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배우고 체험하는 미술관 여행

보고 듣고 배우고 체험하는 미술관 여행

보고 듣고 배우고 체험하는 미술관 여행

춘천 소양강스카이워크 꿈자람물정원

아이들에게 미술관은 즐겁고 재미난 놀이터다.

회화든 조각이든, 고미술이든 현대미술이든 미술관의 모든 작품은 아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한다.

작품을 해설해주는 선생님의 말에 귀 기울이는 동시에,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자기만의 해석을 한다.

아이들을 틀에 가두지 않으니 마음대로 구경하고 생각하며 학습한다.

그래서 미술관 여행은 놀이면서 교육이다.

미술관 여행에서 첫손에 꼽는 곳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다.

너른 옥외조각장과 산책로,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매력은 건축, 디자인, 공예, 사진 등 갖가지 시각예술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시 작품은 과학, 인문학을 비롯해 다양한 학문이 현대미술과 소통한다.

관람은 백남준 비디오아트 전시실에서 시작된다.

중앙에 TV를 쌓아 올린 봉화대형 램프코어가 설치되었고, 나선형 경사로가 각 층의 전시실을 연결한다. 왼쪽이 조각 전시장, 오른쪽이 회화 전시장이다.

어디를 둘러볼까 고민이 된다면 제1·2전시실과 중앙홀의 〈올해의 작가상 2014〉

2~3층 회랑의 소장품 특별전 〈벽〉, 제3전시실의 디자인 기획전 〈사물학―디자인과 예술〉을 눈여겨보자.

이외에도 각 전시실에는 특정 주제 아래 작품이 전시된다.

이중 소장품 특별전 〈벽〉은 회화와 조형예술이 복합적으로 전시되어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호기심을 보인다.

작품은 벽의 물리적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벽에 투사된 우리의 관념을 비틀기도 하고

스스로 또 다른 벽이 되기도 한다. 작가들은 벽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인정해 관객을 가상의 벽에서 해방하고, 벽 앞 열린 대화의 장에 초대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려운 작품 해설보다 눈에 보이는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각자 해석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끄집어낸다.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은 고미술품을 중심으로 한 미술관이다. 우리 조상의 뛰어난 미적 감각과 예술적 재능을 만날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전시실 1층에서는 기획전 〈동자, 순수와 행복의 얼굴〉, 목가구와 목공예, 2층에서는 민화와 불교미술, 도자기, 서화 등을 만날 수 있다.

기획전 〈동자, 순수와 행복의 얼굴〉은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수월관음도’의 선재동자와 ‘지장시왕도’의 명부동자 등 고려 시대 불화

양송당 김시의 ‘동자견려도’를 비롯해 조선 시대의 그림과 도자기에 동자가 그려지거나 새겨진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인근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도 들러보면 좋다.

과거와 현재의 생활용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전시실 규모는 소박하다.

3개 전시실에 섬세한 문양과 우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장신구와 화장 용기 등 금속공예품, 반닫이와 사방탁자

문갑 등 조선 시대 목가구, 삼국시대 토기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도자기, 차와 관련한 서화 작품이 전시된다.

춘천 소양강스카이워크 꿈자람물정원

춘천 소양강스카이워크 꿈자람물정원

춘천 소양강스카이워크 꿈자람물정원

화천의 명소를 발견하다

이 여름, 춘천이 뜨겁다. 소양강스카이워크와 꿈자람물정원 같은 ‘따끈따끈한’ 새로운 관광 명소가 연이어 문을 열고 있기 때문.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 스카이워크와 시원한 재미를 주는 물놀이 공간은 여름철 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다.

소양강댐과 공지천 등 기존의 다양한 여행 명소에 점점 새로운 볼거리를 더하는 춘천에서 짜릿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보자.

호반의 도시 춘천을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 소양강스카이워크

춘천의 새로운 명물인 소양강스카이워크가 7월 8일 정식 개장했다.

원래 개장식은 7월 1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장마로 인해 일주일 연기됐다.

스카이워크란, 높은 지대나 물 위에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된 구조물을 설치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스릴감을 느끼게 하는 시설을 일컫는다.

소양강스카이워크 개장으로, 춘천에는 아름다운 호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 시설이 두 개로 늘었다.

의암댐 인근 자전거도로에 2014년 완공된 의암호스카이워크가 또 하나의 주인공.

