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암 협곡의 비경을 품은 포천 한탄강 8경
현무암 협곡의 비경을 품은 포천 한탄강 8경
우리나라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났던 지역이라고 하면 제주도나 울릉도를 떠올린다.
섬이 아닌, 서울 근교에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현무암 협곡 지대가 있으니 바로 한탄강이다.
포천시는 한탄강 일대에 형성된 현무암 협곡 가운데 빼어난 경치를 가진 여덟 곳을 꼽아 한탄강 8경을 선정했다.
일반적인 강변 풍광과는 사뭇 다른 한탄강 8경은 특이한 지형 덕분에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가 되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 지역이 아직도 오염 없는 원형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한탄강에 현무암 협곡이 형성된 것은 약 27만 년 전으로 신생대 제4기에 해당된다.
한반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장 늦게 형성된, 젊은 땅인 셈이다.
제주도나 울릉도가 용암 분출 후 화산이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한탄강 일대는 용암이 넓게 흘러나가 용암평원이 형성되었고,
이후 물길이 용암평원의 약한 부위를 타고 흐르면서 침식이 일어나 지금과 같은 좁고 깊은 협곡이 만들어졌다.
한탄강 곳곳에서 주상절리, 판상절리, 그루브 등을 관찰할 수 있어 교과서와 연계한 지질체험, 학술적인 지질탐사 여행지로 제격이다.
한탄강 최고의 명승지로 꼽히는 고석정은 철원 땅에 있지만 포천 경계 안에도 그 못지않은 비경이 많다.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가면서 제1경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 제2경 샘소, 제3경 화적연, 제4경 멍우리협곡, 제5경 교동 가마소,
제6경 비둘기낭폭포, 제7경 구라이골, 제8경 베개용암 등 여덟 곳을 뽑아 포천 한탄강 8경을 선정했다.
제1경은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이다.
명칭이 길어 어렵게 느껴지는데 풀어보면 한탄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인 대교천에 형성된 현무암 협곡이라는 말이다.
계곡이 좁고 깊어서 협곡이라 한다.
이곳은 경치도 빼어나고 지질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지난 2004년 천연기념물(제436호)로 지정됐다. 해당 구간은 길이 약 1.5㎞이다.
폭이 좁은 곳은 25m, 넓은 곳이라고 해도 40m 정도다.
협곡의 높이는 약 30m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상당한 깊이다.
협곡 양쪽으로 현무암 용암층이 두꺼워서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 수평으로 쪼개진 판상절리,
부채꼴 모양의 방사상절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부챗살을 펼친 듯한 절벽은 예부터 부채바위로 불린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면 철원 경계를 넘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대교천이 철원과 포천의 경계선이다 보니 목적지는 포천이지만 주차는 철원에 한다.
입구에 세워둔 안내판을 읽어보고 서바이벌 체험장 옆으로 난 경사진 길을 따라 내려간다.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 바위들이 이곳이 현무암 지대임을 알려준다.
하류로 조금 이동하니 부채바위가 있는 주상절리 절벽이 나온다.
거대한 칼로 돌산을 베어낸 듯한 수직 절벽이 압도적이다. 부채바위도 이채롭지만 알록달록한 바위 빛깔도 범상치 않다.
제2경은 지나치고 제3경 화적연으로 향한다.
강 쪽으로 고개를 쭉 내민 형상의 큰 바위가 독특한 화적연은 그 모습이 볏단을 쌓아 올린 것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