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정원과 스위스 마을을 품은 ‘작은 유럽’ 정읍
라벤더 정원과 스위스 마을을 품은 ‘작은 유럽’ 정읍
언젠가 살아보고 싶은 도시를 손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곳 전주
서울에서 3시간, 도착한 곳은 분명 정읍인데 어느샌가 유럽을 거닐고 있다.
눈부신 라벤더 정원과 브레멘 음악대가 나타날 것 같은 마을, 루프탑 수영장이 있는 이국적인 리조트까지,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하다.
내장산의 가을 단풍만큼 오색찬란한 매력이 즐비한 곳, 정읍에서 영화 <비포 선셋>의 한 장면 같은 로맨틱한 하루를 보냈다.
허브원 라벤더 정원은 정읍의 6월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주역이다.
규모가 약 10만 평이나 되는데, 단일 라벤더 단지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다. 매년 이맘때 라벤더 축제도 연다.
올해는 5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이며, 축제 기간에는 정읍시 우수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과 라벤더 관련 용품 판매점을 함께 운영한다.
끝없이 펼쳐진 보라색 들판 한 가운데 서니, 세상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어느 각도에서 셔터를 눌러도 인생샷이 완성되니 더욱 즐겁다.
라벤더 아이스크림과 함께 허브의 맛과 향을 느껴보고, 알록달록 파라솔 테이블에 앉아 싱그러운 6월의 햇살도 즐겨본다.
머릿속에 가득한 고민도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날아가는 듯하다.
정원 안쪽에 있는 커다란 건물은 허브원 카페다. 내부에서도 라벤더 정원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쉬어가기 좋다.
라벤더 레모네이드나 라벤더 라테 등 라벤더를 메인으로 한 시그니처 음료를 판매하며, 다양한 종류의 빵도 준비되어 있다.
유럽을 만나는 시간, 정읍역에서 차를 타고 5분이면 된다.
유럽마을 엥겔베르그는 관광휴양 웰니스와 시니어 타운으로 구성된 휴양 마을이다.
시니어타운 입주민 주거동부터 관광객들을 위한 유럽문화 체험 공간까지 모두 유러피안 감성이 가득한 목조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명칭은 스위스 인터라켄에 자리한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천사의 마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 풍경이 스위스 인터라켄, 혹은 독일 남부 어느 도시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그중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 ‘유로마켓’은 이미 정읍의 핫플로 등극하여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5성급 호텔 베이커리의 총책임자 출신 쉐프가 만들어 내는 빵은 엥겔베르그의 자랑이기도 하다. 예약만 하면 훌륭한 베이커리와 함께 영국식 정통 애프터눈티 체험도 할 수 있다.
애프터눈 티 예약 고객은 마을 관람과 함께 ‘엔틱라운지’까지 관람할 수 있다.
‘유로마켓’ 2, 3층에 위치한 ‘엔틱라운지’에는 엥겔베르그의 김병조 대표가 직접 유럽 전역을 돌며 수집한 접시, 티포트, 찻잔 등 다양한 소품들이 가득하다.
걷기 좋고, 보기 좋다. 지난해 4월 개통 이후 정읍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미르샘다리는 용산호를 가로지르는 642m 길이의 수상 교량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입에서 물을 뿜는 세 마리의 거대한 황룡과 단풍, 구절초, 라벤더를 형상화한 여의주 조형물이다.
주변의 오아시스 분수와 고사 분수, 가지 꽃잎 분수 등 다양한 형태의 분수도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미르샘다리를 건너면 용산호 수변길로 접어든다. 소나무길, 대나무길, 제방길 등 구간마다 이름과 어울리는 특색을 갖춰 혼자 걸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잔잔한 호숫가를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해 질 녘 풍경은 더 매력적이다. 노을을 머금은 용산호의 반영은 낭만 그 자체다.
어둑해질 무렵 하나둘 켜지는 조명도 멋스럽다. 조명 자체는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색색의 불빛이 호수에 반사되어 신비로운 풍광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