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드넓은 초원이 선사하는 신나는 목장 체험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봄날의 파란 하늘과 맞닿은 초록의 풀밭, 그 너른 풀밭 위에서 소떼와 양떼가 한가롭게 노니는 풍경.

상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수 윤형주가 불렀던가, “목장길 따라…”로 시작되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봄날 꽃바람에 실려 충남 당진의 아고라랜드 태신목장을 찾아가본다.

가족들은 트랙터를 타고 목장을 한 바퀴 돌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다진다.

송아지에게 우유나 건초 먹이기, 어미 소 젖 짜기와 치즈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도 두고두고 남을 추억이 된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이름이 좀 길다. 여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1968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발한 ‘평택목장’이 태신목장의 전신이다.

1978년 충남으로 목장을 이전하면서 이름도 태신목장으로 변경됐다.

젖소를 많이 키우던 이 목장은 1997년부터 한육우도 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대변신을 단행했다. 낙농 체험 목장으로 탈바꿈하고 일반인들에게 목장 문을 활짝 열어 언제든지 방문해서 나들이를 즐기게 했다.

국내 최초의 낙농 체험 목장이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목장 이름도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으로 고쳤다.

아그로랜드(agroland)는 농업(agriculture)과 땅, 육지(land)의 합성어다.

목장은 우유를 생산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새로운 국내 여행 테마를 갈망하는 도시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때부터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한우, 젖소, 양, 말 등을 키우면서 주말여행에 나선 가족 단위 체험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목장 관람은 기본이고 승마 체험이나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낙농 체험이 속속 등장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부지 99ha 중 초지가 13ha에 이르며 축사 규모가 1만 6,528㎡에 이른다.

현재 한우 2,000여 마리와 젖소 외에 말, 염소, 양, 토끼, 돼지, 오리, 거위, 기러기, 낙타 등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작은 규모의 동물농장인 셈이다.

“와, 치즈 맛이 정말 고소하네!” 목장에서 즐기는 낙농 체험 중에서 단연 인기 1위는 치즈 만들기이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그 자리에서 먹어보는 치즈 맛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치즈 만들기 체험객들에게는 시간 절약을 위해 완성품 바로 전 단계의 ‘커드’라는 것을 나눠준다.

커드란 무엇일까? 지금부터 치즈 공부 시작.

치즈를 만들려면 우선 우유가 필요하다.

우유를 살균하고 유산균을 넣은 다음 1시간 동안 발효시킨다. 그리고 우유 응고 효소를 넣고 약 40분이 지나면 연두부처럼 굳는다.

이것에서 노란색 액체인 유청을 빼주면 우유가 응고된 상태인 커드가 분리된다.

유청은 탄수화물과 약간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수분이 주성분이다.

커드는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주성분이고 칼슘 농도는 우유에 비해 높다.

치즈 만들기 체험객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각자가 받은 커드를 동그란 체에 잘게 뜯어 넣는 것이다.

그 체를 뜨거운 물(섭씨 70∼80도)에 5초 정도 담갔다가 건지면 커드가 피자 치즈처럼 흐물흐물하게 녹는다.

이것을 밀가루 반죽하듯 손으로 반죽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스트링 치즈나 모차렐라 치즈가 완성된다.

이렇게 탄생한 치즈는 숙성 치즈가 아니라 신선 치즈라고 부른다.

완성된 치즈를 소금물에 잠깐 담가서 간이 배게 하면 치즈 만들기 체험 끝! 이제 맛을 봐야 할 차례다.

숙성시키지 않아 맛이 정말 신선하고 고소하다.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충남 당진 몽산 아미산 다불산 종주기

광주의 전통시장 남도 음식의 비법

충남 당진으로 떠나는 종주 여행. 아미산을 중심으로 근방의 몽산과 다불산을 엮었다.

해발 349.5m의 아미산, 298.4m의 몽산, 321m의 다불산 등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만만하지 않다. 출발지의 고도가 해수면과 그리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산은 어떤 코스로 경험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당진의 진산이 선사할 감흥이 어떨지 기대가 크다.

해를 등지며 걷는 것이 좋겠다 싶어 몽산에서 북쪽으로 출발.

