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역사가 흐르는 동네 뒷산 의왕시 모락산

고양 서삼릉누리길 초록빛 자연을 걷다

경기도 의왕시 모락산은 주민들이 산보하듯 오르내리는 나지막한 동네 뒷산이다.

하지만 이 산에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간이 공존한다.

고대 고분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있고, 조선 세종의 아들 임영대군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정상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부근에는 현대에 세워진 전승기념비가 있다.

국기봉에는 태극기가 펄럭인다. 낮은 산이지만 다양한 수준의 코스가 마련돼 산을 오르는 재미가 좋다.

산 주변에 백운호수가 있고 호수 옆으로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타 지역 사람들이 당일 산행을 위해 모락산을 찾는 이유는 충분하다.

경기도 의왕시 정중앙에는 모락산이 자리한다.

해발 385m의 모락산은 절벽과 기암괴석, 암릉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시대 세종의 넷째 아들 임영대군이 매일 이 산에 올라 서울을 향해 망궐례(멀리 있는 궁궐을 바라보고 행하는 예)를 올려

‘서울을 사모하는 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과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이 산에서 사람들을 몰아 죽였다는 데서 모락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오래 걷지 않아도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과 마주하니, 모락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전자가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정상인 국기봉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가지다. 그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계원예술대학교 옆 갈미한글공원에서 시작하는 길로 정했다.

이 길이 어려운 이유는 다른 등산로에 비해 다듬어지지 않은 흙길이기 때문이다.

출발하고 500m를 채 못 가서 모락산 산신을 모신 산령각과 마주한다. 이곳에서부터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거친 숨을 몰아 쉬는 등산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니 길은 고되어도 바람은 시원하다.

또다시 500m,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을 구경하며 길을 이어가다 보면 사인암에 도착한다.

임영대군이 자주 찾았다는 바위로 전해지는데,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사인암은 기암절벽이다. 그 위에 오르면 의왕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계가 좋은 날은 멀리 관악산까지 볼 수 있다.

백제시대에 축조된 모락산성에 관한 안내문을 지나면 6.25 전승기념비가 있는 넓은 쉼터가 나온다.

한국전쟁 당시 모락산을 포함한 수리산과 백운산 주변은 수도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요충지였다.

1951년 1월, 한국군은 모락산 정상에서 중공군과 벌인 전투에서 승리했다. 이를 기리는 전승기념비가 1999년에 세워졌다.

이 부근에서 매년 전승기념비 참배 행사가 열린다. 국기봉 주변 쉼터에 한국전쟁 관련 사진들이 전시되고, 사람들이 모여 지난 시간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

조금 더 걸어 팔각정을 지나면 태극기가 펄럭이는 모락산 정상인 국기봉에 도착한다.

모락산에는 임영대군에 얽힌 이야기가 곳곳에 전해진다.

정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절터약수터가 있는데, 이곳 역시 임영대군이 창건한 경일암의 옛터로 추정된다.

지금도 흙바닥에서 건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발굴조사 당시에는 기와, 토기, 자기 파편 등이 여러 점 발견되었다.

현재 등산객들을 위한 쉼터와 팔각정이 마련되었고, 두 곳의 샘물만이 옛날처럼 흐르고 있다.

고양 서삼릉누리길 초록빛 자연을 걷다

고양 서삼릉누리길 초록빛 자연을 걷다

고양 서삼릉누리길 초록빛 자연을 걷다

파주골순두부 박가네오리 농가맛집1호 청산별미

짙푸른 녹음과 왕가의 기품이 어우러진 서삼릉을 시작으로 이국적인 초원과 정겨운 마을 풍경, 잠시 걸음을 멈추고 즐기는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만날 수 있는 서삼릉누리길은 고양의 다양한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코스다.

수도권에선 지하철만 타면 언제든 부담 없이 떠날 수 있으니 도심 속 힐링 산책길로도 제격이다.

권력이 무상하더라, 서삼릉

중종(1488~1544)의 계비였던 장경왕후(1491~1515)의 능인 희릉과 그의 아들인 인종(1515~1545)의 능인 효릉,

철종(1831~1863)의 능인 예릉이 한데 자리한 서삼릉은 서오릉과 함께 고양을 대표하는 유적지다.

왕릉은 그 주인이 누구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데, 이곳 서삼릉은 당대 최고의 지위에 올랐으나

냉혹한 정치권력에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이 한데 자리해 더욱 눈길을 끈다.

장경왕후는 후궁으로 궁에 들어와 모든 여인들이 선망하는 왕비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겨우 스물다섯의 나이에 산후병으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녀가 목숨과 맞바꾼 아들 인종은 훗날 임금의 자리까지 오르지만 계모인 문정왕후(1501~1565)의 등살을 이기지 못하고 재위 9개월 만에 숨을 거두고 만다.

이들 모자(母子)의 능은 본래 지아비이자 아버지인 중종 곁에

자리했으나 그마저도 문정왕후의 계략으로 정릉이 옮겨지면서 둘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강화도령’으로 잘 알려진 철종 또한 평범한 시골농부의 삶을 살다가 권력자들에 의해 왕위에 올랐고, 정치적으로 무엇 하나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허수아비 임금에 불과했다.

