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풍경을 만끽하는 오봉산 고복저수지 걷기 여정
세종의 풍경을 만끽하는 오봉산 고복저수지 걷기 여정
세종특별자치시. 이름은 익숙하지만, 아직 그 모습을 뚜렷하게 떠올리는 이는 적을지 모릅니다.
현재 세종시는 개발과 변화의 과정 한복판에 있습니다. 시청사는 여전히 공사를 진행 중이고, 주요 국가기관도 이전 중이라서, 완성된 모습은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의 이전이 마무리되고 다른 기관들도 자리 잡는 날이 오면,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기능할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오면 세종시의 숨은 관광명소에도 관심이 쏟아질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오봉산 맨발등산로와 고복저수지 수변길을 이어주는 그림 같은 산책로 같은 곳 말이죠.
이런 자연의 매력을 탐방하려는 여행자들에게 세종시는 흥미로운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종시 오봉산으로 향하려면 기차를 타고 조치원역에 내려야 합니다.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에는 아직 ‘세종역’이라는 역은 없습니다.
세종시는 북쪽으로 천안, 남쪽으로 대전, 서쪽으로 공주, 동쪽으로 청주와 맞닿아 있는 위치로, 옛 충남 연기군, 공주시 일부와 충북 청원군 일부를 합쳐 만든 계획도시입니다.
참고로 조치원읍은 예전에 연기군의 중심지였는데, 이제는 세종시로 편입되어 그 역사성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조치원읍은 현재도 예스러운 모습 그대로입니다.
역에서 나와 마주치는 소박한 지방 소읍의 풍경은 여전히 잔잔하고,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드넓은 논밭이 펼쳐지는 정겨운 풍경도 여전합니다.
옛 연기군청 건물은 지금까지 임시 세종시청사로 사용되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세종시가 완전히 자리를 잡고 각종 행정기관이 운영을 시작하면 조치원의 모습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조치원역은 주요 열차 노선이 정차하는 곳이니 그 변화는 더 뚜렷할 거라 예상됩니다.
한편, 지금 조치원역에서 출발해 택시를 타고 오봉산 등산로 입구까지 가려면 단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동네 어르신부터 기사님들까지 익숙한 장소라서 목적지를 말하면 바로 안내해 줍니다.
해발 262m의 오봉산은 그다지 높지 않아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텐트 모양의 화장실과 강화 최씨 시조를 모신 숭모단이 자리 잡고 있어 소소한 볼거리도 제공합니다.
독특하게도 이곳에는 ‘맨발등산로’라는 이름의 지압 돌길이 있는데, 길이는 짧지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합니다.
산 대부분이 흙길로 이루어져 있어 웬만한 거리까지 맨발로 등반을 시도해 볼 만하지요.
그러나 오봉산에서 진짜 매력적인 것은 울창한 숲입니다.
등산로 입구부터 북한산 못지않은 소나무 숲이 솔향기를 뿜어내며 등산객을 맞이합니다.
여유로운 한적함 속에서 주변 평상에 앉아 신발끈을 고쳐 매는 맛도 좋습니다.
정상까지는 약 3km의 거리, 고복저수지까지는 1km 남짓으로 성인이라면 천천히 걸어도 2시간 내외면 충분합니다.
등산로는 유치원 아이들이 나들이 삼아 오를 정도로 평탄합니다.
운동화 한 켤레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는 길이고, 정상 부근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과 간단히 준비한 김밥 한 줄, 물 한 병이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