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수옥폭포와 용추폭포 소백산 치맛자락 아래 춤추는 물결

괴산 수옥폭포와 용추폭포 소백산 치맛자락 아래 춤추는 물결

괴산 수옥폭포와 용추폭포 소백산 치맛자락 아래 춤추는 물결

따사로운 품격 있는 삼척 속으로

소백산맥에서 뻗어 내린 높고 낮은 산이 그림처럼 둘러싸고, 소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계곡의 절경을 만드는 고장이 충북 괴산이다.

여행길 어디서나 소백산 치맛자락을 적시며 춤추듯 휘돌아 가는 물줄기를 만나고,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듯 눈이 시원하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흉내 내지 못할 청량함과 장쾌함을 선물하는 수옥폭포와 용추폭포를 만나러 간다.

연풍면에 자리한 수옥폭포는 약 20m 높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조령산(1017m) 능선 서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빚어낸 절경이다.

연풍 현감 조유수가 1711년(숙종37) 숙부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지은 수옥정이 폭포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있다.

현재의 정자는 1960년에 새로 지은 것으로, 그림 같은 폭포와 정자가 어우러져 영화나 TV 사극의 단골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두 팔을 벌려 감싸 안은 듯 이어지는 기암 가운데로 계단처럼 반듯한 암반을 때리며 흘러내리는 폭포의 물소리가 머리까지 맑게 한다.

문경새재나 이화령을 오가던 옛사람들도 이 폭포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고된 걸음을 쉬었으리라.

수옥폭포 위쪽에는 괴산군이 운영하는 수옥정 물놀이장이 있다. 계곡물을 이용한 야외 수영장으로 어린이에게 인기다.

이용료가 저렴하고 캠핑장도 함께 있어 편리하다.

울창한 숲 속을 지나는 약 700m 산책로 끝에 용추폭포가 있다.

높이 약 10m로 너른 암반을 통과해 쏟아지는 폭포가 장관이며, 가뭄에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전국에 이름이 같은 폭포와 계곡이 많지만, 괴산의 용추폭포는 초록 숲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하얀 물줄기가 청량함을 뽐낸다.

우렁차게 쏟아지는 물소리가 깊은 숲 속에 메아리를 만들어 귀로 즐기는 피서가 되어준다.

폭포를 감상하기 좋은 자리에 전망 데크가 설치되었으니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용의 발자국을 찾아보자.

폭포가 떨어지는 암반 주변에 움푹움푹 파인 자리가 용의 발자국이라 전한다.

폭포 아래쪽에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폭포 위쪽 사기막골에서 내려가는 것이 수월하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자리도 이 길에 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계곡을 찾아 심신을 수양하고 학문에 매진했다.

계곡의 명소에 특별히 이름을 붙이고 노래를 짓는 선비들의 풍류를 구곡(九曲) 문화라 부른다.

화양구곡, 선유구곡, 쌍곡구곡 등 괴산의 계곡은 옛사람들의 멋과 사상이 함께 흐른다.

우암 송시열이 1곡 경천벽부터 9곡 파천까지 이름을 붙이고, 4곡 금사담에 암서재를 짓고 은거한 곳이 화양구곡이다.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동분소에서 출발해 화양천을 거슬러 오르며 약 3km에 자리한 화양구곡을 만난다.

수량이 풍부한 물줄기를 따라 너른 암반과 하늘로 치솟은 기암절벽이 이어지고, 울창한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따사로운 품격 있는 삼척 속으로

따사로운 품격 있는 삼척 속으로

따사로운 품격 있는 삼척 속으로

진짜 토박이가 추천하는 철원 맛집

쇠심줄 같던 잎맥에 힘이 빠졌나 보다. 나뭇잎이 벌써 바닥에 깔려 바스러지고 있다.

삼척 취재 중 가을 앓이가 도졌고, 온갖 잡생각이 끊이질 않고 머릿속을 헤집으니 걸음이 시시때때로 멈춘다.

나무, 바위에 꽂힌 시선은 쉬이 빠지지 않았고 미처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발걸음을 재촉하며 여정을 이어갔다.

삼척에는 온 국민이 알만한 인지도 높은 관광지가 드문 편이다.

삼척시의 관광지도를 펼치면 환선굴을 제외하고 가보지는 않았지만 유명세를 타서 친숙한 관광지가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직접 가서 둘러보고 문화해설을 들어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고유의 향이 마음에 스며든다.

어느 곳, 어느 땅에 서더라도 그곳은 설명하기 어려운 특별함이 있음을 일깨워준 삼척, 그 첫 목적지는 코스모스 꽃밭이다.

