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나는 영화 촬영지

서울에서 만나는 영화 촬영지

서울에서 만나는 영화 촬영지

봄날의 예술 여행 광주 의재미술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썸을 탄다’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썸남, 썸녀’라 하면 ‘호감을 가지고 알아가는 그 누군가’를 뜻하는 말이다.

썸을 타는 기간이 따로 정해진 건 없다만 18년째 썸을 타고 있다면 과연 어떨까?

영화 <오늘의 연애>는 친구인 듯, 연인인 듯 18년간 지내온 준수(이승기 분)와 현우(문채원 분)의 사랑 이야기다.

요즘처럼 가벼운 사랑을 즐기는 젊은 연인들에게 좀더 진실하고 깊이 있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오늘의 연애>는 실제 연인 100명의 사전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세트장이 아닌 100% 올 로케이션 촬영한 영화다.

서울에서 촬영된 영화 <오늘의 연애> 속 그곳을 따라가 본다.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만나는 촬영지

영화 <오늘의 연애>는 젊은 연인들을 위한 영화답게 젊음을 상징하는 홍대 주변에서 많이 촬영되었다.

목욕탕 같은 주점 ‘탕’, 클럽 겸 라운지바 ‘춤선생’, 독특한 선글라스 판매점 ‘젠틀몬스터 쇼룸’ 등이 그곳이다. 이외에도 홍대 벽화거리와 홍익어린이공원도 영화에 등장한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홍대와 인접한 벽화거리다.

홍대의 정문격인 홍문관 오른편으로 세란꽃집이 있는데, 이 꽃집 사이로 난 길이 바로 홍대 벽화거리다.

홍익대학교의 경계가 되는 벽인 셈이다. 인간의 진화 모습을 담은 그림, 다소 형이상학적인 그림도 그려져 있다.

눈에 띄는 건 벽에 붙어 있는 것 같은 하늘색 포스트잇 그림이다.

포스트잇 가득 담긴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에 나온 그림은 길게 이어진 마름모꼴 안에 각기 다른 사람의 얼굴이 가득하다.

현우가 준수를 벽으로 밀치는 장면, 준수가 술에 취한 현우를 업고 가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비행기를 타러 가는 현우를 잡기 위해 준수가 달려가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홍대 벽화거리는 세란꽃집에서 400m 정도 이어진다.

홍익대학교 길 건너편에 자리한 홍익어린이공원도 영화에 잠깐 등장한다.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 벤치가 놓인 곳으로, 어린이공원이지만 어린이들 대신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약속장소로 주로 이용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플리마켓이 열리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극동방송 건너편으로는 카페와 술집이 즐비하다. 서교동 카페거리로 영화 <오늘의 연애>에서 많은 촬영이 이뤄졌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목욕탕을 콘셉트로 한 술집 ‘탕’, 영화에서 섹시한 여자들이 춤을 추었지만

실제로는 라운지 클럽인 ‘춤선생’, 쇼핑과 전시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등장하는 ‘젠틀몬스터 쇼룸’ 등이 있다.

그중 ‘젠틀몬스터 쇼룸’은 준수의 군대 선임이자 현우를 마음에 품고 있던 효봉(정준영 분)이 현우와 처음 만나는 곳으로 등장한다.

예술과 전통이 어우러진 공간 대구 방천시장

예술과 전통이 어우러진 공간 대구 방천시장

예술과 전통이 어우러진 공간 대구 방천시장

가뿐하게 떠나는 도심 옆 섬 여행

최근 대구의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곳이 대구 방천시장이다.

대구시 중구 대봉동 수성교 옆에 위치한 방천시장은 한때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 3대 시장으로 손꼽혔던 시장이다.

1945년 해방 후 일본 만주 등지에서 돌아온 피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1960년대에는 싸전과 떡전 등 1,0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섰을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쇼핑 공간이 주변에 들어서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00여개에 달하던 점포수는 60여 곳으로 줄어들었다.

파리 날리던 방천시장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9년이다.

대구시와 중구청이 지역 미술 작가들과 주민이 힘을 모아 점포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예술프로젝트인 ‘별의별 별시장’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쇠락하던 시장에 예술가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벽화가 그려졌고 매일매일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시장을 지역문화공간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문전성시’ 사업이 더해져 지금은 대구를 찾은 이라면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새롭게 태어났다.

