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트리파크 비암사 영평사를 돌아보는 세종시 여행

베어트리파크 비암사 영평사를 돌아보는 세종시 여행

베어트리파크 비암사 영평사를 돌아보는 세종시 여행

현장에서 선사 유적까지 인천 서구를 탐하다

세종시의 대표 여행지 세 곳을 둘러본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베어트리파크, 비암사, 영평사 순으로 자리 잡고 있으니 길을 따라가면 된다.

길 중간에 있는 고복저수지에 들러 예부터 소문난 메기매운탕이나 민물새우매운탕을 맛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베어트리파크는 각종 나무와 귀여운 곰, 다양한 새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비단잉어가 있는 연못이 여행자를 반기고, 향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길은 이국적이다.

돌이 된 나무 규화석은 언제 봐도 신비스럽다.

규화석 주변에 ‘신이 내린 나무’가 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기괴한 모양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대만 중부 아리산 절벽에서 자란 편백나무 뿌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뿌리의 크기로 미뤄보아 약 2,000년 된 나무로 추정된다.

분재원에 있는 각종 분재도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소나무, 주목, 단풍나무 등 다양한 분재를 볼 수 있다.

큰 나무를 축소한 것 이상의 기품이 느껴진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분재원 한쪽에는 수련이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송파원은 주목과 소나무 등 늙은 나무들을 모아놓았다.

비틀어지고 꺾인 모양의 향나무가 눈에 띈다. 열대식물원에 들어가면 용설란, 킹벤자민 등 다양한 열대식물을 볼 수 있다.

열대식물원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반달가슴곰동산을 만난다.

가슴에 반달 모양의 무늬가 있는 작은 반달가슴곰들이 우리에서 끼리끼리 모여 논다.

먹이를 사서 곰에게 줄 수도 있다. 두 발을 들고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하는 모습이 귀엽다.

쳇바퀴를 돌리는 곰도 있고, 무슨 얘기를 하는 듯 마주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반달가슴곰동산 아래쪽에 애완동물원이 있다.

공작새의 우아한 자태가 눈길을 끌고 작은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다닌다.

비암사로 가는 길에 여행자를 먼저 반기는 건 도깨비도로다.

비암사 입구에 거의 도착할 무렵 ‘도깨비도로 시작지점’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자동차 기어를 중립에 놓고 가만히 있으면 오르막길처럼 보이는 길로 차가 올라간다. 착시현상 때문이다.

도깨비도로를 지나면 바로 비암사가 나온다.

절 바로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계단 위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810년 된 느티나무다.

절에 올라가기 전 화장실 뒤로 난 계단길을 따라 올라간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가 나온다.

비암사 전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동네 뒷산같이 수수한 산자락에 안긴 절집이 고즈넉하다.

현장에서 선사 유적까지 인천 서구를 탐하다

현장에서 선사 유적까지 인천 서구를 탐하다

현장에서 선사 유적까지 인천 서구를 탐하다

물관 고을에서 삶의 그림을 만나다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아시아경기대회의 개막식과 폐막식, 육상 경기 등이 치러질 주무대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구석기시대 유적을 비롯해 고려청자 중 한 부류인 녹청자의 고장이기도 한 서구는 인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아시아경기대회 현장을 미리 둘러보고 녹청자박물관과 검단선사박물관을 찾아가본다.

2014년 9월, 45억 아시아인의 잔치인 제17회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린다.

개막식과 폐막식이 화려하고 성대하게 거행될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빛을 담다’, ‘바람이 분다’ ‘춤을 춘다’는

세 가지 콘셉트를 바탕으로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즐거운 아시아, 춤추는 인천을 형상화했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주경기장은 연면적 11만 3,620㎡에 5층 규모로 관람석이 6만석이 넘는다.

2개의 커다란 지붕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밖으로 흐르는 구조다.