코스모스가 파도친다. 성격 급한 일부만 꽃을 피운 상태지만, 노랑, 분홍, 흰 코스모스가 파스텔 톤으로 살랑거리는 것이 장관이다.

눈길을 돌려 주위를 살펴보니, 산이 사방으로 솟아 있다. 고운 능선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니 하늘이 예쁘게 오려진 하늘색 종이 같다.

그 아래로 코스모스가 주인공처럼 무대를 장악한 모습이다. 한 주민의 텃밭으로 보이는 곳, 산 중턱에 너른 터 등 아기자기한 코스모스 꽃밭도 눈길을 끈다.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코스모스 축제장,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일대의 9월말 풍경이다.

얼마 후면 만발할 꽃 사이로 얼굴을 내민 사람들, 카메라 셔터 소리로 시끌벅적할 것이다.

좁은 수로를 따라 꽃밭 중심부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길을 걷다가 신발이 젖을 수 있으니 장화 또는 샌들을 준비하면 좋겠다.

사진을 찍으러 간다면 삼각대도 큰 도움이 된다.

왕의 코스모스 축제는 이번이 제1회, 첫선을 보이는 삼척의 야심 찬 작품이다.

굽이진 길을 따라 산속으로 꽤 들어와야 하는 내미로리 일대는 그야말로 깊은 산골마을.

이곳 주민이 점점 고령화되면서 비옥한 땅임에도 노는 땅이 늘어가는 실정이었다고 한다.

이에 삼척시가 나서서 코스모스를 활용한 축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외진 산골마을은 공기도 좋고 물도 맑아 참 좋다. 하지만 마을은 절반이 노인, 절반이 허름한 집이라 떠나는 길에 마음이 시리곤 했다.

그래서일까. 깊은 산골에서 펼쳐지는 코스모스 축제가 더욱 반갑다. 마을 주민도 좋고 여행객도 좋은 이번 축제에 많은 기대를 해본다.

코스모스 꽃밭에 정신이 팔려 왜 축제이름에 ‘왕’이 들어가게 됐는지 뒤늦은 궁금증이 난다. 이를 해결해줄 다음 행선지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준경묘’이다.

주차장에서 약 1.8km를 걸어가야 한다. 초반에 깔딱 고개라고 불리는 오르막이 있는데, 경사가 이름값을 한다.

오르막 후 내리막 있다고 했던가. 준경묘 가는 길은 오르막 후 삼척 10경 중 한 경치가 펼쳐진다.

진짜 토박이가 추천하는 철원 맛집

진짜 토박이가 추천하는 철원 맛집

진짜 토박이가 추천하는 철원 맛집

산골 역과 무쇠다리 마을 여름 여행 소백산역과 무쇠달마을

청정 자연과 힐링이 공존하고, 두루미와 철쭉의 고장으로 알려진 철원. 과연 철원 토박이가 추천한 맛집은 어디일까요?

“대한민국 구석구석” 페이스북 채널에서 투표를 통해 선정된 철원의 맛집으로 취재단이 직접 다녀왔습니다.

철원오대갈비는 철원에서는 맛집으로 통하는 곳입니다.

수경재배로 키운 물고추냉이 잎을 갈아 돼지갈비를 숙성시킨 고추냉이 돼지갈비가 유명한데요.

갈비를 굽기 전 자세히 살펴보면 석쇠가 다른 곳에 비해 독특합니다.

실처럼 가느다란 석쇠가 돼지갈비가 금방 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갈비는 말할것도 없이 특별한 맛. 고추냉이로 돼지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고기인데도 깔끔한 매력이 느껴지는데요. 거기에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까지 모두 철원에서 자란 것으로 만들어 신선함까지 더했습니다.

1965년에 오픈하여 지금까지 꽤 오랜시간 자리를 지켜온 중화요리집.

찾아가는 길 내내 네비게이션을 의심하게 되는 곳.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곤 논과 밭 뿐.

좁은 1차선 도로를 지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서야 비로소 찾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짬뽕을 먹고 있었기에 고민 없이 짬뽕으로 주문.

주문이 들어간 후 만들기 시작하여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기다리던 짬뽕을 받아 든 비주얼은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고기와 바지락 그리고 오징어가 일반 짬뽕에 비해 많았는데요. 국물을 한 숟갈 떠 마셔보니 수십년간 인기가 있던 비결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불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칼칼한 맛. 술 먹은 뒤 생각나는 얼큰한 해장 국물.