시장에 들어섰지만 시장에 온 것 같지 않다.

천정 높이 걸린, 상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대형 사진현수막이 방문객을 환영하는 플랜카드처럼 걸려 있다.

갖가지 가게가 들어서 있는 구불구불한 시장골목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재미있는 볼거리들을 만날 수 있다.

오래된 벽과 가게 간판, 기둥에는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허술한 건물 벽에는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의 한 장면이 그려져 있고, 빈 벽과 바닥마다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가득하다.

간판 구경도 재미있다. 생선 가게에는 물고기 모형이, 참기름 짜는 집 앞에는 참기름 모형이 만들어져 있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 같다.

간판만 봐도 무엇을 파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온갖 잡동사니를 이용한 다양한 구조물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그마한 카페와 쉼터 등도 자리하고 있어 가끔씩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고 한다.

방천시장에서는 한 시절을 풍미했던 가수 고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 시장 어귀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다리를 비스듬히 꼬고 앉아서 기타를 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살아 있는 것만 같다.

김광석의 동상이 이곳에 서 있는 까닭은 그가 이곳 대봉동에서 태어났기 때문.

애잔하고 서정적인 노랫말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한국 모던포크의 계승자로 주목받던 그는 1996년 1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쓸쓸하게 세상을 저버렸지만 그의 팬들은 아직도 그를 잊지 않고 이곳을 찾아 그를 그리워한다.

그의 동상부터 방천시장 동편 신천대로 둑길을 따라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100여 미터 남짓하게 이어지는데, 김광석의 얼굴과 노래 가사 등을 주제로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방천시장이 이렇게 바뀌면서 사람들도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객들과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시장은 북적인다. 시장 측도 매주 토요일마다 ‘토요반짝예술시장’을 열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봄날의 예술 여행 광주 의재미술관

봄날의 예술 여행 광주 의재미술관

봄날의 예술 여행 광주 의재미술관

가뿐하게 떠나는 도심 옆 섬 여행

볕 좋은 봄날 주말. 산길을 가다 쉬다, 주변도 좀 두리번거리고 하늘도 쳐다보면서 느긋하게 걷는 산책길.

그 중간 어디쯤, 있는 듯 없는 듯 소박하게 들어앉은 미술관이 있어 또 슥 들어가 어슬렁거리다가,

지루해지면 되돌아 나와 푸른 차밭도 구경하고 절집도 둘러보고… 그런 산책로, 그런 미술관이 집 가까이 있으면 참 좋겠다. 여기 무등산 자락 증심사 계곡의 의재미술관처럼.

요즘 남도는 물 오른 나뭇가지며, 만개한 개나리며, 따스한 햇살과 바람이며, 아주 터질 듯 봄이 무르익었다.

예향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은 이맘때면 봄을 마중하려는 상춘객들로 등산로 곳곳이 울긋불긋 원색 물결을 이룬다.

수많은 등산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증심사에서 오르는 길.

어린아이도 갈 만한 쉬운 코스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유난히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무등산 등반이 아니다.

증심사 입구의 햇볕 잘 드는 계곡 옆에 둥지를 튼 작은 미술관, 진도에서 태어나 무등산 자락에 30년을 거하면서

평생 남도의 산수를 그리다 간 남종 문인화의 마지막 대가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 선생의 그림들이 살고 있는 집, 의재미술관을 찾아가는 길이다.

광주 시내에서 증심사 입구까지 직선 도로에는 ‘의재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승용차로 간 사람도, 광주터미널 앞에서 증심사행 시내버스를 탄 사람도 모두 의재로를 거쳐 증심사 입구 주차장에 닿게 된다. 여기서부터 일반 차량은 더 들어갈 수 없다.

넓고 평평하게 난 길을 따라 가볍게 걷기 시작한다. 아웃도어 용품점과 식당, 카페 등이 즐비한 풍경은 다른 산들과 비슷하다.

무등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축하하는 현수막도 걸려 있다. ‘어라, 무등산이 여태 국립공원이 아니었어?’

무등산은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40년 만인 2012년 말에야 21번째 국립공원이 되었다.

