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긴 여정 연천 평화누리길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긴 여정 연천 평화누리길
북한의 함경북도 마식령에서 발원해 황해도를 거쳐 연천으로 흘러드는 임진강은 분단의 아픔이 깃든 강이자 역사 유적의 보고다.
그 강을 따라 이어지는 연천 평화누리길은 약 63.7km에 이르는 걷기 코스다.
강변마을과 역사 유적, 연천의 청정 자연을 만나며 걷는 길이다.
세 구간으로 나누어진 코스 중 2코스는 역사 유적을 돌아보고 임진강변에 펼쳐진 절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연천 평화누리길의 백미로 꼽힌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 태조 왕건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지은 숭의전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고려의 네 왕인 태조, 현종, 문종, 원종의 위패를 모신 숭의전과 고려의 16충신을 배향하는 배신청도 함께 둘러본다.
숭의전에서 나와 왼편 산길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 사이로 잠두봉 전망대가 있다.
누에고치를 닮은 봉우리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잠두봉 전망대에 서면 초록의 나뭇가지 사이로 임진강 물길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잠두봉 산길을 걸어 도로를 향해 내려오면 조선 건국 당시 멸족을 피해 숨어 살다가 숭의전 전사로 임명된 왕순례의 무덤을 볼 수 있다.
잠시 도로를 따라 걷다 강변을 향해 내려서면 당포성에 닿는다.
당포성은 호로고루성, 은대리성과 더불어 연천에 있는 고구려 3대 성으로 꼽히는 석성이다.
높이 15m에 달하는 절벽이 천혜의 자연 성곽을 이루고 있다. 평지로 연결되는 부분은 돌을 쌓아 올렸다. 당포성 위에 서면 임진강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길은 동이리 마을로 이어진다.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굳으면서 생긴 주상절리가 임진강 위에 우뚝 솟아난 성벽인 듯 장관을 이룬다.
주상절리 기둥마다 녹음이 우거져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동이리 주상절리를 오른편에 두고 계속 걷다 보면 어느새 시원한 그늘이 있는 숲길이 이어진다.
강 건너편의 절경도 함께 따라온다.
이 구간은 연천 평화누리길 2코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고 부드러운 흙길의 감촉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힐링 구간이다.
흙길이 끝나고 둑으로 이어지는 길도 상쾌하다.
가끔씩 차량이 오가기는 하지만 탁 트인 강변길이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 지점에서 임진교로 향하는 대신 왼편으로 이어지는 설운교 쪽으로 가서 산길을 이용해 동이리 주상절리 쪽으로 돌아나갈 수도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걷기 여행자들에게 추천하는 길이다.
임진교로 가는 제방길은 그늘 없는 길이 이어진다.
잠시 강변으로 내려가 발을 적시며 쉬어 가도 좋겠다.
길은 임진교 아래 교각을 통과해 계속 이어진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북삼교로 가는 산길을 만난다.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을 기대하며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산길을 내려오면 허브빌리지가 나오고, 북삼교를 건너면 군남댐 홍수조절지로 향하는 길이다.
이 길은 걷기 좋은 산책로로 꾸며졌는데, 길 양쪽에 심어놓은 보리수가 운치를 더한다.
긴 산책로는 군남댐 위쪽 전망공원으로 이어진다.
전망 데크와 벤치가 있어 긴 여정에 지친 다리를 쉬어 가기 좋다.
연천 평화누리길 2코스는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