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생명을 품은 땅 연천에서 보낸 행복한 가을날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은 안보와 역사, 그리고 생태에 이르는 모든 여행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다. 여행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까.

북한과 접한 지역이니 안보관광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구석기 유적과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능까지 있으니 역사여행지로도 매력적이다.

천혜의 비경인 임진강 주상절리와 바람소리마저 예쁜 임진강 평화습지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또 어떤가.

가을빛 따라 떠나는 연천여행은 그래서 더욱 풍성하고 여유롭다.

고랑포 맑은 물 바라보며 망국의 한을 달래다, 연천 경순왕릉

신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조를 이어온 나라다.

박혁거세가 나라를 세운 기원전 57년부터 고려에 항복해 국권을 넘긴 935년까지, 그 역사가 무려 992년에 이른다.

천년왕국 신라의 마지막을 함께한 경순왕은 왕건에게 나라를 넘긴 지 43년 만인 978년에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연천 경순왕릉(사적 제244호)은 임진강 변 고랑포가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다.

경순왕은 죽어서도 고향 땅에 묻힐 수 없었다.

경순왕의 운구 행렬이 경주로 가려고 임진강 고랑포에 이르렀을 때 경주지역 민심 동요를 우려한

고려 왕실에서 ‘왕릉은 개경 100리 밖에 쓸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환향을 막았기 때문.

경순왕릉이 신라의 많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경주가 아닌 지역에 남게 된 사연이다.

800여 년간,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경순왕릉은 조선 영조 때 다시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호 경순왕을 왕의 예우로 장단 옛 고을 남쪽 8리에 장사지내다(諡敬順以王禮葬于長湍古府南八里)’라는 내용의 비를 발견한 것이다.

경순왕릉이 여느 신라 왕릉과 달리 능침에 병풍석을 두르고, 장명등 좌우로 망주석과 석양

한 쌍씩을 배치하는 등 그 형식에서 조선 왕릉을 많이 닮아 있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능침 아래 비각에는 세월에 쓸리고 깎여 더 이상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큼직한 비석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섰다.

승전OP는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 자리한 승전OP는 육군 제25보병사단 72연대에서 관할한다.

OP는 옵저베이션 포스트(Observation Post·관측소)의 머리글자로 승전OP는 승전전망대로도 불린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군부대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보니 승전OP로 가는 길은 여전히 까다롭다.

절차는 이렇다. 민통초소에 도착하면 일단 신분증을 제출한다.

신원이 확인되면 파란색 천이 달린 인식표와 출입증을 나눠주는데, 인식표는 차량 운전석 창문에 부착하고,

‘안보관광’이라 적힌 출입증은 대시보드 위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승전OP를 돌아보는 내내 함께할 안내 사병이 탑승한 뒤에야 비로소 출발 준비가 끝난다.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가을이다. 옷장 속 반소매티, 반바지 등 얇은 옷은 서랍으로 가고, 서랍 속에 접어둔 코트, 니트 등 두꺼운 옷은 옷장에 걸린다.

겨울 준비를 마쳤지만, 마음은 왠지 싱숭생숭하다.

걷다 보면 쌀쌀한 바람이 마음을 관통하는 듯하다. 몸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따뜻하게 데워줄 필요가 있다.

가을이 왔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 억새꽃의 하얀 솜이 그렇게 따뜻하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명성산의 억새밭으로 가보자.

지도 상, 서울에서 1시 방향 약 70㎞ 거리에 솟음이 여럿 모였다.

등고선이 오밀조밀 겹쳐 북동쪽으로 산맥처럼 연결됐다.

이곳에 광주산맥의 한 솟음 ‘명성산’이 있다.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솟았다.

정상에서 보일 풍경을 떠올려 본다. 북동쪽 조망이 보통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스친다.

오전 8시 서울에서 출발,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의정부를 지나기까지 정체가 계속된다.

출근시간 의정부와 서울 사이의 43번 국도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의정부시청을 지나자 조금씩 도로상황이 좋아진다.

가는 길 왼편으로 야트막한 산세가 이어지고 어느 순간 오른편으로 험준한 산세가 나타나면 명성산이 가까움이다.

산정호수를 중심으로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제일 높아 보이는 북쪽의 산이 명성산이다.