철원에 간다면 찾아가는 길이 다소 힘들지라도, 고향식당이라는 상호명과 중화요리가 잘 매치가 안 될지라도 꼭 들러 맛을 봐야 할 추천 맛집입니다.

몇 년 전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더욱 유명해진 한탄강매운탕. 이 가게의 특징은 민물 매운탕의 단점인 비린 맛이 나지 않는 다는 것.

한탕강 매운탕 가게이름 그대로 한탄강에서 민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만드는 곳입니다.

메기요리 전문점 답게 매운탕에는 메기가 들어갑니다.

수경재배로 키운 물고추냉이 잎을 갈아 돼지갈비를 숙성시킨 고추냉이 돼지갈비가 유명한데요.

갈비를 굽기 전 자세히 살펴보면 석쇠가 다른 곳에 비해 독특합니다.

실처럼 가느다란 석쇠가 돼지갈비가 금방 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갈비는 말할것도 없이 특별한 맛. 고추냉이로 돼지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고기인데도 깔끔한 매력이 느껴지는데요. 거기에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까지 모두 철원에서 자란 것으로 만들어 신선함까지 더했습니다.

1965년에 오픈하여 지금까지 꽤 오랜시간 자리를 지켜온 중화요리집.

찾아가는 길 내내 네비게이션을 의심하게 되는 곳.

메기가 통째로 매운탕에 들어가 있어서 비주얼은 어색한 감이 있지만 맛은 기대 이상! 부드러운 식감의 메기와 수제비가 매운탕의 맛을 더해줍니다.

산골 역과 무쇠다리 마을 여름 여행 소백산역과 무쇠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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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기억한다 산골 탄광마을의 흔적을

무쇠달마을은 소백산역이 있는 마을이다. 산자락 경사지에 옹기종기하다.

죽령옛길 진입 마을이자 소백산 3자락길 시작점으로 알려졌지만, 풍기 사람에게는 손쉽게 떠날 수 있는 동네 피서지다.

물론 무쇠달마을과 소백산역이 주는 아기자기한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무쇠달마을은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은 산골이었다. 북적대는 희방계곡을 피해 풍기 사람들만 간간이 찾아들었다.

무쇠달마을이 알려진 건 죽령옛길을 복원하고 소백산자락길이 지나면서부터다.

죽령옛길은 우리나라 최초의 길 문화재로, 지난 2007년 명승 제30호로 지정되었다.

삼국사기에 “신라 아달라왕 5년(서기 158년)에 비로소 죽령길이 열렸다”고 적혀 있으니 1,900년 가까운 시간이다.

소백산역은 무쇠달마을의 랜드마크였다. 1942년 4월 간이역으로 문을 열었고,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에 보통역으로 승격했다.

한동안 대부분의 기차가 소백산역에서 정차했다. 소백산과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희방계곡을 지나 연화봉으로 올랐다.

그때 소백산역을 찾았던 이들에게는 희방사역이라는 옛 이름이 더 친숙하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그리 불렸다.

희방사는 희방계곡에 있는 사찰로 무쇠달마을과는 각별한 관계다.

무쇠달은 무쇠다리를 의미한다.

수철리의 옛 지명도 수철교(水鐵橋)리였다.

이름과 관련한 일화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선덕왕 12년, 희방사 두운스님이 비녀가 목에 걸린 호랑이를 구해줬다.

호랑이는 은혜를 갚으려고 서라벌 호장 유석의 딸을 데려다 바쳤다. 두운스님은 크게 노하며 유석의 딸을 서라벌로 돌려보냈다.

호장 유석은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희방사 가는 개울에 무쇠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이다. 그러니 그 이름을 어찌 쉽게 지워낼까.

지금도 소백산역 간판 옆에 희방사라는 역명이 함께 적혀 있다.

기차표를 예매할 때도 희방사역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지난 5월에는 영화 <소백산역>을 촬영했다. 산골 작은 역을 살리려는 역무원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쇠달마을은 그 자체로 영화의 이야기이고 생동하는 세트다.

2014년에는 간이역 문화 프로젝트 사업이 시행되었다. 소백산역 역시 문화역으로 변모했다.

기차역 본연의 역할은 물론 소백산과 무쇠달마을의 정취를 담고 있다.

역 안에서는 마을의 수호신 다자구할머니가 이야기를 건넨다. 과거 죽령옛길은 산세가 험하다 보니 산적이 자주 출몰했다.

산적에게 아들을 잃은 다자구할머니는 아들을 찾는 척하며 산적 소굴로 들어갔고, 관군은 할머니의 신호로 산적을 소탕할 수 있었다.