멀리서 보면 우주선 2대가 하늘을 향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넓디넓은 광장이 인상적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주경기장 서쪽에는 심곡천과 공촌천을 이어주는 에코 캐널과 소규모 생태서식공간인 비오톱을 조성해 친환경 공간으로 꾸몄다.

더위를 식히려는 어른들과 뛰노는 아이들의 차지가 된 지 오래다.

경기 외에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 셈이다.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기까지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인천은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고려청자 하면 중국의 비취색과는 달리 우리 고유의 비색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그릇이다.

순청자, 상감청자, 진사청자, 철화청자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녹청자라는 생소한 고려청자가 있다. 고급스러운 청자에 비해 색이 어둡고 투박하지만, 소박해서 더 정감이 간다.

도자기를 만드는 원료가 되는 흙, 즉 태토에 녹청색 유약을 발라 구운 것이 녹청자다.

비색을 띠는 청자에 비해 어두운 노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모래 등이 섞인 흙이 거칠기 때문에 그릇의 표면 역시 거칠고 투박해 보인다.

우리나라 최대의 녹청자 도요지는 청자의 고장이라 불리는 전남 강진이다.

하지만 인천광역시에도 녹청자의 진수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자리한다.

경서동에 위치한 녹청자박물관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녹청자 전문 박물관이다.

도자기의 역사를 시대별로 일목요연하게 살펴보고, 다양한 녹청자와 그 제작 과정을 디오라마로 만나볼 수 있다.

녹청자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녹청자 요지를 발굴하면서부터다.

1960년대 네 차례에 걸쳐 녹청자 요지를 발굴한 결과, 다양한 도자기와 그 파편들이 출토되었다.

물관 고을에서 삶의 그림을 만나다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물관 고을에서 삶의 그림을 만나다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물관 고을에서 삶의 그림을 만나다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영월은 박물관의 대표 고을이다. 전국에 수많은 전시관과 박물관이 있지만, 영월만큼 다양한 박물관을 한곳에 갖춘 고장도 드물다.

2000년대 초반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20여 개 박물관이 옹기종기 진영을 갖췄다.

테마도 민화, 사진, 동굴, 화석, 악기, 지리, 천문 등 제각각이다.

영월군 여행안내 팸플릿만 살펴봐도 박물관에 대한 애정이 도드라진다.

정중앙에 20여 개 박물관에 대한 설명이 큼직하게 정리된 것은 물론

선명한 지도 표시와 내비게이션용 주소, 관람 시간, 휴관일까지 병기돼 있다. 박물관 서너 곳만 둘러봐도 영월 여행이 풍성해진다.

그렇다고 박물관 고을이 되기 전 영월의 모양새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강, 한반도 지형, 선돌, 고씨동굴, 청령포, 장릉 등 수려한 자연과 문화 유적을 갖춘 고장이 영월이다.

박물관 한 곳 보고, 자연경관과 문화 유적까지 둘러보는 아기자기한 여행이 가능하다.

빛바랜 전시물에서 구수한 정서를 음미하고, 쾌청한 자연에서 마음껏 심호흡할 수 있는 최적의 고장이다.

영월의 박물관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조선민화박물관이다.

김삿갓계곡 깊숙이 위치한 조선민화박물관은 영월 지역 박물관의 단초를 마련한 곳이자,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개관 당시만 해도 비포장도로를 지나 외진 데 자리한 이곳은 영월 지역 박물관의 역사를 지켜본 명물이 됐다.

국내 최초 민화 전문 박물관에는 조선 시대 민화 3000여 점이 소장되었고, 그중 200여 점과 현대 민화 100여 점을 상설 전시한다.

진열된 민화를 살펴보면 소박한 서민의 정서가 묻어난다.

익살맞은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작호도’, 십장생을 표현한 ‘십장생도’, 글자를 화폭에 옮긴 ‘문자도’ 등에는 금방이라도 호기심을 쏟아낼 듯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 고유의 정서와 삶을 표현한 민화는 때로 익살스럽게, 때로 파격적인 구성으로 다가선다.

