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야영장과 달궁야영장 어머니 품 지리산에 잠들다
내원야영장과 달궁야영장 어머니 품 지리산에 잠들다
한국전쟁 시기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부산 임시수도기념관
캠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지리산에 머무는 것을 꿈꾼다.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국립공원으로 흔히 어머니 산이라 불린다.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숲에서 뒹굴다 보면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어린아이처럼 즐겁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智異山). 이 한마디만으로도 지리산에 머물 충분한 이유가 된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은 취사와 숙영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지리산의 자연 속에서 내원야영장과 하룻밤을 보내려면 야영장을 이용하면 된다.
3개 도와 5개 시군, 15개 면에 걸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은 모두 8개의 야영장을 갖추고 있다.
경남에는 산청군 내원야영장, 소막골야영장, 중산리야영장 그리고 함양군 백무동야영장이 있고, 전북에는 남원시 덕동야영장,
달궁야영장, 뱀사골야영장, 뱀사골자동차야영장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야영장 중 하나가 내원야영장이다.
내원야영장은 지리산 내원사 아래 둥지를 틀고 있다.
자동차 야영장 41면, 데크 시설 11면, 일반 야영장 53면 등 모두 105개 사이트를 갖추었다.
화장실, 취사장 등 모든 편의시설이 걸어서 2~3분 이내에 있어 아늑하고 편리하다.
일반 야영장은 주차장에서 리어카로 짐을 옮겨야 하지만, 주차장과 그리 멀지 않고 숲속에 자리해 자동차 사이트 못지않게 인기 있다.
전기 사용이 가능한 자동차 야영장과 데크 야영장은 예약제로 운영하며, 일반 야영장은 선착순이다.
내원야영장의 가장 큰 장점은 야영장 옆으로 흐르는 지리산 계곡이다.
지리산은 뱀사골, 피아골 등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름난 계곡을 포함해 30개의 계곡을 품고 있다.
내원골과 장단골에서 흘러와 내원사 앞으로 흐르는 내원사계곡은 지리산의 숨은 비경 중 하나다.
발이 훤히 내려다보일 만큼 물이 맑고, 한여름 더위도 날려버릴 만큼 시원하다.
특히 야영장 바로 옆 계곡은 야트막하고 넓어 아이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내원야영장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샤워장이 없다는 것.
텐트 치며 흘린 땀은 시원한 계곡 바람이 금방 식혀주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계곡으로 뛰어드는 수밖에 없다.
내원야영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내원사는 신라 말기에 창건되었고,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계곡 물소리가 아름다운 절이다.
남명기념관과 덕천서원은 자동차로 10분 거리, 남사예담촌은 30분 거리, 배달민족의 성전으로 불리는 삼성궁은 40분이면 닿는다.
내원야영장에 머물며 지리산 둘레에 자리한 보고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지리산 자락은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비가 자주 내린다.
캠핑의 낭만인 우중 캠핑을 경험하려면 달궁야영장에서 비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비 오는 날 캠핑장은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다.
텐트 지붕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는 어느 재즈 연주보다 감미롭다.
피아노와 기타 그리고 드럼이 어우러진 빗소리 사이사이로 귀뚜라미의 바이올린 솔로 연주가 어우러지며 잊지 못할 낭만 연주회를 선사한다.
커피 한잔 들고 텐트 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온몸과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어도 좋고,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낮잠을 즐겨도 좋다.
우중 캠핑이 길어져 지루해진다면 떡볶이나 부침개 등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보자.
우중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바닥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질퍽거려 흙이 튀면 낭만 뒤에 고통이 따른다. 달궁야영장은 걱정 없다.
바닥이 아주 고운 파쇄석으로 되어 있어 물 빠짐이 좋고, 흙이 튀지 않아 비가 온 뒤에도 장비 상태가 깨끗하다. 바로 우중 캠핑의 최적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