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N 놀러와유 遊 서천갯벌

휴일N 놀러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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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등사 죽림다원과 도솔미술관

달에게 자리를 내어줄 시간. 태양이 수평선 뒤로 슬그머니 숨어든다.

하늘은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가득하고 바다는 태양의 붉은 그림자로 주홍빛으로 물들었다가 서서히 어둑해진다.

태양을 배웅하는 듯, 달을 반기는 듯 순간 날아올라 화려한 군무를 추는 수만 마리의 철새들.

자연이 순리대로 낮과 밤을 교대하는 성스러움을 행할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매일 저녁마다 역동적인 수채화가 그려지는 충남 서천갯벌이다.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자 우리나라 3대 철새도래지로 꼽히는 서천갯벌.

새만금 갯벌이 사라진 후 금강하구에 남아있는 유일한 하구 갯벌이다.

과거 이 서천갯벌을 매립하여 산업단지로 만들자는 추진이 있었다.

그러나 생태계를 보존하겠다는 서천군의 현명한 선택으로 한반도는 하나의 보물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만일 이곳을 산업단지로 조성했다면 매년 찾아오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야생동물들을 다수 잃었을 것이고,

서천갯벌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101종의 조류들과 95종의 저서동물들을 다시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하마터면 우리가 잃을 뻔한 한반도의 보물은 현재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서천군은 서천갯벌을 필두로 국제생태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한반도의 생태계를 비롯해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들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국립생태원’과 세계 해양생물자원을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해안 6만여 평의 광활한 갈대밭과 1km가 넘는 해송 산림욕장 등이 있어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생태학습장이자 자연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바다와 저 멀리 울퉁불퉁 솟아있는 섬들을 한눈에 담아가며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서천군에서는 서천갯벌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어드벤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위해 준비된 것이지만 막상 참여해보니 성인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될 만큼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었다.

서천갯벌 체험 프로그램 ‘에코히어로즈의 모험, 에코히어로즈 3’ 출발점은 서천 송림갯벌 야외부스이다.

이곳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미션 준비물을 받는다. 미션 준비물은 책과 무전기, 미션 상자이다.

미션 확인을 위해 QR코드를 찍어 카톡방을 만들고 준비물을 잘 챙겨 지도에 표시된 첫 번째 장소로 걸어간다.

앞서가는 아이들을 보니 손에 든 지도가 보물지도라도 되는 양 수십 번을 다시 보고 또다시 확인하며 목적지를 향해간다.

첫 번째 미션은 솔방울 양궁. 솔방울 10개 던져 계란판 표적에 더 많이 들어가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가족끼리 대항전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어쩐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열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서천 해변 뒤 길게 늘어진 솔밭에 지천으로 널린 솔방울과 계란판을 재활용하여 그럴싸한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꽤 먼 거리에서 붉은 계란판 안에 솔방울을 던져 넣는 일이 휴일N 놀러와유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어릴 적 비석 치기를 할 때 느꼈던 전의를 다시 불러왔다.

솔방울과 씨름을 하고 나니 양궁장 근거리에 거미줄 통과하기 게임이 보였다.

소나무 사이사이 줄을 묶어두고 줄에 방울을 달아 경보기 흉내를 내두었다.

몸을 굽히거나 줄을 넘어 방울이 울리지 않게 통과해야 하는 미션이었는데 어른들은 가장 어려워하고, 아이들은 가장 즐거워했던 코스였다.

두 번째 미션은 갯벌에서 수행하는 것이었다.

미션 상자 안에 있는 필드스코프(만원경)을 이용하여 바다의 있는 섬을 개수를 세어 무전기에 대답하면 요원이 시원스럽게 정답!을 외쳐준다.

이어 서천갯벌의 마스코트인 검은머리물떼새를 찾아 사진을 찍어 보내면 다음 임무가

하달되는데 갯벌로 내려가 살아있는 동·식물 7가지를 찾아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것이다.

7가지를 찾아야 한다는 말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마음이 급해진다. 바지 끝단을 접어 올릴 새도 없이 아이들은 갯벌로 텀벙 들어간다.

사실 청정갯벌인 서천에서 각기 다른 7가지 생물을 찾는 건 굉장히 쉬운 일이었는데 말이다.

순식간에 댕가리, 동죽, 총알고둥, 엽낭게, 갈색새알조개 등을 찾은 아이들은 사진을 찍어 보내고 다시 지도를 펼쳐 다음 장소로 신나게 달려갔다.

세 번째 미션은 비교적 간단했다.

미션 상자에 들어 있던 검은색 통을 흔들어보고 무엇이 들어 있는지 무전기에 정답을 외치는 퀴즈였다.

통 안에 물건을 맞춘 정답자들은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전송하는 다음 미션을 수행했다.

사람의 소리가 가득한 환경에만 있다가 자연의 소리를 찾아 녹음하라고 하니 순간 모두에게 정적이 흘렀다.

어른도 아이도 목소리를 줄이고 발걸음을 조심히 하며 파도소리, 바람소리, 새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눈을 감고 갯벌의 소리를 들어 보는 시간은 어른들에게도 낯선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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