그림에는 낙관도 없고 작자도 불분명하지만, 재액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기복 신앙의 의미가 서려 있다.

‘화조도’는 가정의 화목, 물고기를 그린 ‘어해도’는 부부 금슬이나 출세를 기원하는 뜻이 있어 민화로 만든 기념품은 선물로도 인기 만점이다.

언뜻 보기에 생소한 그림들은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져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박물관 측은 한 명이 박물관을 찾아도 전문 해설사의 해설을 제공한다.

쓱 둘러보고 돌아서는 초짜 방문객을 위한 오석환 관장의 배려다. “이야기가 담긴 민화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오 관장의 지론이다.

박물관에서 어른들의 흥미를 돋우는 곳은 춘화를 전시한 2층 공간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수집한 춘화들이 전시되어 19세 이하는 출입 금지다.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민화 체험이 흥미롭다. 민화 그리기, 판화 찍기 같은 실습이 1층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나무나 부채에 곱게 칠한 민화는 가져가거나 선물할 수 있다.

조선민화박물관에는 250년 된 배롱나무(목백일홍) 등 희귀 분재도 식재되어 그윽한 향을 음미할 수 있다.

조선민화박물관을 벗어나면 김삿갓계곡 외씨버선길을 따라 난고김삿갓문학관과 묵산미술박물관이 이어진다.

난고김삿갓문학관은 김삿갓 선생의 생애와 문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다양한 자료와 시비들이 전시되었다.

묵산미술박물관에서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과 영월의 설경 작품 등을 볼 수 있는데, 1박 2일 머무르며 미술 체험도 가능하다.

영월 읍내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주천 방향으로 가면 박물관의 테마가 더욱 풍성해진다.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몇 걸음 안에서도 땅은 모두 다르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약간의 경사 때문에 건조한 위쪽에서는 꽃이 피고 몇 걸음 아래에서는 이끼가 자란다.

좁은 공간 안에서도 나름의 구역이 있어 저마다 마땅한 곳에 자리를 잡고 서로의 터전을 존중하며 그렇게 생물은 공존한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대명유수지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영남지방의 젖줄 낙동강에 기대 있는 대명유수지 안에는 오직 이곳을 터전으로 삼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가치를 더하는 듯 매년 가을이 찾아와 은빛으로 머물다 사라진다.

유수지는 본래 집중호우나 장마로 인해 늘어나는 하천의 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대명유수지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1992년 완공되었다. 면적은 약 30만㎡로 축구장 42개 정도의 크기이다.

유수지가 되기 전 이곳은 범람원이었는데 유수지 공사와 함께 20년간 계속된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20년이란 세월은 새로운 생태계가 정착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유수지의 특성인 질퍽한 땅과 높은 습도는 이곳에 적합한 동식물을 불러들였고,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대명유수지만의 자연을 완성했다.

낮은 산지와 숲, 수변 지역에서 서식하는 네발나비도 대명유수지의 입주민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맹꽁이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진 곳도 대명유수지이다.

맹꽁이는 장마철에 물가에 모여 산란을 하는데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 외 시기에는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있어 그림자도 보기 힘든 귀한 녀석이다.

대명유수지에서 혹시 맹꽁이 울음을 들었다면 행운이 깃든 날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맹꽁이 외에도 삵,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멸종위기종인 동물들이 대명유수지와 그 인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분한 물과 먹이.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안전한 지역.

산업공단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다행히 대명유수지의 생명들은 소중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2018년 대명유수지에는 자연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사람을 위한 탐방로가 조성되었다.

전망데크, 포토존 등이 설치됐으며 ‘생태전문가와 함께하는 달서생태탐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태탐험은 평범한 해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빙고, 생태퍼즐 등 재미가 더해진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대명유수지 속 비하인드스토리도 여러 개 들을 수 있다.

대명유수지를 방문한다면 30분~120분까지 다양한 생태탐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니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대구에서 청도로 가는 30번 국도.