그 외에 서쪽의 망무봉, 남쪽의 관음산과 망봉산, 동쪽의 여우봉 등이 호수를 보호하기라도 하는 듯 두터운 외벽역할을 한다.

이 천혜의 요지에는 약 천 년 전의 전설이 내려오는데…, 울“명(鳴)”자, 소리“성(聲)”자가 모여 명성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산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때는 바야흐로 후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로 넘어가는 찰나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왕이 왕건의 정변으로 피신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당시 궁예왕은 망국의 슬픔이 커, 온 산이 떠나가도록 통곡해 명성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남서쪽 기슭은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한데 모였다.

조각공원, 호수 산책로가 운치 있게 조성됐으며 주차장, 매점, 숙박업소 등 편의시설도 부족함 없이 들어섰다.

이제 명성산으로 들어가자. 전문 산악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난이도별 코스구성이 가능하다.

자인사를 거쳐 오르는 코스와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군락지로 가는 코스 중 하나를 정하자.

자인사보다 등룡폭포 경유코스가 완만한 편이다.

억새군락지로 향하는 등산객 대부분은 등룡폭포를 경유해 억새군락지로 간다.

평일임에도 수도권과 가까운 덕에 명성산을 찾은 등산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등산로 초입부터 가을 정취가 흠뻑 풍긴다. 오른편으로 계곡물이 흐른다.

수량이 줄어 물소리의 시원함은 덜하지만 졸졸거리는 소리가 간지럽다.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지압로가 약 100m에 걸쳐 만들어졌다.

해발 900m 정도의 산을 오르고 내려오면 발에 불나기 마련. 내려오는 길, 지압로에서 발바닥 좀 식혀주자.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삼척 죽서루와 천은사 원시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유난히도 더운 여름’ 이라는 말은 매년 나오는 말이라 하지만, 역시 올해도 ‘이번 여름’은 가장 덥다.

연일 30도가 넘는 더위에 지쳐갈 때쯤, 머릿속에는 바다, 숲, 바람… 이들에 대한 열망이 떠나질 않게 된다.

더위를 피해서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겠다싶을 때, 강원도 삼척은 말만 들어도 왠지 시원한 산 속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동안 산골 중에서도 산골로만 여겨졌던 강원도 삼척은 아직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보석 같은 여행지이다.

태백산맥의 험산준령과 맑고 푸른 동해바다를 모두 아우르고 있을 뿐 아니라 너와집, 굴피집 등의 민속유물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말 그대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니, 발길 닿는 곳곳마다 절경이다.

그러니 삼척 땅의 역사유적을 더듬는 답사 길은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으로의 여행이라 할 수 있다.

푸른 동해바다와 향긋한 솔 숲, 그 속에 숨어있던 깊은 산골마을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들으러 삼척으로 떠나보자.

삼척의 문화유적을 찾아가는 길이라면 으레 삼척시의 서편을 흐르는 오십천(五十川)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자리 잡고 있는 죽서루(보물 제213호)를 맨 먼저 둘러보게 된다.

삼척의 대표적인 문화재일 뿐만 아니라 관동 제1경으로 꼽힐 정도로 정취가 그윽한 죽서루는 그 규모와 역사에서도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다.

죽서루는 아름다운 외관과 그곳에 서서 보이는 탁월한 조망 덕분에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봄날에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이 만발하여 누각 주변이 온통 화사한 꽃밭을 이룬다.

죽서루는 창건자와 연대는 미상이나, <동안거사집>에 의하면 1266년(고려 원종 7년)에 이승휴가 안집사

진자후와 같이 서루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것을 근거로 1266년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수차례에 걸쳐서 중건을 거듭했다고 하니, 면면히 이어 온 역사가 자그마치 900여 년에 이른다.

정면 7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누각인 죽서루의 특징은 1층과 2층에 세워진 기둥의 수와 길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기둥이 세워질 자리에 솟은 자연석을 굳이 깨뜨리거나 다듬지 않은 채 초석으로 삼았기 때문인데,

자연과의 조화미를 중요시했던 조선 건축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2층의 누마루는 벽체나 창호 하나 없이 시원스레 트였다.