결국 이들은 모두가 욕망하는 자리에 앉았지만 여느 촌부만큼도 행복하지 못했다. 이들의 능을 차례로 돌아보다 보면 절로 권력의 무상함과 함께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짙푸른 초원과 하얀색 울타리, 한가로이 풀을 뜯는 흑갈색 말들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어우러진 원당종마목장은 각종 CF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입구부터 아름다운 은사시나무 가로수길이 펼쳐지고, 마치 유럽의 어느 목장에 온 것처럼 이국적인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다 보면 북적이는 도시와는 전혀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간혹 멋스러운 갈기를 흩날리며 기수와 한몸이 되어 달리는 경주마들도 만날 수 있어 색다른 볼거리가 된다.

힘찬 말발굽소리와 시원스런 속도감에 마음도 뻥 뚫리는 듯 하다.

본래 우수한 종마들을 육성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어진 이곳은 지난 1997년부터 목장 일부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최근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직접 말을 타보는 기승체험은 물론 이를 사진으로 찍어 기념 머그도 제작해준다.

또 보호자 동반 하에 마방 등 말 관련 시설 견학도 가능해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면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줄 수도 있다.

원당역 바로 옆에 자리한 배다리술도가는 1915년에 처음 문을 연 이래 무려 5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다시 그 아들의 아들로 이어진 세월의 맛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깊고 향기롭다.

이곳에서 만든 막걸리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은 데는 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이 계기가 되었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길에 국밥집에서 배다리막걸리를 처음 접하게 된 박 전 대통령은 그 깔끔한 맛에 반하여 아예 청와대로 주문해 마실 만큼 즐겨 찾았다.

덕분에 ‘대통령 막걸리’라는 애칭까지 얻었는데,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백발성성한 단골손님들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온단다.

파주골순두부 박가네오리 농가맛집1호 청산별미

파주골순두부 박가네오리 농가맛집1호 청산별미

파주골순두부 박가네오리 농가맛집1호 청산별미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밀양 돼지국밥

잘 먹고 잘 사는 동네의 밥상은 뭐가 다를까? 포천에는 원조 맛집들이 맛과 건강을 지키고 나섰다.

콩으로 만든 담백한 순두부는 웰빙음식의 선두주자로서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이 한 몸 받쳐 사람을 건강하게 하리라는 신념으로 숯불에 몸을 던진 오리는 기름기 쫘~악 뺀 채 환골탈태했다.

버섯을 직접 재배해서 밥상에 내어놓는 버섯요리의 1인자도 포천에 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신의 손맛이 궁금하다면 포천으로 떠나보자.

구수한 순두부를 보리밥에 슥슥 비벼먹는 원조파주골순두부

포천 43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영평천을 끼고 파주골 순두부촌이 형성되어 있다.

얼핏 봐도 10여 개가 넘는다. 여러 집 중에서 원조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원조파주골순두부’ 입간판이 큼직하게 서서 소리 없이 안내한다.

청와대처럼 파란색 기와를 올린 큰 한옥이 위풍당당 원조임을 과시한다. 어지간한 단체손님이 와도 문제 될 것이 없을 것 같은 규모다.

원조파주골순두부의 사장 김예주 할머니는 30여 년 전 등산객에게 무료로 순두부와 보리밥을 제공하다가 반응이 좋아서 본격적으로 식당을 운영했다고 전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순두부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는데 이후 순두부집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 아성을 넘볼 수 없어 보인다.

주문과 동시에 콩나물, 상추 겉절이, 열무김치, 무채무침 등 반찬 엳아홉 개가 깔린다.

대부분 양념이 과하지 않으면서 간이 심심하다. 넓은 대접에 함께 나오는 보리밥은 양이 푸짐하다.

드디어 우윳빛의 순부두가 올라온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김은 구수한 향을 사방에 날려 보낸다.

첫맛은 심심하다. 뒤이어 고소한 맛이 혓바닥을 휘어 감더니 목젖까지 점령해버린다.

이 맛을 보려고 전국의 미식가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는다. 한 번의 숟가락질은 끊어질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진다.

간장에 쪽파, 깨소금 등을 넣어 만든 양념장을 비벼 맛을 보니 파향이 순두부와 어우러져 감칠맛이 난다.

보리밥에 순두부를 넉넉하게 넣고 각종 나물, 참기름, 김가루, 된장찌개 등을 넣고 비벼 먹으니 정말 제대로 밥 먹은 기분이다.

여름 한 철 깊이울 유원지는 피서객들로 북적인다. 이곳에 신북 오리촌이 있다. 10여 개의 오리전문점들이 모여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식당은 ‘박가네 오리’다. 1994년 오리사냥으로 시작했다가 사장의 성(姓)을 따서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다.

오리고기 한 마리를 주문하면 몸통, 날개, 똥집이 꼬치에 꽂혀 8개 정도 나온다.