달성군 가창면 용계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겨울 추위를 잊게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길가에 내놓은 찜통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무언가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따뜻한 김을 피워내는 것은 다름 아닌 찐빵이다.

1960~70년대 모두가 어렵고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 찐빵은 전 국민의 간식이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김이 술술 나는 찐빵만 있으면 몸과 마음이 따뜻했다.

손바닥에 촉촉함과 따스함이 전해지고, 달달한 팥소가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했다.

제법 쌀쌀한 기운이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이럴 때 뜨거운 찐빵을 호호 불어가며 크게 한입 베어 물면 입가에 절로 함박웃음이 번진다.

먹을 것이 풍족해지면서 찐빵은 저편으로 밀려났다. 가끔 옛날을 추억하며 맛을 보는 정도다.

그러나 대구 가창의 용계마을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찐빵골목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곳에는 500여 m에 걸친 길가에 9곳의 찐빵집이 성업 중이다.

제각각 먹음직스런 찐빵을 만들어내기에 대구에서 가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구수한 가창찐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가창이 찐빵마을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 찐빵집이 들어선 것은 2000년 3월. 가창면사무소 맞은편에 박지연 사장이 ‘옛날찐빵집’을 열면서다.

부산이 고향인 그녀는 서울에서 살다가 대구로 내려온 ‘외지인’이다. 남편 지인의 권유로 찐빵집에 도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맛있는 찐빵을 받아다 트럭 장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6개월여 장사하다 가게를 차리고 찐빵을 만들어 팔았다.

대구에서 찐빵으로 유명한 분을 모셔와 찐빵을 만들었고, 차츰 기술을 익혀나갔다.

빵의 차진 식감과 넉넉하게 넣은 팥소가 유명해지면서 장사는 호황을 이뤘다.

찐빵집이 잘 된다는 소문이 나자 다른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현재는 찐빵집이 9곳이나 생겨나 대구의 새로운 명물거리로 자리 잡았다.

찐빵골목에서 가장 소문난 집은 ‘원조가창옛날찐빵손만두’와 ‘호찐빵만두나라’다.

원조가창옛날찐빵손만두는 가창에서 찐빵집을 처음 시작한 곳이다.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 줄서서 기다리는 집으로 유명하다.

찐빵골목을 있게 한 주인공 박지연 사장은 “빵의 차진 식감과 넉넉한 팥소”가 가창찐빵이 가진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가게에서는 밀가루, 물, 설탕, 소금, 이스트 등을 적당량 넣고 기계에서 7분 정도 반죽한다. 여기에 팥소가 100g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찐빵을 만들 때 팥소를 65~70g 정도 사용한다고 하니 무척 많은 양을 넣는 것이다.

이를 숙성실에서 40분 숙성시킨 후 찜통에서 쪄낸다.

팥소의 당도는 50브릭스(brix) 정도로 낮췄다. 너무 달면 쉽게 물리는 탓이다.

이렇게 만든 찐빵은 한입 물면 쫀득하고 팥소가 꿀처럼 흐른다. 그리고 적당히 달달한 맛을 내 계속해서 입맛을 다시게 한다.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6·25전쟁 뒤 대구를 찾은 한 외신은 “폐허 속에서도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도시”라고 타전했다.

유네스코는 2017년 10월 대구를 음악창의도시로 인정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클래식 음악 감상실이 있고, 일 년 내내 버스킹 공연이 끊이지 않는 도시, 김광석 음악이 흐르는 골목도,

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는 무대도 그곳에 있다. 마음에 ‘쉼표’가 필요한 날, 음악도시 대구를 찾았다.

살랑거리는 밤바람 맞으며 음악에 몸을 맡기기에는 수성못이 제격이다.

수성못에는 호수 둘레를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가 나 있다. 2km 남짓 되는 길에는 벚나무터널, 호수 위로 놓인 데크길, 상화동산 등 예쁜 포인트가 이어진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산책길을 걷고 있으면, 하늘을 물들인 노을이 호수에 붉게 번져가는 그림 같은 풍경을 안겨준다.

