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존심 독도를 가다
우리의 자존심 독도를 가다
맑은 자연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아이들 대관령자연휴양림
웬만해서는 가기 어렵다는 독도. 마음먹기도 어렵고, 마음을 먹어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아 독도는 가기 힘든 뱃길이다.
정작 떠난 뱃길도 쉽지 않다. 멀미는 졸음이 되고, 이 졸음 덕에 울릉도에서 독도간 87.4km의 거리를 어찌 왔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도 독도가 시야에 들어오기 전부터 들려오는 괭이갈매기의 목청 좋은 울음이 몽롱함을 떨치게 한다.
독도에 발을 내딛는 발걸음은 중력의 법칙이 비켜 간 듯 가뿐하다.
독도가 주는 상징성 때문이리라.
이미 ‘독도’라는 행정구역에는 우리나라 최동단 섬이라는 지리적 성격 외에도 ‘우리 땅, 우리 자존심’이라는 의미가 더해져 있어서다.
그래서일까. 여행자들은 환호를 지르거나 박수를 치며 독도선착장에 내려섰다.
독도가 동도와 서도, 두 개의 섬이란 걸 아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동도와 서도는 150m 정도의 간격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데 평균 수심은 10m정도다.
배가 도착한 동도에는 독도경비대가 생활하고 있는 곳으로 이들과 관련한 시설물을 제외하고는 헬기장, 유인등대, 서도에는 어업인 숙소가 시설물의 전부다.
경비대원의 막사 오르는 길에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이 새겨둔 ‘한국령’이란 표석도 있는데 여행객들이 볼 수 없어 아쉽다.
요컨대 여행자들이 만나는 독도는 자연 상태, 날 것의 그대로다. 독도에 발 딛은 설렘은 괭이 갈매기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정적인 독도에 대한 감흥보다 머리 위를 도는 셀 수 없이 많은 괭이갈매기에 눈이 먼저 가기 마련. 아마도 독도를 찾는 이들을 반기는 모양새다.
무어라 저들끼리 주고받는 말의 뜻은 도통 알 길이 없으나 “오늘은 사람이 정말 많다”거나 “날씨가 좋아 다행이다”는 얘기였으리라.
독도의 괭이갈매기는 독도를 대표하는 텃새로 매년 5월경이면 독도 섬 전체에 자리 잡는다.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인 독도는 관광객들의 이동이 제한적이다.
선착장 부근에서 서도를 바라보는 것, 선착장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선착장에서도 눈과 마음은 풍요롭다.
선착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부채바위와 숫돌바위, 촛대바위가 다듬어지지 않은 원시자연의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마치 기대 없이 열었던 소설책이 너무 흥미진진해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는 심정처럼.
바라보고 또 바라봐도 460만 년 전 동해바다에서 솟아난 독도에서 눈을 거둘 수가 없다.
거친 목탄으로 아무렇게나 그려놓은 듯한 독도 실루엣은 “신비롭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겠다.
독도의 생김생김은 검푸른 바다 빛에 둘러싸여 더욱 신비스럽다.
신비로움은 그 속을 알 수 없을 때 더욱 간절하고 아름다워지지 않던가.
섬 전체를 오를 수 없는 아쉬움은 신비함 속에 묻어두기로 한다.
여행객들이 오를 수 없는 독도의 정상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라 경비초소와 헬기장 등대 등의 시설물이 자리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높이는 98.6m. 중앙부(천장굴)가 원형상태로 바닷물까지 함몰 돼 있는 상태다.
갈매기들이 제 집 드나들듯 천장굴과 상공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경이롭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20분남짓. 선착장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 동안 욕심껏 보고 느껴야 한다.
동도 선착장부터 괭이갈매기, 부채바위와 촛대바위, 준공기념비와 땅에 난 땅채송화 한 뿌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