3~4명이 넉넉하게 먹을 양이다. 흔히 오리는 로스구이, 진흙구이, 주물럭 등으로 많이 먹는데 이 집은 20년 전부터 오직 회전구이에 주력하고 있다.

꼬치에 끼운 오리고기를 숯불 사이에 꽂으면 자동으로 회전하면서 기름기는 빠지고 고기는 노릇노릇하게 익는다.

적당히 익은 고기는 꼬치에서 뽑은 뒤 보온 열판에 올려놓고 먹으면 된다. 딱딱해지기 쉬운 다 익은 고기를 보온 열판이 항상 같은 온도를 유지해준다.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밀양 돼지국밥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밀양 돼지국밥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밀양 돼지국밥

영양 선바위와 남이포 역적이 된 남이장군이야기

경상도 이외 지역 사람들에게는 돼지국밥이란 음식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밥은 먹어보지 않은 이상 선뜻 상상하기 힘든 맛일 수도 있다.

경상도에서 보편화된 음식인 돼지국밥이 지난겨울 전국적으로 크게 조명을 받았다.

바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변호인>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돼지국밥은 주인공 송강호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돼지국밥집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훌훌 말아먹는 뜨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은 마음에 묘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부산과 경남 지역의 대중식인 돼지국밥은 한국전쟁 당시 경상도 지역으로 피란 온 사람들이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고,

경상도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는 설도 있다.

탄생설이 여러 가지이듯 원조 지방을 꼬집어 얘기할 수는 없으나, 대부분 부산과 경남 밀양을 돼지국밥의 원조로 인정한다.

부산의 돼지국밥집들은 이미 많이 소개가 됐으므로, 오늘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밀양의 돼지국밥집들을 찾아가보고자 한다.

먼저, 제대로 된 밀양식 돼지국밥을 만나보고 싶다면 밀양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무안면으로 가보자.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20여 분 가면 무안면 읍내에 도착한다.

밀양 돼지국밥의 원조로 손꼽히는 곳이 ‘양산식당’인데, 그 명맥을 잇는 ‘동부식육식당’에 전국의 미식가들이 모여든다.

동부식육식당 최수곤 사장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일제강점기 무안면 장터에서 양산식당을 운영했고, 지금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동부식육식당의 돼지국밥은 다른 곳에서 흔히 접하는 돼지국밥들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난다.

우선 국물이 뽀얀 색을 띠지 않고 맑은 편이다. 일반적인 돼지국밥과 달리 돼지뼈가 아니라 소뼈를 고아낸 국물을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돼지국밥집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정구지(부추의 경상도 사투리)’가 나오지 않는다.

이유는 소뼈 육수와 함께 누린내가 나지 않는 질 좋은 암퇘지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가 없으니 굳이 부추를 함께 내놓지 않는단다.

국밥에 약간의 파와 깨소금만 올려서 낼 뿐이다. 양념장도 얹지 않고 따로 주기 때문에 깔끔한 국물 맛을 그대로 음미할 수 있다.

얼큰한 맛을 선호한다면 양념장을 넣어 먹으면 된다.

소뼈 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하니 돼지국밥뿐 아니라 소고기국밥도 맛볼 수 있다.

식육식당이라 질 좋은 고기도 판매하며, 수육과 소고기육회 메뉴도 있다.

주변에 자리한 ‘제일식육식당’과 ‘무안식육식당’도 모두 양산식당 후손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나라에 큰 사건이 생길 때마다 표면에 물이 맺혀 ‘땀 흘리는 비석’이라고도 불리는 표충비(지방유형문화재 제15호)가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돼지국밥 한 그릇 먹고 유적도 관람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돼지국밥 6,000원, 따로국밥 6,500원, 소국밥 6,000원.

밀양전통시장 좁은 골목길에는 이름부터 정겨운 ‘단골집’이 자리한다.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이 아닌 이상 우연히 지나다가 발견하기는 어려운 위치다.

찾아오는 손님들도 서로 편안하게 안부를 물을 정도로 단골이 많다. 단골집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린다.

영양 선바위와 남이포 역적이 된 남이장군이야기

영양 선바위와 남이포 역적이 된 남이장군이야기

영양 선바위와 남이포 역적이 된 남이장군이야기

쉼표가 있는 농촌 숲 속 여행 지리산의 너그러움에 물드는 하동 여행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 중의 오지, 바로 영양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굽이굽이 국도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영양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꾸었을 법한 아름답고 청정한 고장이다.

일월산자락의 성스러운 분위기와 밤이 되면 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별빛이 오염되지 않은 영양의 모습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산촌마을의 외롭고 맑은 분위기는 하루 밤 묵어가고 싶은 간절함을 꿈꾸게 만들어준다.

이 아름다운 영양에 조선시대 풍운의 꿈을 안고 스러져간 남이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남이장군의 설화가 얽힌 영양을 여행하며 교과서여행지로서 영양의 매력을 만끽해 보도록 하자.

조선 세조 13년, 이시애의 난이 발발되었다.

