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몇 걸음 안에서도 땅은 모두 다르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약간의 경사 때문에 건조한 위쪽에서는 꽃이 피고 몇 걸음 아래에서는 이끼가 자란다.

좁은 공간 안에서도 나름의 구역이 있어 저마다 마땅한 곳에 자리를 잡고 서로의 터전을 존중하며 그렇게 생물은 공존한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대명유수지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영남지방의 젖줄 낙동강에 기대 있는 대명유수지 안에는 오직 이곳을 터전으로 삼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가치를 더하는 듯 매년 가을이 찾아와 은빛으로 머물다 사라진다.

유수지는 본래 집중호우나 장마로 인해 늘어나는 하천의 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대명유수지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1992년 완공되었다. 면적은 약 30만㎡로 축구장 42개 정도의 크기이다.

유수지가 되기 전 이곳은 범람원이었는데 유수지 공사와 함께 20년간 계속된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20년이란 세월은 새로운 생태계가 정착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유수지의 특성인 질퍽한 땅과 높은 습도는 이곳에 적합한 동식물을 불러들였고,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대명유수지만의 자연을 완성했다.

낮은 산지와 숲, 수변 지역에서 서식하는 네발나비도 대명유수지의 입주민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맹꽁이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진 곳도 대명유수지이다.

맹꽁이는 장마철에 물가에 모여 산란을 하는데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 외 시기에는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있어 그림자도 보기 힘든 귀한 녀석이다.

대명유수지에서 혹시 맹꽁이 울음을 들었다면 행운이 깃든 날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맹꽁이 외에도 삵,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멸종위기종인 동물들이 대명유수지와 그 인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분한 물과 먹이.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안전한 지역.

산업공단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다행히 대명유수지의 생명들은 소중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2018년 대명유수지에는 자연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사람을 위한 탐방로가 조성되었다.

전망데크, 포토존 등이 설치됐으며 ‘생태전문가와 함께하는 달서생태탐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태탐험은 평범한 해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빙고, 생태퍼즐 등 재미가 더해진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대명유수지 속 비하인드스토리도 여러 개 들을 수 있다.

대명유수지를 방문한다면 30분~120분까지 다양한 생태탐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니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따뜻한 찐빵에 사랑을 담다 대구 가창찐빵거리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대구에서 청도로 가는 30번 국도.

달성군 가창면 용계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겨울 추위를 잊게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길가에 내놓은 찜통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무언가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따뜻한 김을 피워내는 것은 다름 아닌 찐빵이다.

1960~70년대 모두가 어렵고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 찐빵은 전 국민의 간식이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김이 술술 나는 찐빵만 있으면 몸과 마음이 따뜻했다.

손바닥에 촉촉함과 따스함이 전해지고, 달달한 팥소가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했다.

제법 쌀쌀한 기운이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이럴 때 뜨거운 찐빵을 호호 불어가며 크게 한입 베어 물면 입가에 절로 함박웃음이 번진다.

먹을 것이 풍족해지면서 찐빵은 저편으로 밀려났다. 가끔 옛날을 추억하며 맛을 보는 정도다.

그러나 대구 가창의 용계마을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찐빵골목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곳에는 500여 m에 걸친 길가에 9곳의 찐빵집이 성업 중이다.

제각각 먹음직스런 찐빵을 만들어내기에 대구에서 가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구수한 가창찐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가창이 찐빵마을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 찐빵집이 들어선 것은 2000년 3월. 가창면사무소 맞은편에 박지연 사장이 ‘옛날찐빵집’을 열면서다.

부산이 고향인 그녀는 서울에서 살다가 대구로 내려온 ‘외지인’이다. 남편 지인의 권유로 찐빵집에 도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맛있는 찐빵을 받아다 트럭 장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6개월여 장사하다 가게를 차리고 찐빵을 만들어 팔았다.

대구에서 찐빵으로 유명한 분을 모셔와 찐빵을 만들었고, 차츰 기술을 익혀나갔다.

빵의 차진 식감과 넉넉하게 넣은 팥소가 유명해지면서 장사는 호황을 이뤘다.

찐빵집이 잘 된다는 소문이 나자 다른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현재는 찐빵집이 9곳이나 생겨나 대구의 새로운 명물거리로 자리 잡았다.

