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발효 젓갈 맛보러 오세요 강경발효 젓갈축제

맛있는 발효 젓갈 맛보러 오세요 강경발효 젓갈축제

맛있는 발효 젓갈 맛보러 오세요 강경발효 젓갈축제

무주 월하탄계곡 기암 타고 흐르는 낙수의 절경

한때 평양, 대구와 함께 ‘조선 3대 시장’을 차지했던 강경은 지금도 매년 가을이면 ‘발효젓갈축제’로 당시의 부흥을 기억해내곤 한다.

큰 시장이 있었다는 건 그만큼 물자와 사람들의 왕래도 많았다는 뜻. 덕분에 강경은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기도 하다.

2013년 올해로 17회를 맞는 ‘강경 발효젓갈축제장’에서 각종 젓갈 구경 뿐 아니라 강경의 역사도 둘러보았다.

황포돛배 띄운 금강변의 무심한 억새꽃이 사람들을 반긴다.

오는 10월20일까지 강경 포구와 인근 젓갈시장, 옥녀봉 자락에서 ‘강경발효 젓갈축제’가 펼쳐진다.

수백년 동안 이어진 전통 비법으로 숙성·발효시킨 젓갈은 어떤 맛일까?

축제 첫날부터 궁금증을 품고 모여든 이들이 적지 않다.

축제장을 보고 있으니 마치 100여 년전 강경포구의 전성기 때로 돌아온 것 같다.

성어기 철이면 하루에도 백여 척이 넘는 고깃배가 드나들었다는 강경의 역사가 절로 그려진다.

강경 포구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안긴 금강 줄기를 먼저 살펴야 한다.

천리에 달하는 금강은 전북 장수의 신무산에서 발원해 공주와 부여를 지나 강경을 파고든다.

금강줄기는 강경에 이르러서야 충남과 전북을 가르며 서해와 몸을 섞는다.

금강 하류에 자리한 강경은 서해에서 가장 깊숙이 내륙으로 몸을 뻗고 있다.

민물과 짠물이 넘나드는 강경의 위치는 ‘강경 포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해안 최대의 수산항이자 충청도와 전라도를 나누고 잇는 교통의 요지였던 것.

물길로 그리고 육로로 사람들은 몰려들었고 그들을 따라 물자도 몰려들었다.

바닷물이 내륙으로 들어서는 통로였으니 수산물 집산지로도 제격이었다.

그만큼 문물의 발달도 빨랐다. 1920년대 전기 수도시설을 갖추고 있었다고 하니 한때 이곳은 한반도에서 정말 빠른 ‘근현대화’를 이룬 고장이었으리라.

지금까지 강경 읍내 곳곳에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들은 당시 최신식 건물이지 않았을까.

은행과 극장도 일찌감치 들어섰고 대전과 부여, 공주, 군산까지 강경 상권에 속했단다.

강경 읍내에 남아있는 구 한일은행강경지점(제324호), 구 강경노동조합(제323호), 강경북옥감리교회(제42호), 구 남일당한약방(제10호)

강경중앙초교강당(제60호), 구 강경공립상업고등학교관사(제322호) 등이 자리를 지키며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너무나 쓸쓸한 모습으로 자리한 그들을 보고 강경의 옛 영화를 기억해내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강경의 빛나는 시절은 1914년 장항선 철도가 놓이고 6·25전쟁을 치르면서 끝이 난다.

대도시였던 만큼 전쟁의 피해가 컸고 육로 교통의 발달로 강경 포구의 자리는 약해졌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강경은 예전의 명성과 전혀 무관하게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 되었다.

전성기 때의 ‘강경’을 기억할 수 있는 ‘강경발효 젓갈축제’가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당시의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 그리고 대를 이어 강경에 터를 잡은 토박이들이 힘을 모은 덕분이다.

“여기 포구에 고깃배가 엄청나게 드나들 때, 그때 말이에요. 해산물이 너무 넘쳐나는 거예요.

이것들을 가만 두면 다 상해 버리잖아. 그래서 소금에 절인 거예요. 그러면 두고두고 오래 먹을 수 있으니까.

여기 주변에 젓갈시장이 몰려 있잖아요? 이 근방이 옛날 강경 포구 자리예요.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저기 저 아파트 앞까지 물길이 닿았다고.”

강경의 역사를 살펴봤으니 본격적인 축제 구경에 나서보자. 강경 젓갈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것은 바로 새우젓.

유월에 담은 ‘육젓’, 오월에 담은 ‘오젓’, 그리고 지난 가을 담은 ‘추젓’까지. 새우젓은 크게 3종류가 있다.

무주 월하탄계곡 기암 타고 흐르는 낙수의 절경

무주 월하탄계곡 기암 타고 흐르는 낙수의 절경

무주 월하탄계곡 기암 타고 흐르는 낙수의 절경

청주 상당산성 두부 청국장 언 마음까지 녹이는 음식

2011년 3월,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101번째 작품을 내놓았다.

제목은 <달빛 길어올리기>. 안타깝게도 영화는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한지라는 독특한 소재와 임권택 감독 특유의 서정적 표현이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와 잘 어울린다.

