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긴 여정 연천 평화누리길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긴 여정 연천 평화누리길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긴 여정 연천 평화누리길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북한의 함경북도 마식령에서 발원해 황해도를 거쳐 연천으로 흘러드는 임진강은 분단의 아픔이 깃든 강이자 역사 유적의 보고다.

그 강을 따라 이어지는 연천 평화누리길은 약 63.7km에 이르는 걷기 코스다.

강변마을과 역사 유적, 연천의 청정 자연을 만나며 걷는 길이다.

세 구간으로 나누어진 코스 중 2코스는 역사 유적을 돌아보고 임진강변에 펼쳐진 절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연천 평화누리길의 백미로 꼽힌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 태조 왕건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지은 숭의전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고려의 네 왕인 태조, 현종, 문종, 원종의 위패를 모신 숭의전과 고려의 16충신을 배향하는 배신청도 함께 둘러본다.

숭의전에서 나와 왼편 산길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 사이로 잠두봉 전망대가 있다.

누에고치를 닮은 봉우리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잠두봉 전망대에 서면 초록의 나뭇가지 사이로 임진강 물길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잠두봉 산길을 걸어 도로를 향해 내려오면 조선 건국 당시 멸족을 피해 숨어 살다가 숭의전 전사로 임명된 왕순례의 무덤을 볼 수 있다.

잠시 도로를 따라 걷다 강변을 향해 내려서면 당포성에 닿는다.

당포성은 호로고루성, 은대리성과 더불어 연천에 있는 고구려 3대 성으로 꼽히는 석성이다.

높이 15m에 달하는 절벽이 천혜의 자연 성곽을 이루고 있다. 평지로 연결되는 부분은 돌을 쌓아 올렸다. 당포성 위에 서면 임진강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길은 동이리 마을로 이어진다.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굳으면서 생긴 주상절리가 임진강 위에 우뚝 솟아난 성벽인 듯 장관을 이룬다.

주상절리 기둥마다 녹음이 우거져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동이리 주상절리를 오른편에 두고 계속 걷다 보면 어느새 시원한 그늘이 있는 숲길이 이어진다.

강 건너편의 절경도 함께 따라온다.

이 구간은 연천 평화누리길 2코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고 부드러운 흙길의 감촉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힐링 구간이다.

흙길이 끝나고 둑으로 이어지는 길도 상쾌하다.

가끔씩 차량이 오가기는 하지만 탁 트인 강변길이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 지점에서 임진교로 향하는 대신 왼편으로 이어지는 설운교 쪽으로 가서 산길을 이용해 동이리 주상절리 쪽으로 돌아나갈 수도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걷기 여행자들에게 추천하는 길이다.

임진교로 가는 제방길은 그늘 없는 길이 이어진다.

잠시 강변으로 내려가 발을 적시며 쉬어 가도 좋겠다.

길은 임진교 아래 교각을 통과해 계속 이어진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북삼교로 가는 산길을 만난다.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을 기대하며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산길을 내려오면 허브빌리지가 나오고, 북삼교를 건너면 군남댐 홍수조절지로 향하는 길이다.

이 길은 걷기 좋은 산책로로 꾸며졌는데, 길 양쪽에 심어놓은 보리수가 운치를 더한다.

긴 산책로는 군남댐 위쪽 전망공원으로 이어진다.

전망 데크와 벤치가 있어 긴 여정에 지친 다리를 쉬어 가기 좋다.

연천 평화누리길 2코스는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힐링 한옥 예직한옥펜션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영농조합법인 장촌마을

전통문화와 옛것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서일까, 이제는 한옥 숙소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곳들이 전주 한옥마을, 서울 종로구 서촌이나 은평구에 있는 한옥마을이다.

이 곳들도 물론 한옥의 색다른 멋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으나

길거리를 가득 메우는 관광객 인파에 한옥의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이미지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피곤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짧은 주말 동안 먼 지방에 있는 한옥을 다녀오는 것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게다가 어린 자녀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도 필요하다.

이런 고민에 맞는 한옥 숙소를 찾고 있다면 이 글을 주의 깊게 읽어보자.