완만한 등산로를 천천히 걸어 20여 분. 길 왼쪽에 드디어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무등산 등산로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한 경사 위에 앉힌 ‘풍경 속의 미술관’, 의재미술관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미술관은 건축가 조성룡과 김종규의 공동 설계로 지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미술관은 모두 3개 동으로 이루어졌다. 증심사를 향해 오르다 처음 만나는 이 건물은 전시동이고,

바로 그 옆에 삼애헌이라는 작은 건물, 또 그 옆에 관리동까지 총 3개 건물이 일직선으로 놓여 있다.

살아생전 의재 선생이 농업학교로 쓰던 건물을 수리해 만든 삼애헌은 차문화교실로 쓰인다.

노출 콘크리트와 목재, 유리로 마감한 의재미술관은 산과 물과 나무들 옆에 무심한 듯 툭 놓여 있어 튀거나 도드라지지 않는다.

자연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의재 선생의 작품과 무등산의 조화를 건축물에 담아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했다.

가뿐하게 떠나는 도심 옆 섬 여행

가뿐하게 떠나는 도심 옆 섬 여행

가뿐하게 떠나는 도심 옆 섬 여행

삼치 골목으로 간다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

찬바람은 여전하지만 새순이 돋아나는 걸 보니 봄이 가까이 왔다.

가끔은 봄기운 품은 보드라운 바람이 뺨을 스치기도 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조금은 애매한 시기, 가뿐하게 떠날 수 있는 서울 근교 섬 여행을 준비했다.

강화도가 품은 석모도와 교동도가 주인공이다.

인천이 품은 강화도는 서울 근교의 고마운 섬이다.

반도와 섬을 잇는 초지대교와 강화대교 덕분에 ‘섬’이 주는 별다른 감응이 없긴 하지만 그만큼 부담없이 닿을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품은 역사는 어찌나 많은지. 고인돌부터 마니산 참성단과 고려궁지, 그리고 해안을 따라 자리한 진·보·돈대들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가 부족하다.

강화도 해안을 따라 자리한 진과 보는 군사상 중요한 해안 변방에 설치해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던 군사주둔 공간을 뜻한다.

돈대는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영토 내 접경지역 또는 해안지역의 감시가 쉬운 곳에 설치한 초소를 말한다.

대개 높은 평지에 쌓아두는데, 밖은 성곽으로 높게 하고 안은 낮게 해 포를 설치해둔다.

강화도 해안 전역에 자리한 군사시설은 한강 줄기와 닿은 ‘강화도’의 숙명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아주 잠시 살펴보았을 뿐인데 강화도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오늘은 문화·역사 공부가 주인공이 아니다.

강화 본섬 역시 드라이브 코스로도 빠지지 않지만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욕심이 나기에 강화도가 품은 석모도와 교동도를 둘러보기로 했다.

강화도가 품은 섬 석모도. 아직 배로만 들어설 수 있다.

2017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삼산연육교가 놓이면 더 편하게 석모도 입도가 가능하겠지만 ‘배’를 타고 떠나는 섬여행의 맛은 약해지지 않을까 싶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 석포나루까지는 1.5km, 금방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눈 깜짝할 사이,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평일에는 정시와 30분, 주말에는 수시로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오는 4월5일까지 운항 예정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일출, 일몰 시간에 비례해 운항 시간은 변경된다.

왕복 배삯은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 차량은 왕복 1만6000원, 경차는 1만4000원이다.

먼저 낙가산 보문사에서 마애석불을 보고 하리선착장에 들렀다 민머루 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오는 3월15일까지 석모리 선착장과 석포나루 구간은 도로공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약간 동선이 꼬였지만 큰 무리는 없었다.

석모도를 달리다 보면 무슨 섬에 이렇게 너른 들녘에 있을까 신기해진다. 석모도의 평야는 간척의 결과다.

송가도·매음도·어유정도·석모도 각각의 섬들이 간척을 통해 지금의 석모도가 되었다.

석모도 낙가산 서쪽 중턱에 있는 보문사(普門寺)는 양양의 낙산사, 남해의 보리암과 더불어 한국 3대 관음성지로 꼽힌다.

‘보문’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사바세계로 나온 관세음보살의 광대무변한 원력을 뜻한다.

삼치 골목으로 간다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

삼치 골목으로 간다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

삼치 골목으로 간다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

풍성한 지역의 맛과 따뜻한 인심

마음 헛헛한 날, 가벼운 주머니로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푸짐한 삼치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골목이 있다.