면천면사무소~몽산~아미산~다불산~죽동리, 약 6km 거리로 천천히 사진 찍으며 걷다 보면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된다.

면천면사무소 앞 풍락루, 1852년 당시 면천 군수였던 이관영이 중수, 백성과 더불어 평안하고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락루’라는 이름을 지어 현판을 달았다.

풍락루의 서쪽 방향으로 몽산성 마룻길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이 등산로는 아미산과 이어지니 눈여겨 봐두면 좋겠다.

면사무소를 지나 몽산으로 진입하기 전까지 꽤 넓은 논밭이 형성돼 있다. 면천은 ‘내에 물이 가득 흐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은 산이 여럿이고 그 골짜기에서 시작된 물길 또한 여럿이다. 면천면을 포함해 충청남도는 특유의 완만한 땅에 풍락이 길었으리라.

또한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에 따라 동쪽보다 편리한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몽산에는 테뫼식 산성이 쌓여있었다.

삼국사기에선 백제에 의해 활발히 축조된 성곽이라 전하며, 그 형태는 산의 7~8부 등고선을 따라 산을 한 바퀴 두른 산성의 모습을 한다.

등산을 하다보면 안내판에 적힌 몽산성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또 성의 방어, 감시, 통신, 지휘 등을 위해 설치한 누각인 ‘망루’의 추정지마다 번호가 매겨져 그 지점에서 보이는 풍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몽산의 중심부를 지나면 갈림길에서 아미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안내돼 있다.

산에서 내리막길을 타면 고즈넉한 분위기가 조금씩 옅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더 고요해지고 산안개까지 끼니 분위기가 기묘하게 흐르는 듯하다.

여기에 시가 적힌 팻말이 곳곳에 마련돼 운치가 색다르다.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몽산과 아미산이 자연스럽게 이어짐을 느낄 수 있다.

아미산은 조선시대에 소이산이라 불렸다. 당시 ‘여지도서’에서는 소이산이 몽산에서 뻗어 나온다고 기록돼 있는데, 그 뻗음이 바로 이 길이리라.

아미산은 당진, 보령, 군위, 부산, 홍천 등에 여러 곳에 있다.

이런 연유에는 천연두가 유행했던 시절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아미산은 중국의 명산 중 하나로, 아미산신이 천연두를 고쳐 생명을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다.

이태백의 시 중 아미산이 위 전설과 함께 국내로 전해지면서 천연두 피해가 컸던 시절 당시 사람들이 바람을 담아 주변의 산 이름을 아미산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당진 아미산은 다른 의미도 지니는데, 산세가 마치 여인의 눈썹 같다 해서 ‘아미(峨嵋)’를 붙였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아미산 정상에 누각이 세워져 있다. 당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지만 시선은 다소 아쉬움이 생길 정도로 멀리 뻗질 못한다.

아쉬움도 잠시뿐, 내려다보이는 당진의 모습이 아미산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싶다.

남쪽을 유심히 살펴보면 멀리 가야산에서 뻗은 산맥이 여기까지 정직하게 이어진 형국이다.

그 주변으로 구릉성 평야의 풍경이 펼쳐진다. 어느 하나 뾰족함 없이 낮잠 자는 고양이의 등처럼 나른하다. 면천의 이름처럼 하천이 많은 동네의 면모가 확실히 전해지는 풍경이기도 하다.

광주의 전통시장 남도 음식의 비법

광주의 전통시장 남도 음식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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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함공원과 동일루 약초원까지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말바우시장은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끝자리 2, 4, 7, 9일에 장이 선다. 대형 마트에 밀려 전통시장이 죽어간다는데, 이곳은 갈수록 사람이 많아진다.

장날에는 평균 2만 명이 찾을 정도다. 마트에서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가격과 신선함, 재미를 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설 시장에 등록된 점포 500여 개, 장날 문을 여는 노점이 800개가 넘어 장날이면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말바우시장은 신선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다.

구례와 순창, 곡성과 담양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와 직접 키운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이 많다.

기름진 땅에서 난 잡곡이 넘치고, 남도 잔칫상에 올라가는 홍어도 쉽게 볼 수 있다.

말바우시장의 명물은 ‘할머니 골목’이다.

시멘트 벽 사이 좁은 골목에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 채소와 나물을 판다.