의암호스카이워크는 수면 위 12m 높이로, 직선 구간 10m, 지름 10m 원형 모양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의암호와 삼악산이 어우러지는 평화로운 풍광이 펼쳐진다. 수변 자전거도로 겸 산책로와 이어져 여유롭게 자연 풍광을 즐기기 좋다.

이번에 문을 연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의 랜드마크인 소양2교와 소양강처녀상 옆에 자리한다.

공지천과 소양2교를 오가는 대로변에 위치해 여행 중 들르기 편한 위치다.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의암호 수변에서 호수 안의 ‘쏘라기상’ 앞까지 이어진다.

전체 길이 174m이며, 그 중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된 구간이 156m에 이른다.

국내 최장 스카이워크 시설로 알려져 있다. 바닥은 총 4cm 두께로 되어 있다. 특수 강화유리 3장을 겹쳐 깔아 안전성을 더했다.

소양강스카이워크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 비치된 덧신을 착용해야 한다.

바닥 유리 보호를 위해서다. 스카이워크를 걷는 사람들의 반응은 저마다 다르다.

다리가 후들거린다며 난간을 잡고 조심히 발을 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 않게 바닥을 내려다보며 짜릿함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팁이 하나 있다. 스카이워크 걷기가 두려운 사람은 다리의 양쪽 사이드를, 스릴감을 즐기는 사람은 중앙을 이용하자.

사이드 쪽에는 다리를 지지하는 관이 지나고 있어 바닥이 바로 내려다보이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좀 더 안정적이다. 스카이워크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바닥이 훤히 내다보이는 중앙부로 걸어가면 된다.

스카이워크 끝에는 원형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원형광장 중앙은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되어 있다.

아이들은 바닥에 얼굴을 들이대고 그 아래 물이 흐르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한다.

광장 양쪽으로는 전망대가 있다. 한쪽에서는 소양2교의 풍광을, 다른 한쪽에서는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잔잔한 풍광을 조망하기 좋다.

광장 끝 중앙에 서면 쏘가리상이 바로 내다보인다.

스카이워크가 생기기 전에는 멀리 수변에서 쳐다보던 동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새롭다.

화천의 명소를 발견하다

화천의 명소를 발견하다

화천의 명소를 발견하다

서천 월하성마을 맛조개잡이 체험

보통 강원도 화천 하면 군인과 산이 반반인 두메산골 군사 지역을 떠올린다.

그나마 산천어축제가 유명해지면서 관광지로 인식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화천에 뭐 볼 게 있느냐며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화천엔 그 어떤 명소에도 뒤지지 않는 볼거리가 제법 있다.

싱싱한 자연을 파고드는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있고, 아픔과 희망의 역사를 만나는 물길이 흐른다.

탁 트인 풍경에서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거나, 산이 퍼붓는 물소리에 맞춰 발을 첨벙이고 고기를 잡는 여유도 부릴 수 있다.

산 깊고 물 맑은 화천은 싱싱하다. 그 중심엔 파로호가 있다.

파로호는 화천의 높은 산과 깊은 골에 들어앉은 인공호수다.

1944년 화천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화천호, 대붕호(大鵬湖,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큰 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 같다)로 불렸으나

1951년 화천전투의 승전을 기념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파로호(破虜湖,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 친필 휘호를 내리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파로호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경관도 빼어나지만, 배를 타고 구경하는 맛도 좋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파로호 선착장에서는 평화의 댐까지 운항하는 물빛누리호가 출발한다.

잔잔한 호수를 가르는 24km 뱃길은 다람쥐섬, 비수구미 마을 등 파로호가 품은 비경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그렇게 1시간 반을 달려 평화의 댐에 도착한 물빛누리호는 뱃머리를 돌려 파로호 선착장으로 복귀한다.

평일에는 30명 이상 단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출발하며, 주말이라고 해도 불가피하게 운항이 취소될 수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평화의 댐은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에 따라 국민의 성금을 모아 만들어졌다.

댐 위쪽은 세계 평화의 종 공원으로 조성돼 있는데, 60여 개국으로부터 실제 탄피 등을 받아 제작한 ‘평화의 종’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보낸 다양한 종을 구경할 수 있다.

꺼먹다리는 화천댐과 화천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놓인 다리다.

상판이 검은색 콜타르 목재라서 ‘꺼먹다리’라 불리기 시작했다.

