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 두 곳
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 두 곳
돝섬과 저도가 그곳이다. 돝섬은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으로, 황금 돼지 전설이 있다.
스카이워크로 인기를 끄는 저도는 바다를 끼고 걷기 좋다.
창원시는 옛 마산과 진해, 창원이 합쳐진 대도시로, 마산합포구 앞바다에 돝섬이 두둥실 떠 있다.
‘돝’의 돼지의 옛말로, 돝섬은 말 그대로 돼지 섬이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바람을 맞다 보면, 10분 만에 돝섬에 도착한다.
입구에 ‘복을 드리는 황금돼지섬 돝섬’이라는 환영 문구가 여행자를 맞는다.
섬에 들어서면 황금 돼지상이 눈길을 끈다. 배에서 내린 여행자는 황금 돼지를 어루만지며 사진 찍기 바쁘다
돝섬에는 전설이 있다.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 미희 이야기다.
미희가 어느 날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다. 신하들이 환궁을 요청하자 미희는 황금 돼지로 변해 무학산으로 사라졌는데
이후 황금 돼지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떠돈 것. 병사들이 금빛 돼지에 활을 쏘자, 한 줄기 빛이 내려와 섬이 돼지가 누운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신라 때는 돝섬에서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가 나, 최치원이 섬을 향해 활을 쏘니 잦아들었다는 전설도 있다.
입구에 있는 황금 돼지상 뒤에 전설을 표현한 벽화가 보인다.
돝섬은 1982년 해상유원지로 탄생했다. 한때는 섬에 서커스장과 동물원, 놀이기구가 있었고, 섬에 들어가는 배를 타려고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대가 흐르면서 돝섬은 잊혀갔고,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민간 업체가 운영하다가 지금은 창원시에서 인수해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섬 입구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섬은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푸른 바다에 눈을 던지고 걷다 보면 월영대와 관련된 시비와 조각 작품이 하나둘 나타난다.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것으로, 생명의 근원을 씨앗 모양으로 표현한 ‘생명―영(影)’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섬을 빛낸다.
곳곳에 핀 꽃을 봐도 즐겁다. 따스한 남쪽 지방이라 겨울이지만 동백꽃과 울긋불긋한 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10분 남짓 배를 타고 가면서 과자 한 봉지로 갈매기를 유혹하는 재미도 있다. 열정적인 갈매기의 날갯짓에 미소가 절로 흐른다.
돝섬과 함께 돼지해에 가볼 만한 섬, 저도. 돼지 저(豬) 자를 쓰는 저도 역시 돼지 섬으로, 하늘에서 보면 돼지가 누운 형상이라 붙은 이름이다.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자리한 저도로 가는 길은 바다를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다. 길이 좁아 더 운치 있다.
꼬불꼬불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가 눈에 들어온다. 저도는 돝섬과 달리 다리로 육지와 이어져 접근하기 편하다.
저도의 마스코트는 새파란 바다 위에 있는 새빨간 다리다. 이름 하여 ‘콰이강의다리 스카이워크’.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포로들이 콰이 강에 건설한 다리와 닮아서다.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잇는 길이 182m에 폭 3m 다리로, 2017년 리모델링할 때 바닥에 강화유리를 설치했다.
다리를 건너며 유리 너머로 13.5m 아래 출렁이는 바다를 보는 맛이 짜릿하다.
입구에 귀여운 돼지 조형물과 사랑의 자물쇠, 느린 우체통 등이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