‘조선왕조실록 복본 사업’을 위해 덕유산에서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뜨는 장면은 영화의 서정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출입금지 지역이라 밤에 몰래 작업하는 주인공들 옆에 폭포가 흐르고, 하늘에는 달빛이 고요하게 비춘다. 폭포는 달빛을 고스란히 품고 떨어진다.

그 물을 받아 빚어내는 한지에는 청아한 듯 맑은 기운이 감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장면은 무주구천동 의 월하탄계곡이다.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며 내려오듯, 여러 갈래의 폭포수가 기암을 타고 쏟아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월하탄계곡의 서정성은 영화 속 효경(예지원 분)의 마무리 대사가 더해져 더욱 짙게 배어난다.

“(달빛은) 아무것도 자랑하지 않는 친근한 빛으로 조용히 어둠을 밝혀요.

고요하고 은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한지의 품성이 달빛과 너무 닮았어요.

우리의 마음이 순수하고 담담하고 조용해졌을 때, 한지와 같은 달빛은 한 가득 길어 올려질 거예요.

달빛은 길어 올린다고 해서 길어 올려지는 것이 아니에요.

달빛은 그대로 두고 마음으로 그 빛을 보듬을 때 비로소 한 가득 길어 올려지는 거예요.”

월하탄계곡은 무주구천동이 품은 33경 중 15경이다.

1경인 나제통문에서 14경인 수경대까지는 관광단지 밖에 자리해 외구천동, 15경인 월하탄계곡부터 내구천동이라 부른다.

삼공탐방지원센터에서 백련사 방면으로 계곡을 따라 20여 분 걸으면 장쾌한 물소리와 함께 월하탄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잔잔하게 흘러온 계곡물이 낙수가 되어 기운차게 내려앉는다.

폭 50m로 너르게 흐르는 계곡물이 암석단애를 타고 여덟 줄기로 떨어진다. 물줄기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주는 조연은 기암이다.

커다란 바윗덩어리 위로 물이 흐르는 부분은 옴폭 파이고 나머지 부분은 볼록 튀어나와 낙수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암은 물을 품고, 물을 기암의 살을 타고 넘는다.

둘의 조화로 높이 7m의 작은 폭포 여러 개가 모여 있는 광경은 경험하지 않고는 말하기 힘들다.

자연의 맑은 기운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폭포보다는 경사가 완만하고 낮지만, 탄(여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암을 타고 떨어지는 모습은 가히 폭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아쉬운 점은 낮이라 영화에서처럼 달빛을 품은 그윽함은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여행지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달빛의 서정성 대신 태양 아래 호방함이 빛난다.

자연보호와 등반객 안전을 위해 계곡 밑으로 내려갈 수 없어 계곡의 진면목을 마주하지는 못한다.

아쉬운 대로 월하탄계곡 안내판이 있는 쉼터를 전망대 삼아 시원스레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된다.

월하탄계곡을 즐기는 방법은 먼저 눈을 감고 스크린 가득 묻어났던 달빛 아래의 고요함을 그린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며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런 다음 청아한 물소리를 귀에 담는다.

계절에 따라 수량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소리도 다르다. 소리를 통해 월하탄계곡의 청아함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눈을 뜨고 월하탄계곡을 바라본다.

눈을 감고 떠올렸던 모습과 소리로 접했던 느낌이 얼마나 같은지 확인한다. 그리고 바위와 물, 나무와 하늘이 어우러진 계곡의 전체 모습을 담는다.

청주 상당산성 두부 청국장 언 마음까지 녹이는 음식

청주 상당산성 두부 청국장 언 마음까지 녹이는 음식

청주 상당산성 두부 청국장 언 마음까지 녹이는 음식

충북 자연휴양림의 초록 세상 비밀의 숲에서 날아온 초대장을 받다

부드럽고 따뜻하며, 정감 있고 소박하다. 음식에 성품이 있다면 두부가 딱 그렇다.

찌개에 넣으면 뜨거운 국물에서 건져 후후 불어가며 먹는 맛이고, 잘 익은 김치를 올리면 입안에서 몽글몽글 부드럽게 녹는 맛이다.

따뜻한 순두부 한 그릇은 두꺼운 겨울 코트도 막지 못하는 마음의 추위를 녹여주는 착한 음식이다.

움츠러든 어깨를 펴게 해주는 두부 요리를 만나러 충북 청주의 상당산성으로 간다.

상당산성 안에 자리한 산성마을은 닭백숙을 비롯해 청국장, 두부 요리 등 토속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는 한옥 마을이다.

대부분 식당으로 개조되어 전통 한옥의 멋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상당산성 동문 아래 언덕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겨울 풍경이 정겹다.

산성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온 여행자들이 두부김치와 막걸리 한 사발로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고, 구수한 청국장찌개와 비지찌개로 기운을 얻는 식당도 곳곳에 있다.

마을 입구의 ‘상당집’은 직접 만든 두부와 청국장, 비지장을 내는 식당으로 점심시간이면 대기하는 줄이 길다.

닭백숙 집을 하던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두 아들이 1997년부터 두부와 청국장, 비지장을 만들고 있다.

상당집의 하루는 해 뜨기 전에 불린 콩을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잘 불린 콩을 기계로 간 다음 커다란 가마솥에 넣고 끓이는 일은 동생이 맡는다.

