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멋 흥 예 전주의 유네스코 보물찾기

맛 멋 흥 예 전주의 유네스코 보물찾기

맛 멋 흥 예 전주의 유네스코 보물찾기

승마체험 즐기는 팜스테이형 목장 웨스턴 캠프

우리 문화유산에 관해 전주만큼 이야기가 많은 도시도 드물다.

전주는 한민족 의식주의 전통을 고루 대변한다. 한복과 한식, 한옥의 삼박자다.

전주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건 여기에서 뻗어 나온 전통문화의 스펙트럼 때문이다.

생존의 풍요가 아니라 생활의 풍요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대상이다. 유네스코는 이를 집약한다.

전주는 유독 유네스코와 인연이 많다.

판소리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무형유산이고, 전주는 세계소리축제를 개최하는 판소리의 본고장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조선왕조실록》도 빼놓을 수 없다.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이 유일하게 보존돼 오늘에 전한다.

전주한지 문화는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뽑혔다.

한정식, 비빔밥, 막걸리 등 전주 먹거리의 잠재력이다.

전주시는 이를 ‘유네스코 전주 여행’으로 엮었다. ‘얼쑤! 신명 나는 소릿길 여행’ ‘멋·흥·예 선비에게 길을 묻다’

‘게미(손맛)가 있는 음식 맛길 여행’ ‘《조선왕조실록》을 따라 걷는 기록 문화 여행길’ 등 네 가지 테마다.

유네스코 유산에 전주의 색을 녹였다. 한복을 입고 사진 찍고 공연을 보며, 전주 별미도 맛본다.

중간중간 판소리를 비롯해 전주가 간직한 전통문화를 배우는 기회도 있다. 여행 상품으로 짜였지만 개인 자유 여행도 가능하다.

유네스코 전주 여행이 반드시 지나가는 명소는 국립무형유산원이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삼삼오오 떠날 때 제격이다. 공간은 크게 열린마루(상설전시실), 전승마루(교육 공간), 얼쑤마루(공연장) 등으로 나뉜다.

열린마루 상설전시실 1층은 무형 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파노라마 영상이 압도한다. 짧은 시간에 전통 무형 유산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다.

2층은 국가무형문화재의 면면과 장인의 솜씨를 확인하는 공간이다.

눈으로 감상한 뒤에는 전승마루로 향한다. 매주 토요일에 무형유산체험교실’토요일 토요일은 모두 전승자’가 열린다.

무형문화재 장인에게 전통 공예를 배우는 시간이다.

매듭장에게 전통 매듭을 배우고, 침선장과 함께 귀주머니를 만든다.

더구나 무료 강습(재료비 별도)이다. 전통 춤사위도 마찬가지다.

은율탈춤이나 태평무, 관노가면극 등을 무형문화재가 직접 선보이며 가르친다.

얼쑤마루는 토요상설공연이 탐스럽다.

4월 30일 개막특별공연 <전통의 美, 미래로의 희망>을 시작으로 매달 기획을 달리해 관객의 흥을 돋운다.

5월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진주검무보존회 등이 <판판판!>을 공연한다. 6월에는 명인들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꾸밀 예정이다.

10월에는 국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초청 공연이 기다린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지난 2014년 개원해서 아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전주를 가장 알차고 경제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명소다.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전주천을 거너면 전주전통문화관이다. ‘얼쑤! 신명 나는 소릿길 여행’이라 하겠다.

전주전통문화관은 공예나 한식 조리 체험을 진행한다. 근래에는 마당창극 <천하 맹인이 눈을 뜬다> 공연이 좋은 반응을 얻는다.

뷔페식 잔치 음식을 먹고 공연을 관람하는 야간 상설 공연으로, 전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심청전>에 현대적인 뮤지컬 요소를 도입해 남녀노소 모두 공감한다. 한옥 마당이라는 공연장도 매력이다.

전주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판소리의 도시답게 소리 공연이 많다.

전주소리문화관에서는 비보잉을 결합한 <한옥 스캔들>을 공연한다.

비빔밥을 먹고 공연을 감상하는 기회다. 전라북도예술회관에서는 뮤지컬 <춘향>이 심금을 울린다.