소박하게 차려놓은 채소를 보면 이 정도 팔아서 차비나 될까 싶지만, 할머니들은 장에 나오는 자체가 큰 의미다.

나물을 팔아 미장원에 가야 한다는 할머니, 건강을 위해 나온다는 할머니,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며 놀러 나온다는 할머니까지 길지 않은 골목에 가래떡처럼 긴 이야기가 담겼다.

‘말바우’라는 정감 넘치는 이름에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

아이들이 말타기하던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 조선 시대 김덕령 장군의 용맹한 말 발자국이 새겨진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바우는 바위의 전라도 사투리다. 도로를 넓히면서 바위는 사라졌지만, 말바우시장은 광주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광주송정역에 KTX가 서면서 인기가 높아진 시장이 광산구 송정동에 위치한 송정5일시장이다.

끝자리 3, 8일에 열리는 송정5일시장은 영광 굴비를 비롯해 목포 낙지, 벌교 꼬막 등 질 좋은 해산물이 풍성하다.

목포, 나주, 영광 등 전남 서남부 지역에서 올라온 신선한 채소도 수북이 쌓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에도 카트를 끌고 이곳을 찾는다.

송정5일시장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대장간도 있다.

40년째 쇠를 달구는 우진대장간에서는 낫을 비롯해 각종 농기구를 주문·제작한다. 대장간은 장날에 문을 연다.

양동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대인시장은 5·18민주화운동 때 대동 정신을 보여준 곳이다.

광주를 대표하던 대인시장은 시청과 도청, 터미널이 이전하면서 점포가 반 이상 문을 닫아 위기를 맞았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 ‘복덕방프로젝트’를 통해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대인시장에 관심이 되살아났다.

이후 한평갤러리, 메이커스 스튜디오 등 시장에 문화 공간이 생겼다.

이와 함께 ‘별장’이라는 야시장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광주의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대인시장은 상설 시장이라 언제나 장을 볼 수 있지만, 그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야시장이 열리는 날짜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송정5일시장은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평동산업단지가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있어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 온 여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장 근처에 자리 잡은 캄보디아와 태국, 중국 음식점에서 팟타이나 양꼬치, 톰얌쿵 같은 이색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는 국밥집 거리가 유명한 역전매일시장도 있다.

과거 기차에서 내린 이들이 출출한 속을 달랜 곳으로, 지금도 푸짐한 순대국밥을 판다.

송정역시장 상인회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역전매일시장의 이름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꾸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5년 11월 ‘개미네방앗간’과 ‘매일청과’를 시범 점포로 오픈했다.

서울함공원과 동일루 약초원까지

서울함공원과 동일루 약초원까지

서울함공원과 동일루 약초원까지

다솜채 한옥의 운치와 편백나무 객실 사이

소위 뜨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망리단길이 그렇다.

골목마다 잔가지 치듯 들어선 예쁜 상점과 카페는 산책 나선 이들에게 어서 오라며 손짓하는 듯하다.

망리단길의 상징인 망원시장에는 늘 치열한 일상이 흐른다.

이미 유명한 망리단길에서도 최근 입소문 타기 시작한 핫 플레이스를 가봤다. 서울함공원과 중화요리집 동일루, 한약카페 약초원이다.

서울함공원에서 망리단길 핫 플레이스 산책을 시작했다. 함정 3척을 비롯해 한강과 해군 관련 자료를 전시 중이다.

우리나라의 분단된 현실과 평화의 중요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서울함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선시대 때 수군 훈련 모습을 참관하기 위해 임금이 오르던 망원정이 있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유실됐다가 1989년 복원했다.

지금은 복원한 정자에 올라 한강 쪽 경치를 볼 수 있다. 망원한강공원에 서울시가 처음으로 함상공원을 만든 이유다.

서울함공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잠수함이 들어선 안내센터와 고속정 참수리호, 호위함 서울함이다.

공원의 이름은 전시 중인 함정 중 규모가 가장 큰 서울함에서 가져왔다.

안내센터는 실내에 190톤급 잠수함을 설치하고 3개 면을 유리창으로 마감했다.

투명한 유리창 안쪽에 있는 거대한 잠수함이 마치 바닷속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해안을 지키는 모습 같다.