덕분에 누마루가 더욱 넓어 보일 뿐만 아니라, 난간에 걸터앉으면 사방의 풍광이 거침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천변(川邊)인데도 해안절벽 위에 올라앉은 어느 누정 못지않게 조망이 활달하다.

죽서루에서 자동차로 20~30분 거리의 두타산 기슭에는 이승휴가 은거했던 천은사 (天恩寺)가 있다.

높고 험준한 두타산의 동쪽자락에 자리 잡은 천은사는 신라 경덕왕 17년(738)에 두타의 세 신선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백련대라는 작은 암자였으나, 고려 충렬왕 때에 이승휴가 절을 중수하고 이름은 간장암으로 바꿨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서산대사에 의해 흑악사로 바뀌었다가 다시 1899년에 미로면 활기리에 준경묘(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이양무 장군의 묘)를 만들면서

이곳을 원찰(願刹)로 삼고 천은사로 고쳐 불렀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에 모든 건물이 소실되어 명맥만 유지해오다가 지난 1984년부터 건물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런 내력 때문에 오늘날의 천은사에서는 사실, 고찰다운 면모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아담한 계곡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절주변의 풍광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려시대 문신 이승휴가 오랫동안 은둔하며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으로서의 역사적인 의의가 있어 옛 선조의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되새겨볼 수 있다.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남한산성 왕은 백성을 버려도 요새는 남아 이 땅을 지킨다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남한산성은 5학년 2학기 3단원에 소개된 ‘유교가 발달한 조선’에서 병자호란 중 청과 대항하던 장소인 남한산성을 소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남한산성에서는 지금은 송파구인 삼전도와 유유히 흐르는 한강, 우뚝 서있는 남산 등 서울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문득,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여행을 떠날 때는 늘 다른 나라, 다른 도시로 갔다.

평생 살아 온 이 도시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면서. 서울의 역사가 궁금해진 날, 동남쪽 방향으로 떠나보자.

그 곳에는 삼국시대부터 한강이 흐르는 이 땅을 지켜주었던 4대 요새 중 하나인 남한산성이 있다.

굳건한 돌담처럼 늘 백성을 지켜 주리라 믿었던 이 성에는 임금이 백성을 버린 치욕스러운 역사가 남아있다.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남한산성에 올라 성벽길을 천천히 따라 걸으며 이 땅의 긴 역사, 그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되새겨보자.

남한산성은 인조 대에 완성되긴 했지만 이미 삼국시대부터 요충지로 여겨진 곳이다.

안쪽은 평평하고 얕은 반면 바깥쪽은 높고 험해서 외부에서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고, 야간습격도 어려운 지형덕분이었다.

그러니 한양 근처에서는 가장 안전한 피신처라 할 수 있었다.

왕이 임시로 지낼 수 있는 행궁까지 있어 마치 작은 수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선 인조 14년(1637) 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10만 대군에 밀린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조선 왕실은 남한산성의 군사적 요충지로서 유리한 지형을 이용하여 치열하게 청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냥 산성 안에서 버티다가 40여일 만에 항복한다.

인조는 삼전도에서 청과 굴욕적인 화친을 맺었고, 화친의 조건으로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포함한 주전파

군신들을 비롯해 50만 명의 부녀자가 볼모로 잡혀가 훗날 그 일부만이 되돌아왔다.

9km에 이르는 성채의 정상에는 왕실수호의 의지를 담은 수어장대(守御將臺)를 세우고, 성안에는 행궁과 관청은 물론 연무관(演武館)과 각종

무기고를 설치하고, 비상시 용수로 사용할 3개의 연못까지 파놓았다.

그 밖에 성안에는 1천 여호에 달하는 도읍을 형성해 산성의 일상적인 관리를 하며 서울 동부지역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면모는 일제가 성안의 기구를 광주와 하남으로 분리해 이주시키기까지 3백년 가깝게 이어져 왔다.

따라서 남한산성은 북쪽의 개성(開城)과 서쪽의 강화성(江華城), 남쪽의 수원성(水原城)과 더불어 서울 동쪽을 담당한 요새로

전형적인 조선시대 산성 중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25 전란 등으로 다소 훼손되기도 했지만

제5공화국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일찍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거의 완벽한 모습을 되찾고 있다.

