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도시로 떠나는 청량한 여행, 부산 영도 탐방
바다 도시로 떠나는 청량한 여행, 부산 영도 탐방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자동차를 타고 봉래산 자락 언덕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부산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작은 건물을 만날 수 있다.
고구마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세워진 조내기 고구마 역사박물관이다.
아는 사람은 드물지만, 영도 조내기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고구마가 재배된 시배지다.
조선 영조 때 대기근이 전국을 휩쓸 무렵에 대마도에서 가져온 고구마를 이곳에서 처음 재배했고,
이후 고구마는 백성들의 기근을 해소한 중요한 작물이 되었다고 한다.
고구마의 전래 배경을 재미있게 소개한 전시관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전시관 관람이 끝나면 2층 카페에서 고구마로 만든 빵과 음료를 맛보며 휴식을 취하자.
이곳에서만 파는 영도 조고매빵(찐고구마를 듬뿍 넣은 찹쌀 고구마빵)은 맛도 좋고 모양도 귀여워 여행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고구마 조형물이 있는 야외 공원 한편에는 텃밭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직접 고구마를 기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영도 동남쪽 섬 끝자락에는 해안 절경으로 유명한 태종대가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자체도 아름답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대한해협의 풍경도 압권이다.
맑은 날에는 영도에서 약 56km 떨어진 대마도가 보이기도 한다.
태종대를 쉽고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4.3km 길이의 순환로를 따라 운행하는 다누비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망대는 물론 영도 등대, 태종사 등 태종대 곳곳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다.
순환(왕복) 티켓으로 출발지까지 편안하게 되돌아오는 것도 좋지만, 편도 티켓을 구입하고 첫 정류장인
전망대에서 내린 뒤 도보로 주변 풍광을 즐기며 나머지 코스를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 정류장인 영도등대까지는 거리가 200m로 가깝고, 이후 태종사와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내리막이라 한층 수월하다.
비가 오거나 다누비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날은 낮에도 승용차 입차가 허용된다.
흰여울문화마을은 부산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명소다.
감천문화마을과 마찬가지로 산비탈에 들어선 구도심 주택가지만, 지중해의 마을을 연상시키는 청량하고 이국적인
풍경으로 연일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촬영지는 물론 골목마다 숨어있는 뷰 맛집 카페와 아기자기한 소품샵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기여울도 흰여울문화마을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카페 중 하나다.
건물 외관과 야외 테라스가 순백색으로 꾸며져 그 자체로 훌륭한 포토존이 된다.
카페 내 신기잡화점에서는 부산을 소재로 한 다양한 굿즈와 액세서리를 판매 중이다.
영도에 위치한 신기산업과 신기숲 역시 ‘패밀리 카페’임에도 신기여울과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디지털주민증 혜택이 동일하니 방문 시 참고하자.
영도의 오래된 마을인 봉산마을 내에 위치한 플루니티는 꽃차와 다식 체험을 할 수 있는 작고 소박한 공간이다.
빈집재생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데다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었기에 눈에 띄는 간판이나 화려한 인테리어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조용한 공간에서 1:1 설명을 들으며 꽃차의 맛과 향기에 오로지 집중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플루니티에 입장 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예쁜 병에 담긴 형형색색의 말린 꽃잎들이다.
목련, 금계국, 맨드라미 등 익숙한 꽃부터 비단향꽃무, 나미콩꽃 등 낯선 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 꽃잎으로 우려낸 찻물 역시 색감이 화려하다.
맛은 대체로 담백하고 깔끔한데, 목련을 우려낸 차는 달콤하기까지 하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는 말이 실감 난다.
현재는 소규모 단체와 기업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므로, 개인 방문 시 미리 연락하는 것을 추천한다.