특히 잠수함의 오른쪽 면을 절개해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기계 시설과 해군 병사들이 머물렀을 생활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군인들이 실제 사용한 침상과 화장실 시설, 컵과 그릇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잠수함 실내는 어른 두 명이 서 있기에도 비좁다.

잠수함에 근무하며 작전을 수행했을 군인들의 희생이 느껴진다. 2층으로 올라가 외부로 연결한 다리를 건너 참수리호로 이동했다.

1978년 건조한 함정으로 같은 기종의 고속정이 1·2차 연평해전에서 활약했다. 지하 영상실에서 우리나라 군함과 세계 군함에 관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서울함공원의 주인공은 역시 서울함이다.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서해를 지킨 1900톤급 호위함이다.

길이 102m, 높이는 아파트 8층과 비슷한 28m다. 추억을 남길 포토존을 찾는 여행객은 서울함 가장 앞쪽으로 이동하자.

한강과 노을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다.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을 흉내 내는 연인도 많다.

내부 전시실은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으로 나뉜다.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조타실의 함장석이다.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와도 앉을 수 없다고 하는 자리다. 함장의 권위와 역할을 상징한다.

서울함에서만큼은 눈치 보지 않고 누구나 앉을 수 있다.

함정 특성상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협소하다. 관람 순서를 알려주는 화살표를 따라 다음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

서울함공원에는 비밀 하나가 숨어 있다. 여름 장마철에 높아지는 한강 수위에 따라 안내센터도 수면 위 최대 10m까지 떠오른다.

안내센터 아래 부유 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참수리호로 건너가는 다리 이음새는 안내센터가 뜰 때를 대비해 제작했다. 안내센터가 거대한 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솜채 한옥의 운치와 편백나무 객실 사이

다솜채 한옥의 운치와 편백나무 객실 사이

다솜채 한옥의 운치와 편백나무 객실 사이

부산 혼행 꿀팁 대방출 나 혼자 간다

한옥 다솜채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고택을 가려면 험난할 것 같은데 다솜채는 접근성이 아주 좋다.

KTX나 SRT를 타고 광주송정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10~15분 만에 도착한다.

빌딩들 사이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데 정말 이런 곳에 진짜 한옥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도심 속에서 한옥 풍경을 보니 오랜만에 시골집에 내려온 듯 푸근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다솜채는 구들장과 서까래가 있는 한옥 본관과 황토편백룸인 별관으로 나뉜다.

2017년 지은 별관은 편백나무와 천연 황토, 한지 벽지를 사용해 건강함과 편리함을 강조했다.

한옥에서의 하룻밤을 꿈꾼다면 본관을, 편안한 밤을 누리고 싶다면 별관이 좋을 것이다.

물론 한옥이 보이는 마당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별관에 머물러도 한옥의 운치를 즐기는 데는 문제없다.

마당 곳곳에는 만든 지 80년이 넘은 지게는 물론 그네, 전통놀이, 장독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다솜채의 가장 큰 매력은 침구류에 있다. 특급 호텔에서만 사용한다는 천연 목화솜 침구를 모든 객실에 갖춰 놓았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사각거리는 이불 소리를 들으면 쉬이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조용한 동네 분위기와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암막 커튼이 아침까지 숙면을 도와준다.

도시생활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광주 다솜채에서의 꿀잠은 더욱 달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다솜채는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자전거를 타고 광주 거리를 누리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다.

조식시간은 오전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다.

메뉴는 샐러드와 과일, 토스트, 잼, 음료로 이루어져 있고 뷔페식으로 제공한다.

단 자신이 사용한 식기류는 직접 설거지를 해야 한다.

조식이나 저녁 바비큐는 바람막이가 설치된 야외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겨울엔 춥지 말라고 난로를 준비해놓는다.

다솜채 주인장은 겨울엔 그 난로에서 구운 군고구마를, 여름엔 마당에 있는 석류나무에서 갓 따온 석류를 손님들에게 나눠준다.

다솜채는 편안한 하룻밤에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지니 광주 여행에 없어서는 안 될 친구 같다.