예직한옥펜션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데, 고층 빌딩이 빽빽한 서울에서 얼마 달리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산과 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도시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하다.

숙소에 도착하면 주변 풍경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양옥 건물들 사이에 덩그러니 한옥이 있는 게 아니라 뒤에 산을 지고 기와지붕 집 몇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당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적합하다.

예직한옥펜션의 가장 큰 특징은 객실 대부분이 독채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내도 매우 넓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아도 다른 투숙객에게 피해를 줄 염려가 적다.

그리고 덕인전 특실을 제외한 객실에 개별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에서는 바비큐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별도로 바비큐실이 있어서 테라스가 없는 덕인전 특실 숙박객들도 얼마든지 바비큐를 할 수 있다.

가족끼리 또는 친구 여럿이서 여유로운 하룻밤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편안한 숙박만이 예직한옥펜션의 장점인 것은 아니다.

예직한옥펜션은 용인시의 주요 관광지와 접근성이 좋아, 관광하러 왔던 사람들이 묵는 숙소로도 좋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가 인접해 있어서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지친 몸을 쉬러 오기에도 좋다.

또한, 민속촌과 MBC 사극 세트장인 대장금 파크도 같은 용인시 안에 있어서 하루쯤 한옥 여행을 테마로 잡고

민속촌과 세트장에서 시간 여행을 하다가 예직한옥펜션에서 한옥 무드를 완성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숙소에서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동네 곳곳에 예쁜 한옥이나 주택이 많고, 길이 넓고 한적해서 산책하기에도 좋다.

시끌벅적한 서울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특히 아파트에서만 자란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자극도 될 것 같다.

세계 각지의 주요 도시를 테마로 한 ‘글로벌 페어’를 비롯해 각종 놀이시설과 공간의 특성에 따라

‘아메리칸 어드벤처’ ‘매직랜드’ ‘유러피언 어드벤처’ ‘주토피아’ 등 5개의 테마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튤립, 장미 등 계절 별로 전시되는 꽃 정원과 국내 최장의 눈썰매장인 ‘스노우버스터,

이솝우화를 주제로 한 테마존 ‘이솝빌리지’ 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초식동물과 맹수가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복합 사파리 ‘사파리 월드’가 유명하다.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영농조합법인 장촌마을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영농조합법인 장촌마을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영농조합법인 장촌마을

진짜 순대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백암에서 맛보다

장촌마을에 들어서면 ‘MOOK3’ 카페가 눈에 띈다. 농촌마을 공동농장조성사업에 선정되어 2020년 11월에 개소한 시설로 마을 행정명인 묵3리를 이름에 담았다.

방치되어 있던 마을 내 폐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카페 겸 다목적 회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쉬어가고 회의도 연다.

방문객도 이용 가능하며 사진 액자 만들기, 나무 장승·솟대 만들기, 천연 밀납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카페에서는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고 마을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만든 음료를 만날 수 있다.

그중 수양홍도차가 대표 메뉴다. 야생 복숭아를 숙성시켜 만든 청으로 따뜻하게 차로 마시거나 시원하게 에이드로 즐길 수 있다.

마을에는 300그루가 넘는 야생 복숭아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음료와 곁들일 사라다(샐러드)빵과 크로켓도 준비했다. 주민들이 직접 키운 감자, 옥수수 등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먼저 사라다(샐러드)빵은 감자의 포슬포슬한 식감과 맛이 포인트다.

추억의 사라다빵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고소한 식감과 함께 추억까지 담았다.

감자를 삶아 으깬 후 옥수수를 듬뿍 넣어 만든 감자크로켓도 인기다.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 튀기면 입 안 가득 고소함이 느껴지는 수제 크로켓을 만날 수 있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사르르 녹는다. 단 사라다빵과 크로켓은 주말에만 판매한다.

농촌마을의 특징과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제철 농작물 관련 체험과 계절별 체험을 운영한다.

봄철에는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의 작물을 심고, 여름철부터 가을철까지는 작물을 수확하는 체험으로 이뤄진다.

농사를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일명 ‘농잘알(농사를 잘 아는 사람)’ 주민이 옆에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주어 든든하다.