눌어붙지 않도록 긴 나무 주걱으로 젓는 일에 공이 많이 들어간다.

그사이 형은 청국장을 만든다. 적당히 삶은 뒤 비밀 저장고에서 발효한 청국장을 절굿공이로 찧어 주방으로 옮긴다. 그날 쓸 양이다.

비밀 저장고에서는 비지장도 발효된다. 콩 비린내 없이 구수한 맛이 나는 비지찌개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손님들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입구의 아이스박스에 담아놓은 비지는 이렇게 수고로운 과정을 한 번 더 거친 것이다.

집에서 김치만 넣고 끓여도 구수한 비지찌개가 된다.

커다란 판에 천을 깔고 끓인 콩을 부은 뒤 비지를 걸러내는 작업을 거치면 부드러운 순두부가 완성된다.

일부는 따로 담아 손님들이 자유롭게 떠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먹는 순두부는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다.

출근길에 들러 순두부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고 가는 단골손님도 있고, 종점까지 달려온 버스 기사님도 참새 방앗간처럼 찾는다.

식당 손님이 아니어도 누구나 들어와 먹을 수 있는 천사 같은 음식이다.

마을 위쪽에 자리한 ‘손맛집’ 역시 할머니가 직접 두부를 만든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도 좋겠다.

산성마을에 자리한 식당은 닭백숙과 함께 두부, 청국장을 내는 곳이 많다.

푸짐하고 든든한 식사를 원한다면 닭백숙을 먹으며 반찬 삼아 청국장에 두부 한 접시를 맛볼 수 있다.

충북 자연휴양림의 초록 세상 비밀의 숲에서 날아온 초대장을 받다

충북 자연휴양림의 초록 세상 비밀의 숲에서 날아온 초대장을 받다

충북 자연휴양림의 초록 세상 비밀의 숲에서 날아온 초대장을 받다

영동 구름마을 풀쌈만찬으로 화합을 꿈꾸는 곳

속리산, 소백산, 월악산, 천태산, 좌구산, 천등산, 군자산, 도락산… 내륙 지방인 충청북도에는 바다 대신 산이 한가득이다.

산속 자연휴양림과 산림욕장만 줄잡아 수십 개.

그냥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숲이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조금은 짜릿하게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외줄을 타고 날거나 모노레일로 오르거나 스카이바이크로 누비면서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선 길. 좌구산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좌구산제일문’이란 간판을 단 웅장한 문 주위에는 활짝 핀 벚꽃들이 줄지어 방문객을 맞았다.

벚꽃 물결은 휴양림 가는 길의 삼기저수지 생태공원과 별천지공원, 율리휴양촌으로 이어졌다. 이 모든 것이 모여 ‘좌구산 휴양랜드’를 이룬다.

만개한 벚꽃과 푸릇푸릇 물오른 수양버들이 어우러진 삼기저수지 생태공원에 잠시 차를 세우고 나무 데크가 놓인 둘레길을 걸었다.

본격적인 숲 체험 이전의 워밍업이라고 할까. 벚꽃 향기 머금은 봄바람이 살랑 코끝을 간질인다.

삼기저수지를 병풍처럼 둘러싼 좌구산에는 이제 막 봄이 시작된 듯했다. 여전히 앙상한 가지들 사이로 여린 초록의 새잎들이 살짝 고개를 들고 있었다.

충청북도 증평군의 좌구산자연휴양림은 다양한 시설을 자랑한다.

숲은 기본이고 통나무집과 캠핑장, 집라인, 사계절썰매장, 숲속모험시설뿐 아니라 관측돔을 갖춘 천문대도 있다.

지난해에는 길아 230m, 높이 50m의 명상구름다리(출렁다리)까지 들어서면서 산과 숲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체험이 가능해졌다. 가히 ‘숲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를 만하다.

삼기저수지 생태공원에서 나와 산길을 조금 더 오르니 긴 줄을 늘어뜨린 현수교가 보인다.

율리 야생화단지와 거북바위 정원을 잇는 출렁다리, ‘명상구름다리’다.

다리 아래 들어선 ‘좌구산 숲 명상의집’은 생태공방과 염색공방을 갖추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을 위한 나무 소품 만들기에서부터 천연염색이나 우드버닝(전열펜으로 나무를 태워 그림이나 무늬를 그리는 기법), 꽃차 시음, 족욕도 가능하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얼른 건너고 싶은 아이들의 성화에 아쉽지만 체험 활동은 패스. 아름드리 침엽수를 닮은 나무 기둥이 멋진 명상구름다리에 올랐다.

폭 2m의 튼튼한 다리가 과연 출렁거릴까 싶었는데, 다리 가운데로 갈수록 바람에 흔들흔들, 신이 난 아이들이 뛰어다니니 더욱 출렁거렸다.

다리가 후들거린 탓에 명상은 불가능했지만 심장이 쫄깃해 지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밤이 되면 다리에 조명이 켜지면서 환상적인 야경도 즐길 수 있다.

숲속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통나무집에 짐을 풀고 출렁다리보다 훨씬 더 짜릿한 집라인을 타러 갔다.

아쉽게도 아이는 집라인을 경험할 수 없었다. 몸무게 30kg 이하는 체험 불가능이라는 조건 때문.

