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방조제 따라 호젓한 드라이브 당진 제방 포구 나들이
서해 방조제 따라 호젓한 드라이브 당진 제방 포구 나들이
당진 관광, 참 독특하다. 방조제 제방 질주가 ‘당진9경’ 중 하나다.
방조제 따라 드라이브 길이 그만큼 내세울 만하다는 얘기다.
당진의 북쪽 바다는 대호방조제, 석문방조제, 삽교호방조제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당진의 3대 제방을 잇는 드라이브 루트는 총 47km에 달한다. 방조제길에는 당진의 포구 등 살가운 명소들이 알토란처럼 매달려 있다.
당진 제방 질주는 정중동의 성격이 강하다.
번잡한 해상공원도 지나고 한적한 포구에서 심호흡도 가능하다.
제방 곳곳에 난전이 펼쳐져 여행자의 입맛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곳에서는 드라이브라고 굳이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 언뜻 드러나는 샛길로 접어들거나 이정표 앞에 멈춰 서면 추억의 관광지들로 연결된다.
제방 드라이브의 중간지대는 석문방조제다.
석문방조제에서 서산 쪽으로 향하면 대호방조제로 연결되고, 아산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면 삽교호방조제로 이어진다.
한적한 포구와 일출, 일몰의 포구를 만나는 곳은 석문과 대호방조제를 잇는 길이다.
최근에 공장들이 밀려들었지만 그래도 이 일대는 제법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예전에는 성구미포구가 집어항으로 명성이 높았는데 공장이 들어선 뒤로는 장고항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석문방조제를 넘어서 첫 번째로 만나는 포구인 장고항은 늦겨울부터 봄까지 간재미회, 실치회 등 별미가 명함을 내민다.
무엇보다 인근 포구들이 비대해지고 개량화한 반면 이곳 장고항은 옛 풍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포구에 딸린 식당에서 전해지는 구수한 인심도 예전 그대로다. 장고항에서는 창 너머로 펼쳐지는 한적한 바다를 보며 회 한 점 맛볼 수 있다.
장고항을 지나 해변을 따라 달리면 일몰, 일출 관광지로 명성 높은 왜목마을이다.
왜목마을 일대는 해가 바뀔 때면 사람들이 하얗게 몰려든다. 최근에는 해변 따라 나무데크길이 조성돼 청춘들의 산책을 돕고 있다.
이 일대에서 호젓한 펜션이 가장 많이 들어선 곳도 왜목마을이다. 글로 보고 말로만 듣던 서해의 일출 장면을 몸소 체험하면 그 감동이 남다르다.
포구는 번잡해졌지만 겨울이면 마을 북쪽 해변에서 국화도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이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왜목마을에서 38번 국도와 대호방조제를 경유하면 도비도 관광지로 연결된다.
섬에서 육지로 변신한 도비도는 서해에서 다도해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도비도 관광지 앞 바다는 난지도, 소조도, 우무도 등의 섬들로 채워진다. 도비도 관광지에는 제법 큰 회센터가 들어섰고 피로를 풀기 좋은 해수탕도 있다.
도비도는 바다와 육지, 민물 습지 등 다양한 자연생태자원이 어우러져 농어촌체험 등 가족 체험 나들이에도 안성맞춤이다.
왜목마을에서 핸들을 돌려 삽교호방조제로 향한다. 가는 길과 달리 돌아오는 길은 바다가 아닌 뭍에 드러난 정경들이 친구가 된다.
방조제 건립 이후 호수로 변한 잔잔한 수면 위로 철새들이 날아다닌다.
송악IC 방면으로 이동하다 보면 소설가 심훈의 고택 필경사가 자리했다. 그가 대표 저서인 《상록수》를 집필한 장소다.
필경사에는 심훈기념관, 생가터, 상록수를 상징하는 조형물 등이 들어서 있다. 마당에서 바라다보이는 뭍과 서해의 경계선 위로 육중한 서해대교가 가로지른다.
제방 질주는 38번 국도를 따라 삽교호 관광지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삽교호방조제는 당진 방조제들의 형님 격이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삽교호 관광지는 제법 북적거린다.
함상공원과 해양테마과학관이 들어서 있고, 활어들이 요동치는 수산시장도 한자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단출한 놀이공원도 인근에 자리했다. 단연 돋보이는 명물은 퇴역한 전함 두 척으로 구성된 함상공원이다.
실전에 투입됐던 함정에 들어가 해군과 해병대의 내무반 생활을 엿보거나 기관포, 레이더 등 무기와 장비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당진 제방은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아서 좋다. 인근에 공장들이 꾸준히 들어서면서 해가 다르게 해변의 모습이 변해가고 있다.
추억의 포구에서 옛 정취와 조우하려면 마음이 동한 바로 지금 출발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