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온기 채워줄 취향저격 명주여행
감성과 온기 채워줄 취향저격 명주여행
영남알프스가 겹겹이 둘러싸여 산 좋고 물 좋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전국 애주가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한 명주가 이곳에 있다.
3대째 막걸리를 만들어온 복순도가와 18년째 수제맥주의 명맥을 이어가는 트레비어가 주인공.
전통주이면서도 젊은 콘셉트까지 무장한 막걸리와 족욕탕까지 갖춘 엔터테인먼트 펍의 맥주.
즐거운 주말을 계획하는 당신이 울주로 가야 하는 이유다.
술 익는 소리 들으며 3대가 빚은 술 한 잔, 복순도가
막걸리가 생각나는 날이 있다.
추적추적 비 오는 날 자작자작 전을 부칠 때, 캠핑장 화롯불을 앞에 두고 친구와 마주 앉았을 때.
한 주를 숨 가쁘게 달려온 이맘때도 막걸리 한 잔 기울이고 싶다.
나지막한 산자락과 들판이 있는 시골 속에 눈에 띄는 까만 건물. 복순도가 양조장이다.
미국에서 건축을 전공한 장남 김민규 씨가 발효건축을 기반으로 지었다.
볏짚이 드러난 검은 외관에는 볏짚을 태운 재를 발랐다. 벼를 추수한 농부들이 볏짚을 태워서 한 해 농사를 마감하고,
그 쌀로 빚는 막걸리의 ‘발효’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멋진 건물이다. 막걸리는 쌀 맛이라는 말이 있다.
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복순도가는 울주에서 나는 쌀로 술을 빚는다. 여기엔 상생의 뜻이 담겨 있다.
쌀만 좋다고, 물만 좋다고, 또 누룩만 좋다고 좋은 술이 나오지 않는다. 이들이 잘 어울려 맛있게 발효가 돼야 가능하다.
건물 중간에 통로가 있다. 통로로 들어서면 귓가에 빗방울 소리가 가득 들려온다.
‘보글보글…’. 술 익는 소리다. 숙성실의 막걸리 익어가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생중계된다. 백색소음이라고 할까.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통로 오른쪽 공간은 숙성실과 발효실로 일반인은 출입금지다. 하지만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숙성실에 난 작은 유리창을 통해 큰 항아리들을 볼 수 있다. 통로를 지키고 선 항아리들도 무심히 지나치면 안 된다.
‘1974년’이라고 적힌 오래된 항아리, 깨진 자리를 꿰맨 흔적이 선명한 항아리가 뉴트로 감성을 선물한다.
투명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병 모양은 한복의 고운 선을 떠올리게 한다. 병만 봐도 정성과 맛이 느껴진다. 함부로 따서는 안 된다.
충분히 흔든 다음, 술병을 45도 기울여서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면서 탄산을 살살 뺀다.
잔에 따르면 탄산음료처럼 기포가 퐁퐁퐁 올라온다. 탄산음료의 탄산과 달리, 누룩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천연탄산이다.
한 모금 들이켜면 막걸리의 신세계가 열린다. 기존 텁텁한 막걸리가 아니다.
샴페인처럼 상큼하면서 부드럽고 깊다.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3대째 이어오는 전통 가양주다.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어 2013년 청와대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공식 건배주로 지정된 명주다.
울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햅쌀과 전통 누룩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발효시킨다.
방부제나 인공 첨가물 없이 저온으로 숙성시켜 맛을 내기 때문에 유산균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 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으니 지친 몸과 마음에 건배하기 딱 좋은 술인 거다.
브루어리에서 직접 골라 먹는 11가지 맥주 맛, 트레비어
수입맥주보다 더 맛있는 수제맥주도 있다. 복순도가와 함께 울산 양조장의 양대 산맥인 트레비어는 대한민국 수제맥주 1세대 브루어리다.
2003년에 설립해서 17년 동안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끌어왔다.
트레비어 양조장은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여러 차례 거머쥔 맥주를 직접 맛볼 수 있는 ‘트레비브로이 브루펍’을 운영하고 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붉은색 벽돌 건물이 반긴다. 맥주가 익어가는 대형 양조장과 펍이 있다.
유럽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펍으로 들어서면 향긋한 맥주 향이 기분 좋게 풍긴다.
펍에 입장하면 칩을 내장한 팔찌를 준다. 이 팔찌를 마시고 싶은 맥주 탭 모니터에 갖다 대고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