주소 : 광주광역시 광산구 내상로51번길 27

연락처 : 070-8831-7700, 010-8427-0505

홈페이지 : www.dasomchae.net

주차가능 여부 : 가능

취사가능 여부 : 가능

숙박요금 : 한옥 본관 2인실 6만5000원부터, 별관 2인실 4만7000원부터, 별관 도미토리 1인당 2만3000원부터

100% 환불가능 날짜 : 예약완료 후~투숙예정일 7일 전 90% 환불(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체크인 : 오후 3시30분

체크아웃 : 오전 10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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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아름다움으로 힐링하다 테라피 스파 소베

부산은 지금 나 홀로 떠나는 혼행지로 주목받는다.

눈부시게 푸른 바다, 정겨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골목길, 구수하고 서민적인 맛집 등 혼행의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도시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혼자 떠나려니 두렵고 어색한 혼행 초보자라도 문제없다. 혼자라서 더 멋진 하루! 나 홀로 부산으로 떠난다.

부산 혼행의 시작은 초량이바구길이다. 부산역에서 걸으면 5분 이내에 도착한다.

골목 어귀에서 브라운톤의 이국적인 건물이 걸음을 붙든다. 1922년에 세워진 옛 백제병원이다.

부산 최초의 개인종합병원으로 10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병원이 문을 닫은 뒤로 중화요릿집, 일본 아카즈키부대의 장교 숙소, 예식장을 거쳐 지금은 고풍스러운 카페로 변신했다.

향기로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느긋하게 옛 멋에 취한다.

옛 백제병원을 나와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길은 점점 좁은 골목으로 이어진다.

삐뚤빼뚤한 골목을 따라 동구의 옛 풍경과 이야기, 그리고 초량초등학교 한류스타의 사진이 걸려 있다.

개그맨 이경규 사진에 웃으며 골목을 빠져나오자 가파른 계단이 눈앞에 버티고 선다. 바로 168계단. 보기만 해도 아찔한 삶의 애환이 느껴진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은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산비탈까지 빼곡하게 성냥갑만 한 판잣집이 들어섰다.

산동네 사람들은 까마득한 계단을 오르내리며 계단 아래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먹었고 아이들은 학교로, 노동자들은 일터로 나갔다.

계단 옆에는 그 옛날 고단함을 위로하듯 모노레일이 다닌다. 노약자들을 위한 것인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전망대가 기다린다. 비탈마다 옹기종기 들어선 산동네 집들과 부산항대교까지 부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복도로까지 올라가서 이바구공작소와 유치환우체통 전망대에 서면 풍경이 한층 더 시원해진다.

초량이바구길 :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상로 49(초량초등학교)

초량이바구길 모노레일은 노약자를 위한 것이다.

이용하시는 할머니들이 많을 때는 모노레일을 양보하자. 계단이 가팔라 보이지만 걸어 올라가다 보면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

부산이 혼행 성지로 불리는 데는 먹거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밥, 밀면, 비빔당면 등 1인 밥상이 많아서 혼밥 초보자도 부담이 없다.

부산여행이 처음이 아니라면 국밥, 밀면보다 특별한 혼밥이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가보자.

초량이바구길 어귀에 있으니 찾기도 쉽다.

차이나타운은 1884년 청국영사관이 설치된 뒤에 중국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형성된 거리다. 이곳에 중국식 만두를 맛있게 하는 이름난 집들이 몰려 있다.

모든 만두가 맛있다는 만두 전문점 마가, 다른 집보다 2배 큰 군만두로 영화 <올드보이>에 출연한 장성향, 찐만두가 인기 있는 일품향 등 저마다 특색 있는 만두를 직접 손으로 빚는다.

그중 신발원은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와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문 앞에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주 메뉴는 고기만두와 군만두!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입 안 가득 차오른다. 혼자라는 사실마저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기가 막힌 맛이다.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힐링하다 테라피 스파 소베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힐링하다 테라피 스파 소베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힐링하다 테라피 스파 소베

겨울 레포츠 즐기기 광주 실내빙상장과 야외스케이트장

광주의 스파 브랜드, 테라피 스파 소베는 건강을 뜻하는 라틴어 ‘solus’와 아름다움을 뜻하는 ‘bellus’의 첫음절을 따서 만들었다.

이름 그대로,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곳이다.