그때 산적들이 자고 있으니 공격하라는 신호가 ‘다자구야’, 안 자고 있다는 신호가 ‘돌자구야’였다.

벽에는 무쇠달마을 노래와 함께, 죽령옛길에서는 ‘다자구야’ 하고 인사하면 ‘돌자구야’ 하며 받는다고 적혀 있다.

소백산역을 둘러보고 계단을 내려가면 무쇠달마을 갈림길이다.

북쪽은 희방계곡의 물길이 마을을 가른다. 희방사까지 잇는 희방사옛길로 도로가 발달하기 전에는 희방사와 소백산을 걸어서 오갔다.

1시간 30분쯤 걸리는데 희방폭포 등이 있어 다녀올 만하다. 하지만 여름에는 마을 구판장휴게소까지 가벼운 산책으로 대신한다.

아직 기억한다 산골 탄광마을의 흔적을

아직 기억한다 산골 탄광마을의 흔적을

아직 기억한다 산골 탄광마을의 흔적을

학교 앞 분식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추억

이번 태백 여행의 주인공은 불이다. 석탄과 탄광 그리고 광부의 흔적을 따라갈 예정이다.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석탄을 빼고 태백의 역사를 이야기하기란 곤란하다.

1981년, 장성읍과 황지읍이 태백시로 승격된 것 역시 탄광 덕분이다.

탄광마을의 최전성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태백이 품은 공간은 그대로이지만 넘치던 사람들 떠나버린 탄광마을은 쓸쓸하다.

홀로 남겨진 탄광마을의 쓸쓸함을 오롯이 품은 철암역과 광부들의 생활터전이던 상장동 남부벽화마을을 중심으로 태백체험공원과 태백석탄박물관까지 살필 예정이다.

본격적인 태백 탐험 시작 전 색다른 여행을 위해 한 가지 팁을 추가한다.

2013년 4월부터 서울에서 출발해 제천~태백~영주를 순환하는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가 운행을 시작했다.

중부내륙순환열차 패스권(어른 2일권 6만6100원, 3일권 7만7500원, 기간내 무제한 이용가능)을 구매하면 철암과 분천을 왕복하는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까지 이용할 수 있다.

중부내륙순환열차 승차권(서울~제천 1만8900원, 서울~영월 2만2100원, 서울~태백 2만7700원, 서울~분천 3만2100원

서울~단양 4만2900원)을 구매할 경우에는 백두대간협곡열차 승차권(편도 8400원)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이곳 태백이 한창일 때, 탄들이 오고가며 보았을 풍광과 비슷하지 않을까.

태백에서 석탄이 발견된 것은 1920년경. 장해룡이라는 사람이 금천골 먹돌배기의 개울가에서 처음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곳은 석탄이 발견되기 전에도 땅이 검었고 비가 오면 계곡물도 검게 물들어 예부터 ‘거무내’라고 불렸다.

석탄을 알아본 일본인들은 태백에 탄광을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였다.

광복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 발발한 6·25전쟁으로 광산산업은 발전할 틈이 없었다.

탄광산업이 부흥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이후 경제개발 5개년 등의 산업발전과 맞물리면서 부터였다.

태백뿐 아니라 정선·삼척·영월·보령·문경·화순 등의 탄광도시가 태어났다.

탄광산업이 활성화되자 ‘한 밑천’을 꿈꾸는 이들이 전국에서 작은 산골 마을로 몰려들었다.

화전민들이 흩어져 살던 태백은 무려 13만 명이 넘는 거대한 탄광도시가 되었다. 그 주역은 탄광노동자, 광부와 그의 가족들이었다.

광부들은 함백·태백·연화·백병산 등을 파헤치며 불을 품은 검은 돌을 캐내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했다.

“당시 대졸 초임 월급이 5만원 안팎이었는데, 탄광노동자들 월급은 20만원 정도였어요. 전국에서 일하겠다고 몰려들었죠. 대졸자들도 많았어요.

이 산골에 칼라TV며 전화기가 집집마다 있었답니다. 개도 만 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풍문은 괜한 말이 아니었지요.

돈도 사람도 넘쳐났습니다. 그만큼 유흥문화도 발전했지요. 고된 노동,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함을 술이나 유흥으로 풀려고 했으니까요.”

태백 토박이 신동일 문화해설사의 설명이다. 그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돈이며 사람이 넘쳐나던 탄광도시 이면의 슬픔도 빼놓을 수 없다.

탄을 캐던 막장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이는 광부들의 생명과 직결되었다.

