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여인의 전설이 강물 되어 흐르네 공주 고마나루와 공산성
곰 여인의 전설이 강물 되어 흐르네 공주 고마나루와 공산성
고마나루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온다.
인간 세상을 동경하던 연미산의 곰이 여인네로 변신해 길 잃은 나무꾼과 아들딸 낳고 잘 살다가 나무꾼이
마을로 돌아가 버리자 슬픔을 이기지 못해 금강에 몸을 던졌다는 내용이다.
그 이후 금강이 범람하고 거칠어질 때마다 곰 가족을 기리며 제를 올렸다고 한다.
고마나루의 ‘고마’는 ‘넓다’는 의미다.
백제시절 서해에서 올라온 배나 금강 상류를 오가던 배가 드나들던 넓은 나루터가 고마나루다.
고마나루엔 지금도 아담한 곰 사당이 남아있다.
돌로 깎은 작은 곰 상을 모신 사당 주변으로 키 큰 소나무들이 우거져 보기 좋다.
솔숲 사이사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상도 있다.
강변으로 내려가면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국가가 주관하여 금강에 수신제를 지내던 웅진단 터가 나온다. 강 건너편이 곰 가족이 살던 연미산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공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고마나루명승길(총 23km, 6시간 30분 소요)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코스는 ‘고마나루-공주한옥마을-국립공주박물관-송산리 고분군-황새바위성지-산성시장-
공산성-금강철교-정안천 생태공원-연미산-공주보-고마나루 수상공연장-고마나루’다.
공산성은 백제 시대에 쌓은 왕성이다. 22대 문주왕이 475년 한성(서울)에서 웅진(공주)으로 천도한 뒤,
538년 성왕이 사비(부여)로 옮길 때까지 64년간 5대에 걸친 백제 왕들이 공산성 안 왕궁에서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웅진성이라 했고, 고려 시대에는 공주산성, 조선 시대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렀다. 성의 동서남북에 영동루, 금서루,
진남루, 공북루 등 성문이 있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주 출입문은 서문에 해당하는 금서루다.
백제 때는 고마나루를 이용했지만, 조선 시대에는 공북루 아래 큰 나루터가 있어 금강을 건넜다.
공북루 위쪽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금강과 공주 시내 전망이 시원하다.
성벽은 2.6km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금서루에서 왕궁추정지와 쌍수정까지 보고 돌아오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4~10월 매주 토·일요일(7~8월 제외) 금서루에서 웅진수문병교대식이 열린다.
백제 의상 체험, 활쏘기, 백제 왕관 만들기, 백제 탈 그리기 등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공산성의 밤 풍광을 보러 나선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공주 야경과 금강 위에 걸린 철교, 성벽을 비추는 조명이 시원한 밤공기와 어울려 기분 좋다.
동글동글한 언덕처럼 보이는 송산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의 밝혀진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분 7기가 모여 있다.
1~6호 분은 백제 시대 왕과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7호 분은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능으로, 1971년 여름 5~6호 분의 배수로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모형전시관에서 고분 발굴 과정, 내부 모습, 백제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다.
모형전시관을 둘러보고 공원처럼 깔끔하게 조성된 고분군 주변을 산책하면 된다.
출구에서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공예품전시관과 관광객 쉼터가 있다.
쉼터에서 밤으로 만든 과자, 쿠키, 알밤막걸리 등 주전부리로 적당한 공주 특산물을 판매한다.
송산리 고분군 입구에 최근 개관한 웅진백제역사관도 들러볼 것.
백제 시대 문화를 테마로 한 국립공주박물관에는 무령왕릉의 주요 출토 유물이 전시되었다.
왕릉에서 출토된 유물 4600여 점 가운데 무령왕 금제관식(국보 154호), 무령왕 금귀걸이(국보 156호) 등 12점이나 국보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