테라피 스파 소베에서는 몸과 마음을 부드럽고 아름답게 가꿔주고, 건강하게 치유해준다.

머무는 내내 온전한 힐링을 누릴 수 있는 완벽한 힐링 스폿이다.

입구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은은한 아로마 향기, 그리고 거슬리지 않는 잔잔한 음악.

눈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조명에 곡선과 원으로 디자인한 실내 공간까지.

오감을 모두 어루만져주는 테라피 스파 소베의 분위기에 우선 마음이 차분해진다.

상담실에서는 따듯한 웰컴드링크를 제공하고 세심한 상담과 더불어 개인 차트를 작성한다.

이후에는 프로그램에 맞는 룸으로 이동한다.

소란스러운 바깥과 달리 테라피 스파 소베는 조용하다. 그래서 더더욱 짧게 느껴지는 2시간 동안 아주 편하게 쉴 수 있다.

화산의 돌로 몸 안에 불어넣는 기운, 라스톤 홀바디

스톤 테라피는 1993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메리넬슨’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따듯하게 데운 스톤으로 전신을 마사지하듯 문지르고, 찜질까지 함께 해준다.

다른 스파숍의 스톤과 달리 스파 소베의 스톤은 조금 특별하다. 바로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도 ‘라스톤’. 일반 스톤과 달리 풍부한 심층 해양 미네랄과 철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열 보존력도 좋아서 신체의 열전도 효과를 극대화해준다.

베드에 가만히 엎드려 테라피스트의 손길을 느끼다 보면 라스톤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따듯한 기운이 남는다.

긴장되어 있던 근육들이 나른하게 풀어진다. 전신을 지탱하느라 늘 지쳐 있는 하체부터 시작해 오래도록 책상에 앉아 일을 하며 뭉친 어깨와 등 근육까지.

라스톤으로 경혈을 자극하며 풀어주니 독소와 노폐물이 배출되고, 부어 있던 몸이 가라앉는다.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혈액순환 촉진과 근육을 이완해 전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체온이 약간 올라가면서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손길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답답했던 무언가가 사라진 듯 몸이 가벼워진다.

일상의 고단함, 혹은 여행의 피로감 그 어떤 것들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전신 어딘가에 숨어 있던 스트레스도 사라지는 기분까지 든다고 할까.

라스톤 홀바디를 받는 동안만큼은 바쁜 일상의 삶을 잠시 내려놓아도 좋겠다.

피부에 아름다움을 불어넣다, 인트라슈티컬스

여자라면 누구나 외모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살아오면서 겪게 되는 풍파가 피부에 남기도 하고, 그날의 기분과 감정으로 피부가 건조하게 마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탄력이 떨어지는 피부를 보면서 스트레스받는 날도 온다. 그럴 때는 한 번씩 얼굴의 긴장된 근육과 피부를 만져주어도 좋다.

겨울 레포츠 즐기기 광주 실내빙상장과 야외스케이트장

겨울 레포츠 즐기기 광주 실내빙상장과 야외스케이트장

겨울 레포츠 즐기기 광주 실내빙상장과 야외스케이트장

모두 모여라 부산 기장시장 겨울바다의 맛

따뜻한 남도에도 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살을 에는 칼바람이야 북쪽보다 한결 무디다지만, 코끝 시린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게 마련.

이런 때일수록 매서운 바람 가르며 겨울 레포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20년 전 문을 연 광주실내빙상장은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남녀노소 누구나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공간이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손잡고 얼음판을 누비는 가족, 선수 못지않은 자세를 보여주는 동호회 회원들이 찾는다.

1년 내내 영하로 유지되는 이곳은 1830㎡ 널찍한 필드와 30×61m 규격 트랙을 갖췄다.

최대 500명 이상이 동시에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붐비는 편이 아니라 여유 있는 스케이팅이 가능하다.

학생 단체가 몰릴 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으니 미리 전화 걸어서 체크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빙판은 각종 빙상 대회를 치를 만큼 빙질이 훌륭하다.

레저용 스케이트를 1000켤레 이상 갖춰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스케이트를 빌릴 수 있다.

안전을 위해 필수인 헬멧은 무료. 입장료 4000원(어린이 3000원)에 스케이트 대여료가 3000원이니 7000원에 하루 종일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셈이다.