다리는 3개국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교각은 일제가 세웠고 광복 이후 러시아(옛 소련)가 철골을 올렸다.

그러다 한국전쟁 후 우리의 손으로 상판을 얹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러한 독특한 이력과 역사성으로 다리는 등록문화재 제110호로 지정됐다.

또 건립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교량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름처럼 까뭇한 다리 곳곳엔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꾹꾹 담겼다.

특히 교각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포탄과 총알 흔적이 그대로 남아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상처를 입고 말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서 있는 모습에 진한 애잔함이 느껴진다.

섬 같이 홀로 뚝 떨어진 산이라고 해서 딴산이라 불린다. 실제로는 높이가 165m에 불과해 산보다는 아담한 동산에 가깝다.

주말이면 인공폭포가 바위벽을 타고 쏟아져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산 앞쪽 개울은 폭이 넓고 수심이 낮아 물놀이와 낚시를 즐기기 좋다.

서천 월하성마을 맛조개잡이 체험

서천 월하성마을 맛조개잡이 체험

서천 월하성마을 맛조개잡이 체험

속리산의 정기를 품은 보은에서 힐링 보은 가볼만한 곳

맛이라고 불리는 조개가 있다.

백합목 죽합과에 속하는 이 조개는 오염되지 않은 조간대 바다의 모래바닥에서 서식하며 죽합, 대맛, 맛조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맛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등장한다. ‘정’이라 불리며, 한자로는 긴맛 정(蟶) 자를 쓴다. 충남 서천의 월하성마을은 맛잡기 체험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맛조개는 잡는 방법이 독특하고 맛이 좋아 잡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월하성마을은 마을 이름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뜻을 풀어보면 ‘달 아래에 놓인 성’이고, ‘달빛 아래 신선이 노니는 것 같은 마을’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니

호젓하면서도 멋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원래 겨울 달밤이면 거위 우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고 하여 ‘월아’ 또는 ‘월하’로 불리기도 했다.

월하성마을은 남쪽을 바라보고 바다를 만난다.

서해에서 만나는 독특한 풍경이다. 갯벌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쌍도가 나란히 떠 있고, 왼편으로는 띠섬이 앉아 있다.

월하성마을 앞바다는 마량포구가 있는 마량리에서 다사리까지 차진 갯벌과 바다가 이어지는 비인만이다.

주꾸미, 꽃게, 자하, 숭어, 도다리 등 어족자원이 풍부해 월하성마을 사람들이 의지해 살아가는 바다다.

월하성마을은 5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포구 주변에서 경운기와 트레일러 위에 올려진 어선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월하성마을 어부들이 바다로 나가는 특별한 이동수단이다.

썰물 때가 되면 어선을 매단 경운기가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안의 경사가 완만한 데다 수심이 깊지 않아 어선을 정박시킬 수 없고, 썰물 때가 되면 어선이 갯벌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썰물시간에 맞춰 경운기를 이용해 바다로 나가 배를 띄우는 것이다.

바다를 향해 달리는 경운기는 월하성마을에서 볼 수 있는 보너스 같은 풍경이다.

월하성마을의 해당화는 이제 끝물인 듯 분홍빛 꽃잎이 더욱 빛을 발한다.

이제는 꽃보다 토마토를 닮은 해당화 열매가 더 많다.

길가에는 노부부가 그물을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다.

썰물 때 경운기로 바다에 나가시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물론이고 오늘은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며 귀띔해준다.

해당화 군락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이제 막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2개의 섬이 나란히 붙어 있는 쌍도는 밋밋한 바다를 그럴싸한 풍경으로 만든다.

월하성마을의 갯벌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물이 한 번 빠지면 1km가 족히 넘게 드러난다. 그야말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월하성마을은 갯벌체험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2002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되어 갯벌체험을 시작한 지도 올해로 벌써 10년째를 맞고 있다.

속리산의 정기를 품은 보은에서 힐링 보은 가볼만한 곳

속리산의 정기를 품은 보은에서 힐링 보은 가볼만한 곳

속리산의 정기를 품은 보은에서 힐링 보은 가볼만한 곳

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찾았던 초정약수 주변 나들이길

어느새 봄이 찾아왔습니다. 새봄을 맞아 자연은 겨울 옷을 벗어 던지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만큼 사람도 바쁘지요. 학생들은 개학을 맞았고, 직장인들은 새해 새봄을 정신 없게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도 바쁘디 바쁜 3월이지만 그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가까운 곳이 좋겠지요.