전주전통문화관의 야간 공연까지 시간이 남으면 전주향교와 전주한옥마을을 걷는다.

전주향교는 ‘멋·흥·예 선비에게 길을 묻다’의 첫 번째 코스다. 여느 향교와 마찬가지로 제례와 교육의 기능을 겸한다.

만화루를 지나 대성전이 있고, 그 너머가 명륜당이다. 전주 선비 정신의 본향이지만 가벼운 산책의 걸음도 알맞다.

승마체험 즐기는 팜스테이형 목장 웨스턴 캠프

승마체험 즐기는 팜스테이형 목장 웨스턴 캠프

승마체험 즐기는 팜스테이형 목장 웨스턴 캠프

야생화 천국을 가다 제주 방림원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린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푸른 하늘과 초지도 덩달아 달린다.

말의 윤기가 나는 갈색 갈기도 흩날린다.

이 장면은 정읍시 송산동에 위치한 웨스턴캠프의 목장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웨스턴캠프는 펜션에서 머물며 승마체험도 할 수 있는 곳으로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말을 타고 싶은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로 승마가 시작된 것은 조선 후기부터다.

러시아에서 승마용 말과 마구가 들어온 후 1934년 현대식 승마구락부가 동대문운동장 뒤편에 설립되었다.

1952년 제 15회 헬싱키 올림픽에 한국인 최초의 승마선수로 기록된 민병선씨가 출전하면서 한국 승마는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그동안 승마는 귀족스포츠라고도 불렸다.

일반인이 말을 탈 수 있는 환경과 장비가 갖춰진 곳이 많지 않았고 말 훈련 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승마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늘고 승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승마는 이제 일반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변하고 있으며, 승마 동호인들이 중심이 되어 생활 스포츠로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정읍시청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송산동에 웨스턴 캠프는 종마를 들여와 경주용 망아지를 생산하는 종마목장이다.

목장에는 종마 50두와 유럽풍의 펜션, 실내승마장 등을 갖췄다.

웨스턴캠프 권자수 대표가 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다.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지를 여행하며 드넓은 초지를 달리는 말의 매력에 흠뻑 빠진 뒤,

잘 다니던 우체국을 그만두고 2001년 말 한 마리로 종마사업을 시작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12년에는 24개월 동안 애지중지 길렀던 경주마 ‘캔디캐이스’를 종마경매사상 최고가인 1억7천만 원에 판매했다.

그는 승마문화의 확대를 위해 펜션을 짓고 승마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모든 시설은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

웨스턴캠프의 시설은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으며 달릴 수 있는 목장, 1층에는 마사, 2층에는 회의장과 펜션 그리고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실내승마장이 있다. 웨스턴캠프에 들어서면 하얀색 외벽과 붉은색 지붕을 얹은 펜션이 먼저 보인다.

멀리서 보면 마치 유럽의 어느 목장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다. 마사 위에 숙소라니?

“마사에는 말들이 살고 2층에는 사람이 잠을 잡니다.

숙소에 머무는 순간에도 말을 타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재미있지 않습니까?”하루 종일 말을 생각하는 권 대표다운 발상이다.

단체로 식사를 할 수 있는 홀을 지나면 베란다가 있다.

베란다에 서면 푸른 목초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말 배설물 냄새와 초원의 풀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모두 자연의 냄새다.

펜션에는 총 6개의 방이 있다. 방 이름은 ‘에이피인디’룸, ‘스톰캣’룸, ‘세들러스웰즈’룸, ‘데니힐’룸 등 세계적인 명마들의 이름을 붙였다.

세미나실, 노래방,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펜션 이용객은 1만 원에 승마강습 및 체험을 할 수 있다.

웃음 가득한 즐거운 승마체험

웨스턴캠프의 아침은 바쁘다.

오전 9시, 승마체험을 위해 학생을 실은 대형버스가 캠프장으로 들어온다.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이 실내 승마장에 들어서자 승마 조교들이 늠름한 말을 이끌고 입장한다.

승마 요령, 주의사항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4명씩 승마체험을 시작한다.

야생화 천국을 가다 제주 방림원

야생화 천국을 가다 제주 방림원

야생화 천국을 가다 제주 방림원

제주 모슬포 방어회 식도락 여행

산과 들이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지금, 싱그러운 봄나들이로 야생화 탐방은 어떨까?