찐빵골목에서 가장 소문난 집은 ‘원조가창옛날찐빵손만두’와 ‘호찐빵만두나라’다.

원조가창옛날찐빵손만두는 가창에서 찐빵집을 처음 시작한 곳이다.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 줄서서 기다리는 집으로 유명하다.

찐빵골목을 있게 한 주인공 박지연 사장은 “빵의 차진 식감과 넉넉한 팥소”가 가창찐빵이 가진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가게에서는 밀가루, 물, 설탕, 소금, 이스트 등을 적당량 넣고 기계에서 7분 정도 반죽한다. 여기에 팥소가 100g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찐빵을 만들 때 팥소를 65~70g 정도 사용한다고 하니 무척 많은 양을 넣는 것이다.

이를 숙성실에서 40분 숙성시킨 후 찜통에서 쪄낸다.

팥소의 당도는 50브릭스(brix) 정도로 낮췄다. 너무 달면 쉽게 물리는 탓이다.

이렇게 만든 찐빵은 한입 물면 쫀득하고 팥소가 꿀처럼 흐른다. 그리고 적당히 달달한 맛을 내 계속해서 입맛을 다시게 한다.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바흐의 선율에서 두둠칫 힙합까지 비긴어게인 대구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6·25전쟁 뒤 대구를 찾은 한 외신은 “폐허 속에서도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도시”라고 타전했다.

유네스코는 2017년 10월 대구를 음악창의도시로 인정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클래식 음악 감상실이 있고, 일 년 내내 버스킹 공연이 끊이지 않는 도시, 김광석 음악이 흐르는 골목도,

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는 무대도 그곳에 있다. 마음에 ‘쉼표’가 필요한 날, 음악도시 대구를 찾았다.

살랑거리는 밤바람 맞으며 음악에 몸을 맡기기에는 수성못이 제격이다.

수성못에는 호수 둘레를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가 나 있다. 2km 남짓 되는 길에는 벚나무터널, 호수 위로 놓인 데크길, 상화동산 등 예쁜 포인트가 이어진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산책길을 걷고 있으면, 하늘을 물들인 노을이 호수에 붉게 번져가는 그림 같은 풍경을 안겨준다.

노을이 쓰러져가는 시간이 되면 바통을 이어받듯 호숫가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걸음을 옮기자, 바이올린과 기타 반주에 맞추어 달달한 목소리가 윤종신 ‘좋니’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었다.

산책 나온 시민과 데이트하는 커플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노래에 빠져들었고, 노래 너머 도심의 불빛들은 호수 위에 흔들리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음악분수쇼가 한창인 수변무대로 걸음을 옮기자 또 다른 공연이 한창이다. 가야금과 퉁소와 드럼이 어우러진 퓨전 국악공연이다.

수성못에는 평일, 주말에 상관없이 버스킹이 열린다. 1인 버스킹부터 밴드, 통기타, 댄스 공연까지 다양해 버스킹의 매력에 흠뻑 젖게 해준다.

버스킹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공연도 종종 열려 볼거리를 더한다.

서문시장 야시장의 거리공연은 조금 색다르다. 시끌벅적한 시장이라는 장소가 주는 분위기에 후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먹거리가 흥을 돋운다.

여기에 다양한 예술공연이 밤늦도록 펼쳐지니 걷고, 먹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없이 좋다.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80개나 되는 노란 매대가 줄줄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홍수 같은 사람들 틈에 짜증을 낼 법도 한데 사람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어떤 이는 어깨까지 들썩인다. ‘둠칫둠칫 두둠칫~’ 신나는 음악이 들려오는 덕분인 듯했다.

야시장 한가운데 공연장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다. 공연장에는 신명 나는 힙합 음악과 함께 춤꾼들의 춤이 한창이었다.

스트리트 댄서들이 배틀을 진행 중이었는데, 단순한 길거리 댄스가 아닌 수준 높은 무대였다. 화려한 의상과 화끈한 춤, 신명 나는 음악에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매일매일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힙합댄스는 물론 국악 공연까지 하루도 쉬지 않는다.

돈 주고도 아깝지 않은 공연을 입장료도 없이 시장에서 볼 수 있다니 과연 음악창조도시 대구답다.