서울에 사시는 분들에게도, 부산에 사시는 분들에게도 가까운 곳. 충북 보은으로 떠나보세요.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부산에서도 자동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보은이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하루 동안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이지요.

‘보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속리산!

속리산은 충청북도 보은군, 괴산군 그리고 경상북도 상주군에 걸쳐있는 산이지만 대부분 보은의 속리산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거에요.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법주사가 보은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보은에는 속리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답니다.

짧지만 강렬하게 보은을 즐기고 싶다면 집중해주세요!

보은 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나 속리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오른편으로 삼년산성 가는 길이 나옵니다.

삼년산성은 신라시대의 산성으로 우리나라 산성을 대표할 만한 석축산성이지요.

삼년산성은 성을 쌓던 당시 이곳이 삼년군 또는 삼년산군으로 불렸기 때문에 삼년산성이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국사기>에 의하면 성을 쌓는데 3년이 걸렸다고 하여 삼년산성이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득한 멋 옛날의 이야기이니 무엇이 맞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요.

전국에 무수히 많은 산성이 있지만, 보은에 있는 ‘삼년산성’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삼년산성은 비록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 가치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다른 산성들보다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가 영토를 다투던 분쟁지 중 하나였습니다.

신라는 백제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이 지역에 산성을 쌓았는데 그것이 바로 삼년산성인 것이지요.

백제가 웅진과 사비로 천도한 후에도 삼년산성은 서쪽의 백제에 대비하고, 고구려의 남진을 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이 지역을 확보한 신라는 서북지방으로 진출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삼국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루게 됩니다.

따라서 삼년산성은 신라 삼국 통일의 중요한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기록에 따르면 삼년산성은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고 합니다.

전국에 무수히 많은 산성이 있지만, 보은에 있는 ‘삼년산성’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삼년산성은 비록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 가치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다른 산성들보다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가 영토를 다투던 분쟁지 중 하나였습니다.

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찾았던 초정약수 주변 나들이길

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찾았던 초정약수 주변 나들이길

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찾았던 초정약수 주변 나들이길

태안의 애견펜션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태안 여행

청주시 상당산성에서 초정약수를 거쳐 증평 좌구산휴양림에 이르기까지 최근 멋진 나들이 코스가 생겨났다.

이름하여 ‘세종대왕 100리길’이다. 1444년 3월,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작업을 하던 중 눈병이 나자 초정약수를 찾아 행궁을 짓고 안질을 치료했다.

왕이 다녀간 역사를 모티브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세종대왕 100리길’을 만들어 후세 사람들이 즐겁게 나들이를 할 수 있게 했다.

이 길은 숲길 따라 역사의 길, 상당산성권 물길 따라 예술의 길, 초정약수권 들길 따라 생태의 길, 증평 남하·율리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뉜다.

상당산성권에선 다음과 같이 3가지 코스가 여행객들에게 제시되고 있다.

1코스 : 국립청주박물관~청주랜드~산성 옛길~산성 남문~산성마을 호수,

2코스 : 옹기박물관~산길~산성 한 바퀴~산성휴양림~덕암리마을,

3코스 : 산성 남문~산성 한 바퀴~산성마을~산성마을 호수.

이를 다시 조정해서 가족 나들이에 알맞은 코스를 만들어보면

국립청주박물관~상당산성 남문~산성마을 호수(저수지)~산성마을~음식촌~상당산성자연휴양림’이 된다.

자녀와 함께 문화유산을 공부하고, 걷고, 별미를 맛보고, 삼림욕까지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충북의 역사와 문화변천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상설전시실은 선사문화, 고대문화, 고려문화, 조선문화 등 시대순으로 꾸며졌다.

박물관에서 차로 10분만 이동하면 상당산성 남문 주차장에 닿는다.

상당산성을 걷고 산성마을 음식촌에서 묵밥, 순두부, 청국장 등 이 지역의 토속음식을 즐긴다.

세종대왕 100리길의 실질적 출발점인 상당산성은 상당산(491m) 능선을 따라 높이 4~5m, 둘레 4.2km(일부에서는 4.4km라고도 함)에 걸쳐 쌓은 성곽이다.

산성 입구에 매월당 김시습의 시비가 세워져 있으니 전문을 감상해보자.