딱 1kg 부족해 형들과 어른들이 타는 것을 구경만 하는 데도 나름 짜릿했다.

아이와 내년에는 꼭 타 보기로 약속하고 좌구산천문대로 향했다. ‘천체투영실에서 별자리 영상보기 → 태양(낮)/천체(밤) 관측 → 전시실 관람’으로 이어지는

일반 관람 프로그램은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게다가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천체망원경 강의 및 실습이 추가되는 가족 캠프도 운영된다.

아쉽게도 날이 흐려 해와 별은 볼 수 없었지만 자동으로 움직이는 돔에서 700배 배율의 국내 최대 구경 광학망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속리산 숲체험휴양마을은 2017년 11월 15일에 문을 연 자연휴양림이다.

좌구산자연휴양림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에 멋스러운 기와집 11채, 황토 초가 10채, 통나무집 3채 등이 들어섰다.

영동 구름마을 풀쌈만찬으로 화합을 꿈꾸는 곳

영동 구름마을 풀쌈만찬으로 화합을 꿈꾸는 곳

영동 구름마을 풀쌈만찬으로 화합을 꿈꾸는 곳

제천 옥순봉 조선명탐정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뛰어내리다

각 지역마다 관광자원이 대폭 확대되어 마음만 먹으면 별의별 경험을 다 할 수 있게 된 요즘이다.

그래서 웬만한 레포츠나 신생 축제에는 심드렁한 마음부터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당신이 구름마을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따분한 일상에서 색다른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매달 풀쌈만찬을 통해 이웃과 정을 나누고 화합의 가치를 실천하는, 어느 ‘착한 귀농인들’을 말이다.

영동 매곡면과 대항면을 잇는 괘방령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도로 오른편으로 작은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강진저수지. 우리가 찾아가려는 구름마을의 시작점이다. 길가에 외롭게 선 ‘한국농어촌공사’ 표지판을 만나면 잘 찾아왔다는 증거다.

어귀에 차를 대고 저수지 방향으로 곧장 10여분을 걸으면 이장 댁에 닿는다.

나무너와를 인 황토집엔 ‘구름마을 살가운 집’이라고 적힌 현판이 달려 있다. 이곳이 구름마을임을 알리는 유일한 표식이다.

잠시 후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이름조차 생소한 풀쌈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풀쌈축제는 구름마을이 매년 5월에 여는 시그니처 이벤트다.

마을 주민들이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자체적으로 즐기던 풀쌈만찬을 연례행사화한 것이다.

이때는 도시민들을 초대해 풀을 뜯고 만찬을 즐기는 모든 과정을 함께한다.

축제라고는 하지만 규모 면에서 비교적 단출하고 소박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내부 인력과 소수 조력자의 힘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여덟 번째 풀쌈축제는 올해 5월 27일에 열렸다.

이장 댁은 구름마을 마을회관이자 풀쌈축제가 시작되는 행사장이다.

앞마당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천막과 채취한 풀을 씻을 수 있는 수도가 설치돼 있고 뒤쪽엔 꽤 널찍한 복숭아밭이 자리한다.

이 복숭아밭은 풀쌈축제의 일환으로 선행되는 복숭아농사체험을 진행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후부터 몰려든 가족단위 참가자들은 익숙한 듯 이장과 인사를 나눈 뒤 자연스레 복숭아밭으로 향한다.

이제 막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 어린 복숭아가 아무런 지장 없이 자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일이 어려울 법도 한데 어린 꼬마들도 손쉽게 해낸다.

알고 보니 이들은 서울의 한 복지재단을 통해 캠핑봉사를 해온 전력이 있단다.

구름마을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나.

한 시간에 걸친 복숭아농사체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풀쌈축제 준비에 돌입한다.

그 첫걸음은 뒷산에서 식용 풀을 직접 채취하는 것. 저마다 봉지나 바구니 따위를 들고 이장의 설명에 따라 먹을 만큼 풀을 채취하기 바쁘다.

언뜻 보면 쉬운 일이나 풀쌈축제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이 이 과정을 빠릿빠릿하게 소화해내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이장이 함께 돌아다니며 먹는 풀의 종류와 효능을 알려주지만 설명을 들으며 먹을 만큼의 풀을 뜯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이다.

진도를 잘 따라가려면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

한 자리에 오래 머물다간 헛것을 가져가게 되는 수가 있다.

일단은 이장의 설명을 들으며 해당 풀의 샘플을 채취하고, 이후에 혼자 다니며 양을 추가 확보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장이 소개하는 먹는 풀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카시아 잎이나 산딸기, 망개잎, 쑥, 산초, 오디 등은 익숙하니 그렇다 쳐도 토끼풀과 단풍잎이 거론될 땐 충격이 크다.

믿기지 않지만 단풍잎은 ‘아이셔’ 맛이다.

아이들도 새콤한 맛에 반했는지 여러 장 따다가 입에 물고 다닌다.

사람들이 잘 모를 뿐, 이곳의 모든 풀들은 나름의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다.

잘못해서 독초를 섭취할까 우려했지만 이장은 손을 휘휘 젓는다.

“이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가공을 거치면 대부분 한약재로 쓰이는 것들이에요.