봄과 여름 모두 방문한다면 내가 심었던 농작물을 수확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흙을 접할 일이 별로 없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다.

11월에는 김장 체험이 농작물 수확을 대체한다. 마을에서 키운 배추로 김장을 담가 가져갈 수 있다.

체험도 하고 겨울 내 먹을 김치까지 챙겨가니 일석이조. 계절에 상관없이 이용 가능한 표고버섯 종균 넣기 체험도 준비했다.

표고버섯은 용인 대표 특산물 중 하나로 지역적 연계성을 갖는다. 체험은 공기 좋은 숲속에서 이뤄진다.

구멍 뽕뽕 뚫린 나무에 손가락 한 마디만한 종균을 나무 구멍에 넣는 체험이다.

힘을 실어 구멍에 종균을 쏙 넣는 과정이 의외로 재미있다. 작은 종균이 버섯으로 성장한다는 얘기에 아이들은 그저 신기해한다.

버섯이 자라면 나중에는 체험객을 위한 식재료로 사용하고 수확 체험까지 연계할 예정이다.

체험으로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곳 용인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체험으로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곳 용인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체험으로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는 곳 용인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진짜 순대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백암에서 맛보다

토요일 아침, 서둘러 집을 나선다. 뒷좌석에 두 아이까지 태우고.

오늘 목적지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다.

이 봄, 많고 많은 여행지 중에 왜 하필 그곳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단순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니까. 부모로서 제대로 점수 한번 딸 수 있는 곳이니까.

박물관이 재미없다고? 천만의 말씀!

대답이 없다. 출발할 때만 해도 한껏 들떠 병아리처럼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박물관’이라는 한마디에 말문을 닫아버린다.

룸미러로 눈치를 살피니 삐쳐도 단단히 삐친 모양이다.

어제 저녁부터 “어디 갈 거냐?”며 집요하게 묻는 아이들에게 그냥 “재미있는 데 간다”고만 말해놓은 터라 저희들 딴에는 놀이공원에라도 가는 줄 알았나 보다.

작은 녀석까지 덩달아 입을 삐죽거리며 ‘흥흥’을 난발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니까. 부모로서 제대로 점수 한번 딸 수 있는 곳이니까.

“연우는 뭘 안다고 흥흥거려? 박물관이 뭐하는 곳인지나 알아?”

“알지, 왜 몰라. 재미없어, 박물관!”

뾰로통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다. 하지만 과유불급. 뭐든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한 법. 장난은 여기까지다.

“박물관은 박물관인데, 사실은 어린이 박물관이지.”

“정말? 정말이지? 어린이 박물관, 나 정말 좋아하는데.”

그새 연수의 목소리가 확 달라졌다. 그래도 아직은 의심을 하는 눈치. 이쯤에서 아이들에게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고뤠~~”

목적지인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 도착한 건 10시 30분. 11시부터 입장이 가능한 2회 차를 예약해놓은 터라 조금은 여유가 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주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단위로 관람객 수를 제한해 입장을 시킨다. 효율적인 관람을 위해서다.

차에서 내린 연수와 연우를 가장 먼저 반긴 건 거대한 벽이다. 알록달록한 글씨로 가득 채워진 벽. 한데 그 모양이 범상치 않다.

안내 팸플릿에는 강익중 작가의 작품이라고 적혀 있다. 제목은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 그렇다면 분명 뭔가 있을 텐데. 그게 뭘까? 그 무언가를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연수다.

“아빠, 이거 봐. 이거 동요 가사야. 여기 봐봐. 푸른 하늘 은하수… 태극기가 바람에…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다. 벽 자체가 거대한 동요 가사집이다.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고….”

연수의 흥얼거림에 연우까지 신이 났다.

“새콤달콤 향내 풍기는 멋쟁이 토마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내 마음까지 덩달아 흐뭇해진다.

진짜 순대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백암에서 맛보다

진짜 순대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백암에서 맛보다

진짜 순대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백암에서 맛보다

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점심시간, 메뉴를 정하려고 사람들이 모였다.

순대음식이 거론될 때면 가자는 이와 못 간다는 이들로 상황이 갈리기 마련.

낯익은 모습이지 않은가. 그만큼 순대를 대하는 취향은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다.