노을지는 호수에서의 선율부터 시끌벅적한 시장에서의 흥겨운 힙합까지 대구의 밤은 음악과 함께 흥이 솟는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음악에 묻혀 있다 보면 절로 가벼워진다.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대구 성당에서 구마 대신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김윤석, 강동원 주연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검은 사제들>은 ‘한국판 <엑소시스트>’다. 악령을 쫓는 구마의식을 다룬 영화답게 우리나라 대표 성당들이 등장한다.

특히 대구의 아름다운 성당들이 눈에 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대구 여행을 계획했다면 꼭 눈여겨볼 일이다. 지하철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검은 사제들>의 타이틀 시퀀스는 최 부제(강동원 분)의 라틴어 기도문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구마의식에 관한 자료들이 이어진다.

영상 중간에는 어두운 골목 안쪽에 서서 기도하는 최 부제의 모습이 보인다.

구마의식을 행하기 위해 영신(박소담 분)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의 장면인 듯하다.

대구시 동성로에 있는 프로스펙스 매장 앞 골목이다. 길과 길을 잇는 샛길 로 번화가 쪽 큰길에서 보면 제법 으슥하다.

영신의 집 앞 골목은 도시의 뒷골목이다.

여느 영화가 그렇듯 <검은 사제들>도 이 장면을 한 장소에서만 촬영하지 않았다.

관객이 보기에는 같은 장소인 듯하지만, 서울 명동의 명동8길 올리브영 맞은편 골목 촬영 분량과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지방에서는 가장 번화한 길을 종종 ‘명동’에 비유하는데, 동성로는 ‘대구의 명동’이라 불린다. 원래 대구읍성이 있던 자리다.

100년 전 도로가 들어서며 읍성은 사라졌다.

동성로를 거닐다 보면 붉은 보도블록 가운데 장대석으로 이어진 돌길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대구읍성을 표시한 것이다.

대구백화점 앞에는 대구읍성의 성벽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실제 높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성로의 역사를 말해준다. 광장에는 야외 무대가 있어 젊은이들이 거리공연을 펼치곤 한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운다.

낮보다는 밤에 찾으면 한층 활기차다. 동성로에는 예전부터 공연장과 극장 등이 많았다.

그 가운데 CGV대구한일은 옛 한일극장으로, 1938년 대구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인 키네마극장이 자리했던 곳이다.

1960년 자유당 정권에 항거한 2.28학생민주의거를 기린 2.28기념중앙공원도 가깝다.

잠시 쉬어가며 그 의미를 되새겨도 좋겠다.

동성로 서쪽에는 계산성당이 있다. 동성로가 ‘대구의 명동’이라면, 계산성당은 서울의 명동성당 같은 존재감을 가진다.

주교좌성당으로 대구·경북의 가톨릭교회를 대표한다. 현 성당 건물은 한 차례 화재를 겪은 뒤 로베르 신부가 1903년에 세운 것이다. 외관은 2개의 십자가 종탑이 두드러진다.

성당 내부는 양쪽의 회색 벽돌 기둥이 성스러운 기품을 더한다.

한복 차림의 성인을 그린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눈여겨볼 일이다.

서울 명동성당, 전주 전동성당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대 성당 건축물로 손꼽힌다.

계산성당은 <검은 사제들>에서 명동성당과 하나의 공간처럼 등장한다.

최 부제가 김 신부(김윤석)의 부탁으로 구마의식을 위한 성물을 가지러 가는데, 그때 나오는 성당이 명동성당과 계산성당이다.

먼저 최 부제가 성당으로 들어갈 때 성당 전체의 부감 샷이 계산성당이다.

십자가 모양의 평면이 보인다(극중에서는 주황색 지붕의 성당이 부감 샷으로 잡히기도 하는데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좌성당이다).

몬시뇰(손종학 분)이 3D 안경을 끼고 TV를 보는 장면 역시 계산성당에서 촬영했다.

극중 최 부제는 서울가톨릭대학교의 사고뭉치 신학생으로 나온다.

그의 학교생활 역시 여러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와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캠퍼스가 자주 등장한다.

학장(김의성 분) 신부가 최 부제와 김 신부를 만나는 장면 등에서다.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 두 주연 배우 못지않게 영신 역의 박다솜도 주목을 받았다.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도심에서 조선 시대 샘물 정원을 만나려면 어련당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아름다운 말이 흐르는 집이라니, 의미도 말맛도 예뻐 자꾸 읊조린다.