단종이 폐위되자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산천을 떠돌던 김시습은 상당산성에 들러 시 한 수를 남겼다.

제목은 <유산성(遊山城)>이다.

“꽃다운 풀 향기 신발에 스며들고 / 활짝 갠 풍광 싱그럽기도 하여라 / 들꽃마다 벌이 와 꽃을 따 물었고

살진 고사리 비 갠 뒤라 더욱 향긋해 / 웅장도 하여라 아득히 펼쳐진 산하

의기도 드높구나 산성마루 높이 오르니 / 날이 저문들 대수랴 보고 또 본다네 / 내일이면 곧 남방의 나그네일 터니.”

산성을 한 바퀴 도는 게 시간상 무리라면 남문으로 올라서서 동쪽 산성마을로 곧장 이동한다.

남문에서 산성마을 입구를 지키는 동장대까지는 약 400m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촌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면 산성마을회관이 나온다.

건물 외관을 새로 꾸미고 ‘집현전’이라는 이름을 달았으며 상당산성에 관한 서적들을 비치해놓았다.

벽면은 도자 타일로 장식했다. 민담이 담긴 글과 그림이 타일마다 그려져 있다. 마을회관 건너편에는 원두막을 세우고 꽃밭을 가꿔놓았다.

태안의 애견펜션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태안 여행

태안의 애견펜션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태안 여행

태안의 애견펜션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태안 여행

청풍호를 바라보며 자리 잡은 슬로시티 제천 수산

반려견 인구 천만 시대다. 하지만 반려견과 함께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여행을 할 때는 더욱 난감하다. 여행지는 물론 하루 묵어갈 숙소조차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행지로 잘 알려진 태안이나 평창, 가평 등을 중심으로 애견펜션이 생기고 있어 다행이다.

그중 태안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고장으로 다양한 애견펜션이 들어서 있다.

여러 곳 가운데 반려견과 더불어 편안히 쉴 수 있는 펜션과 가볼 만한 여행지를 둘러본다.

정원이 아름다운 애견펜션, 하늘지기펜션

안면도자연휴양림 못 미쳐 안면도의 중심지인 안면읍이 있다.

안면읍에서 동쪽으로 승언저수지를 지나면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하늘지기펜션이 눈에 들어온다.

넓은 논 사이를 지나 하늘지기펜션에 도착하면 펜션지기 강아지들이 달려와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다.

성격이 각자 다르지만 대부분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반가움이 극에 달하면 두 발을 번쩍 들어올리는 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도 반려견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이쯤은 애교로 넘긴다.

애견펜션은 반려견과 견주가 함께 불편함 없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숙박할 수 있는, 반려견 동반 가능한 펜션과는 시설면에서 조금 다르다.

반려견을 위한 시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펜스다.

반려견도 마음껏 뛰놀 수 있을 뿐 아니라 견주도 편하게 쉴 수 있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하늘지기펜션은 작은 반려견조차 빠져나갈 수 없도록 펜션을 에둘러 펜스를 설치했다.

딱딱한 펜스가 아닌 정원과 어울리는 펜스를 설치해 전체적으로 평온한 느낌이 든다.

펜션 입구에는 반려견 전용 놀이터와 수영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두 곳 역시 펜스를 설치해 안심할 수 있다.

하늘지기펜션은 언덕에 자리한 정원이 아름다운 펜션이다. 아담하지만 잘 가꾼 정원이 이 펜션의 매력 포인트다.

철쭉, 영산홍, 장미, 패랭이꽃 등의 화사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펜션 내부에는 배변판과 애견샴푸는 물론 반려견을 위한 집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반려견이 거기서 자든 안 자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놓은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침실과 주방시설이 깔끔하며, 넓은 창가에는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홈바가 마련되어 있다.

하늘, 바다, 들판 등의 이름을 가진 6개 객실이 각각 색감이 다른 것도 특징이다.

기준인원은 2인에 반려견 1마리이며 견종은 상관없다.

안면도에 들어서면 백사장해변에 이어 만나는 곳이 삼봉해변이다.

해안선이 길고 경치가 뛰어날 뿐 아니라 기지포해변으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경치가 빼어난 만큼 펜션과 민박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태양은가득히는 삼봉해변 인근에 자리한 애견 전용 펜션이다.