성벽에 올라서면 가파른 산 아래로 치욕적인 화친을 맺은 송파구 삼전동 일대와 유유히 흐르는 탄천이 손바닥처럼 내려다보이고

멀리 굽이쳐 흐르는 한강을 따라 남산과 63빌딩 사이로 한강하구가 아득하게 이어지며 서울 전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과 미국마을,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와 전통을 만나는 이국적인 마을이라는 점이다.

특히 가평에는 유럽 여행을 하면 몇 손가락 안에 꼽는 유럽의 풍경을 간직한 곳들이 있다.

프랑스를 떠올리는 쁘띠프랑스가 대표적이지만, 지난해 청평호 건너편에 또 하나의 유럽 마을이 생겼다.

알프스의 고장 스위스를 테마로 한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베른베어, 유럽의 지붕이라 부르는 마터호른 등 스위스의 정취를 함께 즐겨보자.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는 스위스를 주제로 한 전문 테마파크다.

입구에 들어서면 스위스의 고성을 닮은 스위스테마관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파스텔 톤의 밝은 원색을 입힌 건물 외관에 스위스의 다양한 문장과 그림을 넣고 창문도 예쁘게 꾸며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하다.

에델바이스 스위스마을은 스위스테마관, 러브 프로포즈관, 스위스 스토리, 산타빌리지, 베른베어 등 테마관을 비롯해 커피박물관

치즈박물관, 초콜릿박물관 등 아담한 전시 공간, 더츠커피와 마테호른 레스토랑 등 먹고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매표소 건물 2층에 위치한 스위스테마관이다.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눈 덮인 산과 푸른 초원 위에 펼쳐진 그림 같은 마을, 마터호른, 알프스 구조견인 세인트 버나드, 스위스의 나팔인 알펜호른 등을 만날 수 있다.

아담하고 소소하지만 스위스를 한번 둘러보고 스위스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융프라우의 설산과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스위스의 아름다운 마을을 디오라마로 꾸몄다.

융프라우 기차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스위스의 모습을 눈여겨보자. 인터라켄과 융프라우의 야경을 보여주는 디오라마도 인상적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형색색의 집들에 조명이 비춰지면서 화려한 색감을 선보인다.

스위스마을에 있는 23채의 집 가운데 10채는 박물관과 테마 공간으로 꾸며졌다.

그중 박물관은 세 곳으로 각각 커피와 치즈, 초콜릿을 주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전시물을 보여주는 데서 벗어나 입체적인 디오라마로 구성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커피박물관은 스위스테마관에서 가장 가깝다.

1층은 마테호른 레스토랑, 2층은 더츠커피다.

더츠커피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여러 개의 커피자루를 이고 있는 힘센 노동자의 모습이 벽에 그려져 있다.

세계전도를 통해 커피가 아프리카에서 중동과 유럽, 바다 건너 중남미 대륙으로 전파되는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니 커피의 역사와 이동 경로가 머릿속에 쉽게 그려진다.

반대편은 검은색 배경에 다양한 커피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분나 마프라트’라 부르는 커피 세리모니도 인상적이다.

귀한 손님에게 커피를 석 잔 대접하는데, 첫 잔은 맛, 두 번째 잔은 행운, 세 번째 잔은 축복을 뜻한다고 한다.

18세기 유럽은 그야말로 커피의 대유행시대였다.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작곡한 <칸타타 BWV 211>은 일명 ‘커피 칸타타’로 불리는데, 커피하우스에서 주로 연주된 곡이라 한다.

“수천 번의 키스보다도 더 달콤하고, 맛 좋은 포도주보다도 더 부드럽지”라고 한 칸타타 속

여주인공 리스헨의 아리아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커피 맛에 반했는지 알 수 있다.

더츠커피의 야외 테라스로 나가면 산 아래 너른 분지와 곡달산의 우람한 산세가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대전, 청주, 천안을 비롯한 충청 지역에 생활 및 공업 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80년 대청댐과 함께 조성된 대청호.

‘대청호 오백리길’은 이 대청호를 한 바퀴 원점 회귀하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장거리 하이킹 코스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총 거리 약 500리(200km)로 대전광역시 동구와 대덕구, 충청북도 옥천군, 보은군, 청주시를 경유하며 산길, 임도

마을길, 둑길 등 다양한 형태의 길을 걷는 동안 내륙의 바다 대청호가 선사하는 비경을 시시각각 마주할 수 있다.