이름부터 기분이 좋아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한옥 숙소 ‘어련당’으로 향하는 도로는 건물이 빼곡한 전형적 도시의 모습. 미심쩍어 주소를 확인할 즈음 갑작스레 숲과 샘의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에 놓인 2층 한옥의 자태가 상상했던 대로 정갈하다.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울산 최초의 한옥 체험 시설이다.

울산 중구가 건립하고 운영하는 만큼 한옥의 멋스러움을 정교하게 재현했으며 구석구석이 오늘 지어 올린 듯 단정하다.

객실 7개 가운데 6개의 이름은 조선 시대 의정부 조직인 6방을 따 각각 이·호·예·병·형·공이고, 누마루가 붙은 방은 어련재라고 부른다.

마룻대부터 바닥까지 널찍한 공간을 예스러운 목재 구조가 둘러 싸 한옥의 풍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방문을 닫으면 자연 속 고택에 머무는 듯 고즈넉해 도심이라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정원의 샘물은 조선 시대에 경상좌도 병영성에 주둔하던 병사들이 줄지어 떠 갈 정도로 물맛이 좋았다는 산전샘을 복원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장소는 다름 아닌 태화강이다. 울산의 자연·생태환경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봄 양귀비꽃 가을 국화’로 대변될 만큼 철마다 꽃으로 뒤덮이고, 갈대군락과 십리대숲은 언제나 여행자를 반긴다.

이런 태화강에 또 하나의 명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패들보드! 멀리서 바라만 보던 태화강을 이제 패들보드를 타고 몸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패들보드는 자격증도 수료증도 필요 없다

수영을 못해도, 운동신경이 없어도 누구나 안전하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태화강에 패들보드가 모습을 드러낸 건 2019년 7월 말이다.

울산시와 지역기업인 ㈜월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손을 잡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했다.

7월부터 진행 중인데, 11월까지 3,000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기비결은 눈으로 보는 태화강을 몸으로 즐기는 태화강으로 변신시킨데 있다.

생각해보라. 그림 같은 강물 위에서 느긋하게 패들보드를 타며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누구라도 자연 속에서 여가를 보내는 그들이 부럽지 않겠는가.

여기서 잠깐! 서핑은 알아도 패들보드는 조금 생소하다. 패들보드가 뭐지? 패들(paddle)은 ‘노’를 말한다.

흔히 보트를 탈 때 사용하는 것은 노, 카약·카누에서 사용하는 걸 패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같은 말이다.

패들보드는 서핑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서 나아가는 레포츠다. 영어로 ‘Stand Up PaddleBoard’, 줄여서 ‘SUP’이라고 부른다.

보드 위에 서서 또는 앉아서 패들을 젓기 때문에 파도를 타는 서핑과는 다르다. 서핑보드 보다 크기도 크고 부력이 세서 훨씬 안전하다.

그렇다면 생전 보드라고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수영도 못하고, 운동신경이라고는 1도 없어도 과연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특별한 기술도, 큰 힘도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물론 약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

레트로 여행 동두천으로 가보자고 동광극장과 보산동관광특구

탄도 여행은 조금나루 선착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선착장은 조금나루해변유원지 끝자락에 있다.

조금이라는 말은 조수가 가장 낮을 때를 뜻하는데, 그럴 경우에도 배를 띄울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탄도까지 하루 두 번 운행되는 탄도호는 매우 작은 배다. 1.5평 정도의 대기실에 성인 3명이 앉으면 꽉 찬다.

선착장에서 탄도까지는 2.5km. 육지와 섬의 직선거리는 짧은 듯해도, 물길을 따라 섬으로 가는 뱃길은 10분 남짓 걸린다.

배를 타자마자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로 가보자.

얼마 전 탄도 선착장이 새롭게 정비되었다.

가로등이 이어진 기다란 부두를 걸어 들어가면 바로 마을이다.

중앙에는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회관은 섬 주민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문을 열어, 이곳에서 식수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섬은 물이 부족하지만 탄도는 물이 넘친다.

섬 주민에게서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탄도의 자랑이다.

