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화성 제부도 제비꼬리길
해넘이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화성 제부도 제비꼬리길
‘섬’이라는 단음절이 주는 서정성은 짧은 한숨처럼 내뱉는 ‘섬’의 가벼운 발음에서 출발한다.
짧은 한숨처럼 조금은 쓸쓸하지만 진정한 휴식을 안겨줄 것 같은 섬으로의 여행, 그것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잠시 격리시켜
생각의 방향을 내 안으로 혹은 내 가족에게 돌리는 계기가 된다.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에 ‘석양’은 딱 맞는 자연현상이고, ‘걷기’는 그에 걸맞은 사람의 행동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접목시키는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심신의 휴식이 되는 길이라고 하겠다.
제부도로 건너가기 위해 육지와 제부도를 잇는 갯벌 위 시멘트 길에서 ‘제부도는 섬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연륙교 없이 길로 연결된 땅.
하루에 고작 5시간 정도만 육지와 길이 막히고, 24시간 상시통행하는 날도 여러 날인 섬 아닌 섬.
그래도 바다를 사방으로 둘렀으니 섬이 맞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는 육지인들이 섬으로 건너온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이 이곳을 섬으로 규정한다.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이 섬의 최북단인 제부도선착장의 등대주차장을 출발해 서쪽 해안으로 길게 이어진 해안데크길을 지난다.
데크길이 끝나는 제부도해수욕장 남단에서 최고해발 66.7m의 탑재산 숲길을 걸어 다시 등대주차장으로 돌아오면 길이 마무리된다.
거리가 2km 남짓이므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길이 갖는 다양한 매력을 만끽하기 좋은 날과 시간대를 찾아온다면 걷는 시간은 자연스레 그보다 훨씬 더 걸린다.
출발점인 제부도 선착장에는 방파제에 데크를 덧붙인 전망데크와 낙조전망대가 있다.
붉은 등대를 컬러 포인트로 하는 선착장 낙조전망대는 셀카봉이 위력을 발휘하는 선착장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 시설이다.
하지만 이제 곧 걷게 되는 1km에 가까운 제비꼬리길의 해안데크 산책로 전부가
석양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으므로 구태여 북적이는 선착장 낙조전망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제비꼬리길의 해안데크 산책로는 900m 내내 바다색을 기본으로 한 테마디자인을 접목한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제비꼬리길의 해안데크는 수면에서 꽤 높게 설치되었다.
그 높이가 일렁이는 바다와 걷는 공간을 벌려 놓아서일까.
데크 산책로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더없이 평화롭다.
여기에 일몰시간을 맞춰가면 아름다운 서해 낙조의 환상적인 그림과 마주하게 된다.
해 진 뒤에는 해안산책로 가로등이 불을 밝히므로 어두워질 걱정 없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데크길을 따라 제부도해수욕장 남단까지 갔으면 이제는 탑재산 숲길 산책로다.
등산로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해발 66m의 산에 ‘등산’은 가당찮은 표현이다.
산책하듯 올라온 탑재산에서 소나무 가지 사이로 떨어지는 서해낙조를 보면 바닷가 해넘이와 다른 독특한 감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탑재산에도 낙조 전망대가 별도로 있지만 꼭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숲길 곳곳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다.
탑재산 숲길이 마무리될 무렵 선착장과 제부도 진입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탑재산전망대를 만난다.
북쪽을 향한 탑재산 북쪽 전망대는 서해낙조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붉은 노을에 물드는 산하를 극적으로 펼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