이시애는 원래 함길도 길주의 지방토착 세력으로 세조 치하에 토호들의 세력이 약화되자 강한 반발심을 품게 되어 난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시애는 난을 일으키기 전 함길도 전역에 흉흉한 소문을 퍼트려 민심을 어지럽혔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함길도 절도사 강효문을 죽이며 난을 일으켰다.

초반에 이시애의 난은 굉장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순식간에 수많은 고을 수령들이 피살되었고 왕을 신뢰하지 않았던 백성들은 이시애의 휘하에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세조는 이 난을 잠재우기 위해 의외의 인물을 중용했는데, 그 인물이 스물여섯의 조카 구성군과 남이장군이었다.

구성군과 남이장군은 이시애의 난을 멋지게 해결해 조정의 중요 인물로 전면에 설수 있게 되었고, 세조는 이들의 공을 치하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인사를 단행하기에 이른다.

큰 공을 세운 스물여섯의 구성군을 영의정에, 역시 젊은 남이장군을 병조판서에 임명한 것이다.

조정대신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나 세조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당시 한명회나 신숙주와 같은 구공신들은 이미 너무나 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시애의

난을 계기로 공을 세운 젊은 신진들의 힘을 함께 키워주기 위한 세조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였던 것이다.

세조가 이와 같은 개혁을 단행한 이유는 악화된 세조의 건강 때문이었다.

세조의 뒤를 이을 예종이 권력의 균형을 갖춘 세력을 이끌기를 원했던 것이다.

세조는 이와 같은 개혁을 단행하고 얼마 있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

세조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던 구성군과 남이장군 중 구성군은 신중하고 사려 깊은 성격으로 조정신료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남이장군은 나서기를 좋아하고 겸손하지 못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구공신들을 무시하고 뻣뻣하게 구는 남이장군을 조정신료들이 곱게 봐주기 만무했다.

남이장군을 총애하던 세조가 죽고 예종이 즉위하자마자 남이장군에 대한 신료들의 상소가 빗발쳐,

예종은 즉위한 당일 바로 남이장군을 좌천시켰다.

이에 남이는 자신을 좌천시킨 조정 신료들에게 불만을 품게 되고 역시 자신처럼 세조 시절 총애를 받았던 유자광을 찾아가 그의 심정에 대해 토로하게 되었다.

그러나 유자광은 남이를 만나고 난 뒤 바로 대궐로 들어가 남이 장군이 역심을 품었다고 고변을 했다.

유자광은 남이의 역심을 고변하는 자리에서 남이가 쓴 시를 바꿔치기 하여 ‘나이 스물에 나라를 얻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하리요.

‘라는 시구절로 예종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한다. 남이 장군은 결국 역적의 혐의를 받아 처형당했다.

실록에 기록된 대로 그가 정말로 역심을 품어 반란을 꾀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백성들은 젊은 나이에 큰 칼을 휘두르며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고 민심을 잠재웠던 훌륭한 장수 남이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한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은 무당이 신으로 모시는 경우가 많아, 남이장군을 몸주로 모시는 무당들이 남이장군의 죽음 이후에 많이 생겨났다고 한다.

백성들 사이에도 남이장군의 용맹함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전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영양의 선바위와 남이포에도 억울하게 죽은 남이장군의 전설이 서려있다.

쉼표가 있는 농촌 숲 속 여행 지리산의 너그러움에 물드는 하동 여행

쉼표가 있는 농촌 숲 속 여행 지리산의 너그러움에 물드는 하동 여행

쉼표가 있는 농촌 숲 속 여행 지리산의 너그러움에 물드는 하동 여행

영화 속 교도소의 흔적을 만나다 전북 익산 교도소세트장

하동 화개면의 신흥마을에서 의신마을까지 화개천 계곡을 따라 4.2km 가량 이어지는 서산대사길은 실제 서산대사가

지리산에 머물며 걸었던 길일뿐만 아니라 최치원이 지리산에 입산하여 사색을 했던 길이라고 전해진다.

서산대사길을 걸으며 옛 위인의 자취와 함께 사색에 잠겨보자. 서산대사길 끝자락에 다다르면 해방 이후 빨치산

사건으로 생긴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지리산역사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지리산역사관에서 가슴 아픈 현대사와 지리산에서 터전을 가꾸고 살아가던 화전민들의

생활상을 둘러본 후에는 인근에 위치한 농촌체험마을 <의신마을>로 가보자.

반달가슴곰을 통해 자연을 배우는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 탐방해설 프로그램, 반달가슴곰의 배설물로 발효퇴비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양분으로 자라는 야생화 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의신마을 선학관에서 신선한 식재료로 차린 산나물밥상을 맛보고, 하룻밤 묵어가자.

다음 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대표 시장, 화개장터를 둘러보고, 그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마지막으로 박경리문학관, 최참판댁, 토지 촬영지를 둘러본 후 여행을 마무리하자.

서산대사길

지리산 옛길로 불리는 서산대사길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를 거쳐 의신계곡을 지나 지리산 주 능선의

벽소령을 넘어 하동군 화개면 신흥마을에서 의신마을까지 옛길 구간 4.2km를 말한다.