아무리 가뭄이 와도 탄도의 지하수는 마르지 않는단다.

“높은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신기할 만큼 물이 넉넉해요.

집집마다 물맛도 다르죠. 해안가에서 가까운 집들 물맛이 조금 더 간간해요.”

주민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을회관의 물에서도 바다의 짠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마을의 두 번째 자랑은 탄도올레길이다. 무안군과 합심해서 만든 결과물로, 작년 가을에 완성되었다.

군에서 섬 정상 가까이에 팔각정을 세우고 해변으로 가는 나무데크를 설치해주었고, 주민들은 그 길에 맞게 숲을 가로지르는 올레길을 마련했다.

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니 작은 섬에 있으리라 짐작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소나무숲, 사스레피나무숲, 대나무숲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는 구간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무 지팡이가 준비되어 있다.

지팡이 역시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사스레피나무를 이용해 직접 만든 것이다.

오가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나무를 묶어놓은 노끈, 길을 안내해주는 띠 등 모두

소박한 재료를 이용했지만, 손주를 위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처럼 애틋함이 묻어난다.

마을에서부터 40여 분을 걸어 오르면 섬 정상(해발 49m) 인근의 팔각정에 도착한다.

걷는 내내 함께해준 바다가 멀리 내려다보인다. 반대 방향으로 길을 이어가면 해안 산책로다. 그리고 섬 안의 섬, 야광주도와 마주한다.

야광주도는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면 걸어갈 수도 있는 작은 무인도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여의주도라고도 불린다.

주민들은 이 부근에서 굴을 캐고, 소라나 고둥을 줍는다. 그리고 무안낙지를 잡는다.

여행객에게도 즐거운 갯벌 놀이터다. 다만, 물때를 모르고 너무 멀리까지 들어가면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오래전 탄도는 숯이 생산되는 섬이었다. 섬에 숯을 만들기 좋은 소나무가 많았고, 육지와 가까워 운반이 수월했다. 그래서 이름도 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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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 부천센터

고재서 대표가 손가락을 들어 사진 한 장을 가리킨다. “저건 1967년일 거야. 〈학사 며느리〉 포스터가 걸려 있잖아요.

그때 개봉한 영화니까.” 사진 속 동광극장 앞은 얼핏 봐도 1960~1970년대 번화가다.

극장 간판에 그림 포스터가 걸렸다. ‘미술부장’으로 불리던 간판화가가 그렸을 것이다.

배우들이 매니저 없이 활동하던 시절인데, 간판에 크게 나오기 위해 간판화가에게 밥이나 술을 사기도 했다.

동광극장은 지금도 운영 중이다. 그래서 예전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등에 자주 등장한다.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동광극장에서 촬영했다. 성인이 된 정환(류준열)과 동룡(이동휘)이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장면이다.

2018년에는 그룹 god 리더 박준형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상영한 영화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여서, 한동안 영화 속 와칸다왕국을 따 ‘와칸다 극장’으로 불렸다.

지난해에는 극장으로는 유일하게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경기 노포) 12선’에 들었다. 그럴 만하다.

고 대표의 말을 빌리면 ‘전국에서 유일한 단관 극장’이다. 한창때는 영사기사, 간판화가 등 직원이 10명이 넘었다.

상영작은 최신 개봉작이 주를 이룬다.

상영관이 하나밖에 없어 두 영화를 교차 상영하기도 한다. 건물로 들어서기 전, 상영 시간표 앞에 멈춘다.

손으로 쓴 영화 제목이 반갑다. 대한뉴스, 문화영화 칸도 보인다.

드라마 세트장 같아 포토 존으로 인기다.

건물 2층의 간판 포스터는 이제 그림이 아니라 사진이 걸린다.

그 위에는 〈명량〉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등 작은 포스터가 한 줄로 늘어섰다.

모두 관객 1000만이 넘은 우리 영화다.

다음은 상영관 내부 . 283 명을 수용하는데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

갈색 가죽 의자가 반짝이고 , 멀티플렉스 특별관에 있는 리클라이너도 눈에 띈다.

일부 좌석은 테이블과 보조 받침대를 따로 뒀다. 좌석 구성이 자유롭고 앞뒤 간격이 넉넉하다.