과거 마을이 수몰된 데에 대한 실향의 아픈 기억도 있지만 현재 대청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 치유와 회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모두 21개 구간으로 이어져 있으며 그중 대전 구간에 해당하는 1구간~5구간, 21구간은 대전광역시가 추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 관광지에 올랐다.

무려 21개 구간에 달하는 대청호 오백리길 중 대전 구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1구간 두메마을길은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이현동억새밭까지 이어지며 거리는 12.4km다.

산 능선을 넘고 호수 둘레를 지나는 동안 대청호의 유려함에 서서히 빠져든다.

2구간 찬샘마을길은 10km로 이현동억새밭에서 냉천버스종점까지 이어진다.

14개의 작은 산봉을 넘나들어야 하기에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다.

걷는 도중 만나는 성치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전투가 벌어진 대표적인 곳이다.

냉천버스종점에서 윗말뫼까지 이어지는 3구간 호반열녀길 위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마산동산성,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미륵원, 조선시대 열부로 정려 받은 쌍철당 송유의 어머니 유씨 부인의 관동묘려를 만날 수 있다. 거리는 9.1km다.

4구간 호반낭만길은 대천 최초의 브라질 전통요리 레스토랑인 더리스가 위치한 윗말뫼에서 신상교까지 13.4km에 거쳐 연결된다.

이 길의 아름다움은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 더욱 빛을 발하니 참고하자.

중간에 지나는 대청호반자연생태공원은 매해 가을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인근에 대청호 오백리길 탐방지원센터가 있으니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은 신상교에서 와정삼거리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13km다.

백골산성에 올라 바라보는 대청호가 저절로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1구간의 시작 지점인 대청댐물문화관으로 골인하는 마지막 구간 21구간은 문의대교에서 출발한다.

삿갓봉, 장승공원, 진장골, 성마루, 용호동 구석기 유적지 등 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인 만큼 갖가지 볼거리와 함께 걷는 재미가 크다.

대청호가 가진 모든 얼굴을 동서남북 다양한 각도와 구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자연과 마을이 교차하는 장소인 만큼 대청호 오백리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견과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길이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길인 셈이다. 벚꽂길, 버드나무 군락지, 산 전망대, 제방길, 갈대 및

억새 숲길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길을 걷는 특권은 동물도 누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대청호 오백리길은 가마우지, 수달, 원앙, 박새, 참개구리

도롱뇽, 왜가리,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꿩, 모래무지, 쇠딱따구리, 붕어, 갈겨니, 동자개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기에 반려견에게도 동물 감수성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가을 색이 파도치는 화담숲으로 간다

한탄강 절경을 누리는 시간 한탄강관광지와 오토캠핑장

따사로운 가을 햇살의 유혹 아래 나뭇잎은 때로는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띠고 때로는 새침하게 노란빛을 띤다. 찬란한 가을 하늘 아래 풍경은 요동치고 있다.

가을이 한바탕 신명난 단풍놀이판을 벌인다. 이 한판이 끝나면 풍경은 이내 차분하게 잦아들 것이다. 화려한 놀이판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굳이 단풍 명산까지 가기 힘든 가을날, 조금은 편하고 느리게 걸어도 좋을 화담숲으로 떠나본다.

천년단풍이 맞아주는 화려한 가을 산책

화담숲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스키장으로 유명한 곤지암리조트에 위치한다.

화담숲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요즈음 같은 단풍철에는 금세 차로 가득 찬다. 화담숲 주차장까지 올라가지 못하면 리조트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리조트 순환열차나 버스, 리프트를 타고 화담숲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물론, 천천히 걸어도 된다. 리조트 주차장에서 화담숲으로 가는 산책길은 ‘꽃따라 물길따라’라는 예쁜 이름을 지녔다.

이름처럼 졸졸졸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가을 산책길의 시작이다.

화담숲은 규모가 약 1,355,372㎡에 이르며 43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나무가 천년단풍이다. 나무 둘레가 250cm, 높이가 12m에 이르며 수령은 2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령이 오래된 커다란 은행나무는 간혹 볼 수 있지만, 오래된 단풍나무는 매우 희귀하다.

