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불법을 들고 찾아온 성스러운 땅 법성포
성인이 불법을 들고 찾아온 성스러운 땅 법성포
백제불교의 시조, 마라난타
영광 법성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광굴비다.
하지만 영광은 ‘신령스런 빛의 고장’이라는 이름처럼 백제 불교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백제 침류왕 원년에 인도 고승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법을 전하기 위해 처음 들어온 곳이 영광 법성포다.
법성포의 백제시대 지명은 ‘아무포(阿無浦)’로서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명칭이었다.
그 후 ‘성인이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으로 법성포라고 불리게 되었다.
중생들을 위해 이역만리 백제까지 험난한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마라난타, 그 덕에 백제에서는 불교가 빠르게 전파되었다.
웅혼하고 찬란했던 백제 불교문화의 서막이 열리게 된 셈이다.
백제 불교의 경로와 도래지가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도의 마라난타 존자가 법성포로 들어와 불법을 전하고 불갑사를 개창했다는 말이 전해질 뿐이었다.
이에 영광군은 1998년 동국대학교에 의뢰하여 학술 고증을 통해 영광 법성포가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법성포의 문화적 역사성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최초도래지 기념 성역을 조성했다.
간다라 건축 양식이 잘 드러난 조형물과 건축물
백제불교최초도래지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두 곳이 있는데 제1주차장이 있는 입구와 상징문으로 들어가는 쪽이다.
상징문은 사찰의 첫 번째 문인 일주문 역할을 하는 기념물로서, 간다라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우리나라 사찰의 일주문하고는 전혀 다른 형태임을 알 수 있다.
마라난타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유적지인 만큼 모든 조형물과 건축물은 간다라 건축 양식을 따른다.
그래서일까. 입구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은 안으로 들어서면 더욱 커진다.
상징문을 지나 왼쪽으로 간다라유물관이 있다.
대승불교의 본 고장인 간다라의 2~5세기경의 불전도 부조 및 불상 등 진품유물을 전시하여 간다라
불교 문화예술의 특징을 직접 관람하고 느낄 수 있는 전시관이다.
유적지에 가면 전시관을 먼저 살펴보고 유적지를 도는 것이 좋다. 유적에 대한 이해가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간다라 유물관 왼쪽에 위치한 탑원은 간다라 지방에 있는 탁트히바히 사원의 주탑원을 본떠서 조성한 것이다.
간다라 사원 양식의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불탑이 있고 불상들을 모셔놓은 불당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벽돌과 조각 하나까지 세심하게 재현한 30여 개의 감실은 승려가 가부좌를 틀고 수행하는 공간인데, 이국적인 불상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부용루 뒤쪽으로는 사면대불상이 보인다.
사면대불상은 높이 23.7m의 불상으로 백제불교최초도래지의 상징적 조형물이다.
불상은 인도의 어느 사찰을 떠올리게 하는 이국적인 건축물들 사이로 포구를 굽어보고 있다.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모시고 관음·세지 보살을 좌우보처로, 그리고 마라난타 존자가 부처님을 받들고 있는 모습을 다른 한 면에 배치했다.
그래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조각상을 보고 싶었지만 보수중인지 가까이 갈 수 없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