 등이 있다.
바다극장에서는 범고래의 공격으로 어미와 헤어진 새끼 혹등고래의 모험을 입체 다면 영상으로 상영한다.
카페테리아와 연결된 해양정보홀은 책을 읽으며 잠시 쉬기 좋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풍경도 일품.
1층에 마련된 4D영상실과 어린이체험전시실 ‘바다마을 고래고래’는 어린이를 위한 맞춤 놀이 공간이다.
씨큐리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오후 6시(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휴관), 관람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솔숲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가면 장항스카이워크가 나온다.
높이 15m에 길이 250m 스카이워크는 솔숲과 해안을 지나 기벌포전망대까지 이어진다.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기벌포전망대는 밀물 때 하부가 바다에 잠겨 더욱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기벌포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장항읍 금강 하구 일대의 옛 지명이다. 7세기 중반 백제와 일본, 신라와 당나라가 한반도 패권을 놓고 동북아시아 최초로 국제전을 벌인 곳이다.
옛 장항화물역을 리모델링한 장항도시탐험역은 장항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내부는 1층 중앙에 공연장이자 휴게 공간 ‘맞이홀’이 있으며, 2층에는 여행자 쉼터 ‘도시탐험카페’와 장항의 역사를 소개하는 ‘장항이야기뮤지엄’이 마주한다.
소파와 테이블, 커튼까지 온통 핑크빛으로 치장한 도시탐험카페는 SNS에서 유명한 포토 스폿이다.
장항이야기뮤지엄에서 이 지역의 전성기를 이끈 장항역과 장항중앙극장, 장항제련소 등 명소를 볼 수 있다. 옥상에는 높이 18m 전망대도 마련됐다.
구역은 산책하듯 돌아보기 좋다. 우리 땅에 사는 산양과 고라니, 노루를 만나는 사슴생태원, 먹황새와 담비 등을 보호·관리하는 동북아산림동물보호시설도 놓치지 말고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