붉은빛을 가득 머금은 위풍당당한 단풍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하니, 화담숲 단풍놀이는 시작부터 실로 거창하다.

천년단풍을 뒤로하고 민물고기생태관으로 올라가는 길,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자.

연못과 한옥, 단풍이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풍광과 마주한다. 원앙이 산다는 연못 한쪽으로 들어앉은 한옥이 운치 있다.

한옥 건물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한옥주막’과 각종 차와 커피를 제공하는 ‘그 찻집’이 있다.

산책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옥주막이나 찻집으로 향하고 싶은 유혹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산책을 끝낸 후 제대로 휴식을 누리기 위해 아껴두기로 한다.

이곳에서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까지 도보로 40분가량 소요된다. 이 길이 숲속산책길 1코스로 불린다.

모노레일을 타면 5분 정도면 올라간다. 모노레일은 노약자나 유모차 이용 방문객에게 도움이 된다.

화담숲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데크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굳이 모노레일을 이용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이동 가능하다.

중간 중간 빠른 계단길과 완만한 산책길로 나뉘는 구간도 있다.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하트 모양 조형물로 꾸며놓은 약속의다리는 인기 포토존 중 하나. 하트 조형물을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다리에는 연인들이 채워놓은 사랑의 자물쇠가 빽빽이 달려 있다. 다리 끝에는 열쇠를 넣어두는 보관함이 있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물레방아도 보고, 자작나무숲도 지나고 돌탑도 구경한다.

그러다 발그레 고운 빛을 띤 단풍 구경에 젖어들곤 한다. 신비한 빛을 뿜는 억새의 살랑거림도 마주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어떤 코스로 산책을 이어갈지 결정할 시간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는 방법이 있고, 테마원을 따라 걸어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또한, 테마원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숲속산책길 2코스나 힐링 코스, 등산 코스를 거쳐 테마원으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테마원으로 바로 내려오는 길이다.

테마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 중 하나는 미완성소나무정원이다. 미완성소나무정원에는 웅장하고 희귀한 소나무가 가득하다.

한 그루도 똑같지 않고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한 소나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알록달록한 가을에 짙은 초록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탄강 절경을 누리는 시간 한탄강관광지와 오토캠핑장

한탄강 절경을 누리는 시간 한탄강관광지와 오토캠핑장

한탄강 절경을 누리는 시간 한탄강관광지와 오토캠핑장

세계문화유산 따라 안동 여행

한탄강에는 ‘국민관광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현무암 용암이 만들어낸 바위 절경과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수도권 시민의 대표 휴양지다.

편의시설을 잘 갖춘 캠핑장이 있어 최근에는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비가 없어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카라반하우스와 캐빈하우스도 인기다. 물놀이장과 산책로, 오리배 선착장, 캐릭터공원 등이 함께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총길이 136km의 한탄강은 북한 평강군에서 발원해 철원을 거쳐 연천으로 흘러든 후 임진강과 합류해 한강으로 흘러간다.

수십만 년 전 용암이 분출해 한탄강을 덮었다가 침식 과정을 거치면서 절경이 만들어졌다. 강변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강물과 바위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마주한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한탄강관광지는 강물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돌아나가는 구간으로, 넓은 퇴적지 위에 자리한 수도권 대표 관광지다.

예전에는 피서철이면 특별수송열차가 다닐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최근에는 쾌적한 편의시설을 갖춘 캠핑장이 들어서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탄강오토캠핑장은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캠핑장 중 하나다.

한탄강의 절경을 가까이서 마주하며 한적한 캠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장 주변에 즐길거리도 많다.

총 88개의 캠핑 사이트가 있는 오토캠핑장은 연천군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데, 사이트도 널찍하며 관리도 잘 되고 있다.

텐트 바로 옆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시원한 나무그늘은 덤이다.

경사진 언덕이 있는 이 공간은 해먹을 묶어도 좋을 만큼 튼튼한 나무들이 있어 인기가 많다.

성미 급한 아이들은 텐트를 치기도 전에 해먹부터 묶어달라고 조르기 일쑤다.