제가 풀을 30년 이상 먹었으니까 말만 잘 따르면 괜찮아요. 2만 명 이상 여길 다녀갔지만 탈이 난 사람은 없었거든요.

화장실에 가게 될 순 있는데, 그건 우유 먹고 배가 아픈 것과 같은 경우에요.

오히려 식사 전 먹는 쌈 한두 개는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좋아요.”

제천 옥순봉 조선명탐정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뛰어내리다

제천 옥순봉 조선명탐정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뛰어내리다

제천 옥순봉 조선명탐정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뛰어내리다

전주 신 중앙시장 에서 만나는 추억의 포장마차 여행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코미디 사극이다.

배우 김명민과 오달수가 콤비를 이루는 영화 속에는 깨알 같은 웃음 코드도 가득하지만, 정조 시대 개혁과 보수, 유교와 천주교

양반과 노비 등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관계가 깊이 녹아 있다. 옥순봉은 이 영화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영화 속에선 살아남기 위해 뛰어든 천 길 낭떠러지였지만, 호수와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개혁에 앞장섰던 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납 비리의 배후를 찾으라는 정조의 밀명과 함께 ‘탐정’이라는 정5품 벼슬을 내리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 속 옥순봉은 거대한 음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던져야 했던 천 길 낭떠러지이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유일한 구세주 역할을 한다.

영화 속 김씨 부인도 그랬고, 조선 명탐정도 몸을 던져 살아난 후에야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었다.

옥순봉은 절세미인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절경을 자랑한다. 비 갠 후 여러 개의 푸른 봉우리가 죽순처럼 솟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 정조 때 연풍현감으로 부임한 단원 김홍도는 옥순봉의 빼어난 자태를 화폭에 담았다.

옥순봉의 모습은 김홍도가 그린 산수화와 풍속화를 모은 《김홍도필 병진년 화첩》에 남아 있다.

옥순봉은 재미있게도 두 고장에서 나란히 절경에 포함시킨 아름다운 봉우리다.

제천 땅에 속해 있으면서도 제천 10경뿐 아니라 단양 8경에도 포함된다.

이렇게 된 연유에는 퇴계 이황 선생과 단양의 기생 두향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옥순봉은 예부터 청풍부에 속해 있었다. 단양 관기 두향은 옥순봉의 절경에 감탄하여, 당시 단양군수로 부임한 이황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포함시켜 달라고 청원했다.

이에 이황이 청풍부사에게 건의했지만 허락하지 않자 옥순봉 절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황과 두향의 플라토닉 사랑은 충주호반의 잔잔한 물결처럼 애잔하게 남아 있다.

이황은 단양군수로 부임한 지 9개월 만에 풍기군수가 되어 단양을 떠나야 했다.

이황을 간절히 사모했던 두향은 매화나무 한 그루를 선물하며 가슴 찡한 이별시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황은 훗날 “매화에 물을 주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을 정도로 매화를 아끼고 사랑했다.

두향이 선물한 매화는 아마도 떠나가는 사람에게 전하는 애절한 사랑의 징표가 아니었을까?

20여 년 뒤 이황이 숨을 거두자 두향도 이황과 함께 거닐던 강선대 아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장회나루 건너편에는 이황과 두향이 정을 나눴다는 강선대와 두향의 묘가 남아 있다.

옥순봉에 올라서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끊임없이 뻗어가는 산세와 잔잔한 호반이 어우러져 감탄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정도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신선만이 즐길 수 있는 선경이다.

구담봉 역시 옥순봉만큼이나 아름다운 절경을 품고 있다. 옥순봉과 구담봉을 가려면 계란재 정상에 자리 잡은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해야 한다.

계란재에서 옥순봉과 구담봉까지는 6km 정도로 먼 거리는 아니지만, 계란재에서 약 1.4km 떨어져 있는 삼거리를 기준으로 좌측에 옥순봉

우측에 구담봉이 있어 어느 쪽을 가더라도 삼거리를 두 번 거쳐야 한다.

탐방로가 제법 오르락내리락할 뿐 아니라 암릉과 험한 절벽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탐방안내소에서 삼거리까지는 30분 정도면 닿는다. 옥순봉으로 가는 길은 바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봉우리 아래까지 내려와서야 비로소 전망이 툭 트인다. 옥순봉 정상에 못 미쳐서 만나는 절벽은 옥순봉 정상보다 훨씬 아름다운 절경을 선사한다.

전주 신 중앙시장 에서 만나는 추억의 포장마차 여행

전주 신 중앙시장 에서 만나는 추억의 포장마차 여행

전주 신 중앙시장 에서 만나는 추억의 포장마차 여행

당진 오일장 충남에서 손꼽는 풍성한날

전주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국내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새로움을 만나고 싶어 하는 여행자에게는 조금 식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런 전주에 새로운 야시장이 생겼는데요. 바로 전주 ‘신중앙시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추억의 포장마차 거리가 있는 전주의 신중앙시장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전주 객사, 한옥마을과 멀지 않은 곳에 공구거리가 있습니다. 그 거리 주변에 바로 중앙시장이 위치해 있는데요.

남부시장 야시장에서 먹던 음식과는 다르게 그야말로 ‘시장에서 먹는 음식’이 바로 신 중앙시장의 콘셉트입니다.