이 또한 동광극장이 주는 즐거움이다. 자유석이라 어느 자리든 먼저 앉는 사람이 주인이다.

다음은 상영관 내부 . 283 명을 수용하는데 밖에상영이 끝나면 휴게실에서 만나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포스터가 한 번 더 발길을 붙잡는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한 007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동광극장에서 보는 007 시리즈 포스터는 감회가 남다르다.

숀 코너리가 주연한 〈007 살인번호〉(1962년)부터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년)까지 시리즈 25편을 모두 상영했을지 모른다.

그 사실만으로 살아 있는 극장 박물관이고, 서로 다른 세대의 추억이 숨 쉬는 현재진행형 레트로 극장이다.

입구로 다시 나올 때는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도 할아버지가 고향을 떠나는 살바토레(토토)에게 한 말이 메아리치는 것 같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사랑하렴. 네가 어렸을 때 영사실을 사랑했듯이.”

보산동관광특구(Camp Bosan)는 동광극장과 더불어 동두천의 역사를 증언한다. 동두천시는 한국전쟁 이후 미 2사단 캠프 케이시가 주둔해 다문화가 공존한다.

경기도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 부천센터

경기도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 부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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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열리는 후끈한 오일장 성남 모란민속오일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다란 샌드위치 침대와 크래커 탁자가 놓인 포토존이 눈길을 끈다.

포토존을 지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긴 트림맨이 방문객을 내려다본다.

탄산음료 캔에 빨대를 대고 빠는 모습인데, 캔 한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트림하는 소리가 난다.

음식을 먹으면서 함께 삼킨 공기가 식도로 역류해 나오는 현상이 트림인데, 탄산음료에는 탄산가스가 다량 들어 있어 소화되지 않은 가스가 나와 트림을 하게 된다.

트림이 나면 소화가 잘 되었다고 느끼기 쉽지만 실제로 소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트림맨 뒤에는 앉으면 ‘뽀오옹~’ 소리가 나는 방귀의자가 여럿 있다.

냄새 없이 소리만 나는데도 아이들은 코를 잡아 쥐고는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재미있어 한다.

방귀를 참으면 혈액 속으로 흡수되기도 하고, 오줌으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오래 참으면 배에 가스가 차서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 안 되므로 참지 말도록.

개별 관람의 경우 체험관 내 시설들을 자유롭게 둘러보게 되는데, 영상 관람과 딸기우유 만들기 실험 등은 관람 중인 아이들을 모아 함께 진행한다.

영상물 <냉장고 속의 비밀>은 상한 음식의 위험성과 건강한 식재료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영상을 본 뒤에는 딸기우유 만들기 실험이 시작된다.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테이블에는 흰 우유와 색소 등이 준비돼 있다.

흰 우유에 분홍색을 내주는 색소 몇 방울, 딸기향이 나는 첨가물 몇 방울, 그리고 설탕을 넣어 잘 섞으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딸기우유가 완성된다.

딸기우유나 바나나우유에는 딸기도 바나나도 들어가지 않으며, 오히려 식품첨가물과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실험이다.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는 색소, 보존료, 응고제 등 다양한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

식품첨가물은 알레르기, 설사, 구토를 유발할 수 있고, 빈혈, 암, 간염 같은 무서운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인다.

딸기우유나 바나나우유보다는 흰 우유를, 게맛살보다는 생선을 먹는 등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실험 테이블 옆에는 ‘색소맨을 잡아라’ 게임이 있다.

색소가 많이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사탕, 과자 등이 화면에 나타나면 작은 주머니를 던져 맞히는 게임이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안 먹어!”, “사탕, 저리 가!”를 외치며 신나게 주머니를 던진다.

실제로 집으로 돌아가서 얼마나 지킬지 알 수 없지만 이 시간만은 진심이다.

‘우리 몸속 소화 이야기’ 코너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웃기 바쁘다.

화면에 자신의 전신이 나오고 몸속 식도부터 위, 소장, 대장, 항문 영상이 나오면서 음식이 소화되어 똥으로 나오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쪼그리고 앉아 응가를 누는 자세까지 취해가며 재미있어 한다. 그 옆에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배우는 ‘신기한 식탁’이 있다.

화면에 나타나는 식품 가운데 주어진 미션에 맞는 식품을 골라 식판에 담다 보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주요 식품을 알 수 있다.