초등학생 때 조그만 동네 스케이트장에서 잠깐 타본 것이 전부라면 원 포인트 레슨을 받자.

전문 강사에게 40분간 배우면 제아무리 운동신경이 빵점인 사람도 자기 속도로 스케이트를 타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원 포인트 레슨은 1인당 3만 원. 가족은 할인이 가능하다. 광주 시민이라면 회원으로 등록해서 제대로 강습 받을 수도 있다.

어린이, 청소년, 어른으로 나눠 격일반과 주말반을 운영하며, 강습 종목은 피겨와 스피드 스케이트 등이다. 수준 높은 강습을 원하는 사람은 일대일 레슨을 이용한다.

맑은 하늘 아래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다면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이 제격이다.

2013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광주광역시청 앞 문화광장에 선보이는 스케이트장은 2019년 1월 31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60×30m 크기 1800㎡ 규모 스케이트장은 동시에 300명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이용 가능 연령은 만 6세 이상이다.

스케이트장 옆에 있는 썰매장은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40분, 주말에는 오후 8시 20분까지 운영한다.

1회(1시간) 이용료는 스케이트와 헬멧 대여료를 포함해 단돈 1000원.

넓은 임시 주차장이 무료라 주말이면 수천 명이 몰린다.

지금까지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을 찾은 사람은 약 34만 명.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중심으로 연인과 친구 등 남녀노소가 이곳에서 겨울 레포츠를 즐긴다.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물품 보관소와 안내소, 의무실, 매점, 카페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다.

초보자와 장애인을 위해 무료 스케이트 교실도 운영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신나는 DJ 박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모두 모여라 부산 기장시장 겨울바다의 맛

모두 모여라 부산 기장시장 겨울바다의 맛

모두 모여라 부산 기장시장 겨울바다의 맛

스스로에게 주는 진한 한잔의 위로

리어카 좌판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 엿장수의 가위질 장단과 어우러진 각설이타령에 어깨가 들썩인다. 시장 입구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절로 신이 난다.

365일 대목 맞은 장날 풍경을 보여주는 기장시장이다.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곳, 부산 기장시장으로 떠나보자.

느낌이 다르다. 현대식 아케이드 시설로 단장한 전통시장과는 분명 다르다. 무엇 때문일까?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두리번거리고 나서야 이유를 깨닫는다.

시장의 중앙 통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알록달록 파라솔들 때문이다.

파라솔 아래로는 바다를 통째로 옮겨온 듯 싱싱한 해산물을 담은 고무통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았다. 기장시장을 대표하는 해산물 좌판들이다.

겨울 추위를 어루만지는 햇살이 상인들의 얼굴로 쏟아져 “어서 오이소! 이것도 좀 사이소”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시장 상인 400여 명 중 280여 명이 노점상일 정도로 기장시장에는 좌판이 많다.

기장에 사는 아낙네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과 농산물을 가져와 판매하는 좌판들이 대부분이다.

인근 부산이나 울산에서까지 장을 보러 올 정도로 이름난 시장이다. 200여 m의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짧은 골목이 전부이지만 그 어떤 곳보다 알찬 풍경을 보여준다.

1944년 전통 5일장으로 개장해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예 상설시장으로 바뀌어 동남부 해안 최고의 해산물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무엇보다 기장 ‘아지매’들의 해산물 좌판과 농산물 좌판은 기장시장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이고 기장 인근 바다에서 나는 제철 해산물을 만날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광지로 이름난 부산 자갈치시장과는 다른 전통시장의 흥겨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시장 입구부터 바다 향이 물씬하다. 젖은 미역에서부터 매생이, 파래가 침샘을 자극한다.

“굴 한 주먹 넣고 끓여보래이. 매생이국 참 맛나다. 파래는 무쳐도 좋고, 지짐 부쳐 먹어도 맛나다.”

후덕한 얼굴의 기장 아지매가 요리 팁까지 알려주신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좌판에는 생전 처음 보는 해초가 높다랗게 쌓여 있다. 경상도 사투리로 ‘개내이’라 불리는 해초란다.

추운 겨울에만 나는 귀한 몸으로 젓갈을 살짝 넣고 무쳐 먹으면 향이 그만이란다.