그 중 순대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좋은 정보를 소개한다.

옛말 조금 인용해보자면 ‘순대를 알면 백전백식, 아는 만큼 먹는다’라고 하니, 마우스 스크롤 속도 조절하며 내용에 주목해 보자.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서울톨게이트에서 약 47㎞ 떨어진 용인시 백암면, 이 작은 고장이 백암순대로 유명해진 연유가 궁금하다.

지금의 백암순대 시발점은 조선시대의 죽성(안성시 죽산면)이다.

하지만 죽성이 퇴조됨에 따라 안성과 가까운 용인시 백암면의 ‘백암장’으로 순대가 자리를 옮겨져 명맥이 유지됐다고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백암은 용인시의 최대 돼지 사육지 이면서 백암장으로 몰려드는 인파 또한 많아 백암순대의 수요-공급에 최적이었을 것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순대와 관련된 역사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순대는 전투식량이다’ 몽고 칭기즈칸 시대, 당시의 기마군은 빠른 기동성으로 잘 알려졌다.

그 기동성을 뒷받침한 음식이 바로 순대라고 한다.

짐승의 창자에 쌀과 야채를 넣어 다닌 것인데, 휴대에 용이하고 영양소도 골고루 있으니 이동 중 제격 아니겠는가.

또한 그 영양 배합은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순대의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백암면사무소를 지나, 면 중심으로 들어가면 백암순대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 거리의 시초는 약 반세기 전, 백암장이 설 때부터 순대와 국밥을 만든 ‘풍성옥’이라 한다.

순대거리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백암순대 찾기가 수월하다.

대를 이어 운영하는 곳, 방송을 통해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 등 음식점마다 자부심이 대단하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외관보다 시장거리에 원래부터 있었던 듯 싶은 식당 모습들이다.

드디어 입장, 백암순대와 순댓국을 기다린다.

백암순대는 백일장이 서던 날에만 먹을 수 있던 음식이다.

그 맛이 유별나니, 입소문을 타고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백암의 향토음식으로 거듭났다.

백암장날이 아님에도 먹을 수 있게 된 그 맛이 궁금하다.

백암순대는 돼지 작은창자만을 사용한다. 그래서 식용비닐을 사용한 순대의 껍질과 다른 모습을 띤다.

순대 속은 돼지고기, 각종 야채와 찹쌀을 재료에 따라 다른 질감으로 갈아 조리한다. 구성 비율은 만드는 이에 따라 다르고 맛 또한 달라진다.

식감은 시차를 두고 조금씩 달라지는데, 처음 말랑한 질감의 껍질이 느껴지고 이후로 적당히 갈린 돼지고기와 야채가 씹힌다.

찹쌀 덕분에 전체적으로 매우 부드러운 식감이다.

그리고 말캉한 무엇이 씹히게 되는데, 물렁뼈다. 그래서 뼈있는 순대로도 잘 알려졌다.

백암순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식감이다. 같이 나오는 새우젓양념은 살짝만 찍어 먹기를 추천한다. 매우 짜다.

대부분의 백암순대는 양파, 양배추, 부추, 콩나물, 숙주, 당근이 들어가며 그 외에 야채들이 더 들어간다.

당면과 찹쌀, 돼지고기와 선지가 들어가니 백암순대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는 웬만한 백반에 버금가는 수준.

기차 품은 호수의 도시 의왕

기차 품은 호수의 도시 의왕

기차 품은 호수의 도시 의왕

겨울철새와 함께하는 의왕 왕송호수 여행

멈추니 비로소 보인다. 기차가 도착하면, 마중 나온 그 사람이 보인다.

낚싯대를 접으니, 왕송호수를 찾아온 철새들의 날갯짓이 보인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춰 서니, 비로소 일상의 감사함이 보인다.

모락산, 청계산을 품은 경기도 의왕은 호수, 계곡과 공원이 어우러지고, 국내 유일 철도특구 도시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과 호숫가를 산책하고, 계곡에 발 담그며 안전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보자.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삶터, 경기 의왕이다.

아이와 함께 철도박물관으로 입장하면 야외전시장을 먼저 만난다.

