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울음소리 들리는 약수로 끓여낸 청송 달기약수닭백숙

닭 울음소리 들리는

닭 울음소리 들리는 약수로 끓여낸 청송 달기약수닭백숙

닭 울음소리 들리는 약수로 끓여낸 청송 달기약수닭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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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닭요리로 알고 있는 백숙(白熟)은 고기나 생선을 별도의 양념 없이 물에 끓여낸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닭을 넣으면 닭백숙, 생선을 넣으면 생선백숙이라 한다. 끓는 물에 삶아내는 돼지고기나 소고기 수육 역시 큰 의미에선 백숙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백숙에는 별도의 양념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물이 상당히 중요하다.

아니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송 달기약수닭백숙 맛의 비밀을 물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는 달기약수로 유명한 곳이다.

약수가 솟는 약수탕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부곡계곡 곳곳에 자리해 있다.

곳곳이라? 그렇다. 달기약수가 솟는 약수탕이 한두 곳이 아니다.

마을 입구 하탕에서 상류의 상탕에 이르는 700m 구간에 신탕, 중탕, 천탕 등 모두 5곳의 약수탕이 있다.

이것도 구간으로 구분했을 때 얘기지, 상탕에만도 약수 나오는 샘이 3곳이나 되고, 천탕의 경우도 2곳에서 약수가 솟는다. 그래서 약수가 나오는 샘으로 치면 그 숫자는 10곳이 넘는다.

이들 약수탕에서는 매일 일정량의 물이 나온다.

신기한 건 아무리 가물고 추워도 마르거나 얼어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에 감사하는 의미로 매년 단오에 영천제를 지낸다.

달기약수는 탄산과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단맛 빠진 사이다에 녹물을 섞어놓은 것’ 같은 맛을 낸다. 역하다면 역할 수도 있는 그 맛 때문에 설탕이나 꿀을 섞어 마시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이곳 약수탕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건 예부터 위장병과 빈혈 그리고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약수를 떠가려는 이들을 위해 약수탕 주변 상가와 식당에서 물통을 판매하기도 한다.

달기약수는 약수가 나오는 위치에 따라 물맛과 성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상탕과 하탕이 탄산이 많은 데 비해 중탕은 철분이 많다고 한다. 수량은 하탕보다는 중탕과 상탕이 많은 편이다.

달기약수는 닭백숙과 만날 때 진가를 발휘한다. 닭과 약수의 만남. 솔직히 그리 특별할 건 없다.

하지만 이 둘의 만남은 다르다. ‘달기’라 불리는 약수 이름 때문이다. 달기약수가 발견된 건 조선시대 말.

금부도사를 지내고 낙향한 권성하라는 사람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발견했다고 전한다.

한데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발견 당시 바위틈에서 나는 ‘꼬르륵 꼬르륵’ 약수 솟는 소리가 마치 암탉이 알을 낳을 때 내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그 이름을 ‘달계’라 붙였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닭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어차피 둘 다 닭과 관계된 이름이니 말이다.

닭과 연관된 이름의 약수로 끓여낸 닭백숙. 게다가 약수에 포함된 철분 등의 성분이 닭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맛까지 좋게 해준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지만 달기약수와 닭처럼 찰떡궁합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럼 달기약수닭백숙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누구는 영천제를 지낸 뒤 마을 주민들끼리 나눠 먹은 닭백숙이 그 시작이라 하고, 누구는 사위들에게 삶아 먹인 닭백숙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고도 한다.

그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1970년대에는 닭백숙을 끓여 먹기 위해 계곡을 찾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곳 여관에 한동안 머물고 간 뒤로는 달기약수닭백숙을 두고 만병통치약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하니 그 유명세가 어떠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달기약수닭백숙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약수의 탄산과 철분 성분이 기름기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인삼과 황기 등 다양한 약재가 들어가 약선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 회복기 환자에게 더없이 좋은 보양식으로 통하는 이유다.

달기약수닭백숙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따로 없다. 그냥 그 고유의 맛을 즐기면 된다.

때문에 함께 나오는 밑반찬도 볶거나 기름을 두른 것보다는 마늘, 깻잎, 고추 등을 간장에 조린 깔끔한 맛의 장아찌류가 주를 이룬다.

닭백숙의 가격은 3만 원에서 3만 5,000원 선으로, 3~4명이 먹기에 적당하다.

이곳 식당들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있다. 바로 닭불고기다.

닭가슴살을 잘게 다져 매콤한 양념과 함께 버무려 석쇠에 구워내는 닭불고기는 닭백숙과는 또 다른 맛을 자랑한다.

떡갈비를 닮은 닭불고기는 식당에 따라 가슴살에 손질한 닭발을 함께 넣어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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