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낭만과 산을 함께 만끽하는 포항여행
바다의 낭만과 산을 함께 만끽하는 포항여행
포항을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를까?
아마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호미곶의 해맞이 장면과 그 호미곶의 바다와 마주보게 설치된 손모양 조형물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것은 우리나라 육지에서 경도가 가장 큰 숫자로 표기되는 지역이라는 말이다.
또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 모양에 비유하면 포항의 호미곶은 호랑이의 꼬리 부분이라고들 한다.
이렇게 포항은 동해 바다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된 지역 중 한 곳임에 분명하다.
한편 포항을 생각하면 같이 떠오르는 이색 음식이 있으니 바로 과메기이다.
과메기는 꽁치나 청어를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으로 여타 지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지역색 가득한 음식인데 포항의 구룡포에는 과메기의 이모저모를 알 수 있는 과메기문화관이 있다.
과메기문화관 근처에는 최근 포항을 인기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일등공신 드라마, ‘동백꽃필무렵’의 주요 촬영지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가 있다.
과메기만큼이나 이색적인 옛 일본인들의 주택 군락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호미곶 가까이에 위치한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는 우리나라 유일의 일월설화(해와 달이 이 세상에 있게 된 사연)와 함께 멋진 바다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포항 시내로 들어오면 바다 위에 지어진 정자인 영일대 전망대와 그 앞에 펼쳐진 장미원의 아름다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포항의 북쪽으로 이동하며 휠체어로도 무리 없이 돌아볼 수 있는 해상스카이워크에 들렀다가,
초록의 싱그러움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경상북도 수목원을 산책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바다의 낭만과 산이 함께하는 흔치 않은 여행 코스
100년이라는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여행지는 그리 흔치는 않다.
포항의 구룡포 포구 바로 앞에 있는 일본인 가옥거리는 지금으로부터 백여 년 전 어업을 위해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로 형성된 마을이다.
포구에 있는 마을인 만큼 어업을 위해 이주해 온 일본인들이 만든 마을인데 6.25전쟁으로 상당 부분 파괴되었다가 근래에 포항시에서 보수, 복원하였다.
현재는 당시 일본인들의 살림집과 여관, 음식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건물들 수십여 채를 볼 수 있으며,
이 지역 이색 국수인 모리국수(생선과 해물을 넣어 끓인 국수)같은 특색 있는 음식들을 파는 식당과 레트로 감성 가득한 기념품점 등이 들어서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일본인 가옥거리를 돌아보려면 이곳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관에 먼저 들러야 한다.
구룡포에 일본인 가옥거리가 형성된 배경과 이모저모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역사관 건물은 1920년대 일본에서 건축자재를 운반해서 건립한 일본식 2층 살림집 건물이기에 집 내부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탐방의 가치가 있다.
한편, 포항과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가 인기 여행지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큰 영향을 준 TV 드라마 촬영지도 살펴볼 수 있다.
2019년 가을 최고 시청률이 24%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동백꽃 필 무렵’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극 중 주인공 동백이(공효진)가 운영했던 술집 까멜리아는 탐방객들의 포토 포인트로 각광받고 있으며,
동백이와 용식이(강하늘)가 바다 전망이 보이는 계단 위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유명한 장소가 바로 이곳 구룡포공원 돌계단이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해풍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포항 지역의 겨울철 음식으로,
보통 미역이나 김, 배추 등의 쌈재료에 고추, 마늘, 파와 함께 올려 초고추장을 양념으로 더해 싸 먹는다.
날 것을 그대로 말려 많이 비리지 않겠나 싶지만 의외로 비리지 않고 나름의 풍미가 그득하다.
청어를 말린 음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
생선을 내륙으로 유통시키거나 오래 두고 먹기 위한 저장 방법이 신통치 않았던 시절에 말리거나 염장하는 것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용했던 방법이다.
예전에는 청어의 어획량이 많아 과메기도 청어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냉수성 어종인 청어가 요즘은 잘 잡히지 않아 비슷한 어종인 꽁치로 많이 만들고 있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의 중앙에 있는 돌계단을 올라가거나 거리의 양 옆을 돌아 차로 올라가면 구룡포와 인근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과메기문화관이 있다.
포항하면 떠오를 정도로 유명 음식이 된 과메기의 이모저모를 비롯해 구룡포 지역의 역사와 생활상, 해양 생물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쾌적한 전시관 겸 휴식공간이다.
한편, 과메기문화관 앞에는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아라예술촌이라는 문화공간이 있다.
작가들이 입주하여 예술 창작 활동을 하며 지역 주민과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는 공간인데,
건물 복도에 입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과메기문화관 탐방 때 잠시 들러 둘러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