아직은 남부시장에 비해 사람이 적지만 적은 만큼 포장마차의 주인과 음식을 찾는 손님과의 정이 피어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전주 신중앙시장의 야시장인 추억의 포장마차 거리는 남문, 북문 거리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주 금, 토일에 열리는 야시장은 남문이나 북문 어느 쪽으로 들어가도 만날 수 있죠.

하지만 동문이나 서문을 이용할 시에는 시장 중앙부로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저녁시간에는 일반 상점들이 문을 닫아 약간은 어두우니 야시장을 바로 만날 수 있는 남문과 북문으로 들어가면 편합니다.

신 중앙시장 야시장은 원래 중앙시장으로 불렸지만 청춘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청춘 밀당’과

‘추억의 포장마차’야시장이 들어서면서 ‘신 중앙시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청춘 요리사들 덕분에 야시장에는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다양한 음식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모든 음식은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만들기 때문에 군침을 흘리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기도 하죠.

이제는 어느 야시장에 가더라도 빠지지 않는 메뉴가 바로 스테이크 일 텐데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냄새를 맡는다면 발길을 멈추게 될 것 같습니다.

전주 신중앙시장 야시장에도 스테이크를 하는 포장마차가 있는데요.

무려 소고기 철판 스테이크와 밥이 없으면 안되는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소고기 초밥까지 있습니다.

스테이크 옆에는 철판에서 함께 구운 야채와 약간은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주는 할라피뇨, 거기에 배를 더욱 든든하게 채워주는 감자 튀김이 있는데요.

이 조합은 정말 환상적일 수밖에 없죠. 소고기 초밥에는 달큼한 소스와 양파를 얹어 맛의 풍미를 더했지요.

길거리 음식 치고는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스테이크 한 점을 입안에 넣는 순간 그 생각은 잊히게 됩니다.

스테이크, 초밥 이외에도 생 자몽을 반 잘라 통째로 올린 꿀 생자몽 맥주와 크리미한 생맥주 그리고 다양한 맥주 및 음료들이 있어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은데요.

훌륭한 맥주와 안주 덕분에 이곳이 야시장인지 맥줏집 인지 헷갈릴 정도랍니다.

중앙포차의 대표 메뉴인 고등어 갈비 ‘고갈비’는 부산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이지만 전라도에서는 약간 생소한 메뉴랍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흔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죠. 주문 후 바로 조리를 하기 때문에 비릿하지 않고 따뜻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닭날개를 품은 만두랍니다. 닭날개 만두는 겉은 닭 날개 튀김처럼 보이지만 안은 만두 속으로 꽉 차있죠.

만두를 품고 있는 닭으로 중앙로 포차 메뉴 중에서도 꽤 특이한 음식이랍니다.

바삭한 치킨 속 만두는 치킨과 만두 두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음식이죠.

만두 소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김치, 야채, 치즈로 구성되어있답니다.

당진 오일장 충남에서 손꼽는 풍성한날

당진 오일장 충남에서 손꼽는 풍성한날

당진 오일장 충남에서 손꼽는 풍성한날

검마산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속 오지 캠핑

오일장은 풍성하다. 사람도 넘쳐나고, 온갖 물산도 차고 넘친다.

많은 전통시장이 사라져가는 요즘, 오일장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지만 당진 오일장은 예외다. 충남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오일장이다.

당진 구시가지에 자리한 당진상설시장에서 매 5, 10일에 열린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한산하던 상설시장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사람 구경, 물건 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새 두 손이 묵직하다. 사람과 물산이 어우러진 당진 오일장의 풍경을 만나본다.

길이 7km가 넘는 서해대교를 건너면 바로 당진시다. 당진IC에서 10km 채 못 미쳐 당진 읍내로 들어선다.

번듯한 아파트 단지와 당진터미널을 지나면 옛 당진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읍내동이다.

당진군이 당진시로 거듭난 것은 지난 2012년. 10여 년 사이 당진은 제법 큰 도시로 성장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읍내동은 군청 등 각종 관광서와 버스터미널이 자리했던 당진군의 중심지였다.

관공서와 터미널 등이 차례로 이전해가면서 읍내동은 말 그대로 원도심이 되었다.

읍내동에는 용장천을 끼고 1974년에 개설된 당진상설시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월 5, 10일로 끝나는 날에 오일장이 열린다.

한갓진 상설시장의 오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오일장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오전 7~8시쯤이면 당진의 읍면은 물론, 서해대교 건너 경기도와 충남 각지에서 물건을 지고 온 사람들과 물산이 모여든다.

당진 오일장은 당진상설시장 내 당진시장오거리에서 시작해 시장교 입구에 이르는 500m 구간에 펼쳐진다.

단순히 거리만 따지면 커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규모가 제법 커서 발품을 팔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은 우습게 흐른다.

오일장은 교통이 편리한 접점이나 각 지역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에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진 오일장 역시 충청남도와 경기도가 맞닿아 있고 바다를 낀 고장이라 각종 해산물이 풍부한 어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당진상설시장에는 공영주차장이 두 곳 있다. 당진시장오거리 인근에 한 곳, 새로 들어설 당진어시장 앞에 한 곳이다.