이 자리를 잡으려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샤워장과 공동취사장, 매점 등 편의시설을 갖추어 쾌적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사이트마다 전기시설이 되어 있어 연결선만 미리 준비해 가면 조명이나 전기제품도 사용할 수 있다.

주말이나 성수기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여유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자전거대여소가 있어 강변 자전거투어도 가능하고, 시원한 그늘 속을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다.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족구장 등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도 강변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한탄강관광지의 마스코트인 오리배를 타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된다.

아이와 함께라면 공룡 캐릭터공원을 찾아보자. 구석기시대 유적지인 연천답게 커다란 공룡 캐릭터로 꾸민 공원이다.

그네와 미끄럼틀도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바로 연결된 어린이교통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캠핑장 가까이에 있는 전곡선사유적지는 캠퍼들의 필수 탐방지로서 선사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훌륭한 학습 공간이다.

재미난 체험거리가 넘치는 선사박물관도 함께 둘러보자.

캠핑의 묘미는 한밤의 고즈넉함을 즐기는 데 있다. 고요히 흘러가는 한탄강을 굽어보며 산책에 나서보자.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한탄강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한탄강오토캠핑장에서는 별다른 장비가 없어도 캠핑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바로 캠핑트레일러 덕분이다. 강변에 늘어선 25대의 캠핑트레일러는 캠핑장을 찾는 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침실과 주방, 화장실을 갖추었고 바로 옆에는 식사가 가능한 야외 테이블이 있어 한 가족이 캠핑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3~4인용과 5~6인용이 있으니 인원수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인원이 많거나 어르신을 모시고 온 여행자라면 캐빈하우스를 추천한다.

작은 테라스와 다락방이 있는 통나무집으로, 주방과 화장실은 물론 냉난방 시설까지 잘 갖추었다.

16개동의 캐빈하우스는 이용료도 저렴해서 평일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문화유산 따라 안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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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따라 안동 여행

해넘이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화성 제부도 제비꼬리길

차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이 좋으니 산책 겸 걷는 것도 좋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조언을 따르기를 잘했지 싶다.

제법 가파른 비탈길이지만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호젓하게 감싸주니 전혀 힘겹지 않다.

그렇게 솔숲 산책길을 걸어 오르기를 10여분, 속세와의 경계인 듯 일주문이 반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봉정사가 고색창연한 자태로 나타난다.

1999년 4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고 2018년에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봉정사.

압권은 우리나라 최고 목조 건물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1,300여년 세월의 무게감이 사찰 곳곳에 켜켜이 쌓여있다.

특히 국보 제15호인 극락전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1972년 극락전을 해체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에 극락전의 옥개부(지붕)를 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됐는데

이를 토대로 극락전이 적어도 12세기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됐고, 동시에 부석사 무량수전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고 목조 건물로 인정받았다.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만세루를 통과하니 고즈넉한 천년고찰이 펼쳐지고 공간에는 경건함이 가득하다.

정면 대웅전에서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극락전이다.

겉으로 보아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그 앞에 서니 괜스레 뿌듯하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이자 선비인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안동에서 태어나 자랐다.

발걸음은 자연스레 도산서원으로 향한다.

조선 선조 7년(1574년)에 건립된 서원으로, 퇴계 이황의 위패를 모시고 후손과 제자들이 제를 올리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지금도 퇴계 선생의 정신과 가르침을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간결하고 검소했던 퇴계 선생의 성품을 본뜬 듯 소박하지만 올곧은 기품이 도산서원에 가득하다.

병산서원 등 8개 서원과 함께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유겠다.

도산서원 들어가는 길은 어엿한 산책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운치와 정감이 넘친다.

서원 입구에 도착하니, 낙동강 건너편 저쪽에 불쑥 솟은 언덕이 눈에 들어온다.

시사단이다. 퇴계 선생의 학덕을 높이 산 정조 임금이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별도의 과거시험을 보게 한 곳이다.

눈을 도산서원 쪽으로 돌리니, 여러 목조건물이 층층 경사를 이루며 도산서원을 완성한다.

퇴계 선생의 제자들이 기거했던 숙소 농운정사부터 도산서당, 서광명실, 동광명실 등이

차례로 이어지고 맨 위에 도산서원의 중심 전교당(보물 제210호)이 기품 있는 자태로 맞는다.