역사를 싣고 멈춰 선 비둘기호, 통일호, 협궤 동차, 미카형 증기기관차 등 총 23량이 전시되어 있다.

웅장한 몸집의 초록색 기차가 눈에 띄는데, 대통령 전용으로 설계 제작된 대통령 특별 동차다.

왼쪽이 국가 원수용, 오른쪽은 경호용 기차다. 2001년까지 6명의 대통령이 이용했고, 2014년 5월 이곳 철도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디젤전기 동차로 보존 가치가 높다.

1988년 1월 개관한 철도박물관은 세계 철도 모습, 조선시대 교통수단, 각 선들의 역사, 한국고속철도 역사 등을 담고 있다.

1층 중앙홀엔 1897년 3월 22일 경인 철도 기공식 사진과 실제 운행했던 파시형

증기기관차 1/10 축소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데, 아이들은 KTX 캐릭터인 키로와 아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본관 1층은 역사실, 차량실, 운전 체험실, 철도모형 디오라마실로 구성되어 철도가 걸어온 역사를 상세히 알려준다.

역사실의 미카 3-129는 철도호국영웅 김재현 기관사가 직접 운행한 기관차 모형으로, 가까이 다가가면 증기기관차의 소리가 난다.

2층은 철도 전문과학 기술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특별 전시실’과 철도의 전기·신호·통신의 역사와 원리를 체험으로 알아보는 ‘전기실’, 철도 제복

각종 승차권, 기차여행 자료 등을 통해 철도수송 서비스를 알 수 있는 ‘수송 서비스실’ 등으로 꾸몄다.

또, 직접 기차 그림을 그려보는 코너와 기차 VR 체험, 착시그림 포토존 등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실내 시설 입장 시 열 체크 및 전자출입 명부 이용은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아이들도 방역조치와 절차를 제법 성실히 따르는데, 관람하는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보호자의 사전교육이 필요하다.

한국 철도의 살아있는 역사를 담은 ‘온라인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니

영상과 360° VR 둘러보기로 아쉬움을 달래보자. (코로나 19로 8월 16일 이후 휴관 중 – 방문 전 확인 요망)

왕송호수에 위치한 레솔레파크는 가족 나들이, 가벼운 산책과 조깅 코스, 레일바이크와 스카이 레일, 캠핑장 등을 갖춘 복합 레저공간이다.

철도박물관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다. ‘레솔레’는 호수를 뜻하는 ‘레이크’와 소나무

태양(Sol)을 의미하는 ‘솔’ 그리고 철도의 역사가 깃든 장소로써 ‘레일’의 의미를 담았다. 연잎에 이슬이 또르르 굴러가듯, 공원 이름이 발랄하다.

제방 길이 640m, 높이 8.2m, 만수 면적 958.677㎡(29만 평)의 저수지인 왕송호수의 평온함도 이곳의 매력이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면 해오라기, 두견이와 같은 여름 철새가 눈에 띈다. 솔새군락과 영유아 놀이터

음악분수, 그늘막 쉼터 등 그저 휴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왕송호수 캠핑장은 카라반 10대, 글램핑 15면, 일반 데크 10면 규모로, 한 달 전 응모 후 추첨이 이루어지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겨울철새와 함께하는 의왕 왕송호수 여행

경기도 의왕시 모락산은 주민들이 산보하듯 오르내리는 나지막한 동네 뒷산이다.

하지만 이 산에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간이 공존한다.

고대 고분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있고, 조선 세종의 아들 임영대군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정상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부근에는 현대에 세워진 전승기념비가 있다.

국기봉에는 태극기가 펄럭인다. 낮은 산이지만 다양한 수준의 코스가 마련돼 산을 오르는 재미가 좋다.

산 주변에 백운호수가 있고 호수 옆으로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타 지역 사람들이 당일 산행을 위해 모락산을 찾는 이유는 충분하다.

경기도 의왕시 정중앙에는 모락산이 자리한다. 해발 385m의 모락산은 절벽과 기암괴석, 암릉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시대 세종의 넷째 아들 임영대군이 매일 이 산에 올라 서울을 향해 망궐례(멀리 있는 궁궐을 바라보고 행하는 예)를 올려

‘서울을 사모하는 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과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이 산에서 사람들을 몰아 죽였다는 데서 모락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오래 걷지 않아도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과 마주하니, 모락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전자가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정상인 국기봉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가지다.

