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대구도시철도
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대구도시철도
하늘을 달리며 만나는 대구의 매력
“아제~ 이번 역은 달성공원이죠.” “그래, 이번 역은 옛날 토성이 있는 달성공원역 아이가.
달성공원이나 대구향토역사관으로 가실 분들은 오른쪽 문으로 내리시면 됩니데이~”
사투리 안내방송이 구수하게 들려오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구에 도시철도가 처음 개통된 것은 1997년이다. 그 뒤 2005년에 2호선이 완성되었고,
10년 만인 지난 4월 23일 3호선이 운행을 시작했다.
5월 31일까지 이용객이 무려 300만 명. 하루 평균 7만 6,500명이 열차를 탔다 하니 그 인기가 짐작되고도 남는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컴컴한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이 아니라 하늘열차(Sky Rail)라 불리는 지상철이다.
평균 높이가 11m인 하늘열차를 타면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폭 200m가 넘는 금호강을 가로지를 때면 강 위를 나는 듯 느껴지고,
대봉교를 건너면 신천 둔치 잔디밭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남구에서는 오밀조밀한 주택 지붕들 너머 앞산이 마주 보이고, 수성못역이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수성못이 나타난다.
수면에 햇빛이 하얗게 물결 따라 부서지는 풍경을 뒤로하고, 열차는 범물동 빌딩들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땅 위에서는 볼 수 없는 대구의 비경이다.
해가 진 뒤에 3호선을 통해 보는 대구의 모습도 새롭다. 빌딩마다 하나둘 불이 켜지고,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전동차 아래를 지나는 자동차 불빛들은 강물처럼 흘러가고, 범어천을 따라 양쪽으로 우뚝 선 빌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빌딩 숲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일도 특별하다.
대구 하늘을 남북으로 달리는 하늘열차는 북구 동호동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수성구 범물동 용지역까지 모두 30개 역을 거친다.
전체 24km 구간을 지나는 데 48분이 걸린다. 신호 대기도, 답답한 정체도 없이 시원하게 달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70분 이상 걸리는 거리를 20여 분 단축했다.
오전 5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아침저녁 러시아워 때는 5분 간격, 그 외에는 7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궤도빔 위를 차량의 고무바퀴가 감싸 안고 주행하는 방식이라 소음과 진동이 적고 승차감이 뛰어나 편안하게 풍경에 빠져든다.
대구 하늘열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교통 모노레일이다.
세계에서도 대중교통에 모노레일을 도입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충칭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세계 14개국에서 운행 중이다. 그중에서 대구 하늘열차는 최장거리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최고를 자랑한다. 아파트나 주택 밀집 지역을 지날 때면 창문흐림장치가 작동해 시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준다.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땅 위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스파이럴 슈트와 물분사 방식의 자동소화시설이 설치되어 안전에 온 힘을 쏟았다.
무인 운행이지만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차량마다 안전요원이 1명씩 승차하고, CCTV를 통해 칠곡차량기지 관제시스템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는 역은 서문시장역이다.
3호선 개통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주말 기준 40% 정도 늘었다.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시장 입구다.
기존에는 2호선 신남역에서 내려 10여 분을 걸어야 했다.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장터로 꼽혔던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동산상가를 비롯해 8개 지구에 노점상을 제외하고 4,700여 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반나절 발품에도 다 못 돌아볼 만큼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