노을이 쓰러져가는 시간이 되면 바통을 이어받듯 호숫가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걸음을 옮기자, 바이올린과 기타 반주에 맞추어 달달한 목소리가 윤종신 ‘좋니’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었다.

산책 나온 시민과 데이트하는 커플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노래에 빠져들었고, 노래 너머 도심의 불빛들은 호수 위에 흔들리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음악분수쇼가 한창인 수변무대로 걸음을 옮기자 또 다른 공연이 한창이다. 가야금과 퉁소와 드럼이 어우러진 퓨전 국악공연이다.

수성못에는 평일, 주말에 상관없이 버스킹이 열린다. 1인 버스킹부터 밴드, 통기타, 댄스 공연까지 다양해 버스킹의 매력에 흠뻑 젖게 해준다.

버스킹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공연도 종종 열려 볼거리를 더한다.

서문시장 야시장의 거리공연은 조금 색다르다. 시끌벅적한 시장이라는 장소가 주는 분위기에 후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먹거리가 흥을 돋운다.

여기에 다양한 예술공연이 밤늦도록 펼쳐지니 걷고, 먹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없이 좋다.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80개나 되는 노란 매대가 줄줄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홍수 같은 사람들 틈에 짜증을 낼 법도 한데 사람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어떤 이는 어깨까지 들썩인다. ‘둠칫둠칫 두둠칫~’ 신나는 음악이 들려오는 덕분인 듯했다.

야시장 한가운데 공연장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다. 공연장에는 신명 나는 힙합 음악과 함께 춤꾼들의 춤이 한창이었다.

스트리트 댄서들이 배틀을 진행 중이었는데, 단순한 길거리 댄스가 아닌 수준 높은 무대였다. 화려한 의상과 화끈한 춤, 신명 나는 음악에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매일매일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힙합댄스는 물론 국악 공연까지 하루도 쉬지 않는다.

돈 주고도 아깝지 않은 공연을 입장료도 없이 시장에서 볼 수 있다니 과연 음악창조도시 대구답다.

노을지는 호수에서의 선율부터 시끌벅적한 시장에서의 흥겨운 힙합까지 대구의 밤은 음악과 함께 흥이 솟는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음악에 묻혀 있다 보면 절로 가벼워진다.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김윤석, 강동원 주연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검은 사제들>은 ‘한국판 <엑소시스트>’다. 악령을 쫓는 구마의식을 다룬 영화답게 우리나라 대표 성당들이 등장한다.

특히 대구의 아름다운 성당들이 눈에 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대구 여행을 계획했다면 꼭 눈여겨볼 일이다. 지하철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검은 사제들>의 타이틀 시퀀스는 최 부제(강동원 분)의 라틴어 기도문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구마의식에 관한 자료들이 이어진다.

영상 중간에는 어두운 골목 안쪽에 서서 기도하는 최 부제의 모습이 보인다.

구마의식을 행하기 위해 영신(박소담 분)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의 장면인 듯하다.

대구시 동성로에 있는 프로스펙스 매장 앞 골목이다. 길과 길을 잇는 샛길 로 번화가 쪽 큰길에서 보면 제법 으슥하다.

영신의 집 앞 골목은 도시의 뒷골목이다.

여느 영화가 그렇듯 <검은 사제들>도 이 장면을 한 장소에서만 촬영하지 않았다.

관객이 보기에는 같은 장소인 듯하지만, 서울 명동의 명동8길 올리브영 맞은편 골목 촬영 분량과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지방에서는 가장 번화한 길을 종종 ‘명동’에 비유하는데, 동성로는 ‘대구의 명동’이라 불린다. 원래 대구읍성이 있던 자리다.

100년 전 도로가 들어서며 읍성은 사라졌다.

동성로를 거닐다 보면 붉은 보도블록 가운데 장대석으로 이어진 돌길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대구읍성을 표시한 것이다.

