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아름다운 말이 흐르는 집이라니, 의미도 말맛도 예뻐 자꾸 읊조린다.
이름부터 기분이 좋아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한옥 숙소 ‘어련당’으로 향하는 도로는 건물이 빼곡한 전형적 도시의 모습. 미심쩍어 주소를 확인할 즈음 갑작스레 숲과 샘의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에 놓인 2층 한옥의 자태가 상상했던 대로 정갈하다.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울산 최초의 한옥 체험 시설이다.
울산 중구가 건립하고 운영하는 만큼 한옥의 멋스러움을 정교하게 재현했으며 구석구석이 오늘 지어 올린 듯 단정하다.
객실 7개 가운데 6개의 이름은 조선 시대 의정부 조직인 6방을 따 각각 이·호·예·병·형·공이고, 누마루가 붙은 방은 어련재라고 부른다.
마룻대부터 바닥까지 널찍한 공간을 예스러운 목재 구조가 둘러 싸 한옥의 풍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방문을 닫으면 자연 속 고택에 머무는 듯 고즈넉해 도심이라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정원의 샘물은 조선 시대에 경상좌도 병영성에 주둔하던 병사들이 줄지어 떠 갈 정도로 물맛이 좋았다는 산전샘을 복원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장소는 다름 아닌 태화강이다. 울산의 자연·생태환경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봄 양귀비꽃 가을 국화’로 대변될 만큼 철마다 꽃으로 뒤덮이고, 갈대군락과 십리대숲은 언제나 여행자를 반긴다.
이런 태화강에 또 하나의 명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패들보드! 멀리서 바라만 보던 태화강을 이제 패들보드를 타고 몸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패들보드는 자격증도 수료증도 필요 없다
수영을 못해도, 운동신경이 없어도 누구나 안전하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태화강에 패들보드가 모습을 드러낸 건 2019년 7월 말이다.
울산시와 지역기업인 ㈜월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손을 잡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했다.
7월부터 진행 중인데, 11월까지 3,000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기비결은 눈으로 보는 태화강을 몸으로 즐기는 태화강으로 변신시킨데 있다.
생각해보라. 그림 같은 강물 위에서 느긋하게 패들보드를 타며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누구라도 자연 속에서 여가를 보내는 그들이 부럽지 않겠는가.
여기서 잠깐! 서핑은 알아도 패들보드는 조금 생소하다. 패들보드가 뭐지? 패들(paddle)은 ‘노’를 말한다.
흔히 보트를 탈 때 사용하는 것은 노, 카약·카누에서 사용하는 걸 패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같은 말이다.
패들보드는 서핑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서 나아가는 레포츠다. 영어로 ‘Stand Up PaddleBoard’, 줄여서 ‘SUP’이라고 부른다.
보드 위에 서서 또는 앉아서 패들을 젓기 때문에 파도를 타는 서핑과는 다르다. 서핑보드 보다 크기도 크고 부력이 세서 훨씬 안전하다.
그렇다면 생전 보드라고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수영도 못하고, 운동신경이라고는 1도 없어도 과연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특별한 기술도, 큰 힘도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물론 약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