옛 보부상들이 하동 광양 등 남해안의 소금과 해산물을 벽소령을 넘어 함양 등 내륙지방으로 물건을 팔러 다니던

길이자 의신 마을 주민들이 산에서 구워낸 참숯을 하동 화개장터로 넘나들던 옛길 그대로이다.

지리산에 머무는 동안 오가며 신흥마을에서 의신마을까지 지리산 화개천을 따라 지리산 모퉁이를 돌고 돌아 꼬불꼬불 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하동군 화개면에 위치한 지리산 역사관은 지리산에 얽힌 고단한 삶들을 기리는 곳으로, 총 3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제1전시실은 지리산 깊은 숲 속에 불을 내어 밭뙈기를 일구며 살았던 화전민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제2전시실에는 6.25 전쟁을 전후하여 지리산에서 벌어졌던 전쟁에 관한 기록들을 전시하고 있다.

제3전시실에는 다양한 총기류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 시대를 힘겹게 살아갔던 그들의 발자취를 따르는 동안 현재의 무탈함에 안도하게 된다.

지리산을 이고 있는 듯한 역사관 주변의 모습이 아름답다.

의신마을은 화개동 골짜기 상류에 자리잡은 아늑한 마을로, 계절마다 다양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청정한 환경을 머금은 산나물과 산약초, 송이버섯, 고로쇠 수액 등 품질 좋은 특산품을 생산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과 야생화 학습장을 조성하여 야생화 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녀회 어머니들이 정성껏 준비하는 산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체험관인 선학관도 있다.

숙박 시설도 잘 갖추고 있어 지리산 품속에서 쉼을 맛보기 좋다.

영화 속 교도소의 흔적을 만나다 전북 익산 교도소세트장

영화 속 교도소의 흔적을 만나다 전북 익산 교도소세트장

영화 속 교도소의 흔적을 만나다 전북 익산 교도소세트장

왕새우양식장에서 맛보는 새우요리 싱싱하고 맛있다

누구도 넘지 못할 높은 담, 차가운 철문과 쇠창살, 세상과 철저히 격리된 시간과 공간

교도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잔상이다. 교도소는 죄를 짓지 않는 이상 들어가려야 갈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전북 익산에는 교도소의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든 교도소세트장이 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교도소 내부를 둘러보는 느낌은 어떨까? 을씨년스럽고 독특한 풍경을 선사하는 교도소세트장을 찾아가보자.

전북 익산에 자리 잡은 교도소세트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 만든 영화 촬영용 교도소다.

영화 <홀리데이> 는 교도소세트장에서 탄생한 첫 번째 영화이자 교도소세트장의 탄생 배경이 되는 영화다.

교도소세트장은 지난 2005년 영화 <홀리데이> 를 촬영하기 위해 익산시와 영화제작사가 손을 잡고 세웠다.

<홀리데이> 를 시작으로 영화 <거룩한 계보> , <타짜> , <식객> , <해바라기> 를 촬영했고, 드라마 <아이리스> ,

<태양을 삼켜라> , <수상한 삼형제> 와 가장 최근에는 <노란 복수초> , <더킹투하츠> 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원래 이곳은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가 있던 곳이다.

남성분교가 폐교된 후 학교 부지 위에 교도소 건물을 올린 것이다.

아직도 본관 건물과 널찍한 운동장이 옛날 학교의 흔적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교도소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늘 편견이 묻어난다.

세상과 격리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죄를 짓고 들어온 사람들의 날카로운 표정과 눈빛이 넘나드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교도소는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지만, 영화 <빠삐용> 이나 <쇼생크 탈출> 에서처럼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는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영화 <홀리데이> 의 지강헌, <거룩한 계보> 의 동치성, 드라마 <노란 복수초> 의 설연화도 그랬다.

암울한 회색빛 담장과 높은 망루 사이로 두툼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다. 교도소로 들어가는 출입문이다.

출입문 우측 담장 아래에는 그동안 촬영했던 영화와 드라마 포스터가 길게 도열해 있다.

비록 촬영장이라고는 하지만, 철문을 들어서는 순간 낯선 세상으로 들어서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진다.

수 m에 이르는 높은 담장이 망루들을 휘감아 하늘은 담장이 감싸고 있는 그만큼만 보인다.

교도소세트장 내부는 철문과 쇠창살의 연속이다. 차디찬 쇳덩어리와 회색 벽이 음울한 공간을 연출한다.

높은 천장과 작은 창문으로 새어드는 빛이 교도소 공간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교도소 내부는 면회장, 취조실, 수감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감시설은 2층으로 좌우 양쪽에 나란히 이어져 있다.

대부분은 들어갈 수 없지만, 1층 독방과 2층의 일부 수감시설은 내부까지 둘러볼 수 있다.

1층 독방은 최근 종영된 드라마 <더킹투하츠> 에서 중국 공안에게 잡힌 김항아(하지원 분)가 수용되었던 독방이다.

당시 벽에 썼던 붉은 글씨가 지금도 남아 있다. 교도소세트장 곳곳에서 일부러 남겨둔 당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교도소 이름도 ‘익산교도소’ ‘안양교도소’등 다양하다.