대구백화점 앞에는 대구읍성의 성벽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실제 높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성로의 역사를 말해준다. 광장에는 야외 무대가 있어 젊은이들이 거리공연을 펼치곤 한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운다.

낮보다는 밤에 찾으면 한층 활기차다. 동성로에는 예전부터 공연장과 극장 등이 많았다.

그 가운데 CGV대구한일은 옛 한일극장으로, 1938년 대구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인 키네마극장이 자리했던 곳이다.

1960년 자유당 정권에 항거한 2.28학생민주의거를 기린 2.28기념중앙공원도 가깝다.

잠시 쉬어가며 그 의미를 되새겨도 좋겠다.

동성로 서쪽에는 계산성당이 있다. 동성로가 ‘대구의 명동’이라면, 계산성당은 서울의 명동성당 같은 존재감을 가진다.

주교좌성당으로 대구·경북의 가톨릭교회를 대표한다. 현 성당 건물은 한 차례 화재를 겪은 뒤 로베르 신부가 1903년에 세운 것이다. 외관은 2개의 십자가 종탑이 두드러진다.

성당 내부는 양쪽의 회색 벽돌 기둥이 성스러운 기품을 더한다.

한복 차림의 성인을 그린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눈여겨볼 일이다.

서울 명동성당, 전주 전동성당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대 성당 건축물로 손꼽힌다.

계산성당은 <검은 사제들>에서 명동성당과 하나의 공간처럼 등장한다.

최 부제가 김 신부(김윤석)의 부탁으로 구마의식을 위한 성물을 가지러 가는데, 그때 나오는 성당이 명동성당과 계산성당이다.

먼저 최 부제가 성당으로 들어갈 때 성당 전체의 부감 샷이 계산성당이다.

십자가 모양의 평면이 보인다(극중에서는 주황색 지붕의 성당이 부감 샷으로 잡히기도 하는데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좌성당이다).

몬시뇰(손종학 분)이 3D 안경을 끼고 TV를 보는 장면 역시 계산성당에서 촬영했다.

극중 최 부제는 서울가톨릭대학교의 사고뭉치 신학생으로 나온다.

그의 학교생활 역시 여러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와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캠퍼스가 자주 등장한다.

학장(김의성 분) 신부가 최 부제와 김 신부를 만나는 장면 등에서다.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 두 주연 배우 못지않게 영신 역의 박다솜도 주목을 받았다.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아름다운 말이 흐르는 집이라니, 의미도 말맛도 예뻐 자꾸 읊조린다.

이름부터 기분이 좋아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한옥 숙소 ‘어련당’으로 향하는 도로는 건물이 빼곡한 전형적 도시의 모습. 미심쩍어 주소를 확인할 즈음 갑작스레 숲과 샘의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에 놓인 2층 한옥의 자태가 상상했던 대로 정갈하다.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울산 최초의 한옥 체험 시설이다.

울산 중구가 건립하고 운영하는 만큼 한옥의 멋스러움을 정교하게 재현했으며 구석구석이 오늘 지어 올린 듯 단정하다.

객실 7개 가운데 6개의 이름은 조선 시대 의정부 조직인 6방을 따 각각 이·호·예·병·형·공이고, 누마루가 붙은 방은 어련재라고 부른다.

마룻대부터 바닥까지 널찍한 공간을 예스러운 목재 구조가 둘러 싸 한옥의 풍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방문을 닫으면 자연 속 고택에 머무는 듯 고즈넉해 도심이라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정원의 샘물은 조선 시대에 경상좌도 병영성에 주둔하던 병사들이 줄지어 떠 갈 정도로 물맛이 좋았다는 산전샘을 복원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장소는 다름 아닌 태화강이다. 울산의 자연·생태환경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봄 양귀비꽃 가을 국화’로 대변될 만큼 철마다 꽃으로 뒤덮이고, 갈대군락과 십리대숲은 언제나 여행자를 반긴다.