그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계원예술대학교 옆 갈미한글공원에서 시작하는 길로 정했다.

이 길이 어려운 이유는 다른 등산로에 비해 다듬어지지 않은 흙길이기 때문이다.

출발하고 500m를 채 못 가서 모락산 산신을 모신 산령각과 마주한다. 이곳에서부터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거친 숨을 몰아 쉬는 등산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니 길은 고되어도 바람은 시원하다.

또다시 500m,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을 구경하며 길을 이어가다 보면 사인암에 도착한다.

임영대군이 자주 찾았다는 바위로 전해지는데,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사인암은 기암절벽이다.

그 위에 오르면 의왕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계가 좋은 날은 멀리 관악산까지 볼 수 있다.

백제시대에 축조된 모락산성에 관한 안내문을 지나면 6.25 전승기념비가 있는 넓은 쉼터가 나온다.

한국전쟁 당시 모락산을 포함한 수리산과 백운산 주변은 수도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요충지였다.

1951년 1월, 한국군은 모락산 정상에서 중공군과 벌인 전투에서 승리했다. 이를 기리는 전승기념비가 1999년에 세워졌다.

이 부근에서 매년 전승기념비 참배 행사가 열린다. 국기봉 주변 쉼터에 한국전쟁 관련 사진들이 전시되고, 사람들이 모여 지난 시간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

겨울철새와 함께하는 의왕 왕송호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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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싱글 힐링 의정부 부대찌개 투어

수도권에서 철새가 날아드는 호수를 만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의왕 왕송호수는 1호선 의왕역에서 걸어서 10여 분이면 닿는 곳에 자리했다.

과거 시름을 앓았던 호수가 생태호수로 변신한 뒤 철새들이 날아드는 한적한 휴식처로 탈바꿈했다.

호수 주변 탐방로를 거닐다 보면 청둥오리들이 갈대 사이를 한가롭게 날아오르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왕송호수는 한때 민물고기들의 천국이었다. 붕어, 잉어, 가물치 등이 많이 잡혀 강태공들에게 인기 높은 낚시터였다.

주변 지역에 대형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호수는 오염에 시달렸고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왕송호수는 최근 호수를 보존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수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생태호수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앙 외에도 청둥오리, 왜가리, 두루미 등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호수에서 관찰되는 새가 160종에 달하고 큰기러기, 쇠오리 등 겨울철새만 5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철새가 날아드는 의왕 왕송호수는 걸어서 즐겨야 제맛이다.

호숫가에 서서 수면을 바라보면 호수의 은은함이 전해진다.

자연학습공원 쪽 주변으로는 갈대밭과 키 큰 나무들이 옹기종기 늘어서 있고, 사색에 잠기며 호숫가를 거닐 수 있는 작은 샛길이 이어진다.

호수를 찾은 겨울철새들은 볕 좋은 곳에서 낮잠을 즐기며 간간이 자맥질을 한다.

사람들의 삶터와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철새들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행운이다.

큰 도로와 맞닿은 자연학습공원 구간에서 오리 떼 등을 쉽게 볼 수 있다면, 호수 건너편 마을로 접어들면 두루미,

왜가리 등이 큰 다리로 성큼성큼 호숫가를 거니는 풍경과 조우하게 된다.

최근에는 조류탐사과학관도 들어서서 철새들을 보려는 가족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지고 있다.

호숫가를 걷다 보면 속살을 드러낸 호수는 바람에 몸을 들썩이고, 철새들은 작은 미동에도 날갯짓으로 화답을 한다.

호숫가에 마련된 벤치에 앉으면 고요한 호수와 숲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정취에 마음이 넉넉해진다.

왕송호수는 철새 외에도 수중식물과 습생식물의 보고이며 콩배나무, 소새군락 등이 보존된 귀한 땅이기도 하다.

이곳에서의 낚시는 최근 수질 보호를 위해 엄격하게 제한된 상태다.