1시간에 600원으로 주차요금도 저렴하다. 당진어시장 앞 공영주차장에서 나오면 당진상설시장의 커다란 아케이드가 시작된다.

아케이드 내는 수산물이 대부분이다. 당진 장고항을 중심으로 제철 맞은 실치를 비롯해 주꾸미와 각종 생선이 좌판을 가득 채운다.

어시장이 아직 개장되지 않아 수산물 노점이 상설시장 내 노상으로 많이 나섰다.

상설시장 아케이드를 지나 다음 사거리에 이르면 본격적인 오일장의 주무대가 펼쳐진다.

바다와 가까운 오일장이라 그런지 귀하디귀한 어란을 여기서 만난다. 어란은 예부터 왕에게 진상했던 귀한 음식이다.

봄에 잡히는 숭어의 알에 꽤 오랜 시간과 사람의 정성스런 손길이 거쳐가야 비로소 탄생하는 전통음식이다.

갓 잡은 숭어 뱃속에 든 알을 연한 소금물에 담가 핏기를 제거한 뒤 간장에 물을 섞어 알을 담가놓았다가 건조시킨다.

어란을 말릴 때는 참기름을 발라가며 뒤집어주는데, 이 과정을 셀 수 없이 반복해야 제대로 된 어란이 완성된다.

좌판에 널린 어란을 보니 군침이 돌지만, 250g에 25만 원 정도 한다는 말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제철을 맞은 실치와 꽃게도 좌판의 주인공이다. 실치는 4월부터 5월 초에나 맛볼 수 있는 당진의 별미다.

실치는 베도라치 치어로 회나 무침, 아니면 시금치나 아욱을 넣고 끓인 실치국 등으로 맛볼 수 있다.

굵은 실치를 말린 실치포, 봄철까지 나는 녹색 감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은빛으로 빛나는 멸치, 밴댕이의 치어인 디포리 등 육수와 밑반찬용으로 쓰이는 건어물도 상자에 가득 담겼다.

입이 뾰족한 건어물이 있어 물어보니 학꽁치 말린 거란다.

방파제에서 낚시로 잡은 건 많이 봤는데 치어를 말려 건어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말린 학꽁치는 주로 조림으로 많이 해먹는다고 한다.

검마산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속 오지 캠핑

검마산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속 오지 캠핑

검마산 자연휴양림 청정한 자연 속 오지 캠핑

월영교 일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유교문화길 달빛여행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영양까지 가는 길은 정말 먼 길이 아닐 수 없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곧 목적지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현실은 구불구불한 국도 길을 하염없이 운전하여 가야 한다.

캠핑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먼 여정이니만큼, 진정 캠핑을 사랑하는 캠퍼들에게는 청정한 자연 그 자체가 그 여정의 보답이 되어 줄 것이다.

먼 길이 힘겨워 잠시 쉬었다 가고 싶어 주변을 둘러보아도 집 한 채 보이지 않아 구불구불한 길을 계속 가야하고

등이 구부정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뙤약볕에 나물을 말리고 있는 시골 풍경이 지속되는 길을 가야한다.

그리고 이 긴 여정의 끝, 드디어 검마산 자연휴양림 수비면의 읍내풍경을 마주하게 되는데 60년대 영화에 나올법한 아주 오래된 버스정류장과 그 옆에 작은 기사식당이

마치 어느 영화의 세트장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도 간단하게 장을 볼 수 있는 가게들은 넉넉하게 있으니 휴양림에 들르기 전 꼭 장을 봐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수비면에서 차로 10여분 정도를 더 달리면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검마산 자연휴양림에 도착이다.

검마산은 태백산 지맥이 동쪽으로 뻗어나가는 길에 위치한 산으로 산세가 험준하며 마치 검을 빼어 든 모양새와 비슷하다 하여 검마산이라 부르고

대체로 영양의 산들은 그 모양새가 날카롭고 험준하며 신비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검마산은 날카롭기로 유명한 산세만큼이나 소나무숲 또한 아름다운 산림이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 산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에는 숲체험 프로그램과 등산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4시간정도의 등산길은 조금 험준하지만 제대로 된 땀을 흘려볼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되어준다.

등산로를 걷기에는 조금 버겁고 힘들다면 보다 짤막하고 편안하게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자연휴양림의 매력은 바로 명품으로 조성되어있는 숲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숲 속의 집과 같은 통나무집 시설도 꽤 훌륭하지만 숲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캠핑이 아닐까 싶다.

얇은 천 하나에 의지하여 하룻밤을 보내다 보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강한 기운이 몸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기분이 들어서 행복해 진다.

캠핑 초보일 때는 온갖 식재료는 다 가지고 와서 푸짐하게 차려놓고 호기 있게 먹기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다 먹지 못하고 그대로 버리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지금은 캠핑할 때 탄소배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먹을 만큼만 준비해서 간단하게 조리해먹는 요령이 생겨 아이들과 즐겁게 캠핑요리를 즐기고 있다.

아이들과 캠핑할 때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몸에 좋은 우리 야채를 많이 먹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이럴 때 가장 많이 해먹는 요리가 바로 야채전이다.

그 지역 재래시장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를 조금씩 종류별로 구입하여 싱싱한 호박

맛있고 달큼한 고추, 쪽파, 깻잎 등과 함께 넣으면 좋은 재료가 된다.

