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성당과 타일랜드군 참전기념비
포천성당과 타일랜드군 참전기념비
포화 속에서도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수호한 젊은 피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
38선을 품고 있는 포천에는 그 증거들이 곳곳에 남이 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숭고한 희생일 게다.
역사의 생생함이 아직 남아 있는 포천으로 떠나보자.
성 가브리엘 성당(옛 포천성당)은 1955년 포천에 주둔하고 있던 육군6군단(군단장 이한림)의 원조를 받아 지은 고딕양식이 혼합된 장방형 평면의 강당형 석조 건물이다.
건축을 도왔던 이한림 장군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세례명은 가브리엘이다.
1990년 취객의 실화(失火)로 화마에 휩싸여 전소되기 전까지 포천 최초의 천주교회당이었다.
화재 이후 신축 성당이 지어졌고 옛 성당은 2006년 9월19일 등록문화재 제271호로 지정되었다.
신축 성당을 지나 주차장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불타고 남은 옛 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성당은 푸른 초장 위에 화강암으로 튼튼하게 지어졌다.
문득 로마제국을 불구덩이에 빠트렸던 폭군 레오황제가 떠오른다.
그는 석조건축물이 많았던 로마를 완전히 폐허로 만들지 못했다.
이곳 역시 화마가 목재는 집어삼켰지만 단단한 화강암은 어찌할 수 없었나보다.
벽체 두께가 60cm가 넘을 정도로 견고하다.
건물 외벽에는 벽체를 강화하기 위해 벽을 돌출시켜 연장시킨 버트레스가 오른쪽과 왼쪽에 10개씩 설치되어 있다.
그 모습이 제 몸보다 수십 배 더 큰 물건도 운반할 수 있는 개미의 튼튼한 다리를 닮았다.
성당 내부에는 마룻바닥이 깔려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다만 아치형 창에 숯이 되어 버린 목재창틀이 남아 있을 뿐이다.
화재 전에는 분명 스테인 글라스가 아름다운 빛 그림자를 그렸으리라.
성당 관계자는 “170여명이 함께 미사를 드렸어요.”라며 “미사 시간에는 풍금 소리가 거룩하고 아름답게 들렸어요.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라고 추억한다.
전형적인 천주교회당의 모습을 간직한 채 고풍스러우면서 빈티지한 분위기가 이국적인 풍취를 연출해 사진애호가들이 많이 찾는다.
신축 성당을 지나 주차장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불타고 남은 옛 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태국은 우리에게 해외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태국이 6.25한국전쟁 때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귀중한 생명을 바쳤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놀라운 사실은 전사자 129명, 부상자 1,139명, 실종자 5명이라는 적지 않은 희생자를 치렀음에도
휴전과 동시에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경계근무를 서는 등 자유를 지키는 수호천사 역할을 감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