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산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속 오지 캠핑
검마산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속 오지 캠핑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영양까지 가는 길은 정말 먼 길이 아닐 수 없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곧 목적지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현실은 구불구불한 국도 길을 하염없이 운전하여 가야 한다.
캠핑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먼 여정이니만큼, 진정 캠핑을 사랑하는 캠퍼들에게는 청정한 자연 그 자체가 그 여정의 보답이 되어 줄 것이다.
먼 길이 힘겨워 잠시 쉬었다 가고 싶어 주변을 둘러보아도 집 한 채 보이지 않아 구불구불한 길을 계속 가야하고
등이 구부정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뙤약볕에 나물을 말리고 있는 시골 풍경이 지속되는 길을 가야한다.
그리고 이 긴 여정의 끝, 드디어 검마산 자연휴양림 수비면의 읍내풍경을 마주하게 되는데 60년대 영화에 나올법한 아주 오래된 버스정류장과 그 옆에 작은 기사식당이
마치 어느 영화의 세트장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도 간단하게 장을 볼 수 있는 가게들은 넉넉하게 있으니 휴양림에 들르기 전 꼭 장을 봐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수비면에서 차로 10여분 정도를 더 달리면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검마산 자연휴양림에 도착이다.
검마산은 태백산 지맥이 동쪽으로 뻗어나가는 길에 위치한 산으로 산세가 험준하며 마치 검을 빼어 든 모양새와 비슷하다 하여 검마산이라 부르고
대체로 영양의 산들은 그 모양새가 날카롭고 험준하며 신비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검마산은 날카롭기로 유명한 산세만큼이나 소나무숲 또한 아름다운 산림이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 산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에는 숲체험 프로그램과 등산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4시간정도의 등산길은 조금 험준하지만 제대로 된 땀을 흘려볼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되어준다.
등산로를 걷기에는 조금 버겁고 힘들다면 보다 짤막하고 편안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자연휴양림의 매력은 바로 명품으로 조성되어있는 숲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숲 속의 집과 같은 통나무집 시설도 꽤 훌륭하지만 숲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캠핑이 아닐까 싶다.
얇은 천 하나에 의지하여 하룻밤을 보내다 보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강한 기운이 몸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기분이 들어서 행복해 진다.
캠핑 초보일 때는 온갖 식재료는 다 가지고 와서 푸짐하게 차려놓고 호기 있게 먹기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다 먹지 못하고 그대로 버리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지금은 캠핑할 때 탄소배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먹을 만큼만 준비해서 간단하게 조리해먹는 요령이 생겨 아이들과 즐겁게 캠핑요리를 즐기고 있다.
아이들과 캠핑할 때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몸에 좋은 우리 야채를 많이 먹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이럴 때 가장 많이 해먹는 요리가 바로 야채전이다.
그 지역 재래시장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를 조금씩 종류별로 구입하여 싱싱한 호박
맛있고 달큼한 고추, 쪽파, 깻잎 등과 함께 넣으면 좋은 재료가 된다.
야채를 깨끗이 씻어 간단히 천일염만으로 밑간을 하고 우리밀가루에 잘 섞어 고루 반죽한 다음 코펠에 올리브유를 살짝 발라 부쳐내면 야채전이 완성된다.
거창한 캠핑조리도구가 없이도 금방 완성되는 야채전은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 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요리를 만들고 남은 야채는 비닐팩에 잘 싸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코펠에 모두 담아 된장 한 숟가락 풀고 보글보글 된장찌개를 끓이는데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캠핑이 끝나는 날까지 거의 식재료가 남지 않고 깔끔하게 먹거리를 즐기고 돌아갈 수 있다.
유교문화권인 경상북도 북부지방과는 달리 영양은 조금 다른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곳과는 상대적으로 불교문화재들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고, 신내림을 상징하는 일월산자락의 영험한 기운과 산간지역의 생활문화에서 많이 나타나는
무속신앙의 뿌리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양에는 절이 사라진 후 남은 여러 개의 탑들이 남아있는데 탑 주변 풍광의 느낌은 답사여행자들의 마음을 잡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봉감모전 오층석탑이 주는 느낌은 한 순간 마음을 빼앗는 압도적인 끌림이 있는 탑으로 다른 절터와는 전혀 색다른 풍광이 이색적이기까지 하다.
신선이 노닐다 갔을 법한 도교적인 색체가 어우러진 태극모양으로 휘어진 동산천 줄기를 따라 수려한 풍광 속에 우뚝 솟은 탑의 형세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우며 절터가 세워져 있던 곳이라 상상하기 힘든 장소에 호젓이 남아있는 모양새 또한 뜻밖의 감동을 선물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