태백 시내 연화산 자락에 세워진 산업전사위령탑이 그들을 기린다. 목숨을 걸고 탄을 캐던 광부들의 일터를 ‘막장’이라 한다.

물질적 풍요와 생사를 건 노동을 오가며 위태롭게 반짝이던 태백의 호황은 1990년대 들어 사그라지기 시작한다.

정부의 석탄합리화정책으로 대부분의 탄광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일터를 잃은 광부들 역시 태백을 떠났다.

한때 13만 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던 탄광도시에 남은 이들은 5만 명 안팎. 강파른 언덕배기에 다닥다닥 붙은 사택들이 시끌벅적하던 한때를 증명할 뿐이다.

주인 잃은 빈집은 폐광마을의 쓸쓸함, 그 자체다. 물론 여전히 이름을 유지하며 채탄작업을 지속하는 탄광도 있다. 한보탄광, 대덕탄광 등 손에 꼽을 정도긴 하지만.

학교 앞 분식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추억

학교 앞 분식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추억

학교 앞 분식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추억

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방과 후 허름한 분식집에서 사 먹던 값싼 떡볶이 한 접시가 왜 그리 맛있었는지.

그러고 보면 분식만큼 추억을 자극하는 음식도 없다.

추억의 분식집은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도 주요 장소로 등장했다. 이름하여 ‘브라질 떡볶이’다.

쌍문동 5인방은 문턱이 닳도록 가게를 들락거리며 아지트 같은 그곳에서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브라질 떡볶이는 특이한 이름 때문에 허구처럼 보이지만, 실제 서울 정의여고 후문에 있던 분식집이다.

다만 90년대 중반 이후 자취를 감춰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응팔에 등장한 브라질 떡볶이는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에 위치한 ‘얄개분식’이다.

지은 지 50년이 넘은 건물에 자리한 이 분식점은 35년 동안 한곳에서 장사를 이어왔다.

오래된 미닫이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하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부는 한눈에 다 들어올 만큼 아담하다.

한편에 놓인 연탄난로에선 온기가 피어오르고, 벽에 걸린 메뉴판은 가격을 여러 번 고쳐 쓴 흔적으로 얼룩덜룩하다.

응팔에서 한 접시에 300원 하던 옛날 떡볶이는 어느새 3000원이 됐다.

이곳이 한때 브라질 떡볶이였던 흔적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노란색 야자수가 그려진 플랜카드와 출연자들의 사인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드라마 속 등장 장면이 담긴 사진도 조그맣게 붙어 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하면 한참 뒤에 음식이 나온다. 미리 만들지 않고 주문을 받고나서 조리하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앉아 가장 많이 먹는 메뉴는 모둠떡볶이.

아삭하게 데친 콩나물 위에 쫀득한 밀가루 떡과 꼬들꼬들한 라면, 어묵, 계란, 만두 등이 푸짐하게 얹혀 나온다.

가격은 2인분에 1만원. 살짝 비싼 감은 있지만 추억을 곁들여 먹는 재미에 후회는 없다.

분식집에서 나와 골목을 따라 산책에 나서면 오래된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슬레이트 지붕이며 작은 창 틈새에 눈처럼 수많은 이야기가 쌓여 있다.

허름한 간판을 내건 철물점과 양복점에서는 정겨운 세월의 향기가 묻어난다.

낡은 집 마당을 지키는 강아지를 만나거나 산책하는 고양이를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골목을 빠져나와 큰 길을 건너면 해미읍성 진남문이다. 해미읍성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조선 초기 충청병마절도사가 근무한 영(사령부)이 자리한 곳인데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1579년 훈련원 교관으로 부임해 10개월간 근무했다.

읍성 인근에는 충청지역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해미순교성지가 있다. 2014년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내친김에 해미읍성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1시간쯤 깊숙이 들어가면 태안 안면도다.

이곳 꽃지해수욕장과 방포해변은 가출한 동룡이(이동휘)를 쌍문동 4인방이 데리고 오는 장면에 등장했다.

드라마에서 대천해수욕장으로 나온 꽃지해수욕장은 실제 1970~80년대 전국에서 손꼽히는 여름휴양지였다.

할배바위, 할매바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낙조가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꽃지해수욕장 옆에 자리한 방포해변에서는 천안슈퍼가 비중 있게 나왔다. 파란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낡은 건물과 ‘민박’이라고 적힌 간판이 정겹다.

덕선(혜리)과 택(박보검)이처럼 고요한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잔 마셔도 좋겠다.

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단양 아쿠아리움에 가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수족관

통도사는 국지대찰이자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하나인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로, 서운암은 이러한 유서깊은 사찰의 한 암자이다.