따기 힘들다는 가사리를 들고 나온 아주머니도 있다.

경상도 사투리로 ‘까시리’라 부르는데 갯바위에서만 자라 차가운 바닷물에 들어가야 뜯을 수 있단다.

까시리, 개내이… 한겨울 바닷물에 몇 번이나 손을 담가야 저만한 양을 채울 수 있을까?

눈길 가는 모든 것이 그렇게 얻어졌음을 생각하니 좌판에 오른 물건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파는 사람도, 팔리는 먹을거리들도 제각각 이야기를 품고 있을게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하얀 입김으로 내뿜으며 기장시장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스스로에게 주는 진한 한잔의 위로

스스로에게 주는 진한 한잔의 위로

스스로에게 주는 진한 한잔의 위로

서울에서 만나는 영화 촬영지

“힘든 하루를 보내고 텅 빈 집으로 돌아온 나를 위로해 주는 건 이 맥주 한잔 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이렇게 혼자 마신다.”

얼마 전 종영한 tvN <혼술남녀>의 대사다. 바쁘고 빠른 경쟁 시대,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아마도 한 박자 쉬어갈 여유와 위로 아닐까.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한잔의 위로, ‘혼(자서 마시는)술 여행’을 소개한다.

혼밥을 넘어 혼술의 시대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 10가구 중 3가구는 1인 가구라는 얘기다.

전체 인구의 20%가 1인 가구였던 2000년과 비교하면 약 7% 정도 증가한 수치다.

취업난, 고용불안 등으로 내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우니 결혼과 출산은 머나먼 얘기다. 자발적, 선택적 비혼족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혼자 놀고먹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왜 혼자 마시게 되었을까?

그럼에도 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사이좋게 여럿이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의 눈길이 모두 혼자 온 내게 쏠리는 것만 같다.

목소리 큰 종업원의 “혼자 오셨어요?” 라는 확인사살까지 더해지면 대부분은 K.O패. 간절하던 한잔을 대부분 이 순간 포기하게 된다.

물론 삼겹살집이나 곱창집도 혼자 갈 정도로 특수가공 처리된 두꺼운 얼굴을 가졌다면 문제 될 게 없다.

어디든 들어가서 먹고 마실 수 있는 그대가 위너. 하지만 대부분은 그게 어렵다.

또 이왕이면 혼자서도 마음 편히 입성해 한잔 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아예 ‘세 명 이상은 정중히 거절’하는 가게라면 혼술족들이 더더욱 마음 편히 찾아갈 수 있으리라.

그렇게 혼자서 퇴근길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봤다.

이미 혼술족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과 애주가들의 아지트를 더했다.

혼자서 먹고 마시는 일은 생각보다 근사하다. 누군가와 시간을 맞출 필요도 애써 대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된다.

나와 술, 그리고 시간이 함께 할 뿐이다. 바(Bar)에 앉아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시시껄렁한 농담부터 인생의 고민들을 나누기도 한다.

개인적이라 자유롭지만 외로운 우리들은 이렇게 완전한 남으로부터 위로 받는다.

대낮에 나홀로 즐기는 ‘한잔’도 가능

먼저, 가게 이름부터 ‘홀로 한잔의 술을 마시네’라는 뜻을 지닌 혼술집부터 가보자.

대학로 깊숙한 골목에 자리한 <독일주택>이다. 얼핏 들으면 ‘독일 사람이 지은 주택인가’ 혹은 ‘독일 사람이 사는 주택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혜화역 3번 또는 4번 출구로 나와 <카페베네>골목으로 들어선 다음 <압구정비어> 골목으로 한번 더 들어가면 거짓말처럼 <독일주택>이 나온다.

고즈넉한 한옥 건물은 진한 커피향이 길손들을 반긴다. 편안한 가게 분위기를 만끽하며 열어본 메뉴판. ‘홀로 한잔’을 권하는 가게답게 다양한 주류가 기다린다.

‘헤레틱 이블트윈 레드에일’ ‘올드 라스푸틴’ ‘슈나이더 마인 호벤바이세 탭’ ‘스컬핀 IPA’ 등의 진한 생맥주부터 진토닉을 활용한 칵테일까지 취향대로 골라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