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이거나 촌스럽거나 파주 파머스테이블과 국수집
이국적이거나 촌스럽거나 파주 파머스테이블과 국수집
파주로 가는 길목에서 국수 마니아들은 쫄깃하고 행복한 고민을 시작한다.
헤이리의 이국적인 풍경 속에 감베르티 벨두라 파스타를 우아하게 먹어야 할지,
뇌조리 ‘국수집’의 구수한 시골 인심이 담긴 갈쌈국수를 먹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촌스러우나 정겨운 입맛에는 숯불 향 가득한 돼지불고기를 척척 얹어 먹는 갈쌈국수가 당기고,
헤이리의 세련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파머스테이블’의 이탈리안 파스타가 제격이다.
이국적이거나 촌스럽거나, 파스타를 먹거나 갈쌈국수를 먹거나 파주에서의 맛있는 고민은 멈출 수 없다.
파머스테이블에는 채소가 듬뿍, 감베르티 벨두라
파주 헤이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네 곳이다.
4번 게이트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주차장 공터 앞에 파머스테이블 간판이 보인다.
아티누스라는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파머스테이블로 들어가는 어둡고 좁은 길이 나타난다.
길 끝에서 묵직한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찾았던 동굴 속 세상처럼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높은 천장과 넓은 유리창에서 부드러운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나무와 돌 등 자연 소재로 꾸민 397㎡ 규모의 실내가 숲속의 집처럼 쾌적하고 편안하다.
봄이면 창문 너머로 야외 정원에 핀 꽃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꽃보다 남자>, <신사의 품격> 등 여러 드라마에 소개되면서 한류 열풍을 따라 국내를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라 옆 테이블에서 외국어가 자주 들리는 점도 이채롭다.
‘농부의 밥상’이라는 상호처럼 메뉴판에는 싱싱한 채소를 이용하는 요리가 가득하다.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가지, 호박 등 채소와 페페론치노를 넣어 매콤한 맛을 살린 ‘감베르티 벨두라’는 올리브오일 특유의 향이 살아 있어 향긋하고 깔끔하다.
은은하게 매운맛도 좋지만 올리브오일의 느끼함을 말끔하게 날려버리고 싶다면 매콤한 맛을 추가 주문하면 된다.
상큼한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원한다면 신선한 해산물로 맛을 낸 ‘푸르티 디 마레’가 있다.
새우, 홍합, 조개, 관자 등이 들어 있어 보기만 해도 푸짐하고 바다의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완성된 파스타는 도예가가 만든 아름다운 그릇에 담아낸다.
오목한 모양새 덕분에 온도가 오래 유지되어 끝까지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릇이 큼직하다 보니 파스타의 양도 많아 여럿이 골고루 주문해 사이좋게 나눠 먹으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파스타 외에 파머스테이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있다. 화이트 크림소스에 치즈, 토마토, 베이컨을 얹어 스토브에서 구워낸 루꼴라 피자다.
바삭한 피자에 싱싱한 루꼴라를 얹어 아삭아삭 씹으면 싱그러운 허브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주말에 헤이리를 찾는 손님이 많아서 월요일은 휴무다.
주말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 데다 30여 분을 기다려야 하니 가급적 평일에 가서 여유롭게 식사하는 게 좋다.
한적했던 시골마을 뇌조리 삼거리가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차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건 작은 국수집 때문이다.
간판은 국수집이라고 걸려 있지만, 손님을 반기는 건 숯불에 갈비 굽는 냄새다.
그래서 숯불고기와 국수가 세트로 나오는 갈쌈국수가 주인공이다.
아예 마을 이름을 따서 뇌조리 갈쌈국수로 불리는 ‘국수집’은 점심시간이면 차량과 사람이 뒤엉켜 한바탕 소동이 인다.
허름한 건물 입구부터 옹기종기 길게 늘어선 줄이 국수집의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