객실 5개와 2,800㎡에 이르는 잔디밭, 카페, 애견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잔디가 깔린 마당은 제법 넓은 편이다. 애견 전용 해먹과 의자를 비롯해 아이들을 위한 그네와 세발자전거도 비치했다.

청풍호를 바라보며 자리 잡은 슬로시티 제천 수산

청풍호를 바라보며 자리 잡은 슬로시티 제천 수산

청풍호를 바라보며 자리 잡은 슬로시티 제천 수산

주전부리여행 군산으로 떠나요

제천 하면 떠오르는 청풍호는 1985년에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생겨난 인공 호수다.

제천시와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어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른다.

‘내륙의 바다’라고 일컬을 만큼 규모가 커서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저수량 27억 5000t에 달한다.

청풍호 동쪽에 자리한 수산면이 2012년 10월 충청북도에서 처음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청풍호, 옥순대교, 금수산, 청풍호자드락길 등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데다 산야초마을과

능강솟대문화공간 등 체험 공간이 다양해 힐링 도시의 면모를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슬로시티 수산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청풍호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이다.

옥순대교가 바라보이는 옥순봉쉼터에서 출발해 괴곡리, 다불리를 거쳐 지곡리까지 9.9km를 잇는다. 소요 시간이 4시간을 훌쩍 넘는다.

청풍호자드락길 7개 코스 가운데 1코스 작은동산길만 청풍면이고, 2~7코스는 수산면에 속한다.

1~3코스는 청풍호에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고, 4~7코스는 대부분 호숫가를 따라간다.

이 가운데 6코스 괴곡성벽길이 가장 인기다. 조금 가파르지만 발아래로 장쾌한 경관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자드락길은 ‘산기슭 비탈진 곳에 난 오솔길’을 일컫는 말이다.

청풍호의 풍광을 즐기려면 굳이 괴곡성벽길을 완주하지 않아도 된다.

들머리에서 백봉전망대까지 가도 청풍호를 제대로 눈에 담을 수 있다.

넉넉히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옥순봉쉼터에서 옥순대교를 건너 5분쯤 걸으면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이 들머리다. 수풀이 우거진 오르막길이다.

가쁜 숨을 들이쉬며 힘겹게 발을 내디뎌야 하는 구간도 있지만, 걸음을 포기할 정도로 힘들지는 않다.

쉬엄쉬엄 40여 분 오르다 보면 다불리에 도착한다.

마을을 둘러싼 바위가 불상을 닮았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다불리에서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백봉에 도착하고, 이곳에 청풍호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솟대 너머로 옥순대교와 옥순봉, 말목이산 등 청풍호 북쪽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청풍호전망대에서 100여 m 올라간 곳에 백봉전망대가 새로 조성되었는데, 360°로 돌아가는 나무 데크를 따라 청풍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금수산 자락, 청풍호를 바라보는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제천산야초마을과 약초생활건강은 약초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아이와 길을 나선 여행객에게 추천한다.

우리 약초의 생김새와 효능을 배우고, 제철에 수확해서 잘 말려둔 갖가지 약초로 비누 만들기와 손수건 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산야초마을에서 나온 길은 능강솟대문화공간과 정방사로 이어진다.

능강솟대문화공간은 전국에서 유일한 솟대 테마 공원이다. 마당에 ‘ㅎㅁㅅㄷ’이라는 하얀 조각이 눈에 들어오는데, ‘희망 솟대’라는 뜻이다.

오리나 기러기 등 새를 높은 장대에 올려놓은 솟대는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온 문화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웠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솟대 작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희귀 야생화도 만날 수 있다.

금수산 자락에 자리한 정방사는 662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의상대라는 웅장한 암벽 아래 자리 잡았는데, 처마 아래 지은 제비 집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위태위태하다.

아침 무렵 정방사에서 바라보는 월악산 영봉과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청풍호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장관이다.

능강교에서 정방사까지 청풍호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이 이어진다. 1.9km, 90분 소요.

정상에는 박달과 금봉 조각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경상도 선비 박달이 고개 아랫마을에 살던 금봉과 사랑에 빠졌다.

주전부리여행 군산으로 떠나요

주전부리여행 군산으로 떠나요

주전부리여행 군산으로 떠나요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신비로운 절터 합천 영암사지

구도심 곳곳에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적산가옥도 많고 구조선은행, 구군산세관, 근대역사박물관 같은 근대 문화유산도 즐비하다.