삼치는 물론 다양한 생선 구이를 맛볼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노릇까지 톡톡히 한다.

부드러운 삼치구이 한 점에 막걸리 한잔 더하면 부러울 것이 없는 그곳,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을 소개한다.

먹을 것도 많고 얘깃거리도 많은 인천 여행. 풍요로운 인천 여행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인천 의 역사도 필요하다.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한반도 전역에 새겨진 다양한 생채기들을 품고 있기 때문이리라.

푸짐한 얘깃거리를 들려주는 인천, 그가 품은 또 하나의 맛,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으로 이 겨울을 데워줄 맛 여행을 떠나봤다.

동인천역 7번 또는 8번 출구로 나와 <뚜레쥬르> 옆 골목을 따라 직진하면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이 보인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건물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동인천 삼치거리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인천집>과 닿는다. 그 옆으로 <인하의 집>도 자리한다.

이곳에는 삼치구이를 비롯해 다양한 생선구이와 안주거리들을 맛볼 수 있는 삼치집들이 십여개 모여있다.

언젠가 30개가 넘는 삼치집들로 일렁이던 시절도 있었단다.

삼치구이 골목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지금 이 골목이 작아진 느낌일라도 좋은 시절을 모르는 외지인에게는 신세계다.

옹기종기 자리한 삼치집들 중 <인천집>을 찾았다. 삼치구이와 조림을 반반씩 맛볼 수 있는 ‘반반 삼치’로 유명해진 집이다.

후문에서는 바로 옆에 자리하고 정문에서는 건너 건너에 자리한 <인하의 집>과는 형제 사이다.

평일 낮 시간이기 때문일까. 사람이 별로 없다. 삼치구이와 조림, 카레구이 등 다양한 맛의 삼치가 기다리고 있다.

간단하게 한잔 하러 온 이들은 삼치구이나 반반으로도 충분하다.

식사를 겸해 푸짐하게 맛보고 싶은 이들은 반반 삼치와 계란말이, 파전이 한 번에 나오는 ‘인천집 코스’를 주문하면 된다.

삼치구이를 맛보기 전 먼저 ‘삼치’부터 살펴보자. 고등어랑 비슷한 생김새다. 맞다. 삼치는 고등어과에 속한다.

그들 중 유일하게 비린내가 없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더불어 등푸른 생선의 대표 주자로 DHA가 풍부하다.

비타민 B2 함유량이 높아 피부병과 심장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란다.

10월부터 기름이 오르기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찬바람 부는 지금이 제철이다.

부드러운 속살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입안에 감겨든다.

좋은 삼치 고르는 방법도 알아두자.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것보다는 배와 몸통 전체가 단단하고 탄력있는 것이 좋다.

비늘의 광택도 꼭 체크해야 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광택이 나는, 보기 좋은 삼치가 맛도 좋다.

상에 올라온 정돈된 ‘삼치’의 모습만 보아온 기자에게는 고등어와 별반 차이 없어 보이는데 통째로 보면 약간의 차이는 있다.

그래도 생김새와 영양성분 비슷한 삼치와 고등어. 민감한 혀를 지닌 미식가들은 삼치가 고등어보다 수분이 많아 살이 부드럽다고 평한다.

쇠고기로 치자면 고등어는 ‘등심’, 삼치는 ‘안심’이랄까. 삼치가 고등어보다 기름기가 적다. 영양소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삼치는 비타민 D가, 고등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풍성한 지역의 맛과 따뜻한 인심

풍성한 지역의 맛과 따뜻한 인심

풍성한 지역의 맛과 따뜻한 인심

돌아 걷는 길 부산 동구 초량이바구길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나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시원하게 연결돼 있어서 육지나 다름없다.

계절마다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서해 낙조가 아름다워 수도권에서는 주말나들이 장소로 자주 추천받는다.

강화도 주민들 사이에는 복사꽃이 화사하게 필 무렵 서해에서 힘차게 한강으로 거슬러 오르는 숭어회를 맛보면 한 해 동안 건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렇듯 역사와 맛을 함께 품고 있는 고장인 강화도. 살갗을 간질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입맛 당기는 특산물 쇼핑을 위해 강화오일장으로 떠난다.