국토해양부에서 친환경 탐방로인 ‘누리길’로 선정한 10곳 중에 이곳 왕송호수 길이 속해 있다.

능숙한 도보여행자라면 호수를 기점으로 의왕의 숲과 호수를 연결하는 누리길 전체를 완주할 수도 있다.

왕송호수를 출발해 도룡마을, 덕성산, 괴말, 교동, 고고리, 의왕아름채로 이어지는 15.9km 길을 제대로 걷는 데는 5시간 정도 소요된다.

겨울 왕송호수 나들이의 훈훈한 덤은 철도박물관과 자연학습공원이다.

의왕의 볼거리 16경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호수, 공원, 박물관이 걸어서 닿는 거리에 자리했다.

호젓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호수를 구경하다 보면 공원이 나란히 있고, 굴다리를 지나면 박물관이 나타나는 편안한 동선이다.

용이 머물다 돌아간 곳 이성계를 찾아 떠나는 의정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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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천에서 독일온천을 즐긴다 이천 테르메덴

의정부시 행복로 광장에 있는 이성계상은 의정부역에서 나온 방문객들을 제일 처음 맞이하는 의정부의 상징이다.

의정부시와 이성계의 인연은 왕자의 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자의 난으로 졸지에 아들들을 잃고 왕위마저 빼앗긴 태조는 자신의 고향인 함흥 지방으로 가버린다.

이때 태조를 모시러 간 함흥차사들이 그대로 ‘함흥차사’가 되어버려 ‘함흥차사’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나기도 했다(태조가 함흥차사들을 죽였다는 전설은 사실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함흥에서 돌아온 태조는 한양으로 가기 전 바로 이곳 의정부 호원동 인근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태조를 맞이하기 위해 정승들이 의정부로 왔고, 이들이 이곳에서 국정을 논의하였기에 이곳의 이름이 의정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의정부란 의정부시의 명칭이자 조선시대 정승들이 국정을 논의하던 일종의 국무회의 같은 것이었다.

이성계상이 있는 행복로는 의정부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번화한 거리이다.

곳곳에 휴식시설이 있어 가족끼리 나들이를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성계를 찾아 떠나는 의정부 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는 회룡사(回龍寺)다.

서울과 의정부시에 걸쳐 있는 도봉산 자락 회룡사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신라 신문왕 무렵.

창건 당시의 이름은 법성사였으나 이성계와 인연을 맺으면서 회룡사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고려 말에 회룡사를 중창한 무학대사가 아직 장군의 신분이었던 이성계와 함께 머물며 불공을 드렸는데,

훗날 이성계가 왕이 되어 다시 찾으면서 ‘용이 돌아온 절’이라는 의미로 회룡사라 했다는 것이다.

고종 때 지어진 <회룡사 중창기>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개국공신 정도전의 탄압을 받아 이곳 토굴에서 은신하던 무학대사가 함흥에서 돌아온 태조를 만나 며칠을 지냈는데, 이 사건을 기념해서 회룡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이곳이 태조 이성계와 인연이 깊은 곳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지하철 1호선 회룡역에서 회룡사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수백 년 된 회화나무도 이곳의 역사를 증언한다.

회화나무를 지나 회룡사로 오르는 길은 요즘 찾는 사람이 많은 북한산 둘레길이기도 하다.

길 옆으로 이어진 시원한 계곡이 오르막길에 힘을 보태준다.

계곡을 따라 도착한 회룡사는 아담한 절집이다.

이곳에서 놓쳐서는 안 될 유물은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석조와 아담한 오층석탑, 그리고 대웅전 안에 있는 회룡사 신중도 등이다.

석조란 생활에 필요한 물을 저장해 사용하는 수조다.

회룡사 석조는 길이 224cm, 폭 153cm, 깊이 67cm로 현재 남아 있는 석조 중 최대 규모란다.

크기도 크기지만 표면이 매끄럽고 모양이 아름다워서 조선시대 석조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회룡사 오층석탑은 전체적인 양식으로 보아 15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석조에 비해 아담한 크기다.

회룡사를 창건한 신라 의상대사의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는 전설이 전해오기도 한다.