제주도의 소박한 산간마을인 저지리에는 국내 최초의 세계 야생화 전문 박물관인 방림원이 있다.

방림원과 함께 숲속 마을 안에 꾸며진 미술관과 갤러리, 예술인 마을 산책도 아울러 즐겨보자.

황무지가 야생화 천국으로

제주도 남서쪽 산간마을인 저지리에 자리한 방림원은 야생화 천국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저 ‘이름 모를 들꽃’으로 치부되는 야생화들이 본래 제 이름을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방림원을 세운 방한숙 대표이사의 정성과 노력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오랫동안 야생화 작품 활동을 해온 방한숙 대표이사에게 방림원 개원은 오랜 꿈이자 신념이었다.

야생화 작품 전시관을 열기 위해 찾은 곳이 지금의 방림원 부지.

수십 년 전 척박했던 땅을 직접 일궈가며 야생화를 키워온 그녀의 땀과 눈물이 방림원 1만 6,500㎡(약 5,000평) 부지에 고루 깃들었다.

방림원을 가꿔가는 그녀의 정성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덕분에 세월이 지날수록 방림원은 더욱 빛이 난다.

방림원에 식재된 야생화들은 방한숙 대표이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랜 세월 수집해온 것들이다.

우리나라 자생종은 물론이고 외국의 들꽃들까지 수많은 야생화가 방림원 곳곳에 아름답게 피어 있다.

방림원에 야생화만 있는 건 아니다. 야생화로 가득한 실내 전시관을 비롯해 야외 정원에는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있으며, 동굴과 폭포도 볼 수 있다.

자연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테마 식물원에 들어선 기분이랄까.

도시의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이 따스하게 위로를 받는다.

볼 것 많은 방림원 산책

먼저 실내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리온실로 꾸민 실내 전시관에는 300여 종의 야생초화류가 테마별로 전시되어 있다.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거닐다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돌 틈에서 피어난 작고 앙증맞은 야생화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예전 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테지만 이름표를 달고 있는 작은 들꽃들을 찬찬히 감상하자니 솔솔 배어나오는 그만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야외로 나가면 작은 언덕처럼 보이는 방림동산이 이어진다.

갖가지 초본과 수목이 어우러진 동산 안쪽에는 지하 용암굴인 방림굴이 있다.

방림원을 세울 당시 기초 공사를 하다 우연찮게 발견된 자연 동굴이다.

지하를 향해 뻥 뚫려 있는 입구가 인상적이다. 굴이 깊지는 않지만 안이 꽤 넓다.

안에 들어서면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서늘한 기운이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제주 모슬포 방어회 식도락 여행

제주 모슬포 방어회 식도락 여행

제주 모슬포 방어회 식도락 여행

이곳에선 나도 드라마 주인공 제주 로케디오 월드

늦가을이나 겨울철 제주를 여행한다면 가장 먼저 맛보아야 할 별미는 단연 방어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인 방어는 요즘 살이 통통히 오른 데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방어를 맛보려면 제주도에서도 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행 여객선이 출발하는 모슬포항으로 가야 한다.

바쁘게 젓가락질을 하다 보면 도톰하게 썰어낸 방어회 한 접시가 금세 비워진다.

얼큰한 매운탕으로 마무리한 후에는 식후경으로 마라도로 떠나보자.

입이 호강하고 눈이 즐거우니 이만한 식도락 여행이 또 어디 있을까.

국내 최대의 방어 제주 모슬포 방어회 집산지인 모슬포항으로 통하는 길목.

오죽하면 길 이름까지 ‘방어축제의 거리’다.

도로 양옆으로 식당과 횟집이 즐비하게 들어선 이 거리에서는 매년 11월 초순에서 중순경에 볼거리, 먹을거리 가득한 방어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맨손으로 방어 잡기 등 재미난 체험들이 마련되며 갖가지 방어 요리를 무료로 시식해볼 수도 있다.

아쉽게도 올해 축제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모슬포 방어는 지금부터 제철이다.

언제든 방어축제의 거리에 가면 팔딱팔딱 힘 좋은 방어회를 원 없이 맛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젓가락을 들기 전 방어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하는 방어는 등이 푸르며 붉은살 생선에 속한다.

