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공부 어렵지 않아요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바다 공부 어렵지 않아요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바다는 미래다. 그 깊이는 미답이요, 그 힘은 헤아릴 길 없고, 그 수평선은 끝 간 데 없다. 바다는 역사다. 생명은 여기에서 돋아나고 문명은 여기에서 자랐다.
역사의 열매 이것이 미래다. (중략) 젊은이여, 가자 바다로! 그 무한한 가능성과 자원을 찾아서.
그 장대 섬미한 자연에 마음을 싣고, 인류 행복의 근원을 캐내리.” ― <젊은이여 바다로>, 《해양명시집》(해문출판사, 1998) 중에서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인간이 동경하는 영원성의 상징이다.
그 속에서 역사가 시작되고 문학이 피어난다.
끝없는 바다와 험한 뱃길에는 사람들의 환희, 희망, 좌절, 영광의 노래가 담겨 있다.
더 나아가 바다는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무궁한 가치이자 미래의 삶의 터전이다.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은 우리가 바다를 알고 그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유는 물론, 즐거운 학습과 체험의 기회를 통해 해양 개척의 비전을 제시하는 학습공간이다.
지난 2012년 7월 9일 부산 영도구에 국내 최대의 해양문화공간인 국립해양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나의 바다, 우리의 미래’라는 콘셉트로 바다의 문화, 역사, 생물, 자원, 과학 등 해양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 최초의 종합 해양박물관이다.
박물관에 도착하면 멋진 외관에 놀란다.
물방울이 떨어져 튀는 모양을 형상화한 세련된 모습이 우주기지를 연상케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최첨단 해양기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과학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박물관에 들어서서 먼저 3층으로 향한다. 4층으로 된 전시공간 중 가장 핵심이자 인기 있는 공간이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름 11m의 대형 원통 수족관이다.
300여 마리의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가오리가 화려하게 유영하며 관람객을 유혹한다.
터널형이라 바다 속을 걸으며 물고기를 보는 느낌이다.
비싼 입장료를 치러야 들어갈 수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있는 시설이라 수족관 앞은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수족관 뒤로 조개, 성게, 불가사리 등 어린이들이 바다 생물을 만져볼 수 있는 해양생물체험관, 유람선을 직접 조종하거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요트를 운전해보는 해양체험관이 이어진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양생물과 접촉하고 해양 레저를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바다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다.
눈요기로 수족관을 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항해선박, 해양역사인물, 해양문화를 관람할 차례다.
우리 배의 생김새, 우리 배가 누빈 바다, 교류 기록과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입구에 놓인 커다란 목선이다.
조선통신사들이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 년 간 열두 차례에 걸쳐 일본을 오가는 데 사용한 배를 실물 크기의 절반으로 복원한 것이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유선형이나 선수가 뾰족하지 않고 평면이며 밑바닥은 평평한 평저선이다.
바닥이 V자형인 첨저선은 해류 변화에 민감해 좌초 위험이 높아 서·남해안처럼 해류가 거칠고 암초가 많은 우리 바다에서는 해류의 영향을 덜 받는 평저선을 이용했다.
이 외에도 떼배, 통나무배, 널빤지배 등 다양한 선박 모형을 전시해 우리나라 선박의 발달 과정을 소개한다.
조선통신사선 앞에 전시된 지구의와 천구의, 해도첩 등도 놓쳐서는 안 된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이들 전시물은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지구의는 1797년, 천구의는 1790년에 항해를 위해 제작되었다.
주목할 점은 동해를 ‘한국해(MARE COREA)’, 대한해협은 ‘한국해협(Fretum Corea)’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도첩은 1646년 영국의 유명 지도제작자 더들리(Dudley)가 해도만을 모아서 만든 세계 최초의 해도첩인 《바다의 비밀》 초판본이다.
근대 지도제작법의 시초가 된 메카토르 방식으로 그린 전 세계 해도 총 220장과 해양 측량 방법과 기술에 대한 설명서 146장이 들어 있다.
여기서도 동해를 ‘한국해(MARE DI CORAI)’로 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