이런 태화강에 또 하나의 명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패들보드! 멀리서 바라만 보던 태화강을 이제 패들보드를 타고 몸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패들보드는 자격증도 수료증도 필요 없다

수영을 못해도, 운동신경이 없어도 누구나 안전하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태화강에 패들보드가 모습을 드러낸 건 2019년 7월 말이다.

울산시와 지역기업인 ㈜월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손을 잡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했다.

7월부터 진행 중인데, 11월까지 3,000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기비결은 눈으로 보는 태화강을 몸으로 즐기는 태화강으로 변신시킨데 있다.

생각해보라. 그림 같은 강물 위에서 느긋하게 패들보드를 타며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누구라도 자연 속에서 여가를 보내는 그들이 부럽지 않겠는가.

여기서 잠깐! 서핑은 알아도 패들보드는 조금 생소하다. 패들보드가 뭐지? 패들(paddle)은 ‘노’를 말한다.

흔히 보트를 탈 때 사용하는 것은 노, 카약·카누에서 사용하는 걸 패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같은 말이다.

패들보드는 서핑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서 나아가는 레포츠다. 영어로 ‘Stand Up PaddleBoard’, 줄여서 ‘SUP’이라고 부른다.

보드 위에 서서 또는 앉아서 패들을 젓기 때문에 파도를 타는 서핑과는 다르다. 서핑보드 보다 크기도 크고 부력이 세서 훨씬 안전하다.

그렇다면 생전 보드라고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수영도 못하고, 운동신경이라고는 1도 없어도 과연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특별한 기술도, 큰 힘도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물론 약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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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여행 동두천으로 가보자고 동광극장과 보산동관광특구

탄도 여행은 조금나루 선착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선착장은 조금나루해변유원지 끝자락에 있다.

조금이라는 말은 조수가 가장 낮을 때를 뜻하는데, 그럴 경우에도 배를 띄울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탄도까지 하루 두 번 운행되는 탄도호는 매우 작은 배다. 1.5평 정도의 대기실에 성인 3명이 앉으면 꽉 찬다.

선착장에서 탄도까지는 2.5km. 육지와 섬의 직선거리는 짧은 듯해도, 물길을 따라 섬으로 가는 뱃길은 10분 남짓 걸린다.

배를 타자마자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로 가보자.

얼마 전 탄도 선착장이 새롭게 정비되었다.

가로등이 이어진 기다란 부두를 걸어 들어가면 바로 마을이다.

중앙에는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회관은 섬 주민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문을 열어, 이곳에서 식수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섬은 물이 부족하지만 탄도는 물이 넘친다.

섬 주민에게서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탄도의 자랑이다.

아무리 가뭄이 와도 탄도의 지하수는 마르지 않는단다.

“높은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신기할 만큼 물이 넉넉해요.

집집마다 물맛도 다르죠. 해안가에서 가까운 집들 물맛이 조금 더 간간해요.”

주민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을회관의 물에서도 바다의 짠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마을의 두 번째 자랑은 탄도올레길이다. 무안군과 합심해서 만든 결과물로, 작년 가을에 완성되었다.

군에서 섬 정상 가까이에 팔각정을 세우고 해변으로 가는 나무데크를 설치해주었고, 주민들은 그 길에 맞게 숲을 가로지르는 올레길을 마련했다.

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니 작은 섬에 있으리라 짐작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소나무숲, 사스레피나무숲, 대나무숲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는 구간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무 지팡이가 준비되어 있다.

지팡이 역시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사스레피나무를 이용해 직접 만든 것이다.

오가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나무를 묶어놓은 노끈, 길을 안내해주는 띠 등 모두

소박한 재료를 이용했지만, 손주를 위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처럼 애틋함이 묻어난다.

마을에서부터 40여 분을 걸어 오르면 섬 정상(해발 49m) 인근의 팔각정에 도착한다.

걷는 내내 함께해준 바다가 멀리 내려다보인다. 반대 방향으로 길을 이어가면 해안 산책로다. 그리고 섬 안의 섬, 야광주도와 마주한다.