서운암 주변 5만 여평 야산에는 무려 100여 종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 군락지’ 이다.

서운암은 이를 시민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 중이며, 매년 들꽃축제(제16회째), 문학인축제(제7회째), 천연염색축제(제6회째) 등 다채로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통도사는 19개에 달하는 암자가 있으며, 모두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암자의 규모가 큰 편이라 모든 암자를 둘러보기 보다는 암자를 선별해 몇 차례로 나눠 둘러보는 것이 좋다.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통도사는 국지대찰이자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하나인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로, 서운암은 이러한 유서깊은 사찰의 한 암자이다.

통도사의 말사인 서운암은 전통 약된장, 천연염색, 도자삼천불과 장경각 등이 유명하며

특히 서운암 쪽염은 통도사를 중심으로 계승되어 온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천연염색 방법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문화강좌를 통해 대중화에 기여했다.

근래에는 잊혀져 가는 야생화를 알리기 위하여 서운암 주변 5만 여평 야산에 100여 종의 야생화 수 만 송이를 심어 ‘야생화 군락지’를 조성하여

시민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 중이다.

또한 매년 들꽃축제(제16회째), 문학인축제(제7회째), 천연염색축제(제6회째) 등 다채로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통도사는 국지대찰이자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하나인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로, 신라 27대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통도사는 사찰 그자체로서 역사적 가치를 가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많은 44종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국보 제290호인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을 비롯한 813점의 문화재가 보관되고 있으며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물 또한 통도사내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우리민족의 역사적, 문화적 향토 발자취를 탐구하기 위한 불교문화 탐방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1999년 4월 개관한 한국 최초의 불교전문 박물관으로

사찰의 전래 문화재들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보존·전시하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한다.

통도사 서운암 내 야생화 군락지는 매년 들꽃축제로서 이미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2017년 제16회를 맞이하고 있다.

서운암 주변 5,000여 평에 금낭화, 할미꽃, 미발톱 등 야생화를 식재하여 매년 4월경에 개최하며

시화전, 들꽃사진전 등 각종 문화공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전국문학인꽃축제도 들꽃축제와 함께 펼쳐진다.

단양 아쿠아리움에 가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수족관

단양 아쿠아리움에 가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수족관

단양 아쿠아리움에 가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수족관

충북 옥천 시 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

충북 단양군에 단양팔경의 인기를 앞지르는 명소가 있다. 단양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등극한 단양 아쿠아리움이 그 주인공.

220종, 2만 2,000마리의 물고기가 시원한 수조와 해저 터널을 마음껏 헤엄치며 관람객들에게 수중 세상의 신비를 선사한다.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국내 최대 민물고기 생태관이다. 173개의 수조에서는 국내 어류 약 83종, 해외 어류 약 137종이 살아간다.

수조에 채울 수 있는 물의 양만 해도 854톤이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아닌 민물고기만으로 이만한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만들어졌다는 데 대해서 생태 전문가들이나 학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현재 국내에는 울진, 양평, 평창, 화천, 구례 등지에 민물고기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단양의 다누리아쿠아리움이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단양읍 주변 남한강에서 살아가는 민물고기들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갖가지 민물고기 이야기에 흠뻑 취하기 위해 다누리아쿠아리움으로 향한다.

먼저 남한강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남한강은 강원도 삼척에서 발원해 충청도 북부와 경기도 남부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총 375km의 물길이다.

단양을 흐르는 남한강은 영춘면 오사리부터 단성면 장회리까지 51.3km 구간이다. 소백산과 월악산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를 따라 단양 8경이 수려하게 펼쳐진다.

이 지역의 계곡과 강여울, 담수에는 60여 종의 어류가 서식한다.

다누리아쿠아리움은 도담삼봉, 선암계곡, 석문 등 단양의 비경을 수조의 배경으로 꾸몄고, 그 물에 민물고기들을 풀어놓아 단양 여행의 사실감을 살렸다.

아쿠아리움의 다양한 민물고기들을 눈으로 감상하면서 바로 곁에 붙은 해설판도 꼼꼼히 읽어둘 필요가 있다.

물고기들에 얽힌 이야기는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뇌운동도 활발하게 해준다.

단양의 남천계곡과 선암계곡에는 갈겨니, 금강모치, 퉁가리, 버들치 등이 살고 영춘에서 단양으로 흐르는 강여울에는 쏘가리, 어름치, 쉬리, 꺽지, 피라미 등이 서식한다.