곳곳에 붙은 표어나 일본어로 표기된 부착물들을 통해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지난날 금강은 충청도와 전라도 내륙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던 중요한 뱃길이었다.

바다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뱃길이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포구가 생기고 마을도 들어섰다.

웅포 역시 뱃길 따라 생긴 포구다. 웅포의 옛 지명은 곰개나루. 마치 곰이 강물을 마시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웅포는 관광지로 조성되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웅포관광지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각양각색이다.

금강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캠핑을 즐기는 사람, 일몰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 등 저마다 즐길거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바꿔 말하면 웅포관광지에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웅포는 서해안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덕양정과 금강정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으뜸이다.

먼저 덕양정 뒤편 언덕에 자리 잡은 금강정을 올라가보자. 금강정은 웅포관광지에서 최고의 전망을 선사한다.

웅포관광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뿐 아니라 금강 저편 신성리 갈대밭과 멀리 금강을 가로지르는 웅포대교까지 바라다 보인다.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덕양정은 원래 매년 정월 대보름날에 마을의 안녕과 번영,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를 지내던 용왕사 터였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으로 운명을 달리한 군사들의 넋을 기리던 곳으로 전한다.

일몰이 시작되면 유유히 흐르던 금강 물줄기도 붉은 기운을 머금는다. 덕양정 앞 커다란 느티나무와 소나무 사이로 일몰의 장관이 펼쳐진다.

왕새우양식장에서 맛보는 새우요리 싱싱하고 맛있다

왕새우양식장에서 맛보는 새우요리 싱싱하고 맛있다

왕새우양식장에서 맛보는 새우요리 싱싱하고 맛있다

물메기탕 애주가 살리는 겨울 별미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에는 맛있는 음식도 참 많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충무김밥부터 해산물이 한 상 가득 올라오는 회정식까지 손으로 다 꼽기조차 어렵다.

통영의 새로운 맛으로 뜨는 메뉴가 있다. 왕새우양식장에서 맛보는 새우요리다.

나폴리의 아름다운 해안을 걷다가 먹는 큼직한 왕새우요리가 제격이듯, 통영왕새우양식장에서 싱싱하고 담백한 맛의 왕새우요리를 만나보자.

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는 고급 왕새우는 수염이 길게 늘어졌다고 해서 바다의 어른이라고도 불린다.

바다에서도 인정받는 왕새우는 꽤 비싼 값을 치러야 먹을 수 있는 고급 해산물인데,

그 어느 곳보다 저렴하고 싱싱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약 3만 3천㎡ 규모의 새우양식장을 운영하는 통영왕새우양식장이 그곳이다.

주인장 전양택 씨는 한국새우양식협회 경남지회장을 맡고 있는데, 새우박사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린다.

1년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 3시 반이면 일어나 새우를 돌본다고 한다.

마치 새우와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보인다.

봄에 새우 종묘를 생산하고 가을걷이, 겨울 수확까지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만큼 새우양식은 까다롭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성질이 급하고 까다로운 새우는 바이러스에 약한 데다 토양의 미네랄을 먹고 살기 때문에 양식장 환경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식당에서 멀리 바라다보이는 친환경 왕새우양식장은 두루미가 모여들 만큼 청정지역에 자리했다.

친환경 새우 유기 양식이라는 방식을 통해 청정지역 양식장에서 새우를 키우고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해수를 이용해 새우를 순치시키는 방법은 주인장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다.

바다의 염도보다 싱겁고 깨끗한 지하 해수에서 하루 이틀 순치시킨 새우는 불순물과 잡냄새가 사라져 깔끔하고 쫀득한 맛이 살아난다.

8년 전부터는 국산 흰다리새우라는 일반 대하를 양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품종으로 육질이 탱탱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9월이 오면 왕새우의 계절이 시작된다. 7월 말부터 작은 새우가 잡히지만 역시 가을부터 겨울까지 잡히는 것이 살이 알차고 맛도 좋다.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왕새우는 제철에 건져 올려 급속 냉동했다가 조리하기 때문에 언제 먹어도 신선한 맛에 변함이 없다.

왕새우요리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담백한 왕새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소금구이다.

간단하면서 왕새우의 참맛을 살려주는 즉석 요리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프라이팬에 굵은 천일염을 1cm 이상 깔고 그 위에 싱싱한 왕새우를 굽는다.

소금을 먼저 달궈 수분을 없앤 뒤 새우를 얹어 몸 전체가 붉게 물들 때까지 뒤적이며 천천히 굽는다.

천일염에 구우면 새우의 비린내와 쓴맛이 빠지면서 소금간이 은근하게 배어 감칠맛이 좋아진다.

따끈하게 구워진 왕새우의 껍질을 벗겨내고 한입 먹어보면 속살 맛이 일품이다.

짭조름하게 간이 배어든 왕새우는 그냥 먹어도 쫀득하고, 매콤한 겨자 소스에 찍어 먹어도 개운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이곳에는 새우로 만드는 맛있는 요리가 다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바삭한 새우튀김과 새콤달콤한 새우탕수육, 고소한 새우해물파전, 새우죽, 새우볶음밥에 새우라면까지 새우 마니아들의 환호를 받을 만하다.