미곡을 수탈해 가던 옛 철길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군산의 근대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다.

구도심에 펼쳐진 근대의 흔적들을 덤으로, 갖가지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일명 ‘먹자여행’이다.

군산에서는 길거리에 흔한 웬만한 식당도 40년 역사를 쉽게 넘긴다.

해방 후부터 쭉 이어지고 있는 식당이나 주전부리도 심심찮다.

역사는 거리나 건물, 철길에도 흐르지만 우리네 음식에도 생생하게 흐르고 있다.

군산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성당

2~3년 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오랫동안 시간과 맛을 쌓아온 옛날 빵집들이 호황이다.

그런 이유로 요즘엔 군산 하면 이성당부터 떠오른다.

이성당 단팥빵은 군산 가면 꼭 한번 먹어보고 싶은 간식이 됐고, 숱하게 매스컴을 탄 덕분에 이제 군산에 가도 쉽게 맛볼 수 없는 명물이 됐다.

해방 후 역사만 67년에 이르는 이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단팥빵과 야채빵이 구워져 나오는 것은 하루 몇 차례.

그날그날 정해진 시간에 빵이 나오는데,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이 그 시간을 보상받고자 한 번에 몇십 개씩 사가는 통에 단팥빵 쟁반은 빵이 나오기 무섭게 바닥을 드러낸다.

빵이 채 식기도 전에 빵을 주전부리여행 차지하고자 하는 손님들의 빠른 손놀림이 먼저 식을 판이다.

그래서 단팥빵이나 야채빵은 1인당 사갈 수 있는 빵의 갯수를 제한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맛본 따뜻한 단팥빵 하나는 기다림에 지친 마음을 단숨에 위로한다.

담백하고 달달한 팥소가 가득 든 단팥빵은 몽실몽실 부드럽고, 어릴 적 시장에서 엄마가 사주시던 아삭아삭 야채빵도 옛날 맛 그대로다.

애써 찾아가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 사실 빵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빵이 나오기까지의 기다림과 설렘 때문이다.

아무때고 단번에 살 수 없다는 아쉬움, 누구나 사먹고 싶어 하는 빵을 차지했다는 기쁨

먼 데서부터 부러 찾아갈 때까지 빵 하나에 담긴 기대 같은 것들이 어우러져 실제보다 더 맛있게 느껴질 법도 하다.

이성당 빵의 70% 정도는 쌀가루를 섞어 만들고 어떤 것은 100% 쌀가루로 만들기도 한다.

그중 블루빵이 100% 쌀가루 빵이다. 쫄깃하고 소화도 잘 되는 쌀가루로 만든 빵은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없다.

이성당에서는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계란프라이와 스프, 커피와 샌드위치가 어우러진 모닝세트를 판매한다.

서양식 아침식사를 동경하던 옛날부터 지금까지도 인기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유동적 휴무).

군산에는 이성당 말고도 또 다른 의미의 명물 빵집이 있다. 바로 영국빵집이다.

1980년대 초에 문을 열어 동네 빵집으로 꾸준히 이름을 알리다가 3년 전부터 군산에서 생산되는 ‘흰찰쌀보리’라는 보릿가루를 반죽에 섞으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흰찰쌀보리는 희고 찰기가 있는 보리 품종으로 군산에서 대량 생산된다.

보리는 원래 농약을 칠 필요가 없는 곡물이어서 안심이 되는 데다 찰쌀보리가 찰기까지 더해 쫀득한 빵이 만들어진다.

자칫 퍽퍽할 수 있는 소보로빵도 촉촉하고 쫀득하다.

보릿가루를 50% 정도 섞어 만드는 단팥빵과 부추빵을 비롯해 100% 보리 반죽으로 만드는 보리만쥬가 영국빵집의 대표 빵이다.

군산의 구도심을 기웃거리다 보면 흔히 보게 되는 것이 중국집이다. 짬뽕으로 이름난 중국집만 여럿이다.

복성루, 쌍용반점은 외지 사람들에게 더 유명한 짬뽕집이고 영화원, 서원반점, 빈해원 등은 군산시민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다.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신비로운 절터 합천 영암사지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신비로운 절터 합천 영암사지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신비로운 절터 합천 영암사지

바다향 숲향 가득한 영덕 여름 여행

삼국시대부터 고려 때까지 융성한 불교는 많은 문화유산을 남겼다.