사실 방어는 우리가 흔히 먹는 광어나 우럭 등에 비해 조금은 낯선 횟감이다.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다른 횟감들과 달리 방어는 겨울철에만 회를 떠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방어가 자라는 봄여름에는 몸에 기생충이 생기기 때문에 다 큰 성어가 되는 겨울철에 횟감이나 초밥으로 이용하는 것.

한 가지 더 알아둘 것은 방어와 부시리의 차이다.

부시리는 방어와 생김새가 무척 비슷하지만 몸통에 진한 노란색 줄이 있어 이를 보면 구별하기 쉽다.

흔히 부시리를 ‘히라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일본말임을 알아두도록. 부시리는 보통 여름에서 가을에 많이 먹는다.

방어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 맛있는 방어회를 직접 맛보자.

방어철에는 방어축제의 거리에 있는 어느 식당을 가든 방어회를 맛볼 수 있다.

가게 바깥에 있는 수족관마다 어른 팔뚝만한 방어들이 몇 마리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러 집들 가운데 부두식당은 선주가 직접 바다에 나가 잡은 고기들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지인은 물론 알음알음 찾아오는 올레꾼이나 여행객들로 식당 안이 늘 붐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정도였다.

두툼하게 썰어져 나오는 방어회는 두세 명이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양이다.

육고기처럼 선홍빛을 띤 방어회는 쫄깃한 식감에 고소함까지 더해져 별미다운 맛을 선사한다.

살점이 워낙 두툼해 식감이 좋고 금세 포만감이 느껴진다.

간장에 찍어 먹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된장에 쌈 싸먹고.

취향 따라 먹는 방법은 달라도 입 속에서 차지게 감기는 맛은 변함없다. 방어회는 아가미살과 기름기 많은 뱃살이 특히 고소하다.

방어회 한 접시를 비우면 남은 부위로 매운탕이나 맑은탕을 끓여준다.

매운 것이 당긴다면 매운탕으로, 담백한 맛이 끌린다면 맑은탕을 선택하면 된다.

아무래도 찬바람 부는 날씨엔 매콤한 맛이 당기게 마련이다.

매운탕으로 주문하니 금세 보글보글 끓는 냄비를 내온다.

큼직하게 썬 무와 각종 야채를 넣고 끓인 매운탕은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방어는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이 알뜰하게 먹는 생선이다.

머리는 노릇노릇 구워 먹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 별미 중 별미다. 맛을 아는 사람들은 회보다는 이 머리구이를 먼저 찾는다.

입이 호강했으니 이번엔 눈이 즐거워질 차례. 방어축제의 거리에서 바다 쪽으로 쭉 걸어가면 모슬포항이 나온다.

이곳에서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떠나는 여객선이 출항한다. 여객선을 타고 30분 정도 가면 마라도 선착장에 닿는다.

원래 숲이 울창했던 섬은 조선시대 화전을 일구면서 불을 질러 지금과 같은 초원지대로 변모했다.

초겨울은 마라도는 온통 억새로 뒤덮인다. 바다와 하늘, 섬이 하나로 묶이는 풍경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함으로 여행객들을 매료시킨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그 여운은 평생토록 남는다.

이곳에선 나도 드라마 주인공 제주 로케디오 월드

이곳에선 나도 드라마 주인공 제주 로케디오 월드

이곳에선 나도 드라마 주인공 제주 로케디오 월드

제주 말이 궁금해? 제주 조랑말체험공원

국내외 유명 영화, 드라마 촬영 장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면?

게다가 그곳에선 누구나 영화 또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데뷔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제주에 자리한 이색 테마 공간 ‘로케디오 월드’로 떠나보자.

제주 시내를 벗어나 중문고속화도로를 타고 서부 산간 지역을 질러가는 길.

곧게 뻗은 도로가 마치 하늘을 향해 달리는 듯하다 이곳에선 나도 이내 시야가 탁 트인 들판을 가로질러 간다.

저 멀리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새별오름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번 여행의 목적지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영화에나 나옴직한 근사한 풍경들이 가득찬 그 길가에 전 세계 영화, 드라마 촬영 스튜디오들을 모아놓은 ‘로케디오 월드’가 자리했다.