어린이 손님을 위해 새우살로 만든 수제 새우돈가스까지 새로운 메뉴로 등장했다니 새우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새우라면은 새우구이의 완결판이라고 할 만큼 인기 있는 메뉴다.

새우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서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에 라면을 끓이는데, 스프로 맛을 내는 육수와는 차원이 다르다.

통영의 바다 향이 느껴질 만큼 시원하고 개운한 맛에 새우라면 한 냄비가 눈 깜짝할 새 비워진다.

양식장에서 잡는 왕새우를 식당에서 거의 다 소비한다니, 새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맛을 확인하러 가볼 만하다.

물메기탕 애주가 살리는 겨울 별미

물메기탕 애주가 살리는 겨울 별미

물메기탕 애주가 살리는 겨울 별미

문학작품을 따라가는 감성기행

겨울이 되면 거제도 어부의 통발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12월~3월 산란기를 맞아 심해에서 연안으로 올라온 ‘꼼치’ 또는 ‘물메기’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물메기는 ‘물텀벙’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이 생선이 잡히면 도로 바다에 던져져 “텀벙”하는 소리가 났기 때문인데, 물메기탕의 매력을 맛본 사람이라면 이 속설을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구조라마을 포구, 바다와 나란히 횟집과 식당이 즐비하다.

제철인 물메기가 수족관에서 짧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

축구 선수 종아리처럼 굵은 몸통과 메기처럼 넓은 입에서 대어의 풍모를 풍기지만, 눈은 어찌나 작은지

이 녀석은 배고프면 동족의 알을 먹기도 하는데, 아마 자기네 알인지 분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사진을 찍고 작은 카메라 화면으로 보니 꼭 올챙이 같다.

이 생선이 보여줄 맛이 궁금하다.

수족관에 살아있는 물메기를 넣은 집은 하나같이 ‘물메기탕’이 써진 종이를 입간판 주위에 최소 한 장은 붙여 놨다.

물메기는 4계절 내내 잡히는 어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집에 들어가 물메기탕을 주문했다.

거제도 하면 대구로 축제도 하는 곳이기에 주인장에게 물었다.

“대구탕하고 물메기탕 중에 어느 게 더 맛있어요?” “대구탕도 맛있고 물메기탕도 맛있지 우리 집 대구탕은 더 맛있고” 주인장 입담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한결 편안해지면서 혼자 왔는가?, 어디서 왔는가? 연이어 질문이 쏟아진다. 그리고 흔쾌히 취재협조를 수락하신다.

수족관 유리에 발판을 붙이고 있던 녀석을 채로 건져내자 두 번 팔딱거리는데, 주인장 팔이 흔들릴 정도로 힘이 세다.

거제의 물메기탕은 김치나 고춧가루 없이 맑게 요리하기 때문에 물메기의 신선도가 중요하단다.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도마 위에 물메기를 얹고 손질을 시작한다.

머리와 몸통 사이에 칼집을 내고 순식간에 껍질을 벗기자 반투명하면서 뽀얀 살이 드러난다.

마치 젤리처럼 탱탱한 것이 살아있는 물메기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어서 머리를 자른 후 내장을 빼낸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물메기는 먹음직스런 4~5토막 탕거리로 바뀌어있다.

흐르는 물에 씻긴 후 미리 무를 넣어둔 끓는 육수에 넣는다.

물메기와 술의 관계가 알면 알수록 참 재밌다. 물메기의 살은 연하기 때문에 회로 먹기가 어렵다.

그래서 물메기를 반건조해 먹기도 하는데, 이게 술안주로 제격이란다.

물메기, 술맛 돋궈놓고 나중에 달래주기도 하는 ‘병 주고 약 주는’ 녀석이다.

일례로, 강원도에서는 물메기탕이 맛없다고 하면 “아직 술이 덜 취했구먼”이라고 한마디 듣는다고 한다.

약한 불에 끓고 있는 물메기탕과 경남 거제의 찬이 놓인 한상이 차려졌다.

물메기탕을 국자로 크게 한번 덜어낸 후, 지느러미와 뼈를 발라내니 하얗고 통통한 살이 먹음직스럽다.

젓가락으로 집어보지만 이내 부서지고 만다. 숟가락으로 건더기와 살점을 크게 떠서 한입 물었다.

조금은 생소한 식감과 맛이 감탄사를 내뱉게 하지만 딱히 인상적으로 남는 포인트가 없다.

비린 느낌도 전혀 없이 고추 몇 조각이 우려진 미미한 칼칼함이 뒷맛에 남는다.

왜 맑게 끓이는 지, 살아있는 신선한 생선을 고집하는지 알 것도 같다.

물메기 특유의 맛을 살리려면 양념을 최소화해야했던 것이다.

이어서 먹다 보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기 시작해 몸에 기분 좋은 온기가 돈다.

물메기탕이 시원한 맛으로 유명한 이유를 2접시 정도 비워보니 알 수 있었다.

