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남양주 북한강 자전거길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남양주 북한강 자전거길
1939년 개통된 경춘선은 청춘 시절의 낭만 열차, 대학생들의 MT 열차, 입대할 때 타던 입영 열차 등 1970~1990년대를 지낸 사람이라면 아련한 추억이 깃든 열차다.
2010년 경춘선 복선 열차가 개통되면서 경춘선의 낭만과 추억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면서 옛 경춘선의 추억이 오롯이 떠오른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일부 구간에는 리모델링된 옛 경춘선 철로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교량과 터널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12월 개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에서 가평을 거쳐 춘천까지 70.4km
우회도로 28.1km를 합쳐 총 98.5km 구간으로, 복선화된 중앙선이 지나는 양수철교 아래 밝은광장에서 출발한다.
밝은광장 뒤편에는 물의정원을 배경으로 북한강 자전거길 표지석이 오롯이 서 있고, 수종사가 있는 운길산과 함께 북한강의 풍경이 고즈넉하게 펼쳐진다.
밝은광장을 출발하면 가평으로 향하는 45번 국도에 잠시 올랐다가 금세 북한강 변으로 이어진다. 북한강 자전거길 남양주 구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진중 습지 물의정원이다. 자전거길은 물의정원을 가로지르며 북한강 변으로 이어진다.
물의정원에는 물빛길, 물향기길, 물마음길, 강변산책길 등이 조성되어 자전거뿐만 아니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물마음길과 강변산책길은 전망대와 휴식 공간이 곳곳에 설치되어 북한강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물마음길에서 바라보는 뱃나들이교와 어우러진 주변 수목의 풍광이 압권이다.
뱃나들이교는 물의정원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진중 습지는 예부터 배가 드나들던 곳으로, ‘뱃나들이들’이라는 지명이 전해진다.
다리 이름도 이 지명에서 따왔다. 뱃나들이교 건너기 직전에 커다란 액자가 있는데, 액자를 통해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꼭 멈춰서 사진 촬영을 한다.
물의정원을 지나면 자전거길은 북한강과 나란하게 이어진다. 나무들이 늘어선 숲 터널도 지나고, 북한강으로 합수되는 지류를 건너기도 한다.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를 지나면 국도와 인접해 강 위로 조성된 자전거전용도로가 나온다.
물 위를 달리는 기분이 드는 코스다. 수상스키, 바나나보트 등 수상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들어온다.
이 구간을 지나면 자전거길은 새터삼거리까지 45번 국도와 나란하게 이어진다.
새터삼거리 부근에서 만나는 야연터널과 구운천철교는 옛 경춘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기차를 타고 지났을 터널은 자전거가 지나면 조명이 켜지고, 구운천철교는 전망대를 설치해 구운천이 북한강과 합수되는 풍경을 선사한다.
구운천철교는 북한강 자전거길 남양주 구간의 끝 지점이다. 다리를 건너면 급회전해 다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대성리국민관광유원지에 이른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기점인 밝은광장은 진중1리에서 운영하는 자전거길의 휴식 공간이자 자전거 대여소다.
MTB, 여성용 등 다양한 자전거가 있다. 중앙선 운길산역에서 내려 밝은광장까지 조금만 걸으면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굳이 자전거를 가져오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으로 빌릴 수 있다.
밝은광장을 출발해 물의정원이 있는 진중 습지를 둘러보거나, 북한강 변으로 이어지는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까지 왕복 10km 정도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북한강 자전거길 남양주 구간은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 남양주종합촬영소, 피아노폭포 등 관광 명소가 가까워 매력적이다.
그중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는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유기농의 가치를 전해주는 국내 최초 유기농 전문 테마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