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찾았던 초정약수 주변 나들이길
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찾았던 초정약수 주변 나들이길
청주시 상당산성에서 초정약수를 거쳐 증평 좌구산휴양림에 이르기까지 최근 멋진 나들이 코스가 생겨났다.
이름하여 ‘세종대왕 100리길’이다. 1444년 3월,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작업을 하던 중 눈병이 나자 초정약수를 찾아 행궁을 짓고 안질을 치료했다.
왕이 다녀간 역사를 모티브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세종대왕 100리길’을 만들어 후세 사람들이 즐겁게 나들이를 할 수 있게 했다.
이 길은 숲길 따라 역사의 길, 상당산성권 물길 따라 예술의 길, 초정약수권 들길 따라 생태의 길, 증평 남하·율리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뉜다.
상당산성권에선 다음과 같이 3가지 코스가 여행객들에게 제시되고 있다.
1코스 : 국립청주박물관~청주랜드~산성 옛길~산성 남문~산성마을 호수,
2코스 : 옹기박물관~산길~산성 한 바퀴~산성휴양림~덕암리마을,
3코스 : 산성 남문~산성 한 바퀴~산성마을~산성마을 호수.
이를 다시 조정해서 가족 나들이에 알맞은 코스를 만들어보면
국립청주박물관~상당산성 남문~산성마을 호수(저수지)~산성마을~음식촌~상당산성자연휴양림’이 된다.
자녀와 함께 문화유산을 공부하고, 걷고, 별미를 맛보고, 삼림욕까지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충북의 역사와 문화변천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상설전시실은 선사문화, 고대문화, 고려문화, 조선문화 등 시대순으로 꾸며졌다.
박물관에서 차로 10분만 이동하면 상당산성 남문 주차장에 닿는다.
상당산성을 걷고 산성마을 음식촌에서 묵밥, 순두부, 청국장 등 이 지역의 토속음식을 즐긴다.
세종대왕 100리길의 실질적 출발점인 상당산성은 상당산(491m) 능선을 따라 높이 4~5m, 둘레 4.2km(일부에서는 4.4km라고도 함)에 걸쳐 쌓은 성곽이다.
산성 입구에 매월당 김시습의 시비가 세워져 있으니 전문을 감상해보자.
단종이 폐위되자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산천을 떠돌던 김시습은 상당산성에 들러 시 한 수를 남겼다.
제목은 <유산성(遊山城)>이다.
“꽃다운 풀 향기 신발에 스며들고 / 활짝 갠 풍광 싱그럽기도 하여라 / 들꽃마다 벌이 와 꽃을 따 물었고
살진 고사리 비 갠 뒤라 더욱 향긋해 / 웅장도 하여라 아득히 펼쳐진 산하
의기도 드높구나 산성마루 높이 오르니 / 날이 저문들 대수랴 보고 또 본다네 / 내일이면 곧 남방의 나그네일 터니.”
산성을 한 바퀴 도는 게 시간상 무리라면 남문으로 올라서서 동쪽 산성마을로 곧장 이동한다.
남문에서 산성마을 입구를 지키는 동장대까지는 약 400m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촌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면 산성마을회관이 나온다.
건물 외관을 새로 꾸미고 ‘집현전’이라는 이름을 달았으며 상당산성에 관한 서적들을 비치해놓았다.
벽면은 도자 타일로 장식했다. 민담이 담긴 글과 그림이 타일마다 그려져 있다. 마을회관 건너편에는 원두막을 세우고 꽃밭을 가꿔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