야광주도는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면 걸어갈 수도 있는 작은 무인도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여의주도라고도 불린다.

주민들은 이 부근에서 굴을 캐고, 소라나 고둥을 줍는다. 그리고 무안낙지를 잡는다.

여행객에게도 즐거운 갯벌 놀이터다. 다만, 물때를 모르고 너무 멀리까지 들어가면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오래전 탄도는 숯이 생산되는 섬이었다. 섬에 숯을 만들기 좋은 소나무가 많았고, 육지와 가까워 운반이 수월했다. 그래서 이름도 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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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 부천센터

고재서 대표가 손가락을 들어 사진 한 장을 가리킨다. “저건 1967년일 거야. 〈학사 며느리〉 포스터가 걸려 있잖아요.

그때 개봉한 영화니까.” 사진 속 동광극장 앞은 얼핏 봐도 1960~1970년대 번화가다.

극장 간판에 그림 포스터가 걸렸다. ‘미술부장’으로 불리던 간판화가가 그렸을 것이다.

배우들이 매니저 없이 활동하던 시절인데, 간판에 크게 나오기 위해 간판화가에게 밥이나 술을 사기도 했다.

동광극장은 지금도 운영 중이다. 그래서 예전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등에 자주 등장한다.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동광극장에서 촬영했다. 성인이 된 정환(류준열)과 동룡(이동휘)이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장면이다.

2018년에는 그룹 god 리더 박준형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상영한 영화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여서, 한동안 영화 속 와칸다왕국을 따 ‘와칸다 극장’으로 불렸다.

지난해에는 극장으로는 유일하게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경기 노포) 12선’에 들었다. 그럴 만하다.

고 대표의 말을 빌리면 ‘전국에서 유일한 단관 극장’이다. 한창때는 영사기사, 간판화가 등 직원이 10명이 넘었다.

상영작은 최신 개봉작이 주를 이룬다.

상영관이 하나밖에 없어 두 영화를 교차 상영하기도 한다. 건물로 들어서기 전, 상영 시간표 앞에 멈춘다.

손으로 쓴 영화 제목이 반갑다. 대한뉴스, 문화영화 칸도 보인다.

드라마 세트장 같아 포토 존으로 인기다.

건물 2층의 간판 포스터는 이제 그림이 아니라 사진이 걸린다.

그 위에는 〈명량〉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등 작은 포스터가 한 줄로 늘어섰다.

모두 관객 1000만이 넘은 우리 영화다.

다음은 상영관 내부 . 283 명을 수용하는데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

갈색 가죽 의자가 반짝이고 , 멀티플렉스 특별관에 있는 리클라이너도 눈에 띈다.

일부 좌석은 테이블과 보조 받침대를 따로 뒀다. 좌석 구성이 자유롭고 앞뒤 간격이 넉넉하다.

이 또한 동광극장이 주는 즐거움이다. 자유석이라 어느 자리든 먼저 앉는 사람이 주인이다.

다음은 상영관 내부 . 283 명을 수용하는데 밖에상영이 끝나면 휴게실에서 만나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포스터가 한 번 더 발길을 붙잡는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한 007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동광극장에서 보는 007 시리즈 포스터는 감회가 남다르다.

숀 코너리가 주연한 〈007 살인번호〉(1962년)부터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년)까지 시리즈 25편을 모두 상영했을지 모른다.

그 사실만으로 살아 있는 극장 박물관이고, 서로 다른 세대의 추억이 숨 쉬는 현재진행형 레트로 극장이다.

입구로 다시 나올 때는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도 할아버지가 고향을 떠나는 살바토레(토토)에게 한 말이 메아리치는 것 같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사랑하렴. 네가 어렸을 때 영사실을 사랑했듯이.”

보산동관광특구(Camp Bosan)는 동광극장과 더불어 동두천의 역사를 증언한다. 동두천시는 한국전쟁 이후 미 2사단 캠프 케이시가 주둔해 다문화가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