어름치, 버들치, 금강모치는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이고 은어, 쉬리, 쏘가리, 꺽지, 모래무지 등은 2급수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양의 대표 물고기인 쏘가리는 남한강, 금강, 섬진강 등 우리나라 하천 어디에서나 서식하는 물고기로 꺽지과에 속한다.

표범 무늬를 한 쏘가리는 물살이 빠른 바위나 돌 틈에 숨어산다.

낮에는 은신처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일몰이나 일출 직전 먹이를 찾아 나선다. 그래서 쏘가리는 ‘야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쏘가리와 친숙해 도자기나 책에 쏘가리 그림을 많이 그려 넣었다.

오뉴월에는 부모님에게 보양식으로 끓여 올리기도 해 쏘가리탕은 ‘효자탕’이라 불리기도 한다.

쏘가리 중에서 신비로운 황색을 띠는 황쏘가리는 천연기념물 제190호이다.

영화 제목에도 등장한 쉬리는 몸에 난 무늬가 아름다워 여울각시라 불리기도 한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미끈한 몸매를 자랑한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의 여울부 자갈 바닥에 서식한다.

지방에 따라 쉐리, 쇄리, 쇠피리, 쌔피리 등으로 불린다.

돌고기는 암반 위에 알을 낳고 무심하게 떠나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아다니는 새로 치자면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나 몰라라 떠나버리는 뻐꾸기를 닮아 ‘물속의 뻐꾸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밖에도 가시를 지니고 있는 퉁가리, 금강모치, 네 쌍의 수염을 지닌 눈동자개, 민물조개 속에

숨어들어가 알을 낳는 줄납자루 등 많은 물고기를 살펴본 후 지하 2층 수족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충북 옥천 시 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

충북 옥천 시 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

충북 옥천 시 향 가득한 금강 길과 올갱이국의 앙상블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충북 옥천은 봄 길과 물길이 어우러진 고장이다.

금강 따라 수려한 산책로가 이어지며, 정지용 시인의 흔적과 금강에서 건져 올린 올갱이(다슬기)가 봄 향취를 더하는 곳이다.

옥천의 옛 번화가인 구읍에서 시작해 장계국민관광지를 거쳐 금강 변을 아우르는 여정은 호젓한 봄날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옥천 봄 길 여행은 구읍에서 시작한다. 〈향수〉를 쓴 시인 정지용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구읍 곳곳은 상점 간판조차 정지용의 시구로 단장되었다. 골목길만 유유자적 걸어도 시 향이 물씬 풍긴다.

구읍사거리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정지용 생가다. 옥천이 고향인 정지용은 이곳 구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생가를 재현한 아담한 초가 앞으로 〈향수〉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실개천이 흐르고

물레방아 옆 공원에서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흩어진다. 생가 안팎에 정지용의 시가 새겨져 숨결을 더디게 만든다.

생가 뒤편으로는 정지용문학관이 들어섰다. 그의 작품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시인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직접 시를 낭송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었다. 입장은 무료, 월요일은 휴관이다.

구읍에 가면 옛 모양이 남은 전통 한옥에서 출출한 배를 운치 있게 채워본다.

비빔밥 전문 식당 ‘마당넓은집’은 한옥으로 둘러싸인 넓은 마당에 민속자료들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비빔밥은 전통 방식을 살려 놋그릇에 산나물과 새싹으로 신선한 맛과 탐스러운 색을 냈다.

이외에도 전통 궁중 요리 식당, 오래된 묵밥을 내는 집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구읍은 ‘향수100리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구읍에서 장계국민관광지로 이어지는 길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대청호에 위치한 장계국민관광지는 시와 예술, 호반, 호젓한 산책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봄나들이라면 이곳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가 흘러나온다.

오붓한 산책로 곳곳에 놀이를 겸비한 예술 작품이 들어섰고,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할 수 있는 쉼터도 마련되었다.

장계국민관광지는 정지용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재현한 프로젝트 ‘멋진 신세계’의 종착점 역할을 한다.

정지용의 시와 금강을 주제로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문학인 등이 참여해 운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시인의 원고지가 상상되는 모단광장, 대청호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일곱 걸음 산책로 외에 재밌고 독특한 조형물이 관광지를 단장한다.

장계국민관광지 초입의 옥천향토전시관에서는 옥천의 옛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장계국민관광지에서 장계교를 건너면 대청호와 이어지는 금강 물줄기는 더욱 깊어진다.

안남면의 둔주봉은 금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흐르며 만든 한반도 지형과 만나는 곳이다.

영월 서강의 한반도 지형이 유명하지만, 옥천 금강에서도 또 다른 한반도 모습과 조우할 수 있다.