겨울 싱글 힐링 의정부 부대찌개 투어

겨울 싱글 힐링 의정부 부대찌개 투어

겨울 싱글 힐링 의정부 부대찌개 투어

난 이천에서 독일온천을 즐긴다 이천 테르메덴

진해지는 겨울, 얼어붙은 마음 녹여줄 시 한수 읊으며 몸보신 맛투어를 시작해보자.

오늘의 주인공은 따끈하고 푸짐한 의정부 부대찌개다.

훨훨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의지하는데 외로운 이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고구려 유리왕은 왕비 송씨가 죽자 화희와 치희 두 여인을 부인으로 삼았다.

왕을 두고 연적이 된 둘의 사이는 좋지 않았고 유리왕이 자리를 비운 어느 날, 싸움 끝에 치희는 궁을 나간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유리왕이 치희를 찾아가지만 치희는 환궁을 거부한다.

부인을 잃고 홀로 돌아가는 길, 사이좋게 지저귀는 꾀꼬리 한쌍을 본 유리왕은 시를 짓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시로 전해지는 <황조가>는 이렇게 태어났다.

지금부터 약 2천 년 전, 모든 것을 다 가졌을 왕도 사랑을 잃고 외로워했다.

떠난 치희를 더 사랑했는지 그 속사정이야 알 턱이 없지만 여전히 화희가 궁에 있었음에도 왕은 다정한 꾀꼬리 모습에 홀로 돌아가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이 대목에서 입술 한쪽이 올라가는 건 왜일까.

일국의 왕이 평범한 우리와 같은 문제로 슬퍼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과학과 문명이 발전하고 발달한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우리 모습 때문일까.

왜, 의정부 부대찌개를 먹으러 가면서 왕의 애정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그대는 아직 건재하다.

바위처럼 굳건한 몸과 마음으로 이번 겨울은 거뜬히 넘길 수 있으리라.

하지만 <황조가>를 읽고 웃거나 울컥했다면, 이 겨울 몸보신은 무조건 함께 다니기로 하자.

푸짐한 부대찌개에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부대찌개, 푸짐한 속살과 얼큰한 국물맛을 갖춰 날씨가 쌀쌀해지면 절로 생각나는 메뉴다.

지금이야 심심찮게 부대찌개 전문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시작은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시지였다.

당연히 먹을 수 있는 곳도 미군 부대 근처였다. 부대찌개 거리로 유명한 의정부와 송탄 모두 미군 부대를 품은 공간이다.

미군 부대라. 불과 60여 년 전 이 땅을 휩쓸었던 6·25전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광복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 발발한 전쟁으로 한반도 전역은 찢기고 망가진 채 허리까지 끊겨 휴전에 이른다.

이후 우리나라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이 땅에 미군 부대가 들어선다.

대한민국 수도의 북쪽 의정부 등지에 미군 부대가 자리 잡은 것도 같은 이유다.

부대찌개 한 그릇에 대한민국의 근대사가 담겨 있다. 배고픈 시절이었다.

동물에게 먹이려고 끓인 ‘꿀꿀이죽’을 사람도 먹던 시절이었다. 허기만 채우면 그만이던 그 시절, 미군 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는 얼마나 달았을까.

처음에는 지금의 찌개 형태가 아니라 햄과 소시지 등을 볶아서 먹었단다.

지금 부대찌개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소시지 구이’나 ‘베이컨 구이’도 같은 맥락이지 싶다.

짭조름한 햄과 소시지를 안주 삼던 주당들은 주인장에게 밥과 함께 먹기를 청하지 않았을까.

또 아무래도 햄과 소시지만으로는 우리 입맛에 좀 느끼했을 것이다.

김치와 야채, 고추장 등 우리네 얼큰한 맛이 추가된 것은 필연이었으리라.

이렇게 얼큰한 육수가 가미된 찌개에 당면이나 라면, 떡 등의 사리를 더해 맛도 좋고 푸짐한 퓨전요리, 부대찌개가 태어난다.

그저 허기를 채우던 남루한 먹거리는 우리 입맛에 맞는 부대찌개로 변신하면서 입소문을 탄다.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부대찌개 거리’가 형성되었고 부대찌개는 의정부를 대표하는 별미로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