하지만 숭유 억불의 기치를 내건 조선이 들어서면서 많은 절집이 사라지는 비운을 겪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절집이 있는 반면, 한 시대를 풍미한 절집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절터도 있다.

합천 영암사지(사적 131호)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절터다.

영암사지의 든든한 배경이 되는 모산재는 기우제를 지내던 정상의 무지개 터에 사계절 물이 고여 신령스러운 바위산이란 뜻으로 영암산, 묘하게 생겼다고 묘산이라 부른다.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니라 고개를 뜻하는 ‘재’가 붙어 특이하다.

석축 아래에서 보면 모산재와 영암사지가 잘 어울린다.

영암사지는 신비롭고 비밀이 가득한 절터다. 절집의 창건 내용은 전혀 없고, 내력에 대한 기록만 일부 남았다.

영암사적연국사자광지탑비에는 고려 현종 때(1014년) 적연선사가 지금의 가회면인 가수현에서 83세로 입적했다는 내용이 나오고

강원 양양의 선림원지에서 출토된 홍각선사비 조각에 ‘영암사’라는 이름도 보인다.

금오산 자락에 세워진 선봉사 대각국사비에는 천태종 5대 사찰로 원주 거돈사, 진주 지곡사, 해주 신광사, 여주 고달사, 가수현 영암사가 기록되었다.

문헌에 남은 기록은 조선 고종 때(1872년) 제작된 삼가현지도에 ‘영암사고지’란 글자와 탑이 표시된 것이 유일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같이 유명한 지리지에도 영암사의 흔적이 없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영암사지를 차례로 둘러보자. 모산재 기암절벽을 품은 영암사지의 풍경은 커다란 석축이 한몫을 한다.

1984년부터 다섯 차례 발굴 조사를 거쳐 금당 터와 서금당 터, 중문 터, 회랑 터 등이 발견되었다.

회랑 터는 경주 불국사나 황룡사지, 익산 미륵사지처럼 왕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절집이었음을 알려주는 단서다.

석축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독특한 돌이 박혔는데, 불국사 석축이나 석굴암에 있는 쐐기돌처럼 석축이 무너지지 않게 한다.

금당 터의 석축도 특이하다. ‘ㅜ’형으로 가운데가 튀어나오게 석축을 쌓고, 이 부분에 쌍사자 석등이 앉아 있다.

또 튀어나온 석축 사이로 금당에 오르는 돌계단을 양옆에 놓았는데, 돌을 휘게 깎은 뒤 디딤돌 형태로 만들기 위해 다시 깎았다.

돌을 떡 주무르듯 한 선현의 지혜와 공력이 돋보인다.

석축 위에 금당 기단을 쌓고 목재로 건물을 지었겠지만, 지금은 돌로 만든 기단과 주춧돌이 남았을 뿐이다.

기단에 다양하고 아름다운 문양을 새겼는데, 금당을 돌아보며 하나씩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르지 않은 식빵처럼 생긴 ‘안상’ 문양, 앞면과 좌우 양면에 각각 다른 사자 문양이 있다.

언뜻 보면 위엄 있는 모습이지만, 어떤 사자는 삽살개를 닮아 귀엽다.

금당으로 오르는 계단 난간에는 사람 머리가 달린 상상의 새(가릉빈가)가 새겨졌다.

영암사지를 대표하는 유물은 석축에 당당하게 선 쌍사자 석등(보물 353호)이다.

우리나라에 남은 쌍사자 석등은 모두 5기다.

보은 법주사 쌍사자 석등, 국립광주박물관에 있는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합천 영암사지 쌍사자 석등이 통일신라 작품으로 손꼽힌다.

영암사지 쌍사자 석등은 꼬리가 아름다운 사자 2마리가 마주 보며 화사석을 받치고 있다.

작지만 다부진 사자 형상 사이로 영암사지 삼층석탑(보물 480호)이 보인다.

사자상 위아래로 아름다운 연꽃이 조각되었고, 불을 밝히는 화사석에 사천왕상이

석등을 받치는 팔각 지대석에 동물 문양이 새겨졌으니 석등의 문양을 하나씩 살펴보자.

금당 터 뒤쪽에는 서금당 터가 있다.

건물터 좌우로 영암사의 사격(寺格)을 높인 승려의 탑비인 듯한 귀부 2기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