예로부터 강화도의 다섯 군데에서 열렸던 닷새장은 현재 강화장, 화도장, 온수리장 세 곳만 남아있다.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강화장은 강화풍물시장 주차장에서 열린다.

강화장 상인번영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는 강화읍내의 동락천을 중심으로 해서 하천 북쪽에는 웃거리장, 남쪽에는 아랫거리장이 섰다.

판매하는 품목도 달라 웃거리장에서는 곡식과 옷감(포목), 아랫거리장에서는 채소와 의류 등이 주를 이뤘다. 아랫거리장 옆에는 화문석장이 형성됐다고 한다.

봄날의 강화오일장 장터는 고개를 불쑥 내민 각종 나물들로 봄기운이 왕성하게 감돈다.

산과 들녘에서 자라나 비타민과 미네랄을 듬뿍 머금은 봄의 전령사인 셈이다.

바구니에 수북하게 담긴 냉이, 텃밭에서 자란 토종 근대, 새하얀 뿌리가 입맛을 돋우는 달래는 보기만 해도 생기가 느껴진다.

봄볕을 받으며 손톱 끝이 검게 물드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더덕을 까는 할머니의 손길은 바지런하기만 하다.

할머니의 손끝에서 변신한 새하얀 더덕이 금세 팔려나가자 할머니의 쌈지주머니가 불룩해진다.

봄나물 곁은 으레 지난 해 거둬들인 잡곡과 무말랭이, 참기름, 들기름, 고추 등 양념거리들로 푸짐하다.

겨우내 집안에서 보관해 온 속노랑고구마와 노란 싹이 보일락말락하는 보랏빛 순무도 강화의 대표적 특산물답게 곳곳에서 눈에 들어온다.

강화의 속노랑고구마는 여느 고구마보다 속이 더 짙은 노랑빛을 띠는데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외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명 호박고구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강화에서는 ‘속노랑고구마’라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할머니 이 고구마 맛있어요?’라는 질문에 할머니는 대답 대신 과도를 꺼내 생고구마를 깎아 한 번 맛을 보라고 내민다.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한꺼번에 전해져 과일 맛처럼 여겨진다.

주저 없이 고구마 한 무더기를 장바구니에 담자 ‘생으로 먹어도 좋은 게 강화속노랑고구마여’라며 할머니는 푸근하게 웃는다.

어디 속노랑고구마뿐인가. 강화장 상인들이 적극 추천하는 품목은 사자발약쑥이다.

생김새가 사자발처럼 넓적하다 해서 이름이 붙은 이 쑥은 마니산 주변 얕은 산자락에서 자란다.

강화의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사자발약쑥은 한의학에서도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 각종 효능을 인정받아 찾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5월 단오 때 채취해서 바닷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리면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한 박하향을 낸다.

달여서 즙으로 내려먹거나 쑥뜸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사자발약쑥을 두고 강화사람들은 ‘이 쑥을 많이 먹어서 병치레를 덜 한다’고 자랑한다.

통통한 팽이처럼 생긴 강화 순무는 보기에도 옹골차지만 맛이 달고 소화가 잘 되며 암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여성들 피부미용에도 뛰어나다고 전해져 순무김치는 나이를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돌아 걷는 길 부산 동구 초량이바구길

돌아 걷는 길 부산 동구 초량이바구길

돌아 걷는 길 부산 동구 초량이바구길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 낙동강 하구 을숙도

‘이바구’란 ‘이야기’의 부산 사투리. 초량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 부산항 개항부터 해방 후 50~60년대,

가히 한국의 산업혁명기라 할 만한 70~80년대 굴곡진 역사까지 고스란히 품고 있다.

부산 사람들이 그 길에서 겪어낸 세월의 아픔과 기쁨을 길 따라 풍경 따라 조심조심 풀어낸다.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역에서 길 하나를 건너자마자 시작된다.

부산역과 부산항이 있어 부산의 종가라고 불리는 부산 동구의 차이나타운 옆이다.

번잡한 부산역을 벗어나 이바구길로 들어서면 바로 초량동의 옛이야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초입에는 1922년 부산 최초의 근대 병원으로 쓰였던 백제병원 건물부터 부산 최초의 창고였던 남선창고터 등이 있다.