똑똑마트와 불량마트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불량식품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똑똑마트에서는 진열된 상품 바구니 중 하나를 골라 접시에 올리면 영양맨이 화면에 나타나 해당 식품의 성분을 알려준다.

컵라면 같은 나트륨 과다 식품, 햄버거 같은 고지방·고열량 식품, 식품첨가물이 다량 들어간 가공음료 등을 차례차례 짚어가며 식품의 성분을 보여주는 식이다.

도심에서 열리는 후끈한 오일장 성남 모란민속오일장

도심에서 열리는 후끈한 오일장 성남 모란민속오일장

도심에서 열리는 후끈한 오일장 성남 모란민속오일장

수원화성 야경 출사는 여기

세월이 흐를수록 옛것이 점점 잊히거나 사라져가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옛것에 대한 향수마저도 잊혀가는 것 같아 아쉽다.

옛것에 대한 생각은 장터도 예외일 수 없지만, 경기도 성남의 모란장은 짧은 역사에도 전국 최고의 민속장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모란장은 북적이는 도심에 서는 오일장이라 장터를 찾는 사람들에게 향수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도심 속 장터, 그 안에는 없는 물건 없고, 파는 물건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도심에서 즐기는 오일장은 그래서 더욱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우리나라 최대의 민속오일장

모란은 1960년대 성남 일대의 황무지를 개간하면서 붙인 지명으로 닷새마다 열리는 모란장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북적이는 거리, 꼬리를 길게 무는 차량들, 바쁜 걸음으로 오가는 사람들

모란역 주변의 일상도 여느 도시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모란역 주변으로 오일장이 펼쳐지면 회색 도시에 활기가 넘친다.

지하철 입구든, 버스 정류장이든, 골목 한 귀퉁이든, 자리만 있으면 바로 장터가 된다.

이곳이 대한민국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모란장이다.

모란시장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수의 오일장과 달리 이제 겨우 40년 남짓이다.

모란시장은 홀어머니를 평양에 두고 남하한 김창숙이란 이로부터 시작됐다.

군에 입대한 뒤 한국전쟁을 거쳐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황무지였던 지금의 모란시장 주변을 개간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자 어머니가 살고 있는 평양을 상징하는 ‘모란’이라는 지명을 붙이게 되었다.

그후 생활문제가 대두되면서 오일장을 열게 되는데 이것이 모란장의 시초라 한다.

모란장이 유명해진 것은 1980년대다.

도심 속 재래시장이라는 특수성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이다 보니 살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당연히 늘어났을 터.

아닌 게 아니라 모란장은 다른 어떤 장터보다 규모나 품목면에서 압도적일 뿐 아니라 장터를 가득 메운 사람들로 지나다니기조차 힘겨울 정도가 되었다.

모란장은 1만 2,000여 ㎡의 대원천 복개지 위에 4, 9일에 열리는 오일장이다.

분당선 모란역 5번 출구로 나감과 동시에 시끌벅적한 장이 펼쳐진다.

모란민속장은 동서로 길게 펼쳐져 그 길이만 300m가 족히 넘는다.

큰길 건너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형형색색 파라솔에 뒤덮인 모란민속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모란민속장 상인회에 등록된 상인들 수만도 1,000여 명을 헤아린다고 하니 각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1,500명이 훨씬 넘는다.

게다가 모란시장을 찾는 손님과 구경꾼까지 합세하면 장터는 늘 밀려다닐 정도로 북적거린다.

모란장은 14개 부서로 정확히 구획되어 있어 장보기가 편하다.

장터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화훼부를 시작으로 잡곡, 약초, 의류, 신발, 잡화, 생선, 야채, 음식, 고추, 애견, 가금 순으로 4∼5개의 길이 동서로 길게 이어진다.

모란민속장의 가장 끝자락에 있는 고추장터는 마늘과 함께 한 블록을 이루고 있다.

가까운 이천, 여주, 천안을 비롯해 전국에서 올라오는데, 도매를 겸하고 있어 다른 장터에 비해 규모가 제법 크다.

고추장터는 1980년대만 해도 80여 명의 상인이 모여 고추를 팔았다.