몇 번 씹지도 않고 후릅 마시듯 먹는 사이에 냄비는 금방 허전하게 변했다.

먹는 양에 비해 포만감도 별로 크지 않다. 하지만 허전하게 남은 냄비의 국물은 허전한 것이 아니다.

국물에는 바스러진 물메기살과 특유의 풍미가 가득 고여 있다.

국물을 퍼서 밥과 말아 드시라. 조금 맛이 밋밋하다 싶으면 김치나 고춧가루를 넣으면 밥 두 그릇은 금방이다.

이런 시원한 맛이 매력임에도 물메기라는 생선과 물메기탕이란 음식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음식대열에 끼진 못한 듯하다.

얼마 전 예능 프로에서 ‘꼼치’라는 말을 출연자가 은연중에 내뱉는데, 이게 실제로 존재하는 생선인지 찾아보는 상황이 방송되기도 했다.

물메기 특유의 식감과 흐물거리는 살점이 일부 사람에겐 거부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본 기자도 어렸을 땐 국물은 좋아했지만, 살은 쉽게 먹지 못했다.

그럼 주위 어른이 “아직 어려서 맛을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좋아하는 탕 중 하나다.

문학작품을 따라가는 감성기행

문학작품을 따라가는 감성기행

문학작품을 따라가는 감성기행

내원야영장과 달궁야영장 어머니 품 지리산에 잠들다

문학에 여행이, 여행에 문학이 곁들여지는 문학 여행. 문학과 여행은 유용한 삶의 통로라는 점에서 닮았다.

자연 속에서 문학을 이야기하고, 상상을 공유하고, 느낌을 간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다독여진다.

작가가 특정 지역에서 보낸 시간, 그곳에서 얻은 영감과 위안 자체가 책만큼 매혹적인 문학 여행을 떠나보자.

한국 문단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칭송받는 ‘토지’의 작가.

하동 평사리를 무대로 하여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 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동 평사리 여행 코스

고소성에서 시작해 최참판댁을 돌아보고 매암차문화박물관, 조씨고가, 문암송을 거쳐 악양들판에서 대단원의 막이 내리는 걷기여행은 좀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하다.

올레길이나 둘레길처럼 온통 산길이나 들길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한적한 길을 걸어 산에도 오르고, 차도 한 잔 마시고, 경치도 한 번 구경할 뿐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줄곧 악양들판이 길동무 한다는 점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에서 만나는 악양들판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최참판댁에서 소설을 보고, 문암송에서 시를 읊고, 차박물관에서 은은한 차 향기를 맡는다. 차와 문학이 어우러진 여행길은 악양들판이 옆에 있어 더욱 빛난다.

‘깃발’ ‘일월’ 등으로 유명한 민족시인 청마 유치환. 한국 근대 시문학사에 생명을 소재로 가장 치열한 사상과 열정을 토해낸 시인이다.

통영 예술인 생가 투어

민족시인 유치환님의 기념공간인 청마문학관을 둘러보고 통영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 다음으로 ‘꽃의 시인’이라 불리는 김춘수생가를 둘러보고 그의 빛나는 예술업적을 감상한다.

그리고 다음코스로는 세계 유명 조각가 15명의 작품으로 구성된 남망산국제조각 공원은 바다와 육지가 조화된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한 예술품들과 자연경관의 조화를 감상한다.

한창 외로울때 동료 유강렬과 잠시 지냈던 이중섭이 기거하던 곳을 둘러서 우리민족고유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 김상옥생가를 둘러보고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스민 곳으로 유명한 청마거리를 감상하시고,김약국의 딸들, 토지로 유명한 박경리생가를 지나서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거리를 관람한다.

장편소설 ‘탁류’의 작가. 부조리에 얽힌 1930년대의 사회상을 풍자한 작품이자 군산을 무대로 식민지 시대의 억눌린 서민들의 삶을 기록한 수작이다.

군산 문학, 역사코스

군산에는 바다를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숨쉬고 있다. 군산시 문학.

역사여행코스는 하루만에 군산의 문화와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여행 코스이다.

여행의 시작은 군산의 상징 월명공원으며, 군산항의 세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옛군산세관을 거쳐, 바다의 정보를 볼 수 있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지난다.

이후로는 채만식문학관과 금강철새조망대를 거쳐 최호장군 유지를 마지막으로 문화역사여행을 마무리 된다.

우리나라 단편 문학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해마다 ‘메밀꽃 필무렵’ 효석 문화제로 칭하는 축제가 열린다.

강원도 자연, 문학 코스

첫날 일정은 휴양림에 도착하여 목공예 체험으로 시작하자.

목공예 체험은 손재주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핸드폰 고리와 같은 소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간단하다.

점심 후에는 염색체험을 하고 숲 해설을 들어보자. 이 곳은 여러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한군데에서 천천히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코스다.

둘째 날의 일정은 여유롭게 시작한다. 숲체원에서 가볍게 산책한 뒤 봉평읍으로 향한다.

봉평원에는 허브나라 식물원이 있고 오후에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흔적을 찾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