남선창고는 당시 부산의 생선 창고로 쓰이며 북쪽에서 잡아온 싱싱한 명태를 보관했던 탓에 명태고방이라고도 불렸다.

지금은 터만 남았지만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과 이야기만은 죽지 않고 살아 있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동네를 얼마쯤 걸어가자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라는 초량교회가 모습을 드러낸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이 길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다.

초량초등학교와 초량교회는 과거는 물론 지금도 여전히 이곳 사람들의 학교이자 교회다.

세월을 잇는 징검다리처럼 여전히 생활의 중심에 들어앉아 있다.

분주한 일상 속에 그 길을 무시로 스치며 간간이나마 옛것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다.

사람들은 현재를 살면서도 여전히 옛날을 기억한다. 사람이 주인인 그 길 위에서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문득문득 담벼락에 마련된 담장갤러리와 동구 인물사 담장도 만난다. 그 담장 곁에서 마실 나온 할머니도 만난다.

스물두 살에 시집와 여든여섯 살이 된 지금까지 여전히 이곳에 사신다는 이말남 할머니의 희미한 웃음 속에서 희로애락의 세월을 짐작한다.

할머니 얼굴의 주름 마디마디에 세월의 흔적과 추억이 가득 묻어난다.

길가에 붙은 패널과 마실 나온 동네 할머니 덕분에 살아보지 않은 그 시절 골목을 상상해본다.

저마다의 시간과 공간, 눈물과 기쁨이 스며 있는 미로 같은 우여곡절의 길에서 애잔한 우리네 인생 이야기를 읽는다.

길은 고불고불 골목을 헤매며 아기자기한 길을 내다가 문득 가파른 계단을 내놓는다. 168계단이다.

이 계단 앞에서는 누구라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이 길을 밤낮으로 오갔을 사람들에게는 이 계단 역시 아침저녁으로 맞닥뜨리는 생활의 한 부분이었을 테다.

계단은 바라보기만 해도 숨이 찬다.

누군가는 노동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오르내렸을 계단, 누군가는 학교에 가기 위해 고사리 같은 손 오므리고 다녔을 계단,

누군가는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올랐을 계단, 그 계단을 오르며 앞서간 무수한 사람들을 생각한다.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 낙동강 하구 을숙도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 낙동강 하구 을숙도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 낙동강 하구 을숙도

인천 개항장 낡은 건물의 재발견

을숙도는 낙동강과 남해가 들고나는 낙동강 끝자락에 자리한 하중도(河中島)이다. 1916년경 진우도·대마등 등과 함께 등장했다고 한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에 속한다. 남포동 자갈치시장에서 하단역까지 지하철로 20분 남짓, 하단역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을숙도에 닿는다.

거리만 놓고 보자면 그리 멀지 않지만 남포동이나 해운대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조금은 생소한 공간이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매년 겨울 뉴스에서 ‘철새’와 함께 을숙도라는 이름을 들었던 기억이 날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철새들의 휴식지로 더 친근한 을숙도를 찾았다.

사람들보다 철새들에게 유명할 것 같은 을숙도. 철새들은 어째서 이곳을 찾는 것일까.

‘을숙도(乙淑島)’라는 이름부터 새와의 인연을 눈치 챌 수 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낙동강이 먼저다. 을숙도가 낙동강 하구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 함백산(1573m)에서 발원해 영남 전역을 위아래로 관통해 남해로 흘러간다.

1300리, 한반도에서 압록강(803km) 다음으로 긴 물줄기다.

함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안동 부근에서 반변천 등의 지류와 합류와 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는 점촌 부근에서 내성천과 영강을 품고 남쪽으로 향하다 대구 부근에서 금호강을 받아들인다.

합천과 창녕을 지날 때 까지 남류하던 물줄기는 함안 부근에서 남강과 합수하며 동쪽으로 물길을 바꾼다.

밀양강을 지나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돌린 물줄기는 부산을 지나 남해 짠물과 닿는다.

영남 전역을 관통한 낙동강 줄기가 강의 일생을 마치고 남해바다와 몸을 섞기 전, 낙동강 하굿둑이 있는 그곳에 을숙도가 있다.

기나긴 물길을 흘러온 강줄기는 모래 등의 퇴적물도 함께 쌓여 강 하구에 이르러 유속이 느려진다.