야채를 깨끗이 씻어 간단히 천일염만으로 밑간을 하고 우리밀가루에 잘 섞어 고루 반죽한 다음 코펠에 올리브유를 살짝 발라 부쳐내면 야채전이 완성된다.

거창한 캠핑조리도구가 없이도 금방 완성되는 야채전은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 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요리를 만들고 남은 야채는 비닐팩에 잘 싸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코펠에 모두 담아 된장 한 숟가락 풀고 보글보글 된장찌개를 끓이는데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캠핑이 끝나는 날까지 거의 식재료가 남지 않고 깔끔하게 먹거리를 즐기고 돌아갈 수 있다.

유교문화권인 경상북도 북부지방과는 달리 영양은 조금 다른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곳과는 상대적으로 불교문화재들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고, 신내림을 상징하는 일월산자락의 영험한 기운과 산간지역의 생활문화에서 많이 나타나는

무속신앙의 뿌리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양에는 절이 사라진 후 남은 여러 개의 탑들이 남아있는데 탑 주변 풍광의 느낌은 답사여행자들의 마음을 잡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봉감모전 오층석탑이 주는 느낌은 한 순간 마음을 빼앗는 압도적인 끌림이 있는 탑으로 다른 절터와는 전혀 색다른 풍광이 이색적이기까지 하다.

신선이 노닐다 갔을 법한 도교적인 색체가 어우러진 태극모양으로 휘어진 동산천 줄기를 따라 수려한 풍광 속에 우뚝 솟은 탑의 형세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우며 절터가 세워져 있던 곳이라 상상하기 힘든 장소에 호젓이 남아있는 모양새 또한 뜻밖의 감동을 선물해 준다.

월영교 일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유교문화길 달빛여행

월영교 일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유교문화길 달빛여행

월영교 일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유교문화길 달빛여행

봄길 따라 찾아가는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안동은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을거리를 고루 갖춘 고장이다.

특히 여름밤의 풍경은 월영교가 으뜸이다. 당신의 생각보다 아름다운,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들이 펼쳐진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불린다. 우리나라의 유교 전통이 가장 짙게 묻어나는 까닭이다.

곳곳에 즐비한 종택과 고택이 그 상징처럼 자리한다. 다른 지역이라면 희귀한 흔적이겠지만 안동에서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유교문화라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고리타분한 옛것으로 여길 이유도 없다. 그 또한 오랜 삶의 자취다.

월영교는 안동의 동쪽 낙동강을 가로지른다. 안동댐에서 멀지 않다.

주변으로는 안동민속박물관, 선성현객사, 전통문화체험장, 안동물문화관 등 볼거리가 많다.

헛제사밥과 간고등어를 맛볼 수 있는 맛집도 지척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같은 전통 공연과 각종 체험도 이뤄진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동네다.

이 모든 공간을 걸어서 오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안동문화관광단지를 출발점 삼길 권한다.

단지 내 유교랜드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해질 무렵에 월영교 쪽으로 내려오는 여정이다.

월영교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안동문화관광단지다. 약 2.5km 거리다. 도보로 이동해도 30분이면 된다.

호텔 등 숙박시설과 공원을 갖춘 이곳의 중심은 유교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한 테마파크 유교랜드다.

타임터널을 지나 16세기 안동 대동마을로 거슬러 올라간 후, 여섯 곳의 선비체험관을 돌아보는 순으로 관람한다.

단순히 보는 전시에 머무는 게 아니라 놀이 형식의 체험을 통해 느끼고 배운다.

단지 내에는 전망대도 있다. 유교랜드는 물론, 안동댐과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이다.

유교랜드에서는 도로를 따라 민속박물관 쪽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권태호기념음악관을 지나 오른쪽 샛길도 추천할 만하다.

KBS 드라마 촬영장과 계남고택, 칠곡고택 등 1975년 안동댐 건설 당시 이전한 7채의 한옥으로 이뤄진 전통 리조트 ‘구름에’도 지난다.

그 아래쪽은 전통문화체험장을 지나 월영교로 이어진다.

초반부 오르막을 지나서는 줄곧 한옥들이 들고나는 산중이다.

전통문화체험장에 다다를 때 즈음이 해질녘이어도 좋다. 체험장의 초가와 기와집은 경사로에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그 너머로 낙동강이 흐르고, 맞은편 영남산 너머로 해지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사위를 붉게 물들이는 화려한 노을은 아니지만, 고택이 어우러진 언덕에서 하루를 갈무리하는 느낌이 색다르다.

전통문화체험장을 내려와서는 곧장 안동민속박물관 방면 개목나루터로 향한다. 저녁 7시에 시작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기 위함이다.

익히 알고 있는 하회탈의 주인공들이 안동 지역의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내는 신명과 환희의 한마당이다.

풍자와 해학에 속이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 어슴푸레한 초저녁 강변의 남색 하늘이 배경처럼 어우러져 한층 운치 있다.

일정에 따라서는 유교랜드 대신 월영교 일대를 돌아본 후 화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기다려봄 직하다.

공연장 옆 개목나루에서는 디젤 엔진으로 움직이는 황포돛배가 안동 보조댐까지 운행한다. 떡메치기 등 전통 체험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