전교당 마루에 올라 아래를 내려보고 있노라니, 옛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퇴계 선생의 제자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의 기품도 안동에서 만날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을 수행하며 왜군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우고, 그 기록인 ‘징비록’을 저술한 인물이다.

서애 선생의 뜻에 따라 1575년(선조 8년) 세워진 게 바로 병산서원이다.

많은 학자를 배출하며 가치를 높였고,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훼손되지 않고 존속했다.

지금은 서애 선생의 문집을 비롯해 각종 문헌 1,000여 종 3,0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도산서원과 함께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해넘이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화성 제부도 제비꼬리길

해넘이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화성 제부도 제비꼬리길

해넘이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화성 제부도 제비꼬리길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10대 슈퍼푸드 블루베리를 체험

‘섬’이라는 단음절이 주는 서정성은 짧은 한숨처럼 내뱉는 ‘섬’의 가벼운 발음에서 출발한다.

짧은 한숨처럼 조금은 쓸쓸하지만 진정한 휴식을 안겨줄 것 같은 섬으로의 여행, 그것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잠시 격리시켜

생각의 방향을 내 안으로 혹은 내 가족에게 돌리는 계기가 된다.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에 ‘석양’은 딱 맞는 자연현상이고, ‘걷기’는 그에 걸맞은 사람의 행동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접목시키는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심신의 휴식이 되는 길이라고 하겠다.

제부도로 건너가기 위해 육지와 제부도를 잇는 갯벌 위 시멘트 길에서 ‘제부도는 섬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연륙교 없이 길로 연결된 땅.

하루에 고작 5시간 정도만 육지와 길이 막히고, 24시간 상시통행하는 날도 여러 날인 섬 아닌 섬.

그래도 바다를 사방으로 둘렀으니 섬이 맞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는 육지인들이 섬으로 건너온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이 이곳을 섬으로 규정한다.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이 섬의 최북단인 제부도선착장의 등대주차장을 출발해 서쪽 해안으로 길게 이어진 해안데크길을 지난다.

데크길이 끝나는 제부도해수욕장 남단에서 최고해발 66.7m의 탑재산 숲길을 걸어 다시 등대주차장으로 돌아오면 길이 마무리된다.

거리가 2km 남짓이므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길이 갖는 다양한 매력을 만끽하기 좋은 날과 시간대를 찾아온다면 걷는 시간은 자연스레 그보다 훨씬 더 걸린다.

출발점인 제부도 선착장에는 방파제에 데크를 덧붙인 전망데크와 낙조전망대가 있다.

붉은 등대를 컬러 포인트로 하는 선착장 낙조전망대는 셀카봉이 위력을 발휘하는 선착장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 시설이다.

하지만 이제 곧 걷게 되는 1km에 가까운 제비꼬리길의 해안데크 산책로 전부가

석양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으므로 구태여 북적이는 선착장 낙조전망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제비꼬리길의 해안데크 산책로는 900m 내내 바다색을 기본으로 한 테마디자인을 접목한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제비꼬리길의 해안데크는 수면에서 꽤 높게 설치되었다.

그 높이가 일렁이는 바다와 걷는 공간을 벌려 놓아서일까.

데크 산책로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더없이 평화롭다.

여기에 일몰시간을 맞춰가면 아름다운 서해 낙조의 환상적인 그림과 마주하게 된다.

해 진 뒤에는 해안산책로 가로등이 불을 밝히므로 어두워질 걱정 없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데크길을 따라 제부도해수욕장 남단까지 갔으면 이제는 탑재산 숲길 산책로다.

등산로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해발 66m의 산에 ‘등산’은 가당찮은 표현이다.

산책하듯 올라온 탑재산에서 소나무 가지 사이로 떨어지는 서해낙조를 보면 바닷가 해넘이와 다른 독특한 감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탑재산에도 낙조 전망대가 별도로 있지만 꼭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숲길 곳곳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다.

탑재산 숲길이 마무리될 무렵 선착장과 제부도 진입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탑재산전망대를 만난다.

북쪽을 향한 탑재산 북쪽 전망대는 서해낙조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붉은 노을에 물드는 산하를 극적으로 펼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