긴 여정에 지쳤는지 힘이 빠진 모양이다. 흐름은 느려졌지만 물줄기는 쉬지 않고 이어지니 퇴적물 역시 흩어질 틈 없이 쌓인다.

이렇게 강 하구에 형성되는 퇴적지형을 삼각주라고 한다. 삼각형과 닮은 모양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풍부한 퇴적물로 이루어진 만큼 영양가 넘치는 비옥한 땅이다. 이곳 낙동강 하류의 김해평야가 대표적인 삼각주에 속한다.

드넓은 김해평야는 인간을 먹이고 강 하구의 모래사주는 철새들의 휴식처가 된다.

강의 하구 즉 바다와 가까워질수록 퇴적지형, 모래사주는 늘어난다. 을숙도도 그 중 하나, 토사가 퇴적되어 형성된 하중도이다.

비옥한 토양에는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짠물과 민물이 뒤섞이니 어패류도 다양하다.

넉넉한 공간에 먹이까지 풍부하니 긴 여행에 지친 철새들이 쉬어가기 좋은 조건이었을 것이다. 1950년대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덕분에 을숙도 일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1966년의 일이다. 하지만 1987년 낙동강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낙동강하구둑의 완공과 함께 섬이 공원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들의 휴식처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바뀌어갔다.

낙동강하구둑 상단 일응도와 하단 을숙도가 하나로 된 것도 이즈음 이었다.

인천 개항장 낡은 건물의 재발견

인천 개항장 낡은 건물의 재발견

인천 개항장 낡은 건물의 재발견

한국의 독보적인 밥도둑 간장게장

복닥거리는 차이나타운 옆, 인천 개항장 근대역사문화타운은 개항 후 1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에 비해 한가로운 거리 곳곳에 흑백 사진을 닮은 공간이 숨은 듯 자리한다.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건물을 재활용해 감각적인 카페나 갤러리로 거듭난 공간을 찾았다. 색 바랜 시간 속을 거닐어보자.

인천중구청 방면으로 가다 보면 일본식 목조 가옥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1883년 인천 개항 이후 수탈의 상처가 남은 아픈 흔적이지만, 차이나타운과 일본식 건물이 뚜렷하게 나뉜 풍경이 이채롭다.

오래된 교회와 카페, 박물관이 오밀조밀 모인 거리에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팻말이 걸린 건물이 눈에 띈다. 100년 넘은 3층 목조 주택에 들어선 카페 팟알이다.

주말이면 단팥죽과 팥빙수를 찾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인천에서 시민문화운동을 해온 백영임 씨가 이 자리에 카페를 연 것은 무엇보다 건축의 가치 때문이다.

이 건물은 일제 때 한국인 노동자 100여 명이 지내던 하역회사 사무실 겸 숙소였다.

해방 후 한약방, 농협, 신문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1880년대 말~1890년대 초 사이에 지어진 건물임이 드러나면서, 백 사장은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부터 살폈다.

기록으로 전하는 한, 3층으로 된 일본식 점포 겸용 주택이 원형으로 남아 있는 사례가 없었다고.

내부 구조를 최대한 살려 오랜 시간 복원 작업에 매달렸다.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남아 있는 걸 잘 지키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인천의 근대 건축물들이 가치를 알리기도 전에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죠.

복원하더라도 역사를 박제한 공간보다 사람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카페가 되길 바랐어요.

” 팟알은 2012년 문을 연 이듬해, 건축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567호로 지정되었다.

카페 내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옛 모습 그대로 노출된 나무 천장과 뒤뜰의 소담한 정원, 어머니가 쓰던 재봉틀을 활용한 테이블,

1918년에 제작한 전화기 등 손때 묻은 소품이 멋스럽게 어울렸다.

카페 입구에 개항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엽서와 책자 등을 전시해놓았는데 판매도 한다. 2~3층에는 예약제로 운영하는 다다미방이 마련되어 있다.

팟알의 대표 메뉴는 국내산 팥으로 만든 단팥죽과 팥빙수, 꿀을 듬뿍 넣고 직접 구운 나가사키 카스테라다.

옛날 이곳 학교 근처 분식집에서 5전 주고 사먹던 단팥죽 맛을 기억하며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단팥죽과 함께 주말이면 하루 100그릇으로 한정해 파는 팥빙수, 1960~1970년대 결혼식 때 답례품이던 카스테라도 옛 맛을 추억하며 찾는 손님이 많다.