둔주봉의 두 봉우리 중 전망대가 마련된 작은 봉우리(275m)에 오르면 녹음의 산세와 맑은 금강이 어우러진 풍경과 맞닥뜨린다.

둔주봉에 오르는 길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소나무 숲이 이어져 삼림욕에도 좋다. 둔주봉 초입으로 향하려면 안남면 초등학교 샛길로 접근한다.

둔주봉을 나서면 옥천의 강촌이 옹기종기 들어선 호젓한 강변길이 금강유원지까지 이어진다.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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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철폐령이 내려졌을 때에도 보호된 병산서원

남한강 유유히 흐르는 여주에는 생각보다 즐길거리가 많다.

흔히 여주 하면 여주도자기와 여주쌀밥을 먼저 떠올리지만 강변을 낀 놀거리도 다양하다.

남한강 따라 이어지는 걷기길과 자전거도로는 물론, 남한강변 무료캠핑장과 여주도서관, 거기에 여주오일장까지 더해 하루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여주는 서울에서도 멀지 않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여를 달리면 여주에 닿으니 아무 계획 없이도 소풍 삼아 다녀오기 좋다.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도 편하다.

여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작되는 여강길은 남한강을 따라 총 57km 4코스로 나뉘는데, 그중 원하는 코스를 돌면서 자연스럽게 여주의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라 수월하고, 강변의 운치와 더불어 여주의 다양한 관광지를 거쳐 가기 때문에 여주를 여행하는 재미도 있다.

여강길 따라 터미널에서 5분만 걸으면 여주장에 닿는다. 조선시대 남한강을 따라 번성했던 여주장은 여전히 닷새마다 문전성시다.

5, 10일마다 열리는 여주오일장의 규모와 재미는 그동안의 무명에 비하면 상당하다.

사실 외지인에게나 무명의 시장이었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활 패턴까지 좌지우지하는 큰 장이었다.

여주와 원주, 충주가 만나는 지점이자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가 접하는 경계인 데다 남한강과 닿아 있는 지리적 요지였던 덕에 여주오일장에는 예부터 갖은 산물이 모여들었다.

한강을 이용한 상선들은 농산물과 임산물 등을 실어가는 한편, 타지에서는 생선과 새우젓, 소금 등을 들여왔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삼국시대부터 여주 신륵사 앞 조포나루와 이포나루는 서울 마포나루, 광나루와 함께 한강 4대 나루로 불리며 충주에서 한양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던 중간 기착지였다.

여주시에서 가장 번화한 여주시청 인근의 중앙통 거리부터 여주장이 시작된다.

평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일 날 없는 중앙통이 장날에는 차 없는 거리로 변신한다.

무시로 늘어서는 난전들을 좌우로 두고 온갖 신선하고 신기한 물건들이 펼쳐진다.

여주오일장은 여주 주변 양평이나 이천 등의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물자도 다양해서 산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갖은 잡화를 구경할 수 있는 시장이다.

역사도 오래됐다. 이미 조선 초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고, 갖은 국란과 시대 변화에도 여전히 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주장은 꼭 물건을 사기 위한 장만은 아니다. 시큼한 홍어회무침 한 점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도넛과 뜨끈한 만두 따위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는 소풍의 장이다.

시장 입구에 어릴 적 동네에서나 보던 먹거리들이 먼저 펼쳐진다.

통닭 한 마리가 유리 진열장 안에 통째로 들어앉아 있다. 한 마리에 만 원을 넘지 않는 시장통의 옛날 통닭이다.

시장을 구경하다 문득 출출해지면 여주장에서 이름난 꽈배기와 만두를 먹어봐도 좋다.

장날에만 서는 가게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막걸리 한 사발에 술 욕심을 가득 담아 번잡한 장거리에 서서 마른 목을 후딱 축이고는 서비스 안주로 내놓은 홍어도 한두 점 입안에 얼른 넣는다.

다양한 전을 안주 삼아 앉아서 막걸리를 마시는 집도 서너 집 늘어서 있다.

현지인에게 꽤 유명한 3,000원짜리 칼국수집도 놓치기 아쉽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에서 직접 면을 뽑아 국수도 만들고 수제비도 만든다.

반죽한 밀가루피로 김치만두를 빚어 만두칼국수도 내놓는다. 옆집은 국밥집이다. 모두 동네 사람들 장사다. 값은 싸고 맛은 알차다.

시장 보는 재미, 여행하는 재미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런 먹는 재미다. 주전부리 없는 장구경이란 얼마나 심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