2011년 5월에 문을 연 ‘로케디오 월드’는 국내외 영화, 드라마 촬영지와 스튜디오를 재현해놓은 이색 테마 공간이다.

‘로케디오’는 현지에서의 야외 촬영을 뜻하는 ‘로케이션(Location)’과 실내에 만든 세트장을 뜻하는 ‘스튜디오(Studio)’의 합성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 장소와 세트장을 3,300㎡ 정도 되는 실내 전시관에 고스란히 옮겨다 놓았다.

현재 테마별로 드라마 역사관과 <바람의 화원>의 궁궐, 마을 세트, 한국 근대화 시대 세트, 월드 스튜디오 5개 전시관을 오픈했다.

4월 중에 ‘호러존’을 포함해 영화 <스타워즈> 속 우주선같이 실제 탑승이 가능한 체험 시설을 갖춘 6관을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곳에선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전시된 의상과 소품들을 직접 입어보고 만져볼 수도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무척이나 흥미로워한다.

때문에 이곳에선 카메라와 삼각대는 옵션이 아닌 필수다. 이곳저곳 사진 찍을 곳들이 많아 관람 시간도 넉넉히 잡아야 한다.

포즈 취하고, 사진 찍고, 또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깔깔 웃다 보면 한두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1관 드라마 역사관에 들어서면 곧바로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 장소였던 서대문 형무소 세트와 마주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모래시계>는 ‘귀가시계’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며 방영 내내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겼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서대문 형무소에서 태수(최민수 분)가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검사이자 친구인 우석(박상원 분)과 나눈 마지막 대화인

“나 지금 떨고 있니?” 워낙 사실감 있게 세트를 재현해 마치 눈앞에 그 장면이 펼쳐지기라도 한 듯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밖에 1관에서는 <겨울연가>, <주몽>, <꽃보다 남자>, <궁S> 등 여러 드라마 속 장면들을 재현해놓은 오픈 세트를 만날 수 있다.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를 골라 기념사진을 찍어보자.

국내 드라마 변천사를 정리해놓은 전시물도 꽤나 흥미롭다.

2층은 모두 드라마 <바람의 화원> 세트로 꾸며져 있다.

2008년에 방영된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 유명한 풍속화가 신윤복(문근영 분)이 실은 ‘여자’였으며,

김홍도(박신양 분)와 사제지간이자 연인 관계라는 드라마 속 설정이 큰 화제가 되었던 픽션 역사극이다. 2관은 화려하게 꾸며진 궁궐 세트,

3관은 주요 인물인 김조년(류승용 분)의 집과 기생 정향(문채원 분)의 처소가 있는 마을 세트로 꾸며졌다.

“아니, 그쪽 말고 이쪽을 보고, 그렇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들뜬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먼저 온 커플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쁘다.

세트 소품들을 활용해 이렇게 저렇게 찍어보고, 가마에 앉았다 용상에 앉았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사진을 남길까 고민하는 게 무척이나 신이 난 모습이다.

마을 세트에서는 곤장대를 놓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한 무리의 관람객들이 서로 누워보겠다며 즐거운 실랑이를 벌이는 중.

곤장을 내려치는 이나 맞고 있는 이나 구경하는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그 너머 정향의 처소에서는 남자 관람객 둘이 치마를 두르고 모자를 쓴 채 요염한 자세로 앉아 한창 가야금 뜯기 삼매경에 빠졌다.

혹시 배우 지망생? 각자 역할에 몰입한 듯 자못 진지한 표정이지만 보는 이들은 그저 배꼽 빠져라 웃기 바쁘다.

드라마 속 분위기에 흠뻑 빠져보려면 이들처럼 적극적인 관람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세트장에 걸려 있는 드라마 의상을 입고 가볍게 한 컷!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세트장 분위기에 좀 익숙해졌다면 배우들처럼 멋진 포즈도 취해보도록.

세트장에 마련된 갖가지 소품들은 단순한 전시품이 아니다.

가채도 머리에 얹어보고, 갑옷과 투구에 칼까지 찬 채 자신도 몰랐던 근사한 모습들을 사진 속에 담아보자.

분명 두고두고 잊지 못할 인상 깊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