팟알에서 인천중구청을 끼고 왼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관동갤러리로 이어진다.

개항 후 이 일대에는 영사관과 경찰서 등이 밀집해 있었다. 관청이 많이 모여 있어 관동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지역 이름을 따서 지은 관동갤러리는 한·중·일의 문화 교차점이라는 지역 특색을 살려 개성 있는 전시를 연다.

부산 바다 위에 나만의 공간을 띄우다 블루윙 패들보드 체험

부산 바다 위에 나만의 공간을 띄우다 블루윙 패들보드 체험

부산 바다 위에 나만의 공간을 띄우다 블루윙 패들보드 체험

한국의 독보적인 밥도둑 간장게장

해가 넘어가고 수평선에 붉은 빛이 들자 광안대교에 불이 켜졌다.

드디어 부산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이토록 낭만적인 순간이 또 있을까 싶어 이대로 여행이 끝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블루윙 패들보드를 알기 전까지 말이다.

윤슬이 반짝이는 낮이나 주변 조명을 거울처럼 반사하는 밤이나,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다.

발을 담그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면 머리가 저절로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바다에 직접 뛰어드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내면의 겁을 끄집어낸 순간,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에서 수상 레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블루윙 장대윤 대표가 패들보드를 타고 바다에 나가볼 것을 권했다.

“겁먹지 않아도 돼요. 패들보드 자체가 안전 장비거든요. 큰 뗏목 같은 거죠.

사람을 구하고 내 몸을 지켜주는 장비를 수상 레저 기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패들보드는 노(Paddle)를 저어 이동하는 보드다.

서핑보드보다 보드의 형태가 넓고 길어서, 앉거나 엎드린 자세로 양팔을 조금만 움직여도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일어선 채로 노를 젓는 스탠드업 패들보드(SUP)라면 균형을 잡기 위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운동 효과도 뛰어나다고.

광안리해수욕장은 파도가 잔잔한 편이라 패들보드 타기에는 조건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만 아니면 비가와도 탈 수 있다.

연령, 복장 제한도 없으니 금상첨화다. 바다 너머 보이는 해운대 마천루도 운치를 더한다.

패들보드에 올라 유유자적 바다를 누빈 시간은 마치 수면 위를 산책하듯 특별했고, 한편으로 평화로웠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맞출 필요도,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도 없는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장 대표는 해양 레포츠를 통해 바다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아가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랐다.

“저는 바다를 사랑합니다. 이 아름다운 바다를 여름에만, 휴가 때에만 즐기는 건 아쉽잖아요.

일상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블루윙의 기본 패들보드 체험은 1년 내내 가능하다.

그뿐일까. S부터 2XL까지 사이즈별 수트와 아쿠아 슈즈, 구명조끼는 물론 샤워용품을 갖춘 샤워실까지 완비했다.

원한다면 언제든 바다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홀로 즉흥 여행을 하러 온 사람이 꽤 많이 보였다.

패들보드 탑승 전 기본적인 동작이나 패들 조작법을 충분히 배우고, 생존 수영 전문가들이 상주하니 안전 문제도 걱정 없다.

여건이 된다면 일몰 때에 맞춰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선셋 패들보드는 광안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낭만이다.

주홍빛 하늘과 푸른 바다 사이에 떠 있는 나만의 작은 보드. 그곳에선 누구라도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10월까지는 광안리 M 드론 라이트쇼를 패들보드 위에서 감상하는 드론쇼 달빛투어도 운영했다.

패들보드를 타고 일몰부터 야경, 드론쇼까지 한번에 볼 수 있었던 셈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시즌엔 바다 위에서 영화도 상영했다.

패들보드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드넓은 바다만큼이나 무한하다고 느껴진 대목이다.

드론쇼 달빛투어 상품 판매는 내년 5월 재개될 예정이니 잊지 말고 메모해두길.

“가만히 서 있으면 그냥 땅이지만, 걷는 순간 길이 되잖아요.

바다도 똑같아요. 그냥 있으면 바다일 뿐인데, 뭘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이 될 수 있어요.

” 그래서 블루윙은 오늘도 보는 바다, 물놀이하는 바다를 넘어 조금 더 특별한 바다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