한 때 “수도권 고추 시세는 모란장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

지금은 상인이 많이 줄었지만 국내산 고추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김장철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수원화성 야경 출사는 여기

수원화성 야경 출사는 여기

수원화성 야경 출사는 여기

역사와 문화 예술 따라 걷는 수원 당일치기 여행

서울에 있는 궁궐이 그렇듯 수원 화성에도 동서남북으로 성문을 두었다.

장안문은 그중 북문이다. 대개 남문이 정문이지만 수원 화성의 정문은 북문인 장안문이다.

수원 화성 건립 당시 한양에서 출발한 국왕이 장안문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임금이 출입해서일까. 장안문은 한눈에 봐도 모양과 규모가 늠름하다.

가까이 다가가 보아도 효율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도록 견고하게 지었음을 알 수 있다.

옹성(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바깥으로 원형, 반원형, 방형 모양으로 쌓아 올린 작은 성)과 장안문 현판 아래

두 개의 문을 설치했는데 군사 여럿이 힘을 써야 열고 닫을 수 있을 만큼 성문이 매우 육중해 보인다.

장안문을 찍기에 좋은 곳은 옹성과 누각 아래 쪽 성문이다.

성문이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에서 안쪽 천장과 성문을 함께 카메라에 담아보자.

용과 구름이 역동적으로 그려진 천장 그림을 촬영할 수 있다. 조명을 받아 섬세하게 살아나는 성벽 모습도 멋있게 보인다.

누각 아래쪽 문을 통과해 옹성 쪽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어도 좋다. 옹성이 함께 찍히는 효과를 얻는다.

다음은 누각 위 북동적대 앞으로 이동한다. 장안문을 중심으로 곡선으로 꺾인 도로를 볼 수 있는 자리다.

이곳에서 장안문 앞으로 흐르는 자동차 불빛의 잔상을 찍을 수 있다.

장안문에서 북동적대를 지나 10여 분 걸어 화홍문에 닿는다.

수원천에 설치한 북수문이다. 무지개 모양을 한 7개의 수문과 물에 비친 화홍문이 유독 아름다워 수원 화성 풍경 중 으뜸으로 친다.

늦가을인 요즘은 물이 거의 말랐지만 여름 장마 때는 수원천이 시원하게 흘러 사진가들의 단골 출사 장소로 유명하다.

수원천에 비친 화홍문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는 산책로로 내려가야 한다.

화홍문과 매향1교 사이에 놓인 돌다리 주변에 자리를 잡자.

조명 불빛을 받은 수문과 화홍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다. 오른쪽 언덕 위로 보이는 방화수류정(동북각루)을 함께 찍어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야경은 아니지만 화홍문에서는 해 질 녘 노을 풍경을 담아도 좋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빛이 화홍문 안쪽까지 길게 그늘을 드리워 근사한 분위기를 만든다.

누각 안쪽에서 수원천이 흘러가는 남쪽을 보면서 촬영해도 좋겠다.

화홍문에서 북암문 방향으로 이동해 동북각루에 도착한다.

수원 화성 주변을 살피고 군사를 다스리기 위해 높은 지형에 설치한 정자다.

장수가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도 사용했다. 동북각루에 ‘꽃을 찾으며 버들을 따라 논다(訪花隨柳)’라는 의미를 담은 방화수류정이란 현판을 걸어놓은 이유다.

방화수류정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지붕의 모양이 달리 보인다. 마루 평면도 특이하다.

정자 위에서 내려다보는 연못 용연의 모습 또한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색을 갈아입기 시작한 나뭇잎과 물에 비친 인공 섬이 잠시 걱정과 고민을 잊게 만든다.

북암문 안쪽 계단 주변에서 방화수류정의 전체 모습을 찍을 수 있다.

조명 불빛을 받은 정자 모습이 신비롭다. 방화수류정이라 쓰인 현판이 또렷하게 보이고 지붕 위 장식물이 독특하다.

북암문을 통과해 계단으로 내려가 용연으로 이동한다. 용연 가운데 뜬 인공 섬과 방화수류정 바깥 풍경을 함께 찍을 수 있는 장소다.

용연을 조금 더 돌아가 동북포루 쪽을 촬영해도 좋다. 곡선으로 타고 오르는 성벽과 꼭대기에 서 있는 동북포루가 조명에 비쳐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