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제 기능 다하는 가장 오래된 저수지 의림지

지금도 제 기능

지금도 제 기능 다하는 가장 오래된 저수지 의림지

지금도 제 기능 다하는 가장 오래된 저수지 의림지

군산의 숨겨진 근대문화유산 군산 어청도등대

어렸을 적 우리는 학교에서 배웠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저수지는 제천 의림지,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라고 말이다.

이 3대 저수지 가운데 지금도 물을 가두고 들판에 물을 대주는 곳으로는 제천 의림지가 유일하다.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제 기능을 다하는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됐다.

오늘날에도 절경을 자랑하는 의림지는 제천 시민들의 사계절 휴식 공간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여름철에는 보트놀이를 즐기고 겨울철에는 빙어잡이로 진풍경을 이룬다.

제천은 한자로 방죽 ‘제(堤)’ 자에 내 ‘천(川)’ 자를 사용한다.

의림지 때문에 제천이라는 지명이 탄생했거나 굳어졌을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도 많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몰라도 이미 지명에 물을 내포하고 있는 제천시에는 유명한 물 관련 여행지가 두 곳 있다.

하나는 의림지이고 다른 하나는 청풍호이다.

의림지는 2006년 12월에 명승 제20호로 지정되었으며, 제천10경 가운데 제1경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의림지는 머나먼 삼한시대, 신라 진흥왕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 물을 막아 둑을 쌓은 것이 시초라고 한다.

700여 년 세월이 흘러 고려시대 현감 박의림이 개축했고, 조선시대로 넘어와서는 정인지가 개축했다.

그토록 튼튼함을 자랑하던 의림지였지만 1972년 대홍수로 둑이 터져 이때 다시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세종실록》에는 ‘의림제’로 표기되어 있다.

제천시 북쪽에 높이 솟은 용두산(871m) 줄기에서 발원한 물이 의림지로 흘러든다.

이 산은 시내와 가깝기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

솔밭공원을 출발해서 용담사를 거치면 1시간 반만에 용두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 뒤에는 “제천 진산 용두산 네가 있어 왔노라 내가 있어 사노라 우리 함께 살리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북서쪽으로는 석기암산(906m)과 감악산(920m)이 이어진다.

의림지는 둘레가 2km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계절을 가릴 것 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저수지 주변을 산책하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 제천의 힐링센터 혹은 건강센터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청풍호 주변에서 레포츠 체험으로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리고 원기를 얻는다면 의림지에서는 솔숲에서 맑은 기운을 얻고 잔잔한 수면에서 물의 정기를 받는다.

여기에 걷기 운동으로 대지의 기운마저 받아들이니 제천시 여행길은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다지는 나들이길이다.

저수지 북쪽에는 갖가지 놀이기구가 들어선 놀이동산과 주차장이 자리했다.

의림지파크랜드에는 바이킹, 디스코팡팡, 범퍼카, 회전목마 등 젊은이들과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기구가 설치돼 유원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저수지 서쪽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이 펼쳐지는 무대로 활용된다.

이 수변무대에서는 큼직한 행사 말고도 주말마다 색소폰 연주회, 숲속기타여행, 힐링콘서트 등이 열려 제천 시민들과

여행객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나무그늘에 텐트를 치고 느긋하게 음악을 감상하는 가족들도 눈에 띈다.

수변무대 한쪽에는 인공폭포가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고 수경분수가 하늘 높이 솟구친다.

산책의 묘미를 더해주는 나무다리를 건너면 오리보트장, 전망대 구실을 하는 정자, 의림지 물을 가두고 있는 송림제방,

매점과 식당 등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의림지 물이 빠져나가는 수문 위 다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제주도의 어느 골짜기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의림지를 한 바퀴 산책하는 동안 눈여겨볼 것은 시를 적은 액자들, 경호루, 영호정 그리고 제방을 지키는 송림이다.

액자 중에는 서거정이 쓴 <제천객관>이라는 한시도 보인다.

“거수는 하늘 향해 쭉쭉 뻗어 있고 / 차가운 시냇물은 들을 돌아 흐르네 / 이틀을 나그네로 머무나니 / 아련히 시상이 저절로 떠오르네.”

조선 전기의 문신 서거정이 제천 유람길에 쓴 모양이다. 노송 사이에 들어앉은 경호루는 1948년에 지어진 2층 누각이다.

바로 옆에 산책을 하다가 쉬어 가기 좋은 매점이 있다.

발걸음을 재촉하면 의림지를 든든하게 막아주고 있는 남